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열정으로 넘어온 900km,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인터뷰 | 원동현,김규만 기자 |
한국으로부터 약 900Km, 그야말로 타지라 할 수 있는 중국 상해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습니다. 작년 지스타에서 어린 나이임에도 남부끄럽지 않은 실력과 패기를 보여준 서울 디지텍 고등학교 친구들이 차이나조이 한국 공동관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학교 내 기업인 애드버게임코리아라는 이름 하나로 낯선 땅을 방문해 당당하게 자신의 가치를 알린 친구들, 과연 그 과정에서 두려움은 없었을까요? 인벤에서 그 목소리를 담아봤습니다.







▲ (좌) 서울디지텍고 강승혁 학생 (우) " 이승민 학생

Q. 이렇게 중국에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인벤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강승혁 학생(이하 강승혁) : 안녕하세요. 게임영상과에서 3D 그래픽을 전공하고 있는 강승혁이라고 합니다. 현재 3학년이고, VR 게임 인펙트로이드 개발팀장을 맡고 있어요.

이승민 학생(이하 이승민) : 저는 게임영상과에서 프로그래밍을 전공하고 있는 이승민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3학년입니다.


Q. 작년 지스타에서 보여준 작품들도 고등학생의 작품이라기엔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올해 차이나조이에는 어떤 작품으로 참가했나요?

김도형 교사(이하 김도형) : 저희 애드버게임코리아에서 개발한 모바일 게임과 VR 게임들을 가지고 참가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은 ‘세이브 더 포레스트’와 ‘크랙 슈터’, 그리고 VR 게임은 ‘인펙트로이드’를 주력 작품으로 잡고 나왔어요.

‘크랙 슈터’는 수동적인 핀볼게임 스타일에서 벗어나 전투 개념을 도입한 신개념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해외 바이어들이 아이디어가 참 신선하다고 평가하더라고요. 현재 국내 출시는 아직 안됐지만, 완성도를 조금 더 올려서 올해 말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Q. ‘크랙 슈터’는 작년 지스타에서도 봤던 작품인데 개발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김도형 : 작년 여름부터 만들기 시작한 작품이에요. 작년 지스타 당시 선보인 버전은 프로토 타입에 가까웠습니다. 당시 프로젝트를 이끌던 선배들이 졸업을 하고, 후배들이 작품을 이어받아 완성을 해나가고 있어요.



▲ 2017 지스타 당시의 '크랙 슈터'


Q. 이번 차이나조이에 주력 작품으로 가져오신 ‘인펙트로이드’에 대해서도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강승혁 : 인펙트로이드는 VR 슈팅 게임입니다. 사방에서 다가오는 감염된 로봇들로부터 코어라는 중요 에너지원을 지켜내는 것이 게임 내 목표에요. 개발 기간은 총 3개월 정도였고, 아직은 게임이 프로토 타입에 가깝습니다. 학교에서 멀티 모드 개발을 하다가 버그가 수도 없이 생겨나는 바람에 작업이 지연됐어요.


Q. 이전에도 학생 신분의 개발자는 종종 볼 수 있었지만, VR 게임을 개발하는 고등학생은 정말 드문 거 같습니다. VR이라는 분야에 도전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강승혁 : 1학년 2학기부터 선배와 선생님의 권유로 VR 게임을 제작하게 됐어요. 처음엔 남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계속 접하다 보니 남다른 매력이 느껴지더라고요. PC나 모바일 게임과는 달리 VR은 내 눈으로 세계를 둘러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현실감과 생동감이 다른 플랫폼과는 비교가 안되는 거 같아요.


Q. 현재 준비중인 다른 작품도 있을까요?

강승혁 : 작년에 국가보훈처로부터 VR 시뮬레이션 제작 수주를 받아 진행한적이 있어요. 다부동 전투를 소재로 한 작품이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아 역사박물관에도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도 또 다른 프로젝트를 수주 받아서 제작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5.18 민주화운동이 주제입니다. 중요한 주제인 만큼, 제대로 만들고 싶습니다.


Q. 대단하네요. 개인적으로도 참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학교에서 개발을 해오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나 작품은 무엇인가요?

강승혁 : 저는 앞서 말했던 국가보훈처 프로젝트가 제일 인상 깊었던 거 같아요. 워낙 중요한 주제기도 하고, 선배들이 다 졸업한 뒤 제가 그래픽 개발 총괄을 맡았거든요. 당시 저를 포함해 17명이 팀원이었는데, 저 혼자 VR 개발을 경험해봤더라고요.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게되서 참 기뻤습니다.

이승민 : 프라이데이 나잇이란 VR 슈팅 게임이 기억에 남아요. 작년 지스타에 선보이기 위해 2,3주 동안 밤을 새가며 만들었거든요. 학교에서 몰래 야근을 하다 걸려 혼나기도 했지만, 작품이 지스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니 그 수고로움이 보답받는 기분이었어요.





Q. 하하,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야자’가 아닌 ‘야근’을 한다는 게 참 특별하게 와닿네요. 실전적인 경험을 많이 쌓는 거 같은데, 서울디지텍고등학교의 취업률은 어떤 편인가요?

김도형 : 저희 학교가 취업률 77.6%를 기록하며 특성화고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청년 일자리 창출 최우수 학교로 꼽히면서 청와대에 초청을 받아 문재인 대통령과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어요.

강승혁 : 확실히 저희 학교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많이 주는 거 같아요. 지금 이 차이나조이에 참가한 것도 그렇고, 이런저런 기회들 덕분에 여기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사실 팀 프로젝트라는 게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이잖아요. 전공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팀 프로젝트 덕에 취업 후에도 잘 해내리라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Q. 차이나조이에서 좋은 성과도 얻었나요?

김도형 : 중국 퍼블리셔 한 곳을 만났습니다. 화려한 대작 게임보다는 고등학생들이 만드는 신선한 게임 콘텐츠를 원하는 곳이더라고요. 이후 저희 학생들이 졸업 작품을 만들 때 해당 회사를 통해 퍼블리싱을 진행하기로 약속을 해놨습니다. 수익 분배 비율도 6(퍼블리셔) : 4(개발사) 정도로 높게 책정됐습니다.


Q. 앞으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나요?

강승혁 : 누군가 강승혁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바로 저를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이승민 : 저는 제 상상을 그대로 구현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싶어요. 마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그런 작품, 그런 세계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아직 공부가 부족한 부분이 참 많은데, 회사 생활 하면서 계속 실력을 쌓아나가고 싶어요.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8월 3일부터 6일까지 양영석, 여현구, 김규만, 원유식, 이두현, 원동현 기자가 현지에서 인터뷰, 체험기, 포토 등 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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