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체스의 전략성으로 영리하게 짜여진 전장, '체인스트라이크'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28개 |

컴투스의 2018년 첫 자체개발 신작, '체인스트라이크'. 줄여 말하면 '체스'다. 이름이 암시하듯 '체인스트라이크'는 체스의 룰을 기본으로 한다. 캐릭터들은 전장 위의 말이 되며, 각각 5가지의 활동 및 이동 방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적을 공격범위 안에 둔, 다시 말해 공격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여러 명이라면, 함께 협공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만 봐도 전략적인 플레이를 강조했음을 알 수 있지만, 자세히 보니 생각보다도 더 '체인스트라이크'의 전장은 영리하게 짜여져있었다. 액션 포인트를 이용한 행동의 제약은 중후반에서도 역전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며, 각각의 캐릭터마다 가지고 있는 스킬을 이용한 플레이까지.

그동안 자체개발 신작이 뜸했던 컴투스의 2018년 첫 신작이 될 턴제 전략 게임 '체인스트라이크'. 컴투스의 정학철 PD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컴투스 '체인스트라이크' 정학철 PD

Q. 컴투스의 2018년 첫 신작이다. 출시를 앞둔 소감은 어떤가.

정학철
3년에 걸쳐 개발한 게임이다. 첫 스타트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부담되긴 하지만 반대로 열심히, 게임성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기대감 또한 크다.

컴투스는 게임성을 중시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런 만큼 게임의 전투가 재미있어야 했다. 게임의 전투에서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를 두고자 했고, 어떻게 하면 재밌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인게임의 재미를 살리는 데에 가장 집중했다.



Q. 오랜만에 나오는 컴투스 자체개발 게임이다. 개발 단계는 어떻게 진행됐나.

정학철
게임의 전투 부분을 구성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게임의 전투에서 오는 재미를 검증하고 시스템을 고도화하는데 시간을 들였다. 테스트 단계에서 전투의 양상이 많이 바뀌었다.



Q. 2018 타이페이 게임쇼에 참가한 바 있다. 현지 반응이나 피드백은 어땠나?

정학철
현장에서 유명 유튜버들이 30분간 라이브로 실시간 PVP를 진행했었다. 현장의 게이머들이 함께 플레이하기도 하고. 방송을 봤을 때 전투가 재미있었다. 대전에 특화된 게임이라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다.



체스의 말처럼 움직인다, 체인스트라이크의 전략성
활동범위와 액션포인트를 이용한 전략 플레이

Q. 다른 턴제 전략 게임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정학철
아무래도 전투다. 차별화된 전투의 전략 포인트들이 있다. 일반 턴제 게임들의 전투는 비슷하다. 서서, 공격 타이밍이 오고, 공격하고. 좀 더 수동으로 플레이할 때 재밌을 수 있는 전투를 구현하고자 했다. 게임이 오픈한 후 플레이해보면 그런 차별화된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Q. '체인스트라이크'의 전투 전략의 포인트를 정리하자면?

정학철
먼저 체스와 같이 캐릭터들이 다섯가지 진행방향을 가진다는 것이다. 물론, 모바일 환경에 맞추다 보니 활동영역은 조금 다르다. 전장 규격에 맞아야 하니까. 이를 통해 캐릭터 자리배치가 중요해지고, 이와 더불어 이동 동선이 중요해진다. 아군 캐릭터의 이동과 공격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배치가 되어야 한다.

또한, 매 턴마다 액션을 위해 소모하게 되는 '액션 포인트'가 있는데, 포인트 안에서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효율로 이동과 공격을 분배해야 한다. 이번 턴에는 이동만 하고 다음 턴에 공격을 한다든지, 이동과 공격 후 이동을 하겠다고 판단하던지 말이다.



Q. 체스처럼 적군이 죽으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 또한 재미있다.

정학철
맞다. 체스나 장기, 바둑과 마찬가지로 '체인스트라이크'에서도 적군을 처치하면 그 자리로 이동한다. 따라서 무작정 적군을 처치할 것이 아니라 자리 이동을 했을 때 위험에 빠질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Q. 전장이 5X7사이즈다. 물론 모바일에 맞춰 구성한 것이겠지만 딱 5X7로 확정된 이유가 궁금하다.

정학철
이전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전장을 테스트했다. 10X10 같은 맵도 있었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너무 루즈해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플레이 타임도 너무 길고. 결국, 전략성과 적당한 플레이타임을 고려했을 때 5X7이 가장 적합했다.

맵마다 다양한 기믹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아군, 적군 각각 최대 5명이므로 10명의 캐릭터가 한 맵에서 전투를 벌인다. 따라서 서로 뒤엉키고 뛰넘고 하는 다양한 상황이 연출된다. 한 칸을 뛰어넘어 공격할 수 있는 것은 '나이트' 뿐이므로 다양하게 머리를 굴려보게 되는 재미가 생기더라.




▲전장에는 피해야 할 범위도 있으며, 협공을 위한 전략적 자리배치도 중요하다


Q. 체스나 장기는 각각 말들이 지정된 위치에서 시작한다. '체인스트라이크'에서는 내가 원하는 자리에 말을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더라. 어째서 이렇게 구상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정학철
처음에는 전장의 2열만 열어두고 진행했었다. 그러다 보니 전략성이 떨어지고 제약적인 상황에서 움직이다 보니 한계가 금방 오더라. 자리배치를 다양하게 해서 활동범위를 자유롭게 계산할 수 있도록 했다. 선 턴을 잡고 플레이할 때와 후 턴일 때 고려해야 할 것이 달라지니까. 전략을 위한 선택의 가짓수를 늘리다 보니 그렇게 하게 되었다.




▲맵에는 캐릭터를 직접 배치할 수 있다

Q. PVP에서도 자유롭게 자리를 배치할 수 있나?

정학철
PVP에서는 제한이 있다. 아래 2열에만 배치할 수 있다. 물론 적군의 배치를 보여주지 않고 게임을 시작한 후에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수 싸움이 진행되다 보니 자리배치를 복잡하게 하면 너무 게임이 일찍 끝나버리더라.



Q. '체인스트라이크'는 전략 RPG다. 성장 시스템이 있는 만큼 전략성이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고려되어있나?

정학철
전략적인 부분과(체스) RPG 요소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전략과 성장이 같이 적용되었다.

CBT에서는 성장 밸런스가 타이트하여, 전략과 성장이 서로 상충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 부분에 대한 개선 작업을 진행하였고, 현재는 전략성과 성장에 대한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또한, 기존 턴제 게임은 적보다 내 캐릭터의 수가 적어지면 불리해진다. 하지만 '체인스트라이크'에서는 적을 처치하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유저는 더 적은 수의 캐릭터가 남은 상황에서도 역전할 수 있다. 4대2도 이길 수 있더라.



Q. 맵이 작아서 공격을 피하기에는 한계가 있는데, 과연 역전이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정학철
매 턴 유저는 모든 판 위의 말들을 이동시킬 수 있는 게 아니다. '액션 포인트'가 있어서 매 턴 행동에 제약이 걸린다. 결국, 캐릭터가 많이 남았다고 해도, 행동의 수는 양쪽이 똑같다는 거다. 이를 통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




▲위에 나와있는 것이 액션 포인트. 매 턴 3개씩 부여된다.

Q. 매 턴 액션 포인트는 3개다. 이동은 1개가 이용되고 스킬은 때에 따라 1개 및 2개인데. 이렇게 적은 수의 액션 포인트를 도입한 이유가 있나?

정학철
맵규격과 같이 다양한 버전을 검증했었다. 전략성을 높이는 데에는 다양한 선택의 가짓수를 늘리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행동을 제한하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수를 내다볼 수 있는것이다.

또한, 액션포인트가 많을 경우 턴이 돌아오는데 한참이 걸리더라. 결국, 3개가 중후반까지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보고 이렇게 구성하게 되었다. 초반에는 액션포인트가 적어서 답답할 수는 있겠다.



Q. 턴마다 시간제약이 있나?

정학철
기본적으로 시간제약은 없다. 스토리모드와 비동기 PVP는 말이다. 실시간 PVP에는 시간제약이 있다.

실시간 PVP는 업데이트로 추가될 예정이다. 유저들이 게임에 익숙해질 시간을 주고, 이후에 실시간 PVP콘텐츠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게임을 접한 후 바로 30초 이내에 전략을 구상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오픈 때는 비동기 PVP만 준비되어있다.



Q. 다른 게임에 비해서 연출씬이 간략한 것 같다. 전략성을 위해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가?

정학철
그렇다. 연출씬은 처음 볼 때는 '와!'하고 보지만 금방 지루해진다. 게다가 '체인스트라이크'는 다른 일반 턴제 게임과는 다르게 '이동'이 있다. 일반 턴제 게임은 이동을 하지 않으므로 연출씬을 넣는 게 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동 시스템이 있어 자칫 게임 플레이타임이 너무 길어질 수 있었다. 보다 전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물론 보여주기도 중요하다. 우리가 집중한 것은 강타 연출씬이다. 이펙트, 타격감, 모션 연출에 수고를 많이 들였다.



Q. 게임 캐릭터는 200여 종이 준비되어있다고 들었는데, 다양한 캐릭터가 게임의 진입 장벽을 높이지는 않을까?

정학철
현재는 좀 더 추가되어 200개가 넘는다. 너무 많은 캐릭터를 오픈할 때 공개하면 스킬을 익히기 어렵고, 너무 캐릭터 수가 적으면 조합할 수 있는 가짓수가 적어진다. 그 적당한 중간쯤이 이 정도인 것 같다.

또한, 캐릭터 콜렉션 효과가 있다. 캐릭터를 모아 발동시키면 공격력을 올려주는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낮은 등급의 캐릭터를 모아도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다.



Q. 캐릭터 체인 발동은 어떻게 진행되나?

정학철
캐릭터 별로 고유의 스킬이 있다. 이중 체인 발동이 되는 스킬들이 있다. 체인 발동은 확률적으로 가능한데, 크리티컬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협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협공은 다수의 캐릭터가 적을 공격할 수 있을 때, 확정적으로 일어난다. 공격범위에 적이 들어오도록 적절한 자리배치가 중요하다.




▲공격 가능한 캐릭터가 여럿이라면 협공이 가능하다


"오래가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다"
유저의 이해와 편의를 위한 게임 구성과 글로벌 전략


Q. 말의 진행방향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패턴이 익숙하지 않아서, 게임에 적응하는데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정학철
확실히 유저들이 처음 게임을 접할 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를 보조하고자 다양한 장치를 준비했다. 먼저 인게임에 들어가 보면 상시 떠있는 도움말 버튼이 있다. 언제든지 활동 영역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초반 튜토리얼도 지난 CBT 이후 좀 더 보강을 했다.



Q. 자동전투도 지원하나?

정학철
그렇다. 물론 수동전투로 플레이해야 다양한 전략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유저 편의성을 위해 추가했다. 자동전투는 동시에 유저가 게임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주는 요소기도 하다. AI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유저가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할 수 있는지 배워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 부분을 발전시키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하지만 수동전투를 권장한다.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많고, AI가 모든 상황을 소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동전투는 성장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Q. 자동전투가 가이드 역할을 한다는 말이 인상 깊다. '체인스트라이크'는 튜토리얼에서도 풀보이스를 지원해 놀랐다. 이 부분도 튜토리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장치인가?

정학철
물론 텍스트로만 전달하는 부분들도 있긴 있다. 튜토리얼까지 보이스를 추가한 이유는 말씀하신 대로 기존의 익숙한 전투 시스템이 아니므로 튜토리얼에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음성이 함께 들리면 이해가 더 잘되더라.

한국 성우뿐만 아니라 일본 성우의 음성도 추가되었으며, 이렇게 게임 외적으로도 즐길만한 요소들을 추가했다.



Q. 준비된 콘텐츠에는 무엇이 있나?

정학철
실시간 PVP빼고 대부분이 포함된다. 스토리모드, 장비 수급을 위한 상급 장비 던전 3종, 탑 형태의 잊혀진 탑 콘텐츠, 그리고 진화 재료를 위한 미지의 땅이다. 여기서는 거대 보스가 등장하며, 공략하면 각성에 필요한 재료들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비동기 PVP인 승급전이 있다.

오픈때 친선전을 통해 실시간 대전을 즐겨볼 수 있다. 초대장을 보내 실시간으로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여기에도 시간제약이 있다. 하지만 패배에 패널티가 있는 것은 아니니 실시간 PVP에 익숙해 질수 있는 콘텐츠라고 보면 된다.




▲오픈 때 만나볼 수 있는 콘텐츠

Q. 업데이트는 신규 캐릭터 추가 위주로 진행될까?

정학철
캐릭터 및 콘텐츠 추가라고 보면 된다. 기획이 끝난 준비 중인 콘텐츠들이 있는데, 길드전, 추가 상급장비 던전, 그 외에 길드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다.



Q. 지난 2017년 11월 CBT를 진행한 바 있다. 그때와 정식출시 버전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정학철
먼저 밸런스 부분을 수정했다. 캐릭터의 스킬이나 능력치 부분에서 실제 등급에서의 차이를 줄였다.

또한, 초반에 게임을 이해하기 쉽도록 튜토리얼을 보강하고, UI의 불편한 부분을 개선했다. 이외에도 편의성을 위해 성장 루트나 게임 진행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는 동선 가이드를 추가했다.



Q. e스포츠로써도 기대하고 있는지?

정학철
물론 기대는 하고 있다. 실시간 PVP에 특화되어 있고 전략의 가짓수가 많으니까. 게다가 체스의 룰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런 콘텐츠를 잘 준비해보면 좋을 것 같다. 크게 e스포츠로 잘되겠다, 라기보다는 노력을 많이 들인 게임인 만큼,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Q. BM은 어떻게 구성되어있나?

정학철
BM의 경우 컴투스 자사 게임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구성되어있으나, 오픈 시 초중반 보상 세팅을 과금 없이도 충분히 즐기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Q. 글로벌 시장에서의 목표는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

정학철
특정국가를 타겟팅한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수동으로 플레이하는 전략 게임이 승산이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도 오래가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다. 금방 열기가 식어버리는 게임이 아니길 바란다. 계속 유저와 함께 성장하는 게임이 되고자 한다.



Q. 체스룰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보다 해외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학철
원래 시작은 SPRG였다. SPRG는 오래된 장르다. 모바일에서 정통적인 방식으로 게임하는 것은 이제 지루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어떻게 재밌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여러 테스트를 걸쳐 만든 게임이 '체인스트라이크'다. 턴을 기다리는 데에서 오는 지루함, 전략의 강제, 지루한 '속성'이라는 요소... 이런 부분을 보완하고 싶었다. 어느정도 해소되었다고 생각한다. 예로 속성이라는 요소 대신 체스 말과 같이 활동 범위가 있고.

체스의 룰은 다들 알고 있다. 말이 있고, 활동 방향이 있고. 적을 처치하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생각보다 게임과 잘 맞는구나, 싶었고, 살을 붙여가며 만들었다.

그만큼 전투의 재미, 수동 전투의 전략성을 담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노력해 만든 게임이다. 출시 후 플레이 하다 보면 수동 전투의 전략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게임이구나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물론, 그만큼 처음 접할 때는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편의를 고려한 여러 장치가 있으므로, 부담 없이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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