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없이 많은 좀비, 이것이 진짜 아포칼립스 '데이아빌리언즈'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27개 |

맙소사! 거대한 무리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수없이 많아요!

지난 12월 13일 출시된 좀비 아포칼립스 RTS 게임, 'They Are Billions'. 처음에 시작하면 한두 마리의 좀비가 느릿느릿 등장하는데, 되게 별것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속도도 느리고 소수라 천천히 죽이면 되겠지 하면서 방심하다가 정말 한두 마리의 좀비 때문에 게임 오버가 되기도 하죠. 하지만 타이틀이 말해주듯 'They Are Billions'의 묘미는 후반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 수없는 좀비들이 몰려오면서 시작됩니다. 좀비 아포칼립스라면 이 정도는 몰려와줘야지! 라고 외치듯 자비가 없어요.

'They Are Billions'의 개발사, Numantian는 마드리드에 있는 작은 인디 개발사입니다. 전작 'Lords of Xulima'를 시작으로 옛 장르 게임들의 추억을 담아낸 타이틀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고 있지요. 좀비 아포칼립스에서의 생존과 RTS의 조합, 이름부터 콘셉트까지 뚜렷한 'They Are Billions'. Numantian Games의 창립 멤버이자 디렉터인 헤수스 아리바(Jesus Arribas) 디렉터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Numantian Games의 헤수스 아리바 디렉터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소개 부탁드려요.

아리바
안녕하세요, Numantian Games의 창립 멤버이자 디렉터, 헤수스 아리바라고 합니다.

Numantian Games는 마드리드에 위치한 작은 인디 스튜디오에요. 마드리드에는 5명으로 구성된 코어팀이 있습니다. 스페인, 프랑스, 폴란드, UK, USA, 중국, 그리고 베트남의 파트너사 네트워킹을 담당하고 있지요. UN과 비슷한 모델이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Q. 'They Are billions'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가요?

아리바
우리 팀원들은 모두 클래식 장르 게임을 좋아해요. 우리의 첫 작품, 'Lords of Xulima'를 통해 우리는 옛 RPG 스타일을 되살려보고자 했어요. 100시간이 넘도록 즐겁게 플레이했었던 옛 RPG를 말이에요. 첫 작품의 성공 이후 우리는 시도해볼 만한 또 다른 클래식 장르를 생각해보았죠. '커맨드 앤 컨커',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이 게임들은 모두 우리가 사랑했고, 계속 플레이해왔던 게임들이에요. 우리는 정통 RTS 장르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Q. 생존과 RTS를 조합한 것이 인상 깊습니다. 어떻게 이런 조합을 생각하시게 된 건가요?

아리바
스스로 '어떤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은가'를 생각해보다가 나온 아이디어에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여러 게임들을 조합해보면서 생각해봤죠. "이게 말이 될까?" 말이 된다고 싶으면 게임에 적용했죠.



Q. 'They Are Billions'의 개발 비화가 궁금합니다.

아리바
'They Are Billions'는 판데믹(Pandemia) 개념으로부터 시작됐어요. 첫 감염자로부터 국제적으로 병균이 퍼져 나가 인류의 멸망을 초래하는 현상이지요. '월드워Z'를 보시면 어떤 것인지 느껴볼 수 있을거에요. 빠르게 움직이는 좀비 떼가 자비 없이 도시들을 공격하지요. 전 이런 현상을 다룬 게임이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어요. 좀비 아포칼립스로부터 도시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다룬 게임말이에요. 'They Are Billions'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처음 감염자는 한 명이지만 점차 퍼져나가 인류의 멸망까지 이르게 된다

Q. 게임 타이틀이 말해주듯, 게임에서 수천만의 좀비들이 몰려오는 것이 인상 깊은데요. 수많은 유닛을 게임에 구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아리바
우리에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수천의 유닛을 스크린에 나타내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 유닛들은 각각 AI로, 좀비가 움직이듯이 행동해야하죠. 개발의 첫 단계는 우리가 몇 개의 유닛까지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유니티로는 400유닛 이상을 만들 수 없었어요. 그 이상이 된다면 게임이 급격하게 느려지기 시작했죠.

결국, 우리는 자체 엔진을 개발하자고 결정했고, 3만 개의 유닛까지 한 스크린에 담을 수 있게 되었어요! 어떤 사양의 컴퓨터에서든 게임이 잘 돌아가도록 2만 개의 유닛까지만 사용하기로 했지만요.


▲수없이 몰려오는 좀비 떼. 이정도는 되어야 좀비 아포칼립스.

Q. 'They Are Billions'는 스팀펑크 테마로 되어있는데요. 이렇게 구성하신 이유가 있나요? 사실 모던한 배경의 게임이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리바
스팀펑크는 우리가 동경해왔던 스타일이었고, 게임 개발 초기부터 계속 우리 마음속에 염두에 뒀던 요소에요. 'They Are Billions'에서 잔존한 인류는 폐허가 된 문명에서 다시 그들의 세상을 재건하고자 하지요. 게임에서 인류의 기술은 19세기 시점으로 돌아가 있어요. 이 배경 스토리에 스팀펑크가 완벽하게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팀펑크는 저희의 로망이었거든요"

Q. 'They Are Billions'의 자원은 에너지, 식량, 자연, 그리고 인력자원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자원이 세분된 만큼 게임 난이도가 조금 올라가는데요, 자원을 이렇게 세분화한 이유가 있나요?

아리바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유저가 모아야 하는 다양한 자원들은 더욱더 복잡하고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해줍니다. 게임을 더욱 복잡하게 해주고, 동시에 유저에게 자기만의 전략과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자유롭게 해주죠. 다양한 지역도 게임 플레이를 다양하게 해주는 요소입니다.



Q. 게임이 너무 어렵다는 평도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리바
서바이벌 모드가 너무 어려워서 많은 유저들이 좌절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요. 하지만 우리의 의도는 유저들에게 진짜같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게임 스튜디오가 유저들에게 모든 것을 쉽고 단순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아니에요. 유저들은 우리가 인정하는 것보다도 훨씬 똑똑해요.

도와주는 가이드도 없고 오히려 지는 것이 재미있는 게임.

유저들은 이런 게임으로 도전을 받으면, 오히려 경험 자체를 즐깁니다. 우리는 유저들이 어렵게 보상을 따내고, 이를 통해 영웅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으면 했어요.




▲어렵게 얻어내기에 더욱 값지다

Q. 캠페인 모드가 업데이트될 예정인데요. 어떤 모드인가요?

아리바
캠페인 모드는 다양한 신규 콘텐츠와 이를 둘러싼 이야기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유저가 어떻게 플레이할지 자유롭게 결정할수 있는 싱글 모드에요. 전혀 선형적이지 않은 모드죠. 유저는 레일로 연결되어있는 식민지로 구성되어있는 거대한 땅덩어리를 탈환하기 위해 도전할 것이며, 그 와중에도 계속해서 거대한 좀비 무리와 싸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신 인간 제국의 신격화된 지도자, 'Quintus Crane'의 지도하에 이루어집니다.



Q. 캠페인모드를 제외하고 앞으로 추가될 새로운 모드나 콘텐츠가 있나요?

아리바
일단은 서바이브 모드를 개선하는데 집중할 겁니다.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9개의 새로운 언어와 '이번 주 도전'이라는 콘텐츠를 추가했어요. 유저들이 똑같은 생존 맵에서 플레이하고 리더보드에서 점수를 겨루는 식이죠. 완전 대규모 멀티플레이 경쟁 같을 거에요. 그리고 계획 중인 것들도 많죠, 놀라울 겁니다!




▲리더보드 점수로 겨루는 커뮤니티 챌린지

Q. Co-op을 지원할 예정은 없나요?

아리바
Co-op은 확실히 유저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긴 해요. 우리에게도 그렇고요. 현재 멀티플레이 모드를 어떻게 하면 가장 잘 만들어낼 수 있을지 방법을 찾는 중이에요.



Q. 'Lords of Xulima', 'They Are Billions'... Numantian Games의 다음 작은 어떤 모습일까요?

아리바
현재는 'They Are Billions'에 집중하고 있어요. 물론 사내에서 정통 장르게임에 대한 다양하고 아이디어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요.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요. 하지만 이 후의 차기작도 앞서 나온 두 작품처럼 재밌고 도전적일 거라는 건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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