[PlayX4 피플 #28] 타로 카드+탄막 슈팅, 'Magus Over Fool'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하이퍼 게이트 김수영, 손승홍, 이주형 개발자

플레이엑스포 인디 게임관에서 만난 'Magus Over Fool'은 기본적으로 탄막 슈팅 게임이지만, 타로카드를 기본으로 구성된 디테일한 설정과 콘셉트가 돋보이는 게임입니다. 대부분 대학을 갓 졸업한 개발자들로 구성된 3인 신생 개발팀 하이퍼 게이트(Hyper Gate)의 첫 작품으로, 카드마다 달라지는 공격 패턴과 방식이 특징이죠.

현장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버전에서는 이러한 설정의 디테일함을 전부 엿보기 어려웠지만, 설명을 들으면 아, 그랬구나 싶은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매력적인 설정을 좀 더 접하기 쉽도록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해 보완해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8월 itch.io 출시를 목표로 하는 차기작 '되팔렘' 또한, 모험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모험에서 돌아오는 여정을 다루는 재미있는 설정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아직은 미숙한 점도 많지만 재치있는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가득한 하이퍼 게이트.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Q. 먼저 팀 소개 부탁드린다.

‘하이퍼 게이트’는 2018년 10월 출범한 3인 인디 개발팀으로, 게임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은 소재들을 가지고 인디게임을 개발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첫 게임인 탄막슈팅 ’Magus Over Fool’ 이후 차기작도 흔치 않은 소재,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았던 소재들을 사용하고자 한다.


Q. 원래 게임을 개발하던 개발자들로 구성되어있나?

레벨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이주형 개발자는 원래 다른 팀에서 개발한 경험이 있는 친구고, 그래픽 담당자 손승홍 개발자와 나는 학생이었다. 물론, 전공은 게임 관련 분야였고. 만들고 싶은 게임 소재와 장르가 정해져서 함께 모이게 됐다.


Q. 첫 개발작품인 만큼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겪는 어려움이겠지만, 자금문제가 컸다. 개발하면서 즐겁다는 생각보다는 압박감이 더 크게 다가오더라. 이걸 반드시 플레이어들이 만족할만한 게임으로 만들어야 이후에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즐겁다기보다는 간절했다(웃음).


Q. 학생일 때부터 취업보다는 창업이 목표였던 건가?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취업을 준비했다. 근데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대형 개발사의 외국인 쿼터제가 없어지면서 취업하기가 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취업을 생각하다가, 모아둔 자금으로 생각해놨던 소재를 가지고 게임을 개발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당시에 목표로 하고 싶은, 취업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가 없었기도 했다. 젊어서 뭐하나, 나중에 취업하는 게 힘들기야 하겠지만, 한번 도전해보자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만심도 있었던 것 같다. 막상 들어와 보니 만만하지 않았다(웃음).




Q. 플레이엑스포에 참가한 소감은 어떤가.

처음 참가하는 행사인데, 우리에게는 정말 감사한 자리다. ‘Magus Over Fool’은 출시한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스스로 완성됐다고 말하기 어려운 단계다. 그만큼 평가받고 차기작도 알릴 수 있어서 좋다. 부스에서 스코어 내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많은 분이 참여해주시고 피드백을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주신 피드백은 바로 반영해서 새로운 빌드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Q. ‘Magus Over Fool’의 타로카드 설정이 인상 깊었다.

보스들이 기본적으로 타로카드를 기반으로 각각 다른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어떤 보스는 피통이 작은 대신에 공격이 거세고, 어떤 보스는 피해야 하는 탄이 적은 대신 피통이 크다. 엔딩을 보면 전체 세계관 구성을 이해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가장 마지막에 만나는 카드가 ‘세계(The World)’다. 카드의 의미는 만물을 컨트롤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타로가 관장하는 세계인만큼 월드 카드는 여기서 왕과 같은 존재라고 보면 된다.

플레이어는 여기서 0번째 카드, ‘바보(또는 광대, The Fool)’ 카드다. 세계 밑바닥에서 감금되어있는 카드인데, 1번 카드였으나 세계에 반항하다가 거꾸로 추락해 -1이 된 ‘마법사(The Magus)’의 힘을 흡수해 대항한다는 스토리다. 이 힘은 보스들의 힘을 흡수해 강해진다는 설정이다.



▲다양한 패턴의 보스들. 주인공은 보스를 처치하면서 여러 가지 폼을 쓸 수 있다.

Q.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혹은 특이한 보스가 있다면?

‘죽음(The Death)’ 카드를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죽음과 관련해 좋아하는 문장이 있는데,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끈 것은 시간이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죽음 카드의 보스는 시간과 관련된 능력을 사용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맵이 안개로 뒤덮이고 벽이 생기는 등, 유저는 불리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한순간에 많은 딜을 넣을 수 있는 캐릭터로 상대해야 한다.


Q. 게임 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자면?

흡수한 보스의 능력을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슬로우 모드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탄이 느려서 피하기 어려울 때도 있고 빨라서 어려울때도 있으니까. 적절히 속도를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각 보스를 서로 다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앞서 말한 죽음 카드는 폭발적인 딜을 할 수 있는 폼으로 상대해야 하고, 방패를 사용하는 ‘전차(The Chariot)’은 관통 공격이 가능한 폼으로 상대해야 한다.


Q. 설정이 생각보다 자세해서 놀랐고, 재미있다. 하지만 게임 내에서는 두드러지는 것 같지 않아 아쉬운데, 보완할 계획이 있나.

타로 카드를 아시는 분들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특징을 알아보기 어렵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는데, 초회차부터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보완할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다. 또한, 튜토리얼도 잘 만들어져있지 않다는 문제도 있어서, 따로 튜토리얼 스테이지를 구성하고자 한다.


Q. 이미 출시했지만, 다시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언제쯤으로 예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처음 출시했을 때는 우리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한 게임이라서, 상점에 올려놓자는 의도로만 올려놨다.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고 있는 단계라 3개월 정도 후에 정식 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그때는 가격 책정도 제대로 구성해서 출시할 예정이다.


Q. 차기작 ‘Dopeallem’은 무슨 게임인가? 이름이 어려워 보이는데.

뒤에 한국어로 적어놨는데, ‘되팔렘’이다(웃음).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단어지만 외국인에게도 특이한 어감으로 읽힐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해서 영어로 적어두게 됐다. 재미있게도, 네덜란드어로 ‘운명’이라는 뜻이 있다더라. 운명적이라고 생각해서 정하게 됐다.



▲하이퍼 게이트의 차기작, '되팔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Q. 어떤 게임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2D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플레이어가 모험을 떠나는 여정이 아니라 영웅이 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게임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마왕성에서 집으로 되돌아간다. 몬스터도 점점 약해지고 획득하는 아이템도 약해진다.

‘되팔렘’은 누구도 영웅을 기억해주지 않는다, 라는 문장을 콘셉트로 잡고 있다. 목적은 살아갈 수 있는 노후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이템은 내구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사용하면 부서져 자금이 되지 않는다. 확보한 자금에 따라서 다른 엔딩을 보게 된다.


Q. 설정이 재미있는데, 유저들은 당연히 진행하면서 더 어려운 보스와 더 화려한 무기를 기대하지 않을까.

튜토리얼에서부터 설정을 잘 설명해두고자 한다. 주인공의 할아버지도 영웅이었는데 충분한 자금을 모으지 못해서 나라에서 버려진 인물이다. 초반에서부터 설정과 의도를 제대로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기본 몬스터의 난이도는 낮아지지만, 보스 몬스터는 기본적으로 일정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어서 플레이 난이도의 문제는 없을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신생 개발팀으로서 포부 한마디 부탁드린다.

마지막날까지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으면 좋겠다.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으니 참여해주시면 감사드리겠다.

처음 게임을 개발한 이유는 정말 게임이 좋아서였다. 앞으로도 그 이상의 이유는 없을 것 같다. 한국 게임사에 한 획을 긋지는 못하더라도, 한국 게임 개발사 중에 괜찮은 개발사라고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까지는 성장해보고 싶다(웃음).


5월 9일부터 5월 12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PlayX4가 진행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이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PlayX4 2019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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