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음식의 영양분까지 세분화된다고? 현실적 서바이벌, '스컴'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25개 |

현실성을 강조한 서바이벌 게임 '스컴(SCUM)'은 흥미로운 설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죄수들을 한 섬에 가둬두고, 죽을 때까지 생존을 위해 싸우도록 하는 TV 프로그램이라는 설정이죠. 죄수들은 섬에서 위험한 기계와 질병, 배고픔이 도사리는 섬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죽으면 어떻게 되냐고요? 죄수들은 섬으로 옮겨지면서 뒤통수에 BCU라는 칩을 심게 되는데, 이를 통해 그들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동시에 사망 시 조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좀비가 되는거죠. TV 프로그램인 만큼 쇼를 더욱 흥미롭게 하기 위해 시청자들이 직접 조종을 하기도 한다는 설정입니다.

흥미로운 설정뿐만 아니라 '스컴'의 특징은 현실성을 극대화했다는 것입니다. 재질에 따라서 젖은 옷이나 장비가 마르는 속도가 달라지고, 체격에 따라서 움직임이 달라지죠.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서 얻을 수 있는 영양분까지 달라지니, 실제 현실 속에서의 생존을 경험해볼 수 있지요.

'스컴'은 게임파이어스(Gamepires)와 크로팀(Croteam)이 공동 제작하고 디볼버디지털이 퍼블리싱하는 게임으로, 8월에 얼리억세스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출시가 다가오는 만큼 '스컴'의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게임파이어스의 조십 커뮤니티 매니저에게서 '스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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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파이어스의 조십(Josip) 커뮤니티 매니저

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소개와 팀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희 팀과 '스컴'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저희야말로 고마운걸요! 제 이름은 조십(Josip)이고, 게임파이어스의 커뮤니티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게임파이어스는 크로아티아에 있는 작은 게임 개발 스튜디오에요. 크로아티아는 동서부 유럽 중간에 있는 작은 나라죠! 게임파이어스는 6명으로 시작한 팀으로, 몇몇은 베테랑 게임 개발자였고 몇몇은 새롭게 시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제는 16명까지 늘어났어요.

우리의 첫 게임은 Gas Guzzlers Combat Carnage이었고, 이후 리메이크작인 Gas Guzzlers Extreme을 출시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기준으로 본다면, 성공적인 타이틀이었어요! 지금은 신규 프로젝트인 '스컴'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컴'은 게임파이어스와 크로팀의 공동 개발 작품인데요. 개발은 그동안 어떻게 진행됐나요?

크로팀은 프로덕션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개발은 주로 게임파이어스가 맡고 있고요. 개발을 진행하면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게임 개발 과정에서 흔히 있는 일이죠. 적응하고, 조정하고, 계획하면서 진행하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거죠.


사실, 다양한 배틀로얄 게임들이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는데요. 다른 배틀로얄 게임이 아니라 '스컴'을 플레이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일단, '스컴'은 배틀로얄 게임이 아니에요. '스컴'은 좀 더 서바이벌 게임으로, TV 쇼 이벤트라는 배틀로얄 요소가 있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다른 서바이벌 게임과 달리 '스컴'을 플레이해야할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스컴'에서 서바이벌이란 당신이 배고픈지 아닌지를 체크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세계 자체를 체크하는 것이지요.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는지 모든 선택이 영향을 준다.

더운지 추운지 날씨를 고려하는 것에서부터, 어떤 옷을 입느냐가 당신의 캐릭터에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든지, 저체온증에 빠지게 된다든지 말이지요. 거기에 게임 속의 바람과 비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무엇을 먹느냐 또한, 캐릭터와 능력에 영향을 주는데, 체중을 잃게 되는지 뚱뚱해지는지, 근육질이 되는지를 결정하게 되지요.

'스컴'의 세계는 당신에게 보상을 가져다줄 수도 있지만, 벼랑 끝으로 내몰 수도 있는 역동적인 세계입니다.


'스컴'의 현실적인 요소들이 인상 깊었는데요. '스컴'이 추구하고 있는 현실성의 끝은 어디가 될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스컴' 속 가장 현실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저는 게임 속 '물질대사(metabolism)' 시스템을 꼽고 싶네요. '스컴'은 게임 산업을 통틀어봤을 때 가장 현실적인, 어쩌면 그 이상의 물질대사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요.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먹고, 좋아지는 정도로만 이루어져 있죠. '스컴'에서는 저 같은 캐주얼 게이머들, 그리고 즐겁게 섬을 탐험하고 싶은 유저들에게는 그 정도로만 주어집니다.

▲'스컴'에서 캐릭터는 정말 '사람'과 같다.

하지만 하드코어 유저들에게는 '먹는 것'에 얽혀있는 과학적인 요소들이 준비되어있습니다. 각각의 음식은 각기다른 영양분을 제공합니다.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지방, 당분, 탄수화물, 그리고 그 외 다양한 영양분을요. 근육질이든, 뚱뚱하든, 말랐든, 캐릭터의 상태에 따라서 영양분은 다르게 사용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캐릭터와 게임 플레이, 스킬 전체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게임 속에 현실을 반영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현실 속에서 당연한 것들이니만큼 어떤 요소를 게임으로 반영해야 할지 생각해내기도 어려울 것 같고요. 무거운 짐을 들고 물에 빠지면 가라앉는다는 사실 같이요.

네, 확실히 쉬운 작업은 아니었어요. 현실적인 부분과 즐거운 부분 간의 균형을 맞춰야 하니까요. 게임이 재미없다면 아무도 플레이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게임 속 현실성을 통해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자기만의 특색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언급하신 부력에 관해서 이야기해볼까요? 만약 당신이 친구보다 더 많은 장비를 가지고 있다면, 친구는 수영할 수 있지만, 당신은 헤엄치지 못할 겁니다. 그럼 이제 장비를 좀 버린다든가, 다리를 찾아야겠지요. 다리를 찾는 와중에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짐이 무거우면 영영 떠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짧은 시나리오 속에서도 가능성 있는 수많은 엔딩들이 만들어져요. 모두가 현실적인 요소 덕분이죠. 유저들은 우리가 만든 이러한 룰을 인지하더라도 따를 수밖에 없게 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현실성이 높은 것과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은 정말 흥미롭지만, 반대로 게임 플레이가 너무 어렵고 피곤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당한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현실적이고 제대로 작동하는 요소라 할지라도 짜증이 나는 상황들이 있어요. 앞서 말했듯, 게임은 재미있어야 해요. 그래서 우리는 확실한 기준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각 특징은 재미있어야 하거나 만약 피로한 요소라면 의미 있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스컴'이 짜증이 나거나 피로한 상황이 없는 게임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지만, 그러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있으며, '스컴'을 최대한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유저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게임 설명에는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샌드박스 서바이벌 모드가 소개되어 있었는데요. 게임 콘텐츠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했듯 '스컴'은 배틀로얄 게임이 아니고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수백 시간에 걸쳐 당신의 캐릭터에 영향을 주는 현실적인 시스템 속에서 생존해 나가는 것이지요. 그 변화 속에서 서바이벌 게임 이상의 경험을 플레이해볼 수 있습니다.

언급하신 샌드박스 서바이벌 모드는 DayZ, Ark, 코난 엑자일과 같은 서바이벌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죽으면 좀비가 되고 시청자들이 조종하기도 하는 등 게임 설정이 재미있습니다. 게임 속에서 좀비를 만나는 것 외에 이러한 설정들을 게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을까요?

일단 '스컴'의 배경스토리를 잠시 짚고 넘어갈까요? '스컴'은 사형수들을 섬에 몰아넣고 생존하게 하는 TV 쇼입니다. 모든 사형수에게는 뒤통수에 BCU 칩이 심어져 있는데, 이를 통해 그들의 행적을 추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망 시 그들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할 수 있습니다. 이 꼭두각시들이 '스컴'의 기본적인 적으로 섬 곳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사형수들이 죽으면 BCU 칩으로 조종할 수 있다.

TV쇼라면 지루해선 안 되겠죠? 따라서 프로듀서들은 시청자들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이 꼭두각시들을 유저들의 위치로 이동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설정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 상호작용 요소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추가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요소를 넣을지 확인해보면 재미있을 겁니다.


초기 게임 캐릭터 설정에서는 그 사람이 저지른 죄명과 '알코홀릭'과 같은 특징도 설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최근 올라온 게임 캐릭터 생성 창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캐릭터 생성 단계에서는 어떤 것을 조정할 수 있나요?

죄명과 결점 부분은 아직 개발 중인 부분입니다. 캐릭터 생성 부분은 '스컴'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만큼 중요합니다. 먼저, 스킬이나 특성 분배를 통해서 RPG의 특징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특성에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힘, 체력, 손재주, 지능이 있으며, 모두 1에서 5까지의 단계로 나뉩니다. 보통 사람 기준은 3이라고 볼 수 있지요. 유저는 각각 3포인트씩 분배된 특성을 자신이 어떤 캐릭터로 만들고 싶으냐에 따라서 재분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 나이를 몇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추가 2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어요.



▲'스컴' 캐릭터 생성창

만약 당신의 캐릭터가 힘에 초점을 맞춘다면 물리적 힘을 요구하는 일에 적합한 강력한 캐릭터가 될 겁니다. 예를 들어 장비를 더 들고 다닐 수 있다던가, 강력한 펀치를 날린다든가 반동에 잘 버틴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체력은 지구력을 뜻하는 특성으로, 체력이 좋은 캐릭터는 스테미너가 높아 더 오래 달릴 수 있고, 고통과 데미지를 더 오래 견딜 수 있으며,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높습니다.

손재주 및 민첩 특성은 은신, 무기를 던지거나, 자물쇠를 해제하는 등 닌자와 같이 움직일 수 있게 해줍니다. 당신이 얍삽하다고 생각한다면 딱 맞지요.

지능은 노하우 특성입니다. 지능이 높다면 의료, 저격, 전략, 화학 등 다양한 스킬들을 빠르게 배울 수 있습니다.

▲'스컴' 캐릭터 생성에 대한 영상

솔로뿐만 아니라 스쿼드로도 플레이할 수 있나요?

네, 친구들과도 플레이할 수 있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친구들과 함께 같은 장소에서 스폰되는 기능은 없어요.

맵은 몇 가지가 준비되어있나요? 그리고 맵에서 만나게 되는 요소에는 무엇이 있나요?

12X12Km 크기의 맵 하나로, 모래사장부터 눈 내리는 산까지 다양한 생태계가 구현되어있습니다. 또한, 크로아티아의 기후와 자연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식물들을 통해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움을 만나보실 수 있을 거에요. 앞서 언급했던 '꼭두각시'들이 기본적인 AI 캐릭터가 될 것이며, 몸의 상태에 따라서 각기 다른 행동을 보여줄것입니다. 그리고 '섬'에서 과거 비밀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물들이 아직도 기계들로 보호되어있는 연구실 지하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있죠.



▲섬에서 우리는 어떤 비밀을 발견하게 될까?

한국어 지원 계획이 있나요?

네, 저희는 최대한 많은 언어를 지원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출시는 언제쯤으로 예정되어있나요?

8월로 예정되어있으며, 자세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네요.


'스컴'이 유저들에게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는지, 게임파이어스가 가지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 한마디 부탁합니다.

우리는 '스컴'이 서바이벌 게임의 진정한, 차세대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스컴'을 통해 서바이벌 게임의 경계를 한 단계 확장시키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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