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욱 나은 '내일'을 꿈꾸다, 가이아 모바일 한진 총괄

인터뷰 | 원동현 기자 | 댓글: 9개 |
올해 유독 한 인물을 자주 만났다. 우연히 놀러 간 중국에서, 그리고 취재차 방문한 부산에서 똑같은 인물을 마주쳤다. 중국에서는 과거 내가 살던 동네 근처에 그의 회사가 자리해있었다. 잠시 쉬러 돌아간 그곳에서 익숙한 얼굴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지만, 그 넓은 중국에서 이렇게 만난다는 게 자못 신기하게 느껴졌다.

중국의 수도 북경, 북동쪽에 위치한 조양구에는 왕징이란 지역이 있다. 중국과의 수교 이후 한인타운으로 발전한 동네다. 과거엔 아파트만이 즐비하던 거주 구역이었지만, 최근엔 수많은 IT 기업이 들어오며 국내의 판교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최근 왕징 한켠에는 녹지중심이라는 IT 단지가 들어섰다. 황금빛의 알리바바 빌딩이 중심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어 어디에서 보든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 곳이었다. 그 옆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가이아 모바일의 북경 지사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한인타운에서 만난 한진 총괄



▲ 가이아 모바일 한진 총괄

당시 만난 인물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인사를 나눈 바 있던 가이아 모바일 한진 총괄이었다. 특유의 밝은 미소와 신사적인 태도는 여전했다. 갑작스런 요청에도 흔쾌히 가이아 모바일의 본사를 안내해줬다. 사실 이 사무실이 지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도 아직 어색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입구에서는 도탑전기의 캐릭터 등신대를 볼 수 있었다. 도탑전기는 과거 출시 이후 독특한 게임성으로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수집형 모바일 RPG의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으며, 가이아 모바일의 오늘을 있게 한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이아의 전체 직원 수는 700명 정도에요. 한국, 일본, 중국 외에도 궨트 서비스를 위한 폴란드 지부 역시 있죠. 현재 가장 규모가 큰 건 여기 베이징 지부입니다.”

한진 총괄은 항상 한국과 중국을 바삐 오갔다. 가이아 모바일이 한국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면서, 더더욱 바빠졌다. '이터널 라이트'에 이어 '영원한7일의도시'까지 가이아 모바일이 국내 퍼블리싱을 담당하게 되면서 쉴 틈이 없어졌다.

“최근 발생한 이슈는 저희의 잘못이 맞습니다. 유저분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제 미숙함 탓이었고, 앞으로 계속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큰 홍역을 치뤘다. '이터널 라이트'는 큰 탈이 없었지만, '영원한7일의도시'가 삐걱거렸다. 넷이즈와의 협의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소통이 늦어져 유저들에게 불신을 안겼다.

당시 그는 이에 대해 별다른 변명은 하지 않았다. 그저 유저들의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만을 밝혔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났다.


그가 바라본 한국과 중국 게임 산업의 오늘




지난 16일, 지스타 2일차,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선한 눈매, 2개월 전 북경에서 만났던 한진 총괄이었다. 홍콩관 근처를 서성이던 그를 붙잡고 인사를 건네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약속도 없이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기에 이 공교로운 만남을 서로가 놀라워했다.

가이아 모바일은 올해 별도의 부스를 통해 참전하지는 않았다. 현재 준비중인 작품은 있지만, 지스타에서 선보이기엔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그래도 지스타는 대한민국 최대의 게임쇼인 만큼 그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가다 문득 중국 게임 시장의 상황이 궁금했다. 자국 내 판호 발급도 막혔다는 소식이 들린 지 오래다. 심지어는 서비스를 방금 시작한 게임이 돌연 서비스 중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최근 유명 게임 하나가 텐센트 위게임 플랫폼에서 내려간 이유는 판호 신청 당시의 클라이언트와 서비스 클라이언트가 달랐기 때문이에요. 단순한 실수일 수도 있지만, 당국 차원에서는 이를 일종의 편법으로 간주했을 확률이 큽니다."

포커 게임 하나도 돌연 서비스 중지를 발표해 중국에서도 논란이 일지 않았나?

"그 게임은 환급성 문제가 불거졌어요. 방을 하나 파서 고의적으로 패배해 특정 유저에게 게임 머니를 몰아주고, 이를 현금으로 환급받는 행위가 성행했죠. 중국 정부는 이런 부분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예상외의 답변이었다. 최근 중국의 유명 연예인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국내에선 중국의 현 상황을 어둡게 관망하고 있었다.

"중국은 한국과는 많이 달라요. 어디가 좋다 나쁘다 할 수는 없지만, 중국은 사회주의 이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문화 산업에 대한 태도가 확실히 엄격하죠. 최근 중국 게임 산업 역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자국 게임도 판호 발급이 안 되는 상황이지 않나?

"가장 최근 등장한 대형 게임은 '랑그릿사 모바일'이 유일한 거 같아요. 작품 자체도 잘 만들었고, 신작이 전무한 상황에서 시장을 독점한 효과도 톡톡히 누렸죠. 랑그릿사가 중국에서 아주 유명한 IP는 아니지만, 현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보다 나은 가이아의 내일을 꿈꾸다




가이아 모바일은 국내에 꽤나 오래 별다른 소식을 내지 않았다. '이터널 라이트'와 '영원한7일의도시' 업데이트 소식을 제외하면 큼직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를 안 하는 것도 아닐 터인데, 현재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가이아 모바일이 '파이널판타지15'로 신작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밝혀져 한참 떠들썩했다.

"현재 다양한 신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파이널판타지15'의 IP로 모바일 게임 신작을 제작하고 있고, 이 외에도 엘더스크롤, 왕좌의 게임 IP를 활용한 작품 역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내년에 보다 자세한 정보를 공개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짧은 대화를 마치고, 작별 인사를 나눴다. 한진 총괄은 17일 날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귀국하기 전 부산 해변가도 한 번 보고, 자갈치 시장도 방문해보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에는 계속 찾아올 계획입니다. 저희 게임을 즐겨주시는 팬 여러분께 점점 좋아지는 모습 보여드려야 하니까요.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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