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래픽 개선은 계속 될 것! 검은사막 리마스터 고광현 엔진 디렉터 인터뷰

인터뷰 | 이동현 기자 | 댓글: 74개 |
검은사막 리마스터가 세상에 선을 보인지도 어느덧 일주일여가 지났습니다. 많은 모험가들이 변화된 검은사막을 즐기기 위해 월드를 누비며 사진을 찍거나, 대양을 항해하고 캐릭터들을 감상하는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요.

오늘은 이렇듯 검은사막의 화려한 변신을 이끈 펄어비스 고광현 리드 엔진 프로그래머를 만나 리마스터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리마스터 작업이 시작된 계기 뿐 아니라, 변화된 그래픽의 감상 포인트, 앞으로의 리마스터가 나아갈 방향까지!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함께 확인해볼까요?



▲ 검은사막 그래픽 리마스터 책임, 펄어비스 고광현 리드 엔진 프로그래머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펄어비스 프로그램실에서 리드 엔진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고광현이라고 합니다. 그래픽 리마스터에서 책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검은사막 온라인은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으로 유명해요. 그런데도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그래픽 리마스터를 하게 된 것이 특이합니다. 여기에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저희는 항상 높은 품질을 추구합니다. 검은사막이 연차가 어느정도 되다보니 신기술들도 많이 등장했는데요. 유저 분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그래픽 리마스터를 준비하게 됐고, 앞으로도 새로 추가되는 기술들을 적용하며 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 쇼케이스 현장에서 탄성을 자아냈던 화려한 실내 표현의 변화




▲ 울트라 옵션으로 바라보는 바닷가 풍경은 감동이다



Q. 그래픽 리마스터의 시작부터 결실을 맺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을 것 같아요. 기억나는 가장 큰 난관은 어떤 것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나요?

난관 많았죠. 대표적으로, 검은사막이 라이브 서비스도 함께 하고 있잖아요. 리마스터 작업을 진행할 때 기존 검은사막을 즐기던 유저분들에 대한 고려도 계속 해야 했습니다. 리마스터가 적용되었더니 기존 유저들이 사양이 부족해 게임을 즐길 수 없다거나 하면 안되니까요.

그래서 그래픽 리마스터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진행을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고요. 뭔가 잘못 건드리면 게임에서 오류가 나버리니까.

리소스 부분에서도 리마스터 버전과 기존 버전에서는 방식에 차이가 조금 있어요. 그런데 양 쪽 모두 잘 나오게 해야하다보니 수정하는 과정에서 제약이 조금 있기도 했습니다. 기존 리소스를 유지하면서 수정을 하되, 문제가 나오지 않게 작업을 해야하다보니 어려운 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외에 최적화 과정에서도 오류가 나오기도 했고요. 민감한 코드들이 있어서 조심을 하면서 작업을 했는데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 기존 그래픽과 새로운 그래픽, 양 쪽 모두가 잘 표현되어야 한다



Q. 그렇다면 그래픽 리마스터의 시작에서 완성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한 1년 조금 넘게 걸렸던 것 같아요. 그래픽 리마스터는 ‘한 번 해볼까?’라는 선에서 출발했고,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할만한 경계선이 없어서 정확한 시간은 확정짓기 어려운 감은 있네요.

저희는 평소에도 좋은 기술이 나오면 이걸 검은사막에 어떻게 적용할까를 고민하고, 또 빠르게 넣어서 직접 체험해보실 수 있도록 했는데요. 그래픽 리마스터의 경우에는 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었기에 준비과정을 거쳐서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쭉 해오다보니 생각보다는 조금 더 오래걸리기는 했네요.


Q. 그래픽 리마스터 작업 중 가장 공들였던 작업이나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결과물은 어떤 건가요?

그래픽 리마스터 작업 자체가 여러 사우분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고, 각 항목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냅니다. 때문에 특정 부분을 짚어서 어떤게 좋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전체적인 조화에 집중해서 감상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 관련해서 피드백도 보내주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 단편이 아닌 전체의 조화가 감상 포인트!



Q. 엔진 디렉터가 바라보는 게임 그래픽은 조금 더 특별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고의 그래픽을 가진 게임이나 개발에 영감을 준 게임이 있나요?

구체적으로 어떤 게임이 최고다라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픽 기술의 경우 서양이 훨씬 발전해있고 국내가 이를 따라가는 형태인데요. 자체적으로 엔진을 개발하는 프로스트바이트나, GTA의 개발사처럼 해외 유수 개발사들의 작품들이 많은 자극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저희도 GDC 같은 행사에서 직접 발표를 하곤 하지만 다른 회사의 발표 자료들도 참고하고 연구하면서 기술 적용을 고려해본 경우도 있었습니다.


Q. 쇼케이스에서 '물리 기반 랜더링'과 '진보된 후처리' 등이 추가된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단어는 꽤 생소한 편이에요. 어떤 것들이 변화하는지 좀 더 알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조금 어려운 얘기인데요. 물리 기반 렌더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빛의 반응을 모형화해서 표현한다는 부분이예요. 표면의 매끄러운 정도나 광택이 어떻게 표현되는지부터 시작해서, 금속과 비금속의 표현 차이가 두드러지게 되기도 하죠. 현실에서는 훨씬 다양한 부분에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데, 게임 안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두드러지게 됩니다.

IBL(Image Based Lighting) 기술의 적용도 있는데요. 거울에 비친 대상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 상이 광원이 되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부분을 이미지로 처리해 반사를 표현하는 변화 등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후처리의 경우 포스트 프로세싱이라는 명칭으로도 알려져있는데요. 아웃 포커싱 효과가 대표적인 피사계 심도나 잔상이 남는 모션 블러 효과, 빛이 갈라지고 퍼지는 표현을 해주는 글레어 효과, 빛줄기의 표현, 그림자 안에 그림자를 표현하며 깊이감을 더하는 앰비언트 오클루전, 화면 상의 정보를 이용한 반사효과 표현 등이 대표적이며 이러한 부분이 강화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리 기반 렌더링 같은 효과는 기존에도 어느정도 적용이 되어있었는데요. 기존에는 아트나 오브젝트의 제작 방식이 아티스트 의존적이었던데 반해,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변화했어요. 원화에 기반하는 오프라인 렌더링에서 리얼타임 렌더링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죠.


▲ 빛나는 가로등과 웅덩이의 반사 등으로 아름다움을 더욱 극대화했다




▲ 흐르는_강물에서_조용히_드리운_낚싯대.jpg




▲ 거울에 실제로 NPC의 움직임이 비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Q. 이번 그래픽 리마스터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판금 갑옷의 반사 효과가 크게 늘어나,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판금으로된 갑옷을 꼭 구매하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는데요. 이렇게 옷감의 재질들이 리마스터링을 거치면서 어떤 식으로 변화했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의상 재질에 따라 빛이 퍼지고 반사되는 걸 잘 표현해내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판금의 경우 IBL을 포함해, 물체가 직접 비치는 표면반사는 강하고, 빛이 퍼지는 산란반사는 줄게 됩니다. 이를 통해 금속의 질감을 두드러지게 표현했죠.

가죽재질의 경우 프라넬 현상이라는 것이 도입되면서 표현이 좋아졌는데요. 간단히 말해서 대상의 표면을 보는 각도에 따라서, 정면에서 바라보는 면은 반사가 두드러지지 않는 반면에 스치는 각도로 보는 부분은 반사가 두드러지게 됩니다. 이 효과를 통해 가죽 재질의 느낌을 살렸어요.




▲ 빛의 반사를 통해 재질의 사실감을 더한다



Q. 그래픽 리마스터가 적용된 검은사막은 그래픽 완성도는 현재 게임 업계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해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건 민감한 부분이기도 한데요. 국내에서는 엔진을 자체 개발하는 회사가 많이 없다보니 저희가 대표라는 느낌이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서양과 비교하면 국내가 확실히 뒤쳐져있는게 사실인데요. 처음 서비스를 할 때는 저희도 많이 부족하고 뒤를 쫓아가려고 노력하는 수준이었는데, 계속 발전을 거듭하면서 최근에는 서구권의 개발사들과도 비견될만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Q. 그래픽 리마스터에서 아직 아쉽다고 느끼거나, 개선이 예정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쇼케이스때도 말씀드렸다시피 몇 개의 리스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먼저 현재 그래픽이 지글거린다는 의견을 많이 보내주고 계신데요. 이를 완화하려면 AA(안티 앨리어싱) 처리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TAA (Temporal Anti-Aliasing) 이나 다이나믹 레졸루션 기능 등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TAA는 공간적인 AA가 아닌 시차를 이용한 계단 현상 완화방법으로, 대표적으로 표면반사가 일어날 때 빛이 쪼개지면서 발생거리는 지글거림을 완화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외에도 현재 피드백을 계속 확인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눈이 아프다’라는 내용과 ‘성능 개선’에 대한 내용을 많이 보내주시는 것 같아요.

눈이 아프게 느껴지는 원인도 다양한데요.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을 넘어가는 경우 순간적으로 화면이밝아지거나 순간적으로 어두워지는 표현을 통해 사실감을 더했는데 이 부분이 너무 눈이 아프다는 의견을 주시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표면 등의 광택을 살리는 과정에서 빛이 갈라지고 퍼지는 효과들이나, 전체적인 조도가 너무 밝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게임 옵션에서 감마 조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점차 수정을 해야할 필요가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성능 부분에 대해서는 특성상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은데요. 매우 높음 옵션처럼 본래 요구성능이 높은 경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좀 더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하위 옵션에서 성능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아쉬운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참고하여 수정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검은사막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검은사막이 오픈한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 여전히 사랑해주시고 플레이해주시는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리마스터 업데이트에 대한 피드백도 계속 보내주시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 너무 감사드립니다. 좋은 피드백을 보면서 개선이 진행 될 때마다 기분도 좋습니다.

주시는 피드백 계속 참고하면서 개선해 나갈 예정이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들의 연구 개발도 함께할 계획이니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