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건 PD, "마비노기 모바일은 다시 돌아온 고향같은 게임"

인터뷰 | 박태학 기자 | 댓글: 25개 |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 자연스럽게 녹여낸 생활형 콘텐츠. '마비노기'는 전투와 경쟁에 집중하던 기존 온라인 게임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접근했고, 특유의 잔잔한 플룻으로 당대 게이머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낸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데브캣 스튜디오의 정체성이자 시그니처 모델이며, 더 나아가 넥슨이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할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건 어떻게 만들어야 신선할까, 더 재미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고민이 너무나 희석된 요즘, '마비노기'는 현세대 게임 개발자들에게 많은 메시지와 영감을 주는 작품입니다.

그런 '마비노기'가 모바일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습니다. 초창기 '마비노기'에서 느낄 수 있었던 판타지 라이프를 현세대 사용자들의 입맛에 맞도록 더 깔끔하고 편리하게 재구성한 '마비노기 모바일'이 그 주인공입니다.

'마비노기'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워낙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IP이기에 '마비노기 모바일'을 만드는 개발진 역시 고민이 많았을 텐데요. 지스타 2018 현장에서 데브캣 스튜디오 김동건 프로듀서, 이진훈 디렉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좌 - 데브캣 스튜디오 김동건 프로듀서, 우 - 이진훈 디렉터





게임 소개를 보면, 원작 '마비노기'의 테이스트를 재현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원작의 핵심 개발자 입장에서 보기에 '마비노기'가 다른 MMORPG와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동건 프로듀서(이하 김동건) - 그 게임 속 세계에서 생활한다는 감각, 우리는 '생활감'이라고 부르는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나중에 마비노기를 기억할 때, '내가 거기서 정말 살고 있었다' 이런 생각이 들도록 만들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단순히 '원작 느낌 그대로 가자'는 생각으로 개발하지는 않았을 텐데,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새롭게 도입한 시스템이나 콘텐츠가 있다면 대표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

이진훈 디렉터(이하 이진훈) - 의상이 상, 하의로 나뉘어있고, 상의를 넣어 입을지 빼서 입을지까지 정할 수 있다. 이런 세세한 디테일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대부분의 게임 내 요소가 모바일 패턴에 맞춰 개발됐다.


지스타 2018 시연 버전에선 전투 시스템을 자세히 체험하기 어려웠다. 원작 '마비노기'에서 계승한 점, 그리고 변경점이 있다면?

이진훈 - 게임 디자인 면으로 봤을 땐, 거의 다른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들과 비교해 파티 단위 전투 시스템이 훨씬 강화됐고, 유저들이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도록 디자인했다.

▲ '마비노기 모바일' 지스타 2018 시연 영상


'마비노기'를 '마비노기 모바일'로 만들게 된 계기를 들어보고 싶다.

김동건 - '마비노기'는 매우 오래된 게임이다. 하지만, '마비노기'를 앞으로도 계속 서비스하고 싶고, 10년, 15년이 지나도 계속 기억되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선 좀 더 일신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다면 새로운 '마비노기'는 어떤 형태로 만들어야 할까 고민한 끝에 만들게 된 것이 '마비노기 모바일'이다.


키보드 마우스로 즐기는 커뮤니티 시스템과 스마트폰의 커뮤니티 시스템은 다르게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의 특성에 맞춘 시스템이나 콘텐츠가 필요할 것 같은데.

이진훈 - 모바일 플랫폼에서 PC 게임 수준의 대화를 하는 게 쉽지는 않다. 이런 단점을 없애고자 화면 우측 하단에 매크로 입력 방식의 감정표현 시스템 등을 적용했다. 이외에도 더 간편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최대한 제공하려고 한다. 음성인식 시스템도 내부에서 테스트해봤는데, 생각만큼 매끄럽게 의사 표현이 안 되더라. 물론, 유저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이 역시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시연 버전에서 의상에 붙은 능력치 보너스가 각자 다른 걸 볼 수 있었다. 이 역시 파티에서의 역할 구분을 의도한 건가.

이진훈 - 역할에 따른 의상이 존재하며, 플레이어가 어떤 무기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역할도 바뀌게 된다. 전투 시 플레이어가 선택에 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구조로 디자인하고 있고, 전투 도중에는 의상이나 무기를 바꿀 수 없다. 즉, 미리 준비하고 전투에 임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작 '마비노기'는 무기보다는 스킬을 어떻게 올렸는지가 더 중요한 게임이었다. '마비노기 모바일'에서는 무기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봐도 되는 건지.

이진훈 - 원작과 마찬가지로 모든 스킬을 다 연마할 수 있다. 다만, 착용한 무기의 종류에 따라 스킬 계수 극대화 수치에 차이가 난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전투 시스템이 가진 주요 포인트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티르코네일은 원작의 티르코네일과 완전히 다르더라. 마을 이름과 사는 NPC 이름만 같고 나머진 거의 다 달라 보였다. 원작 '마비노기'와는 아예 다른 게임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

김동건 - '마비노기'는 할머니가 들려주신 옛날 이야기란 테마를 갖고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누가 설명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 않나. '마비노기'와 '마비노기 영웅전'도 같은 세계관이지만, 체감되는 분위기 면에선 많은 차이가 난다. '마비노기 모바일'도 같은 맥락이다.


원작의 경우 제네레이션이 두 자리수가 될 만큼 많이 쌓였는데, 몇몇 제네레이션은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어떤 스토리는 그대로 가져가고, 어떤 부분에선 또 차이를 보여준다고 했는데, 그 기준이 무엇인지.

김동건 - 일단 유저들이 원하는 걸 체크하는 게 우선일 것 같다. 예정했던 대로 정식 출시 버전은 G3까지 담겨져 있고, 이후 제네레이션은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볼 생각이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시대적 위치가 어디쯤인지 궁금하다.

김동건 - 원작의 평행 세계라 보면 된다. 비슷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 다만, 전체적인 방향은 원작의 그 느낌과 유사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원작에서 호평받은 요소는 최대한 가져올 계획이다.


몇몇 캐릭터는 원작 느낌이 전혀 안 나더라. 이렇게 기존 NPC에 변화를 준 이유는?

김동건 - '마비노기 모바일'이 원작과는 다른 게임이라는 걸 알려주는 요소다. 몇몇 캐릭터는 아예 다른 사람처럼 보이지만, 또 어떤 캐릭터는 굉장히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부분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진훈 디렉터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생각이다.


그래픽 스타일도 원작 느낌은 나지만 아예 같지는 않다. 이 또한 의도한건가.

이진훈 - 원작 '마비노기'를 보면, NPC의 일러스트가 원화가 스타일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에선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고 싶었고, 현재 그래픽 스타일이 이후 제네레이션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결정했다.






'마비노기'는 색상이 매우 섬세하게 구현된 작품이었다. 가령 검정색이라도 검붉은 색이 있었고 약간 흐릿한 검정색도 있었다. 이런 색 차이에 민감한 유저들도 많았다. '마비노기 모바일'도 이런 부분이 구현되었는지.

이진훈 - 전작과 마찬가지로 섬세한 색상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전작보다 옷 파츠가 더 많아진 만큼, 유저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할 여지도 넓어졌다.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부분을 어떻게 더 재미있게 구현할지 고민 중이다.


원작에선 환생이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었다. '마비노기 모바일'에서도 그대로인지 궁금하다.

이진훈 - 현재 적용 계획중인 시스템이다. 염색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해야 더 재미있게 구현될지 고민 중이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가로 모드와 세로 모드를 동시에 지원하는데다 전환도 자유롭다. 세로 모드 게임이 대중화된 일본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인지.

김동건 - 세로 모드를 개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채팅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는 세로 모드가 더 효율적이라고 보았다. 물론, '마비노기'가 일본 시장, 대만 시장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 부분도 고려해서 제작 중이다.


'마비노기' 팬들은 굉장히 유니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에게 '마비노기 모바일'을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

김동건 - 다시 돌아간 고향같은 게임.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좋아하는 당시 유저들이라면 대부분 '마비노기'를 해보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원작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게임으로 보답하고 싶다. 그리고 원작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유저들 또한 '마비노기 모바일'을 통해 마비노기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에서도 하우징 시스템을 만나볼 수 있을까.

이진훈 - 하우징 시스템도 구현 예정이다. 다만, 자세한 정보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 다만, 개인보다는 길드 단위의 하우징 시스템을 먼저 적용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마비노기 모바일'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김동건 - '마비노기'를 유저들에게 선보인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당시 나도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출시했는데,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분들이 '마비노기 모바일'로 다시 돌아오셨으면 좋겠다. 기대에 부응하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 중이다.

이진훈 - 더 재미있고 놀라운 기획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 유저분들이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11월 1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8이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8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