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애명월도, "전통과 무협의 재해석으로 선입견 탈피한다"

인터뷰 | 정필권 기자 | 댓글: 224개 |
넥슨이 국내 서비스하고 텐센트 산하의 오로라 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은 PC MMORPG '천애명월도'는 오는 1월 25일 OBT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2015년 11월 퍼블리싱 체결을 발표한 지 약 2년여 만이다.

원작 소설에 기반한 스토리, 자체 개발 엔진을 통해 표현한 무협 세계, 무협 영화감독 및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액션과 아트를 선보이며 중국 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천애명월도'는 중국 내에서 게임을 넘어, 하나의 문화행사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중국의 전통음악인 '국풍'을 천애명월도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은 물론, 유저들의 참여로 이끌어내는 '국풍가년화'를 통해 천애명월도의 중국 내 인기를 실감케 하기도 했다.

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V 컨티넨트 베이징 파크뷰 우저우 호텔에서 천애명월도의 개발진과 넥슨의 김용대 사업본부장을 만나, 국내 서비스를 앞둔 '천애명월도'의 현재 모습과 서비스 계획을 들어볼 수 있었다.



▲ 좌측부터 넥슨 김용대 본부장, 오로라스튜디오 브루스 팡, 코스플레이어 음지(Yixor)
작곡자이자 가수인 진치일, 천애명월도 메인아트디렉터 소파 취, 천애명월도 개발총괄 케이터 양


Q. 천애명월도의 인기가 중국 내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지난 행사는 어떤 규모로 진행되었는지도 답변 부탁한다.

케이터 양 = 정확한 수치는 텐센트 내부 정책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지만, 2015년부터 오픈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것과 규모, 유저 수를 봤을 때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게임이다. 천애명월도 국풍 행사 관련해서는 런칭 이후 유저들이 코스플레이를 하거나 영상, 음악 등에 커뮤니티를 이루어서 진행하는 행사다.

유저들이 국풍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사랑하기 때문에 행사를 진행했다. 17년 1월 진행한 1회 때에는 낮에는 동인, 밤에는 음악회를 진행했다. 낮에 진행되는 이벤트에는 입장인원 수가 만 명 정도에 달했고, 음악회는 4~5천 명 정도의 유저가 방문해 줬다.

국풍이라고 하는 것 자체는 중국의 민속 음악이자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이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천애명월도와 관련된 창작물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유저들이 제작한 좋은 음악들로 공연의 장을 펼치게되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와 같은 문화의 장이 이후에도 열렸으면 좋겠다.

오프라인 행사들은 장소에 따라 입장 인원이 달라진다. 전에 올림픽 경기장에서 진행했을 때에는 많은 인원이 들어올 수 있어 4만 명 정도가 입장할 수 있었고, 이번에는 인민대회당이라 전보다는 적은 수의 인원이 입장할 것으로 보인다.


Q. 이번 행사는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되는데, 이게 흔한 일인지 궁금하다.

케이터 양 = 일단 이번에 개최되는 음악회는 공익 음악회의 성격을 가진다. 공익적인 성격을 갖는 유명 가수들과 국풍 음악 제작자들의 음악회로 봐주셨으면 한다. 천애명월도 음악을 제작해주시는 분 중에는 유명하신 분들이 많으며, 이렇듯 젊은이들의 국풍 문화를 만드는 측면에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 천애명월도 개발 총괄 케이터 양 (Cater Yang)


Q. 천애명월도의 아트와 음악은 어느 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지도 질문 드린다.

케이터 양 = 천애명월도는 크게는 두 가지, 개발 과정과 오픈 후로 시기를 나눌 수 있다. 먼저, 개발 과정에서는 게임 내의 표현과 배경에서 차별화를 두려 했다. 그래서 중국 명소들의 장관과 느낌을 살려서 무협에 녹여내고자 했다. 하지만 기존 개발 방식으로는 어려움이 있었고, 엔진을 새로 만들면서 이를 해결했다. 새로운 엔진에서는 지형의 고저차, 오브젝트 등 많은 곳을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제작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다른 게임과는 차별화된 무협의 느낌을 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두 번째로는 강호의 느낌을 스토리에 녹여내고자 했다는 점이다. 무협 장르에서 나오는 강호의 이야기를 유저들에게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애명월도는 액션 감독을 통해 캐릭터들의 액션을 구현했고, 차별화하고자 했다.

게임 오픈 후에는 이러한 점들에 대해서 유저들이 좋은 반응을 보내줬다. 그리고 유저들이 음악과 코스프레를 만드는 행사로 이어졌다. 앞으로도 개발팀에서는 새로운 디자인에 항상 도전하고, 무협의 느낌을 만들며 유저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Q. 국풍과 관련된 행사를 진행할 정도라면, 많은 유저들에게 OST가 사랑을 받았다는 의미다. 천애명월도의 음악이 어떤 점에서 유저들에게 사랑받았다고 생각하나.

진치일 = 음악 제작에 참여하게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원래 국풍 관련 영화에 참여하고 있다가, 연락이 와서 게임 음악 제작에 참여하게 됐다. 서양의 음악과 국풍 음악이 어우르게 만드는 것이 도전이었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강호의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이런 점 때문에 천애명월도의 음악이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케이터 양 = 최근에는 할리우드에서 온 분과 작업을 하기도 했으며, 양방언님과는 현재 제작을 함께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외국으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 천애명월도 관련 음악 제작자이자 가수인 진치일 (Chenzhiyi)


Q. 국풍음악이라는 것이 전통음악이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판소리 같은 것이지 않나. 이러한 장르가 원래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장르였던 것인지, 아니면 게임에서 차용을 해서 발전을 하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진치일 = 말씀 주신 것처럼, 전통 음악은 맞다. 장르의 팬층은 원래 어느 정도 있었고, 천애명월도 출시 이후에 국풍이라는 장르를 접하고 팬층이 된 사람들도 있다. 게임을 통해 새로운 팬들이 유입되었고, 그래서 음악회를 열 수 있었던 것 같다.

케이터 양 = 원래 국풍 음악을 즐기는 층은 나이대가 있었다. 하지만 게임 유저층은 연령대가 낮다. 그래서 우리는 국풍 음악을 젊게 해석하고자 했고, 젊은 사람들이 이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했다. 젊은 사람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국풍 음악이 좋다고 느끼는 것. 그리고 국풍 음악의 예술적인 측면을 알리는 데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Q. 테스트 과정에서 느낀 한국 유저와 중국 유저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한국유저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라 보는가.

케이터 양 = 테스트를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큰 차이점은 느끼지 못했다. 국가를 불문하고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게임을 즐겨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얼마 전에 한국에서 런칭쇼를 진행했을 때, 유저들의 호응과 몰입도가 놀라웠다. CBT 성적도 좋았다. 인내심을 가지고 게임을 기다려주시는 한국 유저분들에게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문화적으로 환경적으로 차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CBT에서 받았던 피드백을 통해 중국에 먼저 공개했을 때나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했을 때 중국유저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같다고 생각한다.

김용대 = 개발팀이 보는 것과는 다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천애명월도는 정통 무협을 표방하고 있으므로, 동작과 타격감이 과장되지 않았다. 이게 한국 유저들에게는 '타격감이 약한 것이 아닌가?'와 같이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체형 커스터마이징 같은 것들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는 개발의도와 소재 측면을 고려하면, 변경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개선된 부분들은 추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에 국내 유저들이 바라는 것은 "운영을 잘해달라" 이게 아닐까? 이러한 부분에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 넥슨 김용대 본부장

Q. 무협 장르가 올드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시도했는가. 그리고 추후 다른 플랫폼으로도 활용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용대 = 일단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거나 트래킹하는 지표들을 보면, 30대 후반이 20대에 비교해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무협이 올드하다는 느낌은 있는데, 이걸 극복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본다.

다만, 무협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느낌을 그대로 살려서 전달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시네마틱 영상도 제작해서 방영하기도 했고, 소설 원작을 예스24를 통해 무료 배포를 준비하고 있다. 무협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았다. 다른 플랫폼으로의 확장은 개발팀 내에서 R&D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개발 중인 버전을 보기는 했는데, 대단한 수작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케이터 양 =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무협 자체가 올드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조금 더 구체적 설명하자면, 이전 무협 장르의 표현 방식이 올드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70~80년대의 미디어들에서 볼 수 있었던 무협장르의 표현이 올드했다는 의미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중국 라이브 서비스 기간 주 유저층을 보면, 유저층의 연령대가 낮기도 했다. 천애명월도가 보여준 신선한 표현들이 유저층에 어필했다고 생각한다.

IP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팀의 목적은 PC에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는 한국 런칭과 라이브 서비스에는 집중 예정이다. 잘하고 싶다. 게임을 오래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이며,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이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제작하고 있는 상태다. 다른 플랫폼 진출과 관련해서는 현재 시점에서는 공개를 해드릴 수 없을 것 같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Q. 글로벌 진출을 하면서 기대감이 궁금하다. 또한, 무협이라는 공통된 문화가 없는 시장으로의 진출계획이나 전략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브루스 팡 = 천애명월도는 개성이 강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국풍이라는 중국의 소재를 사용했다고는 하나, 글로벌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국 서버에서도 게임을 플레이 중인 미국, 러시아 동남아 유저들이 있다. 얼마든지 다른 국가에도 서비스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는 일단 한국 런칭에 집중하고, 이후 기회가 된다면 글로벌 진출을 고려할 예정이다.


Q. 시네마틱 영상이 화제가 됐는데, 아트팀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소파 취 = 시네마틱의 표현력이 매우 뛰어났었는데 중국 내에서는 반응이 좋았지만, 국풍이라는 장르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좋은 반응을 보여줬다.

케이터 양 = 일단 개발팀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런칭쇼에서 시네마틱이 공개되고 얼마 되지 않아 자막을 만들어 중국 웹사이트에 올렸다.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Q. CBT 이후 넥슨이 UI나 UX를 변경했는데, BGM도 추가되거나 변경된 것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 작업했는지도 알려달라.

김용대 = 현지화를 하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고, 고민도 많이 했다. 예를 들면 길드 개념은 게임 내에서 방파라는 이름으로 표현된다. 이를 원작과 무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남겨두느냐, 아니면 국내 유저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길드로 명칭을 바꾸는 것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 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원작과 스토리, 무협의 느낌을 살리자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런 측면에서, 천애명월도의 BGM은 국풍이란 장르에서 출발하긴 했으나, 오케스트라 하모니와 같은 글로벌적인 시도도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게임에 대한 퀄리티가 손색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국내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BGM 몇 개를 만들기는 했는데, 게임 엔진 사운드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난이도가 있었고 원작 BGM에 대한 만족도 있었다. 그래서 추가 BGM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Q. 천애명월드의 아트에 대해서 질문 드린다. 게임 내 아트들을 정통 무협인지, 아니면 퓨전 무협이라고 봐야하는지 궁금하다.

소파 취 = 아트에서는 기본적으로 중국적인 것을 살리고자 했다. 하지만 제작을 하면서 글로벌 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요소들도 아트에 적용하고자 했다. 그래서 레이스 같은 요소도 활용해 봤고, 최근에는 업데이트에 맞춰 해적과 관련된 코스튬을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들도 해보고 있다.

케이터 양 = 보충해서 설명하자면, 전체적인 코스튬들은 무협과 중국 문화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본은 무협과 중국에 두되, 서양과 전통을 재해석하는 데에 많은 고생을 했다.



▲ 천애명월도 메인 아트디렉터인 소파 취


Q. 이미 서비스 중인 무협 소재 게임과 천애명월도는 이용자층이 겹칠 것 같다. 천애명월도가 우위를 가지고 있는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용대 = 부담스러운 질문이긴 하다. 개인적인 평가보다는 테스트 이후 유저들의 평가에서 개인적으로 공감 갔던 것들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경공은 경쟁작보다 멋있다는 평가가 있었고, 스토리 자체의 양과 디테일은 천애명월도가 훌륭하다는 평가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저사양에서 훨씬 더 잘 돌아간다는 것, RvR 밸런스와 같은 것들이 잘되어있다는 평가를 봤다.


Q. 코스튬플레이어인 음지양에게 질문 드린다. 유저로서 게임을 하는데 재미있는 요소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해줄 수 있는가.

음지 = 천애명월도를 2년 정도 플레이했다. PVP보다는 PVE 많이 즐기는 유저인데, 던전에 등장하는 보스들의 다양한 스킬과 같은 것들이 매력적이다. 한국 유저들도 이러한 부분은 좋아할 것 같다. 게임이 보여주는 생동감 있는 동작, 액션과 같은 것에 매력을 느끼고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2017 천애명월도 코스튬플레이어 음지(Yixor)


Q. 무협이라는 장르를 걷어내고 나서도 내세울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케이터 양 = MMORPG로서 말씀을 드리자면, 본질적인 것은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저들이 만들어나가는 커뮤니티가 강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콘텐츠 간에 게임 내에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위한 조건들이 충분히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는 커뮤니티에 대한 니즈도 많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노력, 신분, 주택과 같은 콘텐츠로 유저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유저들이 서로의 관계를 통해 천애명월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들이 무협이라는 것을 떼고 나서도 장점이 될 것 같다.

김용대 = 유저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천애명월도는 미묘한 타협점을 잘 찾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애명월도의 조작법과 타격감은 중간에서 밸런스를 잘 잡은 느낌이다. 논타게팅과 타게팅의 중간점이라고 할까? 논타겟보다 조작 피로도는 덜하지만, 타게팅 보다는 액션감을 살렸다고 생각한다.

물론, MMORPG인 만큼 소위 말하는 닥사나 노가다가 없을 수는 없다. 이러한 반복 요소들이 너무 많으면 피로감을 일으키고 몰입감을 떨어뜨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천애명월도는 피로감을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콘텐츠 배치가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생활형 콘텐츠만을 즐겨도 캐릭터 성장과 경쟁에 무리가 없다. 시장성, 입소문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던 것도 이처럼 콘텐츠의 짜임세와 구성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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