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언 해지코스타스 WOW 디렉터가 말하는 7.3 패치 이모저모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120개 |



유럽 최대의 게임 축제, '게임스컴 2017'이 진행되고 있는 독일 쾰른메쎄에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합쳐 하나의 전시관을 거의 다 사용하고 있는 7관에서 블리자드의 주요 게임들의 테마로 꾸며져 있는 부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게임스컴 기간을 맞아 자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의 깜짝 발표를 앞두고 있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이미 오버워치의 신규 맵 '쓰레기촌'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신규 영웅 등 굵직한 정보는 사전에 공개되었지만, 현지시각 23일 오후 6시에 진행되는 발표에서는 보다 더 많은 정보 및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블리자드의 게임스컴 깜짝 발표를 하루 앞둔 22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이언 해지코스타스(Ion Hazzikostas)를 만나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7.3패치의 이모저모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이언 해지코스타스(Ion Hazzikostas) 게임 디렉터


Q. 7.3패치로 추가될 황천빛 도가니에 대해서, 역시 전설이나 티탄 벼림 등과 같은 랜덤성을 지니고 있다. 성물의 특성을 선택이 아닌 랜덤 시스템으로 결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현재 우리는, 황천빛 도가니가 플레이어로 하여금 무기에 어떤 특성을 취할 것인지, 그리고 선택한 길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부여해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러 가지 특성 중에서 원하는 특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보면 좋겠다.

랜덤성이 부여된 이유는, 말하자면 플레이어들이 옵션을 선택하는 데 있어 그저 강요된 한 가지 공식으로 무기를 만드는 것 보다 유연함을 제공하고자 하는 뜻이 있었다. 예를 들면 주사위를 한 번 굴리느냐, 아니면 여러 번 굴리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황천빛 도가니'의 경우는 주사위를 여러 번 굴려 그 중 가장 원하는 숫자를 고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가장 나쁜 결과를 방지하면서, 결과적으로는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유물 무기의 성능을 보다 안정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전설과 티탄 벼림을 언급했는데, 사실 랜덤성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MMORPG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요소다. 오랜 시간 게임을 서비스해오면서, 우리는 점점 아이템을 획득하기 쉽게 만들고 있지만 그 사이에서 접할 수 있는 놀라움과 즐거움은 지속되기를 원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랜덤성'은 던전에서 아이템을 먹거나, 아니면 아예 먹지 못하거나 하는 부분에서 이야기됐었다는 것을 잘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와 비교하면 현재는 아이템 자체는 보다 획득하기 쉽게 함으로써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때 느끼는 실망감을 줄이면서,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획득했을 때 놀라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



▲ 7.3 패치로 추가되는 황천빛 도가니

Q. 많은 유저들이 재연마 시스템 부활을 바라고 있다. 재연마의 경우 불필요한 랜덤성을 줄이고 유저에게 선택지를 주는 시스템인데, 이를 부활시킬 생각은 없는가?

아마 재연마 시스템이 부활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재연마 시스템이 사용되던 때 확인했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거의 모든 아이템에 자신이 원하는 추가적인 스탯을 부여할 수 있던 시스템인 만큼 플레이어들이 획득한 아이템에 마음에 드는 스탯이 없을 경우 가장 먼저 재연마를 하러 가는 양상을 보였고, 때문에 아이템을 비교할 때도 아이템 자체의 능력치 대신 재연마 했을 경우 예상되는 수치로 비교를 하는 등 유저들이 게임에 대해 보다 복잡하고 수학적인 접근을 하게 되는 양상을 보이곤 했다.

다음으로는 확인한 재연마 시스템의 문제는 각각 아이템마다 가진 특징을 흐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데 있었다. 아이템을 획득할 때마다 재연마로 마음에 드는 스탯을 넣으니 결국 모든 아이템들이 비슷비슷해지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물론, 자신의 장비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싶은 유저들의 마음은 모르는 것이 아니고, 그런 맥락에서 재연마 시스템 부활을 원한다는 것도 잘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재연마를 부활시키는 것보다는, 더 다양한 스탯들이 유저들에게 가치있도록 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해당 문제에 대한 접근을 하고자 한다.


Q. 현재 도적이나 전사, 드루이드와 같이 몇몇 직업군이 지나치게 강력하다. 실제로 킬제덴 신화를 클리어한 최상위 공격대들이 다수의 도적과 드루이드를 기용하고 몇몇 직업은 아예 공격대에서 빼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물론 인지하고 있고, 아주 해결하기 힘든 과제를 만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특정 직업군들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는 대미지 숫자를 잘 낼 수 있어서가 아니라, 특정한 인카운터(encounter)에서 구조적으로 매우 유용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밸런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찰을 하고 있고, 각각 인카운터에서 플레이어들이 특정 직업만 선호하지 않아도 클리어가 가능할 정도로 난이도 또한 조정해 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 생각하면, 한 클래스가 특정 상황에서 자신을 더 가치있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딘가 멋진 일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다른 캐릭터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특정 상황에서 빛을 발휘할 수 있는 순간이 생길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 애니메이션이 변경된 모든 마법 직업의 영상

Q. 7.3에서 업데이트될 마법 직업 전투 애니메이션은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흑마법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7.3 패치에서 함께 업데이트 될 것인지 궁금하다.

흑마법사의 전투 애니메이션은 7.3 패치에는 적용되지 않을 예정이고,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전투 애니메이션이나 스펠 효과 개선 업데이트에 대한 접근법은, 모든 것이 준비된 이후에 한 번에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작업을 해오면서 그때그때 공개할 준비가 될 때마다 하나씩 선보이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7.0 패치를 예로 들면 당시에는 근접 전투와 관련된 애니메이션을 업데이트한 것 처럼, 이후 마법 직업의 애니메이션을 수정하기 시작했고, 아직도 작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작업은 끝이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흑마법사의 애니메이션을 업데이트하고 나면, 또 다른 클래스에 대한 개선이 있을 것이고, 전투가 최대한 박진감 넘치고, 각각의 캐릭터와 잘 어우러질 때까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더 많은 부분에 대한 개선을 이뤄나갈 예정이다.


Q. 그렇다면, 늑대인간과 고블린의 신규 모델링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좋은 후속 질문이다 (웃음). 늑대인간과 고블린의 신규 모델링 작업에는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기간은 물론, 구 모델링에서는 표정을 지원하는 얼굴 구조가 없기 때문에 이를 모두 작업하려면 거의 새 전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리소스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경우에는 전투 애니메이션을 우선 과제로 선택해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고, 늑대인간과 고블린은 정말로 다른 종족들과 같이 새로운 모델링으로 개선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Q. 지금까지 공개된 7.3 스토리 라인에 따르면 티탄들이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연대기에서는 살게라스를 제외한 모든 티탄이 사망했다. 이 부분은 설정 충돌인가 아니면 숨겨진 스토리가 있는 것인가?

숨겨진 스토리가 있다. 아마 이 부분은 아르거스를 탐험해 나가면서 플레이어들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진짜 설명은 추후에 추가될 레이드 자체에서 더 많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능한 선에서만 살짝 이야기하자면, 티탄들은 모두 죽은 것이 맞지만 그들의 힘의 일부는 아직도 남아있고, 살게라스가 이를 사악한 목적으로 이용해왔다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모험을 계속하면서 티탄의 힘 일부를 되찾고, 전투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게 될 것이다.


Q. 현지시각으로 23일 저녁 6시, 블리자드 메인 무대에서 큰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혹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미리 알려줄 수 있나?

살짝 힌트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7.3패치가 언제 출시될 지, 또 아직 공개된 적이 없는 영상 에셋들을 예상해 볼 수는 있지 않을까(웃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말고도 다양한 게임들이 멋진 발표를 할 예정이니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Q. 그럼, 마지막으로 한국의 WOW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한국 팬들의 게임에 대한 헌신과 열정은 언제 봐도 인상 깊게 생각하고 있다. 7.3패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군단'의 멋진 여정의 다음 단계가 될 것이고, 완전히 새로운 월드와 군단의 고향으로의 여정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 앞으로도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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