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카탈루냐 무역투자청, "지스타 통해 게임 선진국 한국과 교류했으면"

인터뷰 | 이현수 기자 | 댓글: 10개 |


▲ 카탈루냐 무역투자청 백장미 소장(左), 호세 세라노(Jose Serrano Molina) 이노베이션 과장(右)

우리에게는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은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와 FC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축구팀 그리고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정도밖에 안 알려있지만, 사실 스페인의 경제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을 구성하고 있는 17개의 자치 주 중에서 경제/산업의 중심으로 스페인 전체 GDP의 25%를 차지할 만큼 스페인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016년 연차보고서를 통해 카탈루냐를 남부 유럽 내 가장 매력적인 투자지역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역사와 언어 등의 문제와 상기한 이유로 카탈루냐는 주 정부 주도하에 중앙정부와는 별도로 무역 투자청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지스타 2017에 카탈루냐 무역투자청은 B2B관에 별도의 부스를 차린다.


스페인 경제 중심지 카탈루냐
스페인 게임 업체 중 25%가 카탈루냐에 있으며 전체 고용의 38%, 매출의 44%를 책임지고 있다.


Q. 카탈루냐 무역 투자청은 무슨 역할을 하는 기관인가?

= 카탈루냐 무역투자청은 카탈루냐 주 정부가 운영하는 비영리 정부 기관으로 세계 40개국에 퍼져있다. 우리 한국 사무소는 한국 진출에 관심 있는 업체 진출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카탈루냐에 투자를 원하는 기업에 대한 서비스를 지원해주고 있다. 현재 공동 기술개발, 기술협력, 기술 이전 등 카탈루냐 혁신 기술 기업 및 연구개발센터와 협력기회를 발굴하는 이노베이션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그 외에도 카탈루냐 전역에 있는 산업 빌딩, 사무실, 물류 센터 등 비즈니스를 위한 최적의 입지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투자기업 임직원의 현지 정착에 관련한 유익한 정보뿐만 아니라 취업 및 거주 허가를 받기 위한 지원 서비스, 한국 기업이 진출하여 자리 잡고 성장할 수 있도록 주요 정부 기관 및 기업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등 무역과 관광 등의 분야도 담당하고 있다.


Q. 중앙 행정부의 권한이 강력한 우리나라 시선에서 봤을 때 지방자치단체가 별도의 무역 투자청을 운영하는 게 신기하다.

= 간단하다. 17개의 주로 이뤄진 스페인의 인구가 4천700만 명 정도인데, 약 16%인 700만 명이 카탈루냐에 거주하고 있으며 스페인 총 산업의 25%, 스페인 수출 기업의 34%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서비스, 물류, 제약 등 제조업체 기반이 탄탄하므로 업체들의 세계진출과 수출, 투자 유치를 이루어내기 위해 별도로 존재하고 있다.



▲ 카탈루냐는 스페인 북동부 지방에 위치해 있다.


Q. 카탈루냐 지방은 한국에서 관광지 혹은 스페인 전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라고만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독립 요구로 좀 유명해지기도 했는데, 산업 기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카탈루냐의 산업 현황에 대해 간략히 듣고 싶다.

= 시에스타는 안 한다. 지방은 낮에 상당히 더우므로 일찍 일과를 시작하고 더울 때 휴식을 취한다. 사실 낮잠 문화로 알려졌지만, 휴식의 개념이지 진짜 자는 건 아니다. 바르셀로나나 마드리드와 같이 큰 도시는 개념도 없다. 다만 지역 가게가 쉬는 경우가 있으므로 관광객들에게 그렇게 느껴지는 것뿐이다. 보통 2시부터 4시까지가 점심시간이다.

사실 한국 기관이랑 미팅을 하다 보면 농업과 플라멩코, 투우 같은 관광이미지만 가지는 경우가 많아서 익숙한 소리다. 카탈루냐 같은 경우 관광 외에 금융산업이 크게 발전해 있다. 특히 카이샤뱅크(CaixaBank)는 고객 보유 및 만족도에서 1위에 오른 은행이며 유럽과 중남미 지방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는 은행만 3개가 더 있다.

항만 도시이자 허브 공항을 갖추고 있어 물류에 관련된 인프라도 좋은 편이다. 2017년 10월 30일 기준으로 바르셀로나가 처리하는 물류량이 작년 대비 32%가 늘었는데 그중 14%가 한국에서 들어오는 물류들이었다. 자동차 산업도 발달하여 7개사의 OEM이 활성화되어있고 부품 산업도 발달했다. 스페인에서 가장 큰 제약회사가 1위부터 3위까지가 카탈루냐에 모여있기도 하다. 프랑스와 가까워 고속철도로 전 유럽으로 연결되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ICT 산업의 첨병 역할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매년 1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게임랩 바르셀로나(Gamelab Barcelona), 바르셀로나 게임 월드(Barcelona Games World)와 같은 국제 게임 박람회, ESL(e스포츠 리그) 대회와 같은 각종 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

카탈루냐에는 7,000개 이상의 해외 기업이 들어와 있으며 세계의 여러 비즈니스와 전문 인력이 집약되어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과 스마트시티 분야가 국제적인 벤치마킹 모델이자 유럽 최초의 FDI 전략 도시로 발돋움 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많은 고용과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형태인 스타트업이 1,100개가 넘게 있어 주목받고 있다. CITIE2015 보고서는 바르셀로나를 세계 4위 디지털 기업 친화도시로 선정한 바 있으며 주거비용, 주거 환경, 사무실 임대 비용 경쟁력 측면에서 최상위권에 자리를 잡고 있다.



▲ 매년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MWC'


Q. 카탈루냐의 게임 산업 규모와 구조가 궁금하다.

= 게임산업은 2015년 기준으로 120개 업체가 설립되어있다. 이는 스페인 전체 게임업체의 25%이며 고용 직원 수는 1,600명으로 38%에 달한다. 이들 회사는 2016년에 2억 1,700만 유로(한화 약 2,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스페인 게임 매출의 44%이며 매출의 72%가 수출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가별 매출 현황으로는 미국이 32%, 유럽이 24%, 아시아는 3~4%를 기록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분야가 붐을 이루고 디지털 배포 방식이 활성화되면서 신생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개발사 중 약 85%는 창립된 지 채 10년이 안 된 신생기업이며 2015년 기준으로 카탈루냐에 있는 게임 업체가 개발한 150개 게임 중 40%가 모바일 게임, 30%가 온라인 게임이다.

지난 5년간 카탈루냐 게임 업계에서는 FDI로 450개 일자리가 창출됐다. 유럽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같은 기간 카탈루냐의 게임 FDI 프로젝트는 2,600만 유로 규모의 자본투자(CAPEX)를 유치했다. 이는 유럽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Q. 카탈루냐에 자리 잡은 대표적인 게임 업체들은 무엇이 있을까?

= 소셜 포인트(Social Point)나 아카몬(Akamon) 같은 현지 신생 기업부터 액티비전 킹(Activision King)이나 유비소프트(Ubisoft)와 같은 다국적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내외 기업이 카탈루냐에 투자하고 있다. 아예 법인을 설립한 회사도 존재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Ubisoft, 게임로프트(Gameloft), 탄젤로 게임즈(Tangelo Games), 디지털 레전드(Digital Legends), 노바라마(Novarama), 비 스퀘어(Bee Square), 케라드 게임즈(Kerad Games), 블릿웍스(BlitWorks), 유플레이 온라인(U-Play Online), 어비라이트(Abylight), BCN멀티미디어(BCNmultimedia) 게임 트루퍼스(Game Troopers), 문바이트(Moonbite), 맥플라이게임즈(Macflai Games) 등이 카탈루냐의 대표적인 게임 기업이다.



▲ 카탈루냐에서 VR과 e스포츠 등이 주목받고 있다.


Q. 현재 카탈루냐에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무엇이며, 카탈루냐가 게임 산업 투자지로 주목 받고 있는 기반이 궁금하다.

= 'VR'과 'e스포츠'를 비롯하여 메인 서버에서 게임 프로세싱을 담당하고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미지를 스트리밍하는 '클라우드 게이밍', '게임포팅' 그리고 게임 설계 요소와 규칙을 게임 외 다른 분야에 접목하는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gamification)이 대표적이다.

카탈루냐는 게임프로그래밍 R&D센터, 본사 및 영업 사무소가 들어설 만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개방적인 비즈니스 정신으로 기업을 적극 유치하여 지원하고 있다. 특히 게임 포팅과 게이미피케이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바르셀로나는 남부 유럽 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유럽 전역으로 이어지는 교통 네트워크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 반경 12km이내에 유럽은 물론 세계 곳곳으로 연결되는 항구, 공항, 고속도로, 고속열차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아울러 게임 전문 훈련 과정 또한 다양하게 개설돼 있다. 생활 수준이 높은만큼 게임 분야 인건비 경쟁력이 탁월하다. 2017년 fDi 벤치마크 기준으로 유럽 상위 7개 도시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카탈루냐 지역 내 7개 대학이 ICT 과정을 개설했으며 800명에 달하는 학생이 게임 개발, 아트 디자인, 설계, 3D 게임, 애니메이션, 시각 효과에서부터 멀티미디어 엔지니어링, 인터랙티브 디지털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게임 전문 훈련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게임 산업에서는 거의 대부분 영어를 사용하기에 언어 장벽도 없는 편이다.


지스타2017 B2B 참가
투자자와 파트너 물색 및 한국의 게임 업체들과 교류하고 업계 동향을 체험할 예정


Q. 이번 지스타2017에 참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평소에도 스페인 공동관은 참가했는데, 따로 부스를 설치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 카탈루냐의 게임 업체들은 연평균 30%의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여기에는 매출액이나 고용 창출이 포함된다. 카탈루냐의 게임 업체들에게서 한국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요구를 많이 받았다. 사실 지금 당장은 약간 막연하기도 하다. 한국 시장을 접해 본 적도 없고, 우리조차도 처음 시도하는 분야다.

그래서 이번 지스타 참가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카탈루니야 업체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미팅하면서 네트워킹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번에 참가하는 다섯 개의 업체들을 잘 알리고, 한국 파트너를 발굴하여 퍼블리셔나 투자자 혹은 공헌자를 찾고자 함이다. 한국 게임 산업은 트렌드가 정해져 있는데 이와는 전혀 다른 유럽 업체가 참가함으로써 색다른 시각과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금 당장은 첫걸음을 내딛는 단계이다. 2~3년 이상 이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업체와 카탈루냐 업체들의 협업을 성사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한국 업체는 유럽에 진출, 나아가 중남미와 미국에 진출할 수 있게 하고 카탈루냐 업체는 한국 진출을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중간 역할을 하는 게 우리 무역투자청의 목적이다.

B2B관에서 비즈니스 미팅 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에 대한 개괄 교육, B2B관 행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 카탈루냐 무역투자청은 다섯 업체와 함께 부산에 방문한다.


Q. 이번 지스타에 참가하는 다섯 업체는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 11월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에서 체류한다. 이 업체들은 최근 '배틀그라운드'의 흥행과 e스포츠 열풍으로 인해 한국 시장에 매우 큰 관심이 있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장기적으로 함께할 한국의 투자자와 파트너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스타에 참가하여 한국의 게임 업체들과 교류하고 게임 선진국인 한국의 업계 동향을 체험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매칭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카탈루냐 무역투자청에서 마련한 부스를 통해 방문자들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Q. 한국에 소개하려고 하는 다섯 개 업체는 어떤 업체인가.

= 이번 지스타에 참가하는 업체는 모두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한국 시장에 생소한 업체이고 분야이기 때문에 갭이 느껴질 것 같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중간 다리 역할을 하다 보면 갭이 조금은 좁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스타에는 총 다섯 업체가 방문한다 멜봇 스튜디오(Melbot Studios)는 비디오게임과 스마트 토이, VR 및 AR 비즈니스 기업이다. 최신 기술을 이용하여 실제와 디지털의 경계를 융합하는 엔터테인먼트를 제작하고 있다. 미팅 주선에서 호응이 좋았다. 이들은 지스타를 통해 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완구 및 판매 섹터의 잠재적인 미래 파트너 관계에 관심이 많다.

펍겜 스튜디오(Pupgam Studio SL) 는 HTML5 게임 제작 및 퍼블리싱 하는 업체로 자체 브랜드명과 IP를 사용하여 메인스트림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브라질, 폴란드, 미국,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및 e스포츠 게임 팬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에픽지 엔터테인먼트(EpickG Entertainment)도 이번 지스타에 참가한다. 이 업체는 리그 오브레전드 베이스의 미니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e스포츠 승부예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 250,000명 이상 접속자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분석 특화 업체인 솔루션즈(Solutions)와 3천5백만 다운로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유플레이 온라인(U-Play Online)도 한국 게임 시장을 조사하고 한국 기업체와 네트워킹 기회를 가지기 위해 한국에 방문한다.



▲ 최근 배틀그라운드의 흥행과 e스포츠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Q. 대형 퍼블리셔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주로 나눴나.

= 마음 같아서는 카탈루냐에 모든 좋은 게임들을 가지고 와서 소개하고 싶지만, 보고 듣고 배우는 단계부터 시작하고 있다. 현재 미국, 프랑스, 영국의 대형 퍼블리셔가 카탈루냐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서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카탈루냐에서는 한국 게임 산업과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앞서 말했지만, 막연하다. 단순히 지스타가 큰 행사라는 것만 알고 있다. e스포츠가 유명하고 온라인 게임이 유명하다는 정도? 동양인 사용자들의 입맛을 알기 위해 한국시장을 발판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 곳도 있다. 아직은 아시아에 진출해 노하우를 쌓은 업체가 많이 없다.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서 바르셀로나를 많이 선택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일본 게임 업체들을 필두로 아시아 업체들도 증가 중이다. 한국 게임 업체들도 외국 진출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데, 조금씩 관계를 발전시켜나가 유럽의 허브 바르셀로나로의 진출을 고려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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