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운로드, 튜토리얼이 없다?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에 대하여 묻다

인터뷰 | 허재민 기자 | 댓글: 15개 |
▲Blackstorm Labs의 '에버윙(Everwing)'

'소셜'이라는 것은 이제 우리 삶에 있어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라인, 위챗 등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대화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요. 가끔은 강요된 듯한 인간관계에 피곤해질때도 많지만요.

이제 소셜 메신저 플랫폼들은 그저 소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게임을 하고, 쇼핑을 하고, 선물을 나누는 등 다양한 분야로 '소셜'의 범위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도 플랫폼 확장 시도를 하고 있죠. '페이스북'은 메신저를 통해 유저들이 간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별다른 다운로드나 회원가입, 친구 추천 등의 귀찮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빠르게,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플레이가 용이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게임 등급 심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차단이 되어버린 상태기 때문이죠. 2014년 8월 모든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이 국내에서 차단된 이후,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여타 게임들과 같이 자체 심의가 가능하도록 하여 서비스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죠. 하지만 아직으로선 플레이가 불가능합니다.

페이스북 게임 중 '에버윙(EverWing)'은 많은 팬들과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 인스턴트 게임입니다. 인벤은 '에버윙'의 개발사, Blackstorm Labs의 지아 쉔(Jia Shen)과 연락할 수 있었는데요,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후 운이 좋게도 지스타에서 그와 그의 동료를 직접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해에 다시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라며, 한국, 일본, 북미 게이머들의 성향과 소셜 플랫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 Blackstorm Labs의 지아 쉔과 그의 동료, 라파엘 마조이에(Raphaël Mazoyer).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과 그들의 게임, '에버윙'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지스타에서 만난 Blackstorm Labs의 라파엘 마조이에(좌), 지아 쉔(우)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지아 쉔
반갑습니다, 지아 쉔이라고 합니다. 저는 2006년 설립한 RockYou를 시작으로 소셜 플랫폼 및 게임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해온지는 10년이 넘어가네요.

RockYou를 처음 설립했을 때는 페이스북이 처음 어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됐을 때에요. 추후 3억 명이 넘는 유저가 이용하게 될 페이스북 게임의 시작이었죠. 당시에는 페이스북과 MySpace를 많이 이용할 때었어요. 우리는 '에버윙(EverWing)'으로 다시 소셜게임을 시작해보려고 해요.


Q. RockYou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지아 쉔
RockYou는 MySpace를 기반으로 한 소셜 앱 회사입니다. 소셜 네트워킹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하고 스마트폰이 막 등장하던 시기에 만들어졌죠. 단순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던 앱, 게임 시장을 개척해나갔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RockYou는 스마트폰이 아직 보급되기 전 컴퓨터 기반으로 서비스했던 소셜 플랫폼입니다. 간단하게 슬라이드쇼 모양으로 사진을 공유하던 방식이었어요.



▲소셜 플랫폼, RockYou

Q.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이란 무엇인가요?

지아 쉔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은 스마트폰이나 PC에서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들을 말합니다. 메신저 앱을 통해 친구들과 바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접근성이 좋고 소셜성이 강조된 게임들이죠.


Q. '에버윙'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지아 쉔
네, '에버윙'은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이 즐기고 있는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이에요. 몽환적인 세계에서 요정을 조종해 적을 처치하는 게임이죠. 애완동물인 드래곤도 함께 데리고 공격할 수 있어요. 캐주얼 게임이지만 꽤 복잡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게임입니다.



▲요정과 드래곤을 조종해 적을 물리치는 비행 슈팅게임, '에버윙'



▲간단하게 적을 쏘면 되는 방식이다 (사진출처: gamingph)

Q. 왜 '소셜 게임'에 관심을 두게 되신 건가요?

지아 쉔
게임은 비즈니스에요. 그리고 이 비즈니스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를 유지하는 것이죠. 왜냐하면, 유저가 많다는 것은 좋은 게임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한데, 페이스북에는 이미 많은 유저가 있죠. 소셜 플랫폼은 이제 남녀노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것이고 우리는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한국에서도 '카카오톡'을 이용한 소셜 게임들이 있는데요, 소셜게임의 특징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아 쉔
'카카오톡' 게임과는 조금 다릅니다. 메신저 안에서 바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는데요.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은 게임을 시작하기가 조금 더 쉽습니다. 많은 친구와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하드코어 게임들이 아니고요. 게임을 하려고 하면 일반적으로 게임을 내려받고, 튜토리얼을 진행하죠.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은 그러한 과정 없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나 등록하는 과정 없이 바로 친구와 게임을 플레이할 것이냐고 뜨죠.

재밌는건 지역마다 소셜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에요.


Q. 어떻게 다른가요?

지아 쉔
먼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그룹 채팅을 많이 해요. 필리핀의 경우 50명 정도까지도 함께하는 그룹 채팅을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한국은 1대1 혹은 소규모 그룹 채팅을 많이 하시고요.


Q. 한국에서는 아직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하시나요?

지아 쉔
저는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에요. 정부승인이 나야 하는데 우리가 자체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페이스북과의 협력을 통해 해야 하는 작업이거든요. 현재 페이스북과 함께 허가를 받기위해 작업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각 나라에 출시할 때마다 신중을 기하는 편이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확답을 드리기 어렵네요. 그리고 로컬라이징도 신경을 써야겠죠.



▲한국에서는 심의 문제로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을 허용하지 않는다.

Q. 모바일이나 다른 플랫폼으로 '에버윙'을 플레이할 수 있게 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아 쉔
절대 하지 않을 것 같네요. 저희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소셜'요소에 있어요.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앱으로 가면 덜 흥미로운 게임이 되지요. '카카오톡'게임보다 우리는 좀 더 소셜 그라운드에 더 의존하고 있어요. 게임 정체성의 90%가 '소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Q.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들은 주로 캐주얼한 게임들이 많은데요,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부탁드립니다.

지아 쉔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은 소수 게이머들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게임이에요. 따라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위한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고 있고, 따라서 캐주얼게임이 이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수 있지요.


Q. 페이스북 게임은 html5로 개발되는데요. html5 게임의 장점과 한계는 무엇인가요?

지아 쉔
먼저 한번 게임을 개발하면 어느 브라우저에서나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1개의 코드로 가능하죠. iOS, 안드로이드, 모두 하나의 코드 스택으로 가능해요.

페이스북 메신저라는 플랫폼은 업데이트가 거의 매일 되어야 합니다. 다운로드를 하지 않아도 되니까 빠르게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지요. 따라서 html5로 개발하면 정말 간편하게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언리얼 엔진이나 유니티만큼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는 못해요. 다만 페이스북 메신저라는 플랫폼에서는 캐주얼한 게임이 주를 이루는 만큼 잘 어울린다고 할수 있지요.



▲하나로, 다양한 플랫폼 이식이 가능 (사진출처: howtotech)

Q. 모바일 앱 게임이 보편화되어있는 상태에서 페이스북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개발자로서 생각하는 페이스북 게임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지아 쉔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의 장점은 빠르고,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요즘 게임들은 꽤 복잡해졌어요. 저는 게임을 시작하기 쉬워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플레이어가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만큼 '캐주얼함'에 초점을 두었지요. 게임이 어렵다면 그만큼 하려는 사람들이 적어질 테니까요.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은 별다른 등록절차가 필요 없고 친구를 추가할 필요도 없어요. 페이스북이 이미 그 절차를 끝내놨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메신저를 계속 확인해요. 거의 매일 매시간 보고 있죠. 사람들은 이미 소셜에 익숙해져 있고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이득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페이스북 측에서 정립된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점이에요. 웹페이지마다 배경이 다 다르고 iOS, 안드로이드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어려움 없이 적용할 수 있도록 해주지요.



▲빠르고, 간편하고, 다 함께!

Q. 소셜성이 중요하다고 하셨지만, 생각보다 자동 친구 추가나 메시지 전송이 되는 점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유저들도 많을 텐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아 쉔
확실히 그 부분은 알고 있어요.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다소 친하지 않은 친구들과의 게임플레이가 강요되는 느낌이죠. 당연히 유저의 결정에 따라 정해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이건 게임이 어떻게 디자인되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좀 더 복잡한 API 플랫폼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좋은 질문인데 답이 다소 어렵네요.

예를 들자면 메시지를 보낼 땐 그룹 채팅방에 한 번에 메시지를 보내지 않아요. 새로운 채팅 방을 파서 채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죠. 최대한 불편하지 않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Q.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인 '에버윙'을 개발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지아 쉔
'에버윙'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성장이 빨랐어요. 누구도 소셜 게임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따라서 성장 속도에 맞춰나가는 것이 힘들었어요. 모든 것에 한계가 있었거든요. 페이스북 측과 협업하면서 게임을 개발해나가는 것이 힘들었던 게 기억나네요.


Q.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신 게 있나요?

지아 쉔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어요.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풍으로 메신저 게임을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페이스북 메신저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조언을 한다면?

지아 쉔
'모든 사람'을 타겟으로 하고, '쉬운 게임'에 포인트를 맞추세요.

플랫폼의 장점을 이용하고 게임을 너무 어렵게 만들지 마세요. 예전 게임들을 떠올려보세요. 튜토리얼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게임들을요.

페이스북은 이제 앱안의 앱스토어와 같이 거의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어요. 카카오톡에 비하면 다소 느리고, 그 방향성도 정확하게 동일할지는 모르겠지만요. 플랫폼 확장에 있어서 '게임'은 정말 중요한 조각이에요. 게임은 유저의 관심을 끌어들이기에 최고의 요소니까요. 게임뿐만 아니라 많은 방면에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고, 이를 잘 이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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