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VR/AR엑스포] 모션테크놀로지 양기혁 대표, "모션캡처가 게임의 퀄리티를 높인다"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 모션테크놀로지 양기혁 대표

영화와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색하지 않은 캐릭터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모션캡처를 사용하는 것은 어느새 필수적인 과정이 됐다. 최근 다양한 해외 매체를 통해 찬사를 받으며 전세계 유저들의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는 신작 '갓 오브 워'에도 보다 사실적이고 정교한 크레토스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모션캡처 기술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션테크놀로지'는 이처럼 게임 개발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모션캡처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나아가 VR 콘텐츠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다. 서울 VR/AR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모션테크놀로지의 양기혁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국내외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제작 작업에 자신들의 모션캡처 기술이 사용돼왔고, 이제는 그들의 노하우를 집약하여 VR 콘텐츠를 개발 중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모션캡처 기술로 오랜 시간 업계를 지켜온 그들의 기술은 과연 어떤 형태로 VR 콘텐츠에 적용됐는지, 양기혁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들어보았다.



Q. '모션테크놀로지'는 어떤 기업인지 먼저 간단하게 소개 부탁한다.

- 모션테크놀로지는 지난 1999년부터 모션캡처 기술을 개발해서 내년이면 20년째를 맞이하는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기계식 모션캡처 기술을 개발하여 특허를 보유 중이며, 최근에는 유저의 동작을 인식하여 플레이하는 LBE(location base entertainment) 콘텐츠 '블랙배지아웃포스트'와 모션캡처 기술 기반의 토탈 VR 어트랙션 솔루션인 MVR을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Q. 영화 촬영에 모션캡처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많이 들어봤는데, 실제로 어떤 영역에서 사용되나?

- 영화는 물론 애니메이션과 게임 개발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엔씨소프트, 넥슨, 위메이드, 펄어비스 등 국내 유명 게임 기업들에게 VR 장비와 모션캡처 솔루션을 제공했고, 특히 '테라'의 인게임 개발 과정에서 모션캡처 기술이 정말 많이 사용됐다.


Q. 3D 애니메이션 기술이 많이 발전됐는데, 게임 개발 과정에 모션캡처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보통 모션캡처는 거친 액션신이나 표현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장면에 사용됐다. 기존에는 일상적인 표현 같은 경우 애니메이션 기술로 전부 만들곤 했는데, 이제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 등 대형 게임 개발사에서는 모두 모션캡처 장비를 직접 갖추어 사용하는 추세다. 이는 게임의 퀄리티를 더욱 높이기 위한 개발사들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 사실적인 모션이 돋보이는 게임에는 꼭 '모션캡처'가 있다

콘솔게임이 주력이 되는 해외 개발사들은 유저들에게 보여지는 비주얼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에 이미 오래전부터 모션캡처 기술을 게임 개발에 사용해왔다. PC 온라인게임이 대세를 이뤘던 국내에서는 모션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모션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어떤 게임에서든 자신의 캐릭터를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때 작게 봤을 때는 느껴지지 않았던 여러 가지 어색하고 나쁜 점들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모션캡처 기술은 이러한 부분에서 실사와 같은 자연스러운 연출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작업속도도 빠른 것이 강점이다.


Q. 모션테크놀로지가 자체 개발한 LBE '블랙배지아웃포스트'는 어떤 게임인가?

- 블랙배지아웃포스트는 4인 이상, 많게는 8인의 유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VR FPS 게임이다. 6mx 6m 정도의 공간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LBE로, 원인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진 전초기지에서 탈출하는 특수부대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Q. LBE, 그러니까 워킹 어트랙션 장르의 게임이 국내에도 이미 여럿 공개됐는데, '블랙배지아웃포스트'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나?

- 블랙배지아웃포스트에서 유저는 'VR 휴먼'이라고 명명하고 있는 가상의 아바타를 생성한 후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데, 이때 아바타의 모습이 자신은 물론, 함께 플레이하는 모든 유저들에게도 사실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보통 다른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VR FPS 게임에서는 공중에 손만 떠있게 한다거나 하얀 실루엣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사실감이나 재미, 몰입감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발 초기에는 유저의 관절 마디마디에 마커를 붙이고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이제는 준비시간과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 간단한 장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개선한 상태다. 가장 많이 사용된 기술은 인버스 키네메틱스(Inverse Kinematics, IK)로, 모든 기술은 유저가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적인 VR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적용됐다.



▲ 복잡한 마커 부착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




Q. 서울 VR·AR 엑스포의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새롭게 공개한 내용도 궁금하다.

- 이번 발표회를 통해 소개한 것은 작년 차이나조이를 통해 처음 공개했던 블랙배지아웃포스트의 개선 버전이다. 손에 착용하던 마커를 없애면서 손가락의 움직임까지 구현해냈고, 마커를 패시브 타입에서 액티브 타입으로 전환했다. 약 일 년여간 실제 필드에서 게임을 운영하며 얻었던 많은 문제를 보완하고, 내구성을 올려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Q. 이날 행사에서는 '블랙배지아웃포스트' 이외에 또 하나의 게임이 공개됐는데, 어떤 게임인가?


- 이번 행사를 통해 블랙배지아웃포스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블랙배지 시리즈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인 '시그널'을 함께 공개했다. '시그널'은 실제 VR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들의 요구를 많이 반영한 작품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도록 이전 작의 단점을 보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블랙배지아웃포스트의 특징이었던 멀티플레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는 구조를 통해 이동요소를 배제했다. 햅틱 기능이 적용된 특수 리프트와 무선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특수 조끼, 그리고 시그널을 위해 새롭게 제작된 권총형 컨트롤러까지 추가됐지만, 더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Q. 오는 일요일까지 개최되는 서울 VR·AR 엑스포를 통해 모션테크놀로지의 모션캡처, VR 기술을 접하게 될 유저, 개발자들에게 끝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 모션테크놀로지는 약 20년 가까이 모션캡처 기술을 개발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고, 이러한 기술을 집약하여 VR 콘텐츠를 직접 만들게 됐다. 콘텐츠 개발을 시작하고 짧은 시간안에 '블랙배지' 시리즈를 공개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오랜 경험이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 그리고 유저들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모션테크놀로지의 목표다. '이렇게 발전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유저들이 직접 겪어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



▲ 코엑스 C1 출입구에 위치한 모션테크놀로지의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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