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열블러드, 얼마나 어떻게 다를까?

인터뷰 | 이현수 기자 | 댓글: 65개 |


▲ 게임빌 장용호 PD

'스크린 샷만 봤는데, 다 해본 기분인데?' 어딜 가나 있는 댓글이다. 가장 뜨거운 시장에 팔로워들이 제품을 들고 나오는 게 이상한 현상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엔가 모바일 게임은 구글의 느슨한 규제를 빙자한 방관에 힘입어 함량 미달의 게임들이 범람했다. 이때 쯤이었다. 사용자들이 스크린 샷만 보고도 악평을 쏟아내기 시작한 건.

최근 플래그십 프로젝트들은 못 만든 게임이 없다. 기술적이나 사업적이나 고민한 티가 역력하다. 그런데도 과거 학습한 결과에 따라 사용자들은 '또 그렇고 그런 게임이겠지'라고 생각해버린다. 게임빌의 '로열블러드'도 그러한 편견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플래그십 프로젝트다. 그래서 장용호 PD에게 물어봤다. 진짜 다른 게임이냐고. 그리고 그는 다른 이유를 게임 내외에서 막힘없이 답변했다.




스크린 샷만 봐도 게임 다 해봤다는 말, '로열블러드'도 들어봤을 거다. '로열블러드' 그런 게임인가?

= 아니다. 간담회 때도 말했지만, 이벤트 드리븐 방식의 돌발 퀘스트, 태세 전환, RvR, 영향력 능력치 등 새로운 시스템을 많이 도입했다. 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동진행이 있다', '메인스토리가 있다', '퀘스트가 있다', '똑같은 UI로 스킬 쓴다' 이런 식의 게임을 몽땅 묶어서 표현한다면 어쩔 수 없는 거다. 하지만 나 역시 게이머이기 때문에 충분한 차별화가 있는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첫 인상으로 거시적인 틀 자체를 깬다는 건, 다시 말해서 장르적 특성을 깬다는 것은 아직 너무 어려운 일이다. 시장 혁신의 측면에서 '8:2 법칙'도 있잖은가. 한 번에 급진적으로 가면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너무 큰 모험이 되기도 한다. 더구나 '로열블러드'는 게임빌의 첫 AAA급 프로젝트다.

항상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 한 걸음을 앞서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100미터를 앞서 나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정리하자면 '로열블러드'는 장르적 특성에서 다름을 꾀하여 한발자국 앞서나간 게임이다. 절대 스크린 샷만 보고 '똑같은 게임'이라 판단할 수 있지는 않다.

장용호 PD는 장르적 특성에서 한발자국 나아가기 위한 요소로 이벤트 드리븐 방식의 돌발 임무, 태세 전환, 영향력을 꼽았다.


■ 반복을 피한 이벤트 드리븐 방식

기존의 MMORPG는 정해진 퀘스트를 따라서 동선이 정해지는 방식이었지만. '로열블러드'는 극초반을 제외하면 비선형적인 구조인 '이벤트 드리븐' 방식을 취했다. 퀘스트를 따라 동선이 일정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면 필드에서 각자 활동하던 유저들이 클리어하기 위해 모이는 방식으로, 이를 '돌발 임무'를 통해서 구현했다. 이를 통해 정형화된 퀘스트를 반복하는 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를 보였다.

▲ 로열블러드 돌발임무 영상

■ 역할 분담, 태세 전환

로열블러드는 유저가 원하는 타이밍에 이러한 특성 스킬을 활용할 수 있도록 태세 전환 시스템을 갖췄다. 태세 전환 시스템은 각 클래스의 공격형 스킬셋과 클래스 특성 스킬셋으로 유저가 신속히 변환할 수 있게 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서 평소에는 유저가 공격형 스킬셋으로 필드 사냥을 원활히 진행하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특성 스킬셋으로 전환해 역할 분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 로열블러드 태세전환 영상


간담회에서 MMORPG 필드 콘텐츠를 핵심이라고 언급하면서 '자유로운 동선'에 대해 강조했다. 그런데 어차피 효율 찾아서 가장 좋은 곳에 모이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지 않나?

= 사용자들의 선택이다. 병렬로 여러 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거기서 고르는 것이다. 선택을 막을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MMORPG는 퀘스트를 진행하는데 있어서는 선형이고 그 이후 필드 콘텐츠에서는 비선형 구조가 되는데, 소위 '노가다(grinding)'에 머물러 있다. 아무런 가이드도 없고 추가 파밍을 하기 위한 필드사냥일 뿐이다.

분명 이를 콘텐츠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같은 경험을 주면 똑같은 게임이 될 뿐이다. 같은 구조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솔직히 '길드워2' 수준의 비선형 구조를 가져가고 싶었지만, 하드웨어의 한계가 있었다. PC 게임만 개발하던 사람들이라 이벤트 구조를 만드는데 노하우가 필요했다. 하드웨어와 구조의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모바일과 PC의 접점을 찾아낸 것 같다. 자신감 있다. 보기에 비슷한 거 같지만, 해보면 정말 다르다는 걸 느낄 것이다.


기력버블 등 수동 전투의 손맛을 강조했다. 손맛이 강점이라면 차라리 PC나 콘솔로 내지 왜 모바일에서 손맛을 그토록 찾는 것인가.

= 물론 콘솔 컨트롤러 진동 손맛에 비견할 수는 없다. '로열블러드'의 손맛은 컨트롤러를 제대로 눌렀을 때의 재미보다는 전략적인 선택이 적중했을 때, 그리고 그 덕분에 이득을 취할 수 있을 때의 기쁨에 치중했다.

수동조작에 확실한 이득을 주고 싶었다. 요즘 자동 전투를 잘 만든 게임이 많아서 자동 전투의 효율이 사람이 하는 것 보다 좋은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되는 건 게임에서 효율을 최고로 치는, 특히 아시아 사용자들은 정말로 자동 전투만 이용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직접 움직이게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 고민의 일환이 '기력 버블'이다. 처음에는 마나 시스템을 생각하기도 했는데, 포션 등으로 보충해줘야 하는 점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마나의 특성상 회복 속도를 많이 줄 수가 없는데, 마나가 다 떨어졌을 때 스킬을 쓰지 못하게 되는 건 일종의 '불이익'으로 다가갈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기력을 잘 모으면 스킬을 빠르게 쓸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 로열블러드 레이드 영상


그럼 자동 전투를 좋아하는 사람은 '로열블러드'와 연이 없는 건가? 태세 전환도 못 하고 기력 버블 시스템도 못 쓰는데.

= 비효율적인 것은 사실이다. 수동 조작의 가치를 추구하겠다고 누누이 이야기했고 이런 부분을 지키려고 한다. 그러나 자동 전투만으로도 게임을 못하는 건 아니다. 물론 효율적이지 않기에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얻기 힘들다. '로열블러드'의 모든 파티 퀘스트는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는데, 최상위 보상은 수동으로만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효율의 차이를 보인다.

노력과 시간을 들인 만큼 기여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다만, 이 차이가 너무 크면 박탈감이 생길 수도 있어서 차이를 잘 맞추고 있다. 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수동 전투의 효율은 현재 전투력의 2배라고 보면 된다.


전쟁은 필드, 시즌제, 정치, 100 vs 100 하나만 어긋나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공산이 크다. 게다가 정치를 넣었던 게임들에서 대부분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정치 시스템을 잘 굴리기 위한 핵심요소들이 궁금하다.

= 규모는 치열한 경쟁을 만들기 위한 보조장치다. 핵심은 군주가 되고자 하는 욕구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다. '리니지'처럼 전쟁이 활성화된 게임을 보면 성이 주는 이점이 확실히 전달되고 있는 구조다. 다만, 리니지는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향후에는 적이 될 수 있는 게임이라면, '로열블러드'는 우리끼리 죽이고 빼앗는 게 아니라 상대 진영을 죽이거나 빼앗는다는 것이 다르다. 진영 간의 전쟁 속에서 얼마나 큰 활약을 하느냐로 군주가 선출되기에 단합이나 결속력이 반드시 유지되어야 하는 형식이다.

군주가 되었을 때의 이점을 매력적으로 제공하면 많은 이들이 경쟁에 참여할 것이라 믿는다. 모든 것의 뿌리인 군주의 매력도를 충분하게 설계하여 업데이트를 해 나갈 생각이다.

▲ 로열블러드 RvR 영상


‘최고 장비를 상점에서 사지 않는다’를 어필했다. 그러나 어폐가 있어 보인다. 일단 레이드에서 1등을 하려면 장비를 뽑아서 전투에 참여해야하 하지 않나.

= 뽑기는 단순히 남들보다 빨리 진행할 수 있다는 이점을 제공한다. 분명 초반 부스팅의 의미는 충분하다. 그러나 필드에서도 매우 좋은 장비를 획득할 수 있으며 이를 강화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장 곡선이 있는데 이 곡선을 지키기 위해 출석과 접속 보상을 통해 곡선을 따라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다른 게임과 다른 점은 경쟁이 '챕터'별 경쟁이라는 것이다. 물론 '로열블러드'에도 핵과금 사용자가 존재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과도하게 막을 필요는 없다. 이들은 RvR에서 든든한 우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들만의 챕터에서 경쟁한다. '로열블러드'의 레이드는 챕터 간의 경쟁이기에 하위 챕터에는 참여할 수가 없다. 반대로 하위 챕터 사용자도 충분히 동일 챕터에서 체류한다면 어느 순간 반드시 티어 장비를 획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단기, 중장기로 보상설계를 함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무엇인가.

= 크게 보면 장비 성장과 캐릭터 성장이 있다. 장비 쪽 성장은 단기 성장이고 캐릭터는 중장기 성장 범주에 들어있다. CBT 때 오해 중의 하나가 뽑기가 있어서 단순 장비 뽑기 게임이라는 평가였다. 실제로는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의 누적 성장이 장비의 성장을 넘게 되어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랄까. 과거 게임들은 레벨업에 이러한 보상을 몰아서 구현했다. 그런데 최근의 트렌드는, 모바일 MMORPG의 틀은 이걸 원하지 않는다. 단순한 레벨업을 재미있게 풀어서 제공해야 한다. 짧게 조각내어 팝콘 콘텐츠처럼 빠르고 재미있게 성취감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그래서 '로열블러드'에는 레벨업 능력치의 일부분을 빼서 캐릭터 성장으로 돌린 부분이 있다. 캐릭터가 장비보다 우선시되는 게임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을 것 같다.


다르게 만들고자한 의지는 잘 알았다. 그리고 이를 받침했던 기술력은 이미 세계 유수의 행사에서 검증됐다. 자랑할 기회를 주겠다.

= 중요한 건 뭐가 뛰어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개발력을 가진 스튜디오가 경쟁력을 가지느냐다. 인력과 프로세스 그리고 자본이 충분하게 뒷받침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지, 강화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우여곡절 끝에 개발 프로세스를 확보했다. PC 개발 출신들이라 모바일에서 처음에 헤매기는 했지만, 지금은 PC 퀄리티를 기준으로 모바일 특유의 개발 프로세스에 완벽히 적응했다. 제약을 이해하는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적절한 자본만 투입되면 경쟁력 있는 게임을 지속해 개발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아트, 기획, 테크, 서버, 클라이언트 등 어느 하나 빠지면 안 되는 스튜디오 경쟁력에서 대기업과 경쟁하는 데 문제가 없지 않을까 한다.

▲ 유나이트 LA 2016 주제강연 데모영상. 이 강연을 통해 처음으로 로열블러드를 공개했다


지난해 출시 예정이었다가 늦어졌다. 공교롭게 지난해 게임빌은 영 힘을 못 썼다. 책임감이 막중할 텐데 내부 분위기는 현재 어떤가.

= 다르게 만드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지난 여름 방학이 출시 예정이었으나 UX 부분에서 시행착오가 있어 고민할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글로벌을 지향할 것을 분명히 했기에, 서구 사용자들과 아시아 사용자들의 이해를 융합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다들 잘 알다시피 서구 사용자와 아시아 사용자들은 개념이 다르다. '로열블러드'는 처음에 아시안 사용자들에 맞췄다가 서구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북미 지사의 담당자가 아예 한국에 상주, 협업을 진행하면서 북미 취향이랑 이해도를 높혀갈 수 있었다.

근본적인 차이는 컨트롤러에 대한 UX, UI 차이다. 아시안 사용자들은 일본을 제외하면 키보드, 마우스에 유저 경험이 맞춰져있다. 그러나 북미 시장은 컨트롤러가 익숙한 사람이 많다. 이런 차이를 융합하는 게 어려웠다. 현재로서는 지금의 빌드가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시도를 많이 하다 보니까 UI, UX를 4번이나 완전히 뒤집기도 했다. 정말 다른 게임을 선보이고자 하는 마음에 조금 늦어졌다. 현재 팀 분위기는 자신에 차있다. 회사에서도 마케팅을 밀어줘서 내부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


원빌드의 장점이 뭐냐는 질문에 게임빌USA 이규창 법인장이 "PD의 철학을 희석하지 않고 보여줄 수 있다"고 답했다. '로열블러드'의 철학은 무엇인가.

= 철학이라는 거창한 단어는 아니지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콘솔 게임을 매우 즐기는데, 장르나 프랜차이즈가 고착화 되는 것을 보곤 한다. 고착화가 심해지면 IP의 힘도 약해진다.

'로열블러드'가 IP가 있는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장르 시점으로 바라보면 모두 비슷한 길을 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듀랑고'같은 게임은 좋은 시도라고 본다. 이런 게임이 많아져야 된다고 본다.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 많아야지 단순히 선택지만 많이 제공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로열블러드'나 '게임빌'이나 언제나 도전자다. 신규 시장에 진입을 해야 하는데, 기존의 거대 회사들과 경쟁하려면 같은 방식으로는 안된다. '로열블러드'가 차별화된 새로운 경험을 색다르게 전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승자 독식 세상에서 '리니지M', '리니지2레볼루션', '테라M' 등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보나?

= 모바일 게임 시장은 성숙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프론티어 시장이었고 이제 성숙 시장으로 가고 있다. 대기업은 개발력과 자본, 사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지금까지는 누구보다 양질의 퀄리티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기술이나 퀄리티는 상향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 PC MMORPG 시장에서 '아케에이지', '검은사막' 등 엄청난 도전자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도 성숙도를 더해감에 따라 도전자가 나온다. 사용자 선택지는 늘어나는 것이다. '로열블러드'도 옵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글로벌 서비스를 생각하 만든 게임이다. 가장 눈여겨보는 시장은 어디인가?

= 일단, 당연히 한국이다.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며, 한국에서도 안되면 글로벌도 안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제외하면 북미다. 전통적으로 중국, 대만, 러시아 등 MMORPG 시장이 있는 국가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크기를 떠나서 북미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친숙함이다. 우리가 내세우는 이벤트 드리븐 시스템이 '워해머', '스타워즈' 등을 통해 북미 사용자들에게 친숙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영향력이다. 북미 시장은 세계의 중심이다. 일단 북미시장에서 승리해야 그 영향력으로 더 퍼져 나아갈 수 있다. 북미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내면 영향력을 바탕으로 다른 시장에도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MMORPG의 특징인 커뮤니티성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와우를 추억하는 사람들은 오그리마 지붕 이야기를 아직도 그렇게 많이 하고 울티마 온라인을 추억하는 사람들은 자기 집에서 떠들던 수다를 오래도록 추억하고 있다. 모바일 MMORPG는 이런면이 좀 부족하지 않나?

= 최근 모바일 MMORPG의 커뮤니티성은 과거와 조금 다른 게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본다.

두 번째는 트렌드라는 점이다. 최근 PC MMORPG 커뮤니티도 과거와 비교해 보면 그렇게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과거 다른 회사에 있을 때 거대 MMORPG의 엄청난 커뮤니티성을 보곤 했다. 사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공대 규모를 줄여 오고 있다. 지금 시대에는 와우의 공대 시대를 염두에 둘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는 트렌드라는 것이다. '팝콘 콘텐츠'라는 말이 괜히 유행하는 게 아니다. 좀 더 라이트하고 좀 더 캐주얼해지고 있다. 쉽고 편하게. 하지만 그러면서도 핵심을 지키는 게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이런 점이 모바일 MMORPG에 투영된 것 같다.

모바일 MMORPG라서 커뮤니티성에 문제가 있다?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 모바일 MMORPG 보면 어마어마한 게임들이 많다. 심지어 아프리카 크기를 통째로 필드로 만들어 놓은 게임도 있다. 절대 시스템적인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시대가 요구하는 트렌드가 이런 점을 지향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럼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게임인가? '로열블러드'는?

= 다르게 만들려고, 좋은 의도를 가지고 새로운 선택지를 주고자 했다.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사용자들이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당연히 칭찬을 받고 싶다. 결과물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도 인벤 유저다. 농담 삼아서 댓글을 볼 때 '같은 유저끼리 너무 하는 거 아냐? 하하하'라는 말을 하고는 한다. 사실 그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알고 있다.

현재 한국의 개발 문화, 토양 자체가 예전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한 때는 세계 최고의 개발력을 자랑했는데 현재 북미 콘솔 게임을 보면 차이가 크게 난다. 문제는 개발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 있다. 전문화되어 있지 않다. 기획자가 시나리오를 쓴다든지, 연출하는데 비전문가가 연출하기도 한다. 이모션 캡쳐에 전문 배우가 더빙하는 세상에 말이다.

예전에 전문 시나리오 작가를 찾기 위해 미국 풀에 접근한 적이 있는데 이들은 장르만 선택하면 100명 이상의 전문 시나리오 작가 리스트가 나온다. 너무나 쉽게 전문적인 인재를 컨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토록 전문적인 사람들이 영화처럼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모여서 일을 하고 결과를 지켜보는 게 잘 갖춰져 있다.

유저들이 말하는 것처럼 한국 개발자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번에 쫓아가는 건 매우 힘들다. 믿고 기다리면 과거 세계 최고였고 현재도 경쟁력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다시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일본도 한참 어렵다가 요즘 다시 올라오고 있다. 한국 역시 부침이 있기는 했지만, 반드시 올라갈 것으로 본다. 너무 혼만 내지 말고 좀만 기다려주면 분명히 세계 시장에 자랑할 수 있는 '기억에 남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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