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니발리스, "사이버펑크 세상 속 '삶'을 살아가는 게임"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1개 |

타이베이 게임쇼 2024 B2C 관에 위치한 인디 게임쇼 외곽에는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인디 게임 기대작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사이버펑크 세계관 팬들에게 알음알음 인지도를 쌓아 온 게임, '클라우드펑크'의 후속작인 '니발리스' 또한 그러한 게임 중 하나다.

여느 인디 게임보다 큰 규모로 부스를 전시한 독일 개발사 이온 랜드(Ion Lands)는 현장에서 가장 많은 수의 시연대를 내놓은 인디 게임 중 하나가 되었다. 여러 대의 PC에 노트북을 마련한 것도 모자라, 첫날 오후에는 추가로 PC를 한 대 더 세팅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좋아한다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법한 모습으로 돌아온 '니발리스'. 전작 클라우드 펑크에 이어 새롭게 단장한 도시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지, 이온 랜드의 창립자 마르코 디이크만을 만나 간단하게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이온 랜드 창립자 마르코 디이크만(Marko Dieckmann)

Q. 먼저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 이온 랜드는 지난 2015년에 설립한 인디 게임 스튜디오다. 첫 작품으로 포닝 홈(Phoning Home)을 출시했고, 이어 '클라우드펑크'를 개발했다. 현재는 20명이 좀 넘는 개발자들과 함께 원격근무를 통해 '니발리스'를 개발하고 있다.


Q. 이번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이번 참가를 통해 성취하고자 한 목표가 있는지 궁금하다.
= 물론 이곳의 참관객들에게 '니발리스'를 선보이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이 지역 커뮤니티가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게임에 대해 인식하는 것을 바랐다. 때때로 지역 커뮤니티는 폐쇄된 경우가 많고, 특정 장르나 게임 위주로 집중되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곳 게이머들에게 '니발리스'가 잘 어울리는 작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대략 이틀 정도 시연을 지켜봤는데, 눈에 띄는 피드백은 없었나 궁금하다.
= 시연에 참가한 게이머들이 게임 속 환경과 그래픽을 상당히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고, 스토리도 주의 깊게 살피는 것처럼 느꼈다. 딱 우리가 원한 반응이었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초대하는 것 말이다.


Q. 실제로 전작인 클라우드펑크에 비해 그래픽이 상당히 진보했다는 느낌을 준다.
= 같은 복셀 아트 스타일로 제작됐지만, 전작에 비해 해상도를 높이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당시에는 빠른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게임플레이의 핵심 요소이기에 도시 일정 부분을 러프하게 그려내고는 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지역 대부분이 높은 디테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쓰며 작업하고 있다.


Q. 클라우드펑크에 등장한 도시 '니발리스'와 같은 이름인데,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것다고 보면 될까?
= 세계관도 동일하고, 같은 이름을 가진 도시는 맞지만, 사실상 전혀 다른 도시라고 봐도 무방하다. 전작과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도시를 구현했고, 디테일을 높이기 위해 거의 모든 에셋이나 레이아웃을 새롭게 활용했기 때문이다. 플레이하면서 여러 부분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전작에서 보지 못한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스팀 상점 페이지에서 '슬라이스 오브 라이프 시뮬레이터'라고 게임을 소개했다. 게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요소를 간략히 설명한다면?
=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이지만, 많은 인생 중에 한 조각을 취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 주요 기능으로는 레스토랑 경영이 있고, 플레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재료를 언락하거나 농사를 통해 재료를 확보할 수 있다. 모은 재료는 NPC와 거래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밖에도 보트를 타고 밖으로 나가거나, 낚시를 즐기거나, 연애도 하는 등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깊이 있는 스토리 라인도 존재한다. 아마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스토리가 없는 게임은 만들지 않을 생각이다. 스토리는 '니발리스'라는 게임의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Q. 라이프 시뮬레이션의 일부를 표방한 만큼, 스토리가 진행되는 방식도 궁금하다. 하루하루 자고 일어날 때마다 진행되는지, 어떤 플래그가 존재하는지 말이다.
= 여러 가지 조각들이 존재한다. 진행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이벤트가 있고, 각 지역에 있는 여러 캐릭터와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자고 일어날 때마다 발생하는 이벤트도 있다. 게임에서 자고 일어나면 뉴스를 볼 수 있는데, 그간 선택에 따라 뉴스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메인 스토리는 4개의 주요 기둥을 가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주변의 스토리가 점차 윤곽을 잡아가게 된다는 점만 말씀드릴 수 있겠다.




Q. 전작에서는 배달부를, 이번 작품에서는 국수 가게 주인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처럼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직업군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
= 언제나 남들과는 다른 시점의 게임을 선보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전투나, 그 외 것들에 집중한 게임은 이미 시장에 많이 있으니, 굳이 우리가 다시 구현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의 목표는 미적으로 흥미로는 세상을 구축하는 데 있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자체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예외는 있겠지만, 전투가 중심이 된다면 이러한 (미적)요소들을 충분히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이유들이 바탕이 되어 주인공들의 직업 또한 일상에 가까운 것들로 설정했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더 제공하는 데도 용이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당신이 영웅으로서 활약하는 게임은 세상에 많다. 우리는 평범한 능력과 평범한 직업을 가진, 그런 사람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게임을 선보이고 싶다.


Q. 게임은 얼마나 개발된 상태인지 궁금하다. 예정 출시일은?
= 소규모 개발사가 작업하기에는 상당히 많은 일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수의 성우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100여 개 이상의 캐릭터에게 각자 특별한 음성을 부여하고 싶어 녹음을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4명 이상의 라이터가 스토리를 작성하고 있는 만큼, 아직 출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출시 일정을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Q. 앞으로 이온 랜드의 목표는 어떻게 되나, 게이머들에게 어떤 개발사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 앞으로도 우리가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계속 인디 개발사로 남아있고 싶은데, 이것도 대단히 큰 목표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개발을 2001년에 시작했는데, 도중에 여러 문제로 회사에 입사해야만 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도 2015년에 이온 랜드를 설립한 이후로는 9년 간 유지해 오고 있으니, 앞으로도 이를 지속하며 좋은 게임을 선보이고 싶다.


Q. 개발자로서, 앞으로 만들고 싶다는 '좋은 게임'이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궁금하다.
= 내 생각에 좋은 게임은 정제된(Polished) 게임이다. 개발한 사람의 의도대로 유연하게 작동하는 게임 말이다. 그런 점은 지켜가면서, 우리의 입장으로서는 더욱 '좋은 이야기'를 전하는 게임을 만들기를 희망한다.

물론 스토리가 없는 게임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의도로 만들어진 게임도 물론 좋지만, 그저 개인적으로 게임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것을 선호한다. 왜 그럴까. 스스로 물어보기도 했지만, 아무튼 그 편이 더 좋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 그것이 이온 랜드의 목표라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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