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스위치! ②]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되 더욱 친숙하게,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8개 |


'도전 스위치!' 코너는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통한 게임 출시를 꿈꾸는 이들의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 기획입니다. 스위치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한 현직 게임 개발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 개발 경험을 듣고, 그 과정에서 터득하게 된 실전 노하우들을 공유합니다.

요즘에는 어려운 게임이라고 하면 소울 시리즈와 비교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전에는 어땠을까요? 게임이라곤 오락실 게임밖에 없던 그 시절, '원더보이'는 저에게 있어서 지금의 소울 시리즈와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아니,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으니 어찌 보면 더 악랄한 게임인 셈이었죠.

그랬던 '원더보이'가 스위치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들렸으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본 개발사에서 개발 중일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일본 게임이었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죠. 그런데 웬걸, 알아보니 국내 개발사에서 개발 중이었습니다. 그것도 작년에 인터뷰했던 플레이캐슬이 그 주인공이었죠.

모바일 게임이 대세인 이때, 플레이캐슬은 왜 콘솔 게임에 도전하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뭐였을지 플레이캐슬의 김신우 대표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 좌측부터 플레이캐슬 김신우 대표, CFK 구창식 대표

■ 도전 스위치
[도전 스위치! ①] 레미로어 개발자를 만나다
┗[도전 스위치! ②]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되 더욱 친숙하게,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
원작자가 직접 검수, 원작의 감성을 고스란히 구현했다


Q. 작년 플레이엑스포에서 만나고 거진 1년 만이네요. 최근에 스위치로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를 출시한다고 들어서 좀 놀랐습니다. 언제부터 개발한 건가요?

작년 8월 1일부터 개발한 게임입니다. 올해 3월 개발을 끝냈으니 한 7개월 정도 걸렸네요. 지금은 출시를 앞둔 상황으로 닌텐도 스위치에서는 5월 23일부터 북미, 유럽, 일본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Q. 개발하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듣고 싶어요. 그냥 무작정 "우리가 원더보이 리메이크할 테니 허락해주세요" 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작년에 플레이엑스포에서 했던 강연 덕을 본 것 같습니다. 강연에서 '원더보이'에 대한 얘기와 더불어 디렉터였던 니시자와 류이치 선생님에 대해 얘기한 게 있거든요. 그래도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워낙 '원더보이'를 좋아해서 그냥 '내가 리메이크한다면 정말 잘할 수 있는데'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잇츠게임에서 우연히 CFK 구창식 대표님을 뵙게 됐는데 '원더보이'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기회만 주신다면 정말 열심히 만들어보겠다고 했는데 CFK 쪽에서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덕분에 세 번째 미팅에서 바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습니다.


Q. 원래 '스피릿'을 개발 중이셨잖아요. 아무래도 중간에 다른 게임을 개발해야 하다 보니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개발 인원이 적어서 어려움이 있었다기보다는 원작의 감성을 어떻게 살려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더 컸던 거 같습니다. 워낙 오래된 게임이기도 하고 저를 제외하면 원작을 클리어한 팀원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조작감과 오브젝트 배치를 확인하기 위해서 초반에 기획자가 매일 8시간씩 '원더보이'를 플레이했습니다.

이외에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저야 클리어한 경험이 있고 지금도 가끔 즐기지만 원작부터 워낙 난이도가 높았으니까요. 그래도 이런 노력 덕분에 원작의 감성을 오롯이 살릴 수 있었습니다.








Q. 수치화할 수 없는 그런 원작의 감성은 중요하죠. 하지만 나름의 차별성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원작과 다른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만의 특징은 뭔가요?

사실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만의 특징을 표현하기보다 원작의 감성을 살리는 게 더 중요했습니다. 리메이크라고 하면 유저들이 기대하는 게 사실 그거니까요. 물론, 처음에는 자신만만했습니다. '원더보이'를 저만큼 즐긴 사람이 없을 거라고 자부했을 정도니까요. '내가 놓친 게 있겠어?' 싶었죠. 그런데 리메이크를 위해 세세하게 체크하니 저도 미처 몰랐던 게 수두룩했습니다. 그래도 이런 노력 끝에 지금은 드러나지 않던 숨겨진 요소까지 전부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무조건 원작과 똑같이 만든 게임은 아닙니다. 원작은 분명 그 자체로 뛰어난 완성도를 가진 게임이었지만 어려웠던 게 사실이죠. 자비심이 없달까요. 소울류 게임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어렵게 클리어해도 엔딩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알고 있기에 전체적으로 조작 편의성을 개선하고 엔딩을 추가하는 식의 보강을 했습니다.

엔딩의 경우 노멀 모드와 원코인 모드 각각 다른 엔딩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노멀 모드에서 실력을 익히셨다면 꼭 원코인 모드도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Q. 원작자인 니시자와 류이치 개발자가 직접 검수했다는 부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원작자의 검수니 더 신경 쓰이셨을 텐데 검수하면서 이것만큼은 꼭 넣어야 한다거나 하는 조언은 없었나요?

콕 집어서 검수해주시기보다는 그냥 전체적으로 다 검수해주셨다고 보시면 됩니다. 난이도와 밸런스에 대한 부분뿐 아니라 보스의 머리 크기 등 세밀한 부분까지 검수해주셨거든요. 덕분에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물론, 그러면서도 계속 걱정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혹시라도 눈에 차지 않으면 어떡하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검수가 끝나는 시점에서 그러시더라고요. "정말 멋진 일을 해냈고,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그 코멘트를 받고 조금 안심했습니다. 아, 우리가 제대로 만들었구나 싶었죠.





Q. '스피릿'을 개발하는 도중에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를 개발한 이유가 있나요?

아무래도 저희가 소규모 개발사다 보니 개발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 시장 상황상 투자받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 면에서 '스피릿'을 완성하기까지 꽤 많은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잠시 다른 게임을 개발하면서 자금 확보를 하려 한 거죠. 물론 워낙 예전부터 좋아한 것도 있지만요.

아마,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를 통해 얻는 수익은 그대로 '스피릿' 개발에 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여전히 기회의 땅
소규모 개발사가 대형 개발사와 경쟁하고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시장

Q. 최근에 인디 게임의 스위치 진출이 늘고 있죠. 기회의 땅이란 얘기도 들려오고 있고요.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위치도 슬슬 레드오션이 됐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인디나 중소 개발사에게 있어서는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성이 있는 플랫폼인가를 평가할 때 보통 시장에 하드웨어가 500만 대 이상 풀려 있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스위치는 이미 글로벌로 3,400만대 이상 판매된 만큼, 시장성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죠.

다만, 국내 개발사가 무작정 도전하기엔 여전히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저희는 다행히 퍼블리셔인 CFK가 도와줘서 순전히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처음에 좀 헤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콘솔의 무덤인 국내에서만 21만 대 이상 팔렸을 정도입니다


Q.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스위치만의 매력이 있다면?

뻔한 대답이겠지만 콘솔과 모바일 각각의 장점이 잘 융합됐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알 겁니다. 콘솔의 경우 양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휴대성은 모바일에 밀릴 수밖에 없고 모바일은 휴대성이란 강점이 있지만, 조작성이랑 게임 퀄리티에 아쉬움이 있다는 걸요.

하지만 스위치는 양질의 게임은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죠. 이건 다른 콘솔과도 차별화된 스위치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독으로 즐기다가 언제든지 휴대해서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죠.


Q. 콘솔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개발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워낙 SDK가 잘 돼 있었거든요. 하지만 어려움과는 별개로 부담감은 꽤 컸습니다. 아무래도 이미 '원더보이 리턴즈'라는 이름으로 PS4와 스팀으로 출시한 게 있어서 부담됐죠. 그래서 더 숨겨진 요소라거나 눈에 띄지 않은 부분까지 완벽하게 만들려고 한 것 같습니다. 눈에 띄지 않지만 미세한 디테일을 올리려고 필터를 적용하기도 했고요. 아마 유저분들은 크게 못 느끼실 부분이겠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서 개발했다는 것만큼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콘솔에 도전하는 게임사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콘솔은 미지의 영역입니다. 대형 개발사도 섣불리 도전하지 않고 있죠. 그럼에도 콘솔에 도전하는 이유가 있나요?

역사적으로도 소규모 집단이 대규모 집단과 경쟁해서 이기는 방법은 최신 무기를 도입하는 방법이 유일했습니다. 게임 산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소규모 개발사가 대형 개발사와 경쟁해서 살아남고 이기려면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콘솔은 아직 국내 대형 개발사가 도전하지 않고 있는 시장이기에 저희 같은 소규모 개발사도 도전해볼 만 하죠.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이렇게 고집스럽게 쌓은 노하우를 언젠가는 게임 업계에 입문하는 후배 개발자들이나 다른 개발사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Q. 플레이캐슬의 다음 목표는 뭔가요?

최근에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을 통해서 플레이엑스포에 참가했는데 저희를 좋게 봐주신 기업이 있어서 당분간은 '스피릿' 외에 다른 게임을 개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아직은 협의 단계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게임을 개발할지 말씀드리기 굉장히 조심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개발이 확정되면 공개할 예정입니다.


Q. '스피릿' 개발은 좀 더 뒤가 되겠네요.

그렇겠네요. 다만, '스피릿'은 제게 있어서도 소중한 게임이니만큼, 다른 게임의 개발 여부와 상관없이 꼭 완성할 계획입니다. 그때까지는 좀 더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 본 영상은 그래픽, 애니메이션 등이 완성된 상태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유저 분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희가 기사를 통해서 언제 또 이렇게 유저 분들과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근 게임 업계가 여러모로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개발사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지금도 어려운 환경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비판보다는 응원을 부탁드리며, 저희가 개발한 '원더보이 리턴즈 리믹스'도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개발해서 유저 분들의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 플레이캐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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