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쓰리디팩토리 안진수 이사 "VR의 대중화, 캠프 VR이 선봉에 서겠다"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7개 |


▲ 쓰리디팩토리 안진수 이사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 덕분일까. 최근 VR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VR을 모르던 사람들도 '저게 VR이구나'하고 알게 됐으며, 이에 직접 즐기길 희망하는 사람도 조금씩이지만 늘어났다. 하지만 이런 훈풍에도 불구하고 VR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일반인이 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VR HMD만 해도 가격이 꽤 나갈뿐더러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넓은 공간과 고사양 PC도 필요하다. 관심이 직접 체험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거다.

재작년 VR 사업으로 뛰어든 쓰리디팩토리의 캠프 VR이 적극적으로 가맹 사업을 펼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전부터 VR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쉽게 접할 수 없었다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VR의 대중화를 이끌고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직접 멀티플레이 VR FPS 게임인 '스페이스 워리어'를 개발하는 등 단순히 VR방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제작까지 할 정도로 열심인 쓰리디팩토리다. 누군가는 기회의 시장으로, 누군가는 개척해야 할 미지의 시장으로 보고 있는 VR. 과연 쓰리디팩토리가 보고 있는 미래는 어떨지,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쓰리디팩토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안진수 이사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윤홍만 기자 : 회사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안진수 이사 : 쓰리디팩토리는 올해로 12년 된 기업이다. 기존에는 무안경 3D, 홀로그램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개발, R&D하던 회사였는데 2년 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협력해 국책 사업으로 VR 사업 육성을 위해 VR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이후 대구 동성로에 사업의 핵심인 캠프 VR 1호점을 냈고 다양한 VR 게임들을 출시하면서 가맹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윤홍만 : 현재 VR 시장을 보면 이름이 알려진 기업이 더러 있지만 그래도 선도하는 업체는 없는 것 같다. 3N 같은 대형 개발사도 관심만 보일 뿐 나서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왜 VR 사업에 관심을 기울였나?

안진수 : 우리 회사의 사업 근간에는 R&D가 있다. 특이하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거 아니면 안 하는 회사다. 얼리어답터 감성을 가진 회사랄까(웃음). 그래서인지 대표님이 VR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가지셨다. 앞으로 콘텐츠의 미래라고 보신 거다. 그러면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국책 사업을 펼치던 것과 시기가 맞아떨어져 VR 사업에 투신했다.

물론 질문한 의도는 잘 이해하고 있다. 사실 지금 VR 시장이란 게 속된 말로 하면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다. 초창기에는 어디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소위 말하는 구글링으로도 정보를 찾을 수 없어서 시행착오가 많았는데 다행히도 결과가 좋아서 이렇게 계속 사업을 하고 있다.


윤홍만 : R&D 기조를 가진 회사라지만 부담도 됐을 것 같다.

안진수 : 부담이라기보다는 난관이 많았다. R&D를 거치면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사실 대단한 것들은 없었다. 그런데 아무런 정보가 없던 때에는 그것조차도 큰 고난이었다. 시장을 개척하는 사람들의 고충이라고 여기고 있다.


윤홍만 : 현재 캠프 VR은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규모인가?

유지용 과장 : 최근에 VR 업체 리스트를 정리한 적이 있었는데 10개 이상의 가맹 사업을 하는 브랜드가 거의 없었다. 그중 업계에서 탑이라고 할 곳은 우리와 VR 플러스였는데 최근 VR 플러스를 우리가 인수했다. 덕분에 이제는 업계 최대 규모가 돼 명실공히 업계 탑이라고 생각한다.





윤홍만 : VR 개발사의 경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둘 다 자체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캠프 VR은 어떤가?

안진수 : 일부 자체 개발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기업의 제품을 쓰고 있다. VR HMD를 직접 만들 순 없지 않나. 만든다고 해도 이미 나온 것들보다 잘 만드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공신력 있는 기업의 제품을 주로 쓴다. 지금은 마커나 총 등도 다른 회사 제품을 쓰고 있지만, 차차 자체 개발하는 쪽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윤홍만 : 회사의 비전을 보면 기술혁신부터 세계화 도전 등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VR 시장의 대중화는 언제쯤으로 보고 있나?

안진수 : 우리뿐 아니라 VR에 뛰어든 많은 업체들이 대중화에 대해 고민을 할 거라고 본다. 우선 대중화를 정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우리는 가정마다 VR 장비를 갖는 게 가장 보편적인 대중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VR 장비가 워낙 고가이고 공간도 필요하며, PC 역시 고사양이어야 해서 당장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선 대중화의 첫 단계로는 VR방의 대중화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캠프 VR에선 자체 개발한 게임 외에도 바이브 게임들도 즐길 수 있다

캠프 VR이 대구 동성로에 오픈한 지가 1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손님들이 VR을 보고 즐기면서 즐거워하고 신기해한다. 여전히 VR방이 적고 VR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선 VR방 같은 가맹 사업이 더욱 활발히 이뤄져 대중들이 VR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게 대중화의 첫 순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VR방이 적다는 건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부에서 국책 사업을 벌이며 다양한 지원을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윤홍만 : 그럼 VR방을 통해 익숙해진다고 해보자. 그 다음 단계는 뭘까?

안진수 : 다음은 하드웨어가 발전해야 한다. 궁극적인 형태로는 VR HMD 자체만으로도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형태다. 현재 오큘러스, 바이브, 삼성이 이런 형태의 VR HMD를 개발 중이다. 백팩형 PC나 PC와 VR HMD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술은 이런 완전 무선으로 가는 과정에서 나온 과도기적인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윤홍만 : 게임에 대해 얘기해보자. 지금까지 어떤 VR 게임을 개발했나?

안진수 : VR 레이싱, 호러 등 여러 게임이 있지만 캠프 VR의 메인 콘텐츠랄 수 있는 건 '스페이스 워리어'다. 작년에 캠프 VR을 처음 오픈하면서 내놓은 게임으로 VR FPS로 4명의 이용자가 백팩과 HMD, 총을 들고 6X6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장르를 구분하자면 모션인식 공간기반 멀티플레이어 VR FPS 게임이다.

지금은 여기서 더 발전해 원격기술이 추가됐다. 보통 VR 게임의 경우 혼자서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한 공간에서 최대 4명이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원격으로 다른 매장의 팀과 협업하거나 대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베트남 하노이에도 매장이 있는데 현지 유저와도 붙을 수 있다.



유지용 : 하노이에 있는 매장은 캠프 VR 최초의 해외 지점인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중심으로 진행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가상/증강현실(VR/AR) 산업의 해외 유통 거점 지원 사업의 결과물로 오픈할 수 있었다.


윤홍만 : 해외 진출은 베트남이 유일한가? 다른 곳에 진출할 계획은 없는지도 듣고 싶다.

안진수 : 현재는 하노이 뿐이지만 말레이시아, 중국, 사우디 등에 캠프 VR 매장 설립부터 콘텐츠 수출 등과 관련해 얘기가 오가고 있다.


윤홍만 : VR 게임을 즐긴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나?

안진수 : 대부분 즐거워했다. 재방문하는 이용자도 꽤 있고, 2시간 연속으로 ‘스페이스 워리어’를 즐기는 분들도 있었다. 물론 모든 이용자가 재방문하는 건 아니다. 4명이서 오면 한두 명이나 재방문하는 수준인데 그거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재방문한 이용자의 경우 대부분 주변의 친구와 함께 온다. 이렇게 새로운 이용자가 유입된다.

한편, 우리는 다른 곳과 다르게 회원가입을 통해서 이용자들을 관리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유저들이 어떤 게임을 얼마나 즐기는지 분석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어떤 식의 콘텐츠를 만들지, 어떻게 서비스할지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윤홍만 : 스팀에 출시하던가 해서 가정용으로 낼 생각은 없나?

안진수 : 아직 가정용으로 낼 계획은 없다. 우선은 캠프 VR을 통해 VR방 사업을 키우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가정용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스팀 VR 게임의 주 사용처를 보면 대부분 VR방이다. 이처럼 아직은 VR방이 VR게임을 즐기기엔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PC방을 통해 국내 게임산업이 커지고 발전하던 것처럼 VR방이 점차 늘어나고 가정용 VR HMD들이 하나 둘 보급된다면 가정용으로 출시하는 것도 생각해볼 것 같다.


윤홍만 : 놀이공원의 VR 테마파크에 공급하거나 하는 일은 없나?

안진수 : 현재 롯데월드 VR 스페이스에 입점했다. 자화자찬 같지만 그곳에서 '스페이스 워리어'가 제일 잘 나간다.


윤홍만 : 현재 VR 게임들은 한 번 즐기고 마는 게임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게임들도 대부분 단순하다. 재미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제 슬슬 코어한 유저들을 위한 게임도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안진수 : 얼마나 오래 플레이하는 게 좋은가에 대한 관점의 차이 같다. 보통 콘솔 게임의 경우 플레이타임이 짧게는 20시간에서 길게는 50시간 가까이 된다. 그런데 VR 게임은 잠깐만 즐겨도 피로도가 심하다. 대충 두 배 이상이랄까. 그래서 콘솔 게임처럼 접근하긴 무리라고 생각한다. 1시간 내내 즐기면 콘솔 게임 2~3시간 즐기는 만큼의 피로가 쌓인다.

그렇기에 현재의 VR 게임들은 스토리가 이어지는 방식보다는 멀티로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것처럼 단판 대결하는 방식이 가장 어울린다고 본다. '스타크래프트'를 봐라 단판 승부지만 매번 새로운 상황이 펼쳐지며 재미를 안겨주지 않나. VR방이 줄 수 있는, VR 게임의 재미는 이런 식이어야 한다.



▲ 짧지만 재미있고 또 하고 싶은 게임을 목표로 한 '스페이스 워리어'


윤홍만 : 혹시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한다.

안진수 : 전연령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캐주얼 액션 게임과 ‘스페이스 워리어’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게임을 준비 중이다. ‘스페이스 워리어’는 PvE에서 PvP로 넘어갔는데 차기작은 더 나아간 대규모 전투라고 보면 된다.

전연령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기반으로한 캐주얼 액션 게임과 스페이스 워리어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게임을 준비 중이다. 스페이스 워리어가 PvE에서 PvP로 넘어갔는데 차기작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한다.


윤홍만 : VR 콘텐츠에 투신한 많은 기업이 있는 것만큼, VR HMD도 많다. 누군가는 이런 기기들이 규격화를 이뤄야 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이 다양성이 VR의 발전을 도모할 거라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안진수 : 상황에 따라 다르다. 기기들이 통일되고 규격화된다면 어떤 게 좋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반대로 어느 한 군데에 특화된 것도 좋다. 예를 들어 그래픽이 정말 뛰어난 VR 게임을 즐긴다면 무거워도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VR HMD가 좋고 캐주얼한 게임을 즐긴다면 성능이 좀 낮더라도 가볍고 완전 무선인 VR HMD가 좋다.



▲ 아직 VR에 대한 정답은 없다.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 전부 발전 단계다


윤홍만 : 끝으로 앞으로의 목표 한 마디 부탁한다.

안진수 : VR 시장은 여전히 개척해야 할 시장이다. 우리는 험난하지만 다른 VR 기업들과 함께하고 때론 앞서가면서 결과를 내고 싶다. 그렇게 함으로써 VR 시장이 단순히 먼 미래가 아닌,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증명하는 게 목표다. 앞으로도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는 VR 콘텐츠를 지속해서 공급하고 VR의 대중화에 앞장설 테니 많은 기대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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