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객맞춤 서비스, 최고의 시스템! 커스텀 수냉 PC 양컴 인터뷰

인터뷰 | 정수형 기자 | 댓글: 32개 |



가끔 IT 박람회나 게임쇼같은 대형 행사에 가면 반짝거리는 LED나 다양하고 화려한 색깔의 냉각수가 튜브를 따라 흘러다니는 수냉 PC가 등장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구경하기에는 딱 좋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내가 구매한다고 생각하면 왠지 부담스럽다. 외형때문에 가격도 비쌀 것 같고 물같은 액체가 흘러다니니 만약 고장이라도 나면 A/S에 엄청난 애로사항이 꽃필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수냉 PC는 멋진 외형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를 잘 모르는 대다수의 일반인에게는 쉽사리 구매하거나 다루기 힘든 컴퓨터로 생각되고 있다. 컴퓨터의 내부에 수로를 설치하여 성능은 물론 디자인까지 사로잡는 커스텀 수냉 PC는 정말 전문가가 아니라면 사용하지 못하는 걸까?

예전에 수냉 PC를 한번 만들어보려다가 쓰디쓴 실패의 맛과 함께 컴퓨터 한 대를 날려먹은 후, 수냉 PC는 내게도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아니, 관심은 여전하지만 시도해볼 염두는 나지 않는 상태라고 해야할까? 사실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고집만 버리면 수냉 시스템을 취급하는 업체에 의뢰를 맡기면 그만이다.

다만 다양한 업체를 통해 쉽게 비교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 조립 PC와 달리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은 수냉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를 찾기도 어렵고, 또 일반 PC에 비해 관리가 어려우니 사후 처리나 A/S가 미심쩍다면 섣불리 구매할 수도 없다. 쉽게 말해 수냉 PC를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업체를 찾는 것부터가 어렵다.

용산에 위치한 "양컴"은 일반 조립 PC뿐 아니라 커스텀 수냉 PC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회사 중의 한 곳이다. 단순한 조립에서 벗어나 커스텀에 어울리는 컴퓨터 케이스까지 자체 제작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회사인데, 특히 지난 2016년 한해 동안 고객 클레임 제로를 달성할 정도로 구매한 사람들에게 평가가 좋다.

잊을만하면 한번씩 나타나 시선을 사로잡고 컴덕들의 통장 잔고를 고민하게 만드는 화려한 외형의 수냉 PC. 나만의 멋진 커스텀 수냉 PC를 구매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라면 과연 어떤 점에 대해 주의해야 할까? 멀게만 느껴졌던 수냉식 컴퓨터에 대한 정보와 커스텀 PC에 대한 기본적인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양컴의 양택진 실장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양컴 양택진 실장


Q. 커스텀PC를 전문적으로 취급한다고 들었다. 먼저 간단한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양컴은 2014년 1월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전문적으로 커스텀PC를 제작하는 회사다. 어릴 적부터 컴퓨터를 많이 좋아하다 보니 나중에 커서도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다. 2010년도에 용산에 와서 처음부터 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일반적인 소매 업체에서는 내가 해볼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내가 만들고 싶었던 컴퓨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흥미를 느낄 수 없었고, 해외에서 보던 커스텀 PC를 한국에서 직접 제작해서 판매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Q. 취급하는 제품들은 수냉식 PC가 중심인가?

컴퓨터 조립에 관한 분야라면 전부 다 잘할 수 있다(웃음). 사실 양컴에서 가장 자신 있고, 또 노력하고 싶은 분야는 고객과의 소통이다. 커스텀 PC를 의뢰받고 제작할 때, 우리가 마음에 드는 PC가 아니라 고객이 마음에 드는 PC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커스텀 PC 한 대를 완성하기까지의 제작 기간을 10일로 잡았을 때, 도면을 완성하고 실제 PC가 완성되기까지는 2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후 기간은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객과 소통하면서 디자인을 변경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검토 과정이다.

시스템의 불량은 초기에 잡을 수 있지만, 환경에 따른 고장은 언제 어느 순간에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다. 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다양한 테스트만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제품의 완성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지라도 선정리 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핀 덕분인지 작년의 경우 고객의 단순 변심을 제외하면 클레임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매출같이 외부에 드러낼 수 있는 수치보다 사실 이 부분이 제일 만족스럽다.



▲ 보이지 않는 뒤판 선까지 효율적으로 묶어서 관리한다고 한다


Q. 실력에 상당한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 혹시 다른 커스텀 회사와의 차별점이 있는가?

우리가 다른 조립 업체보다 커스텀 PC 조립 실력이 뛰어나다고 자신하지는 않는다. 다만, 고객이 생각한 제품을 만들어드리기 위해 우리는 다른 업체와 달리 케이스를 외주가 아니라 직접 만들고 있다. 아무래도 외주를 맡기게 되면 수정사항이 생겼을 때 즉각적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기도 하고, 또 직접 만들어드리는 게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블로그와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사람들과 자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사은품을 나눠드리는데, 이 때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1시간가량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다양한 질문들을 받아서 대답해드리고 있다.

제작 과정 역시 사진으로 기록해 남겨드리고 고객에게 테스트 진행 방식들을 알려드리며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테스트 과정에서 고객분이 자기가 주로 하는 게임을 직접 실행해서 테스트를 요청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런 소통의 과정 하나하나가 커스텀PC의 발전에 미약하지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제작 중이던 커스텀 PC로 꼼꼼하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Q. 본론으로 들어가서, 수냉PC의 장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수냉 쿨러가 탑재된 PC의 최고 장점은 역시 뛰어난 냉각 효과라 생각한다. 공냉식 쿨러로는 따라올 수 없는 효율을 통해 PC의 전체적인 성능 개선을 수월하게 이뤄낼 수 있다. 또한, 냉각수의 색상에 따라 컴퓨터의 분위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도 수냉 쿨러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공냉식 쿨러보다 유지 보수가 힘들다는 점이 있다. 가끔 먼지를 털어주거나 윤활유만 발라주면 되는 공냉식 쿨러와 달리 수냉 쿨러는 주기적으로 냉각수를 교체해줘야 한다. 교체 주기는 냉각수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최소 6개월에서 최대 3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 수로 배치와 냉각수의 색에 따라 수십가지의 변화를 줄 수 있다



▲ 깔끔한 느낌의 커스텀 수냉 PC


Q. 컴퓨터를 조립하는 게 일이니 제품의 트렌드에 민감할 것 같다. 요즘 잘 나가는 제품은 어떤지 궁금하다.

양컴을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먼저 CPU는 AMD의 라이젠 제품들이 많이 나가는 편이다. 그에 따라 메인보드 역시 라이젠 위주로 구성하고 있다. 그래픽카드의 경우 아무래도 저희 주력 분야가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보니 GTX 1080급의 고급형 제품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커스텀 PC를 원하시는 고객들 대부분은 화려한 RGB 세팅을 찾으시는 경우가 많다.

조텍의 AMP! 익스트림의 경우 디자인도 좋으면서 LED 라이트닝 시스템으로 RGB 감성을 구성하는 것도 간편해서 가장 인기가 좋다. 성능만을 원할 경우 GTX 파운더스 모델을 애용하고 있다. CPU와 VGA 이외의 부품들은 커세어와 지스킬 등 자체 RGB가 잘 되어있는 제품들이 인기가 좋다.


Q. 컴퓨터 조립할 때 가장 애용하는 그래픽카드가 있다면?

가격대에 따라 그래픽카드의 등급이 달라지긴 하지만, 별도로 지정된 제품이 없는 경우 가장 많이 애용하는 그래픽카드는 조텍에서 출시된 파운더스 에디션 GTX 1080 모델이다. 파운더스 에디션의 큰 장점은 이미 공장에서 오버클럭이 정해져서 출시되는 비레퍼런스 모델과 달리 제품의 수율만 높다면 얼마든지 큰 폭으로 성능을 개량할 수 있다.



▲ 조텍의 GTX 1080 TI 파운더스 에디션


Q. 해당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그래픽카드는 모두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다툴 만큼 쟁쟁한 회사들이다 보니 성능은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 되어 있다. 조텍은 오랫동안 대기업에 칩셋을 납품할 만큼 신뢰도가 높으며 그만큼 제품의 안전성과 수율도 좋아서 많이 고르는 편이다. 특히 요즘에는 성능 외에 A/S 역시 제품 선택에 영향을 주는데, 조텍은 외주 업체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A/S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문제가 생기면 신속하게 처리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Q. 커스텀이라고 하면 내가 원하는 형태로 마구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제품 이외에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으로도 가능한 건가

양컴의 홈페이지가 있긴 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판매되는 부품의 수가 수백 가지인데, 제품 하나하나마다 호환성을 따지며 설명을 적으면 한도 끝도 없으므로 기본적인 안내사항과 몇 가지의 제품들만 기재해 두었다.

제품의 제작 과정과 의뢰는 블로그를 통해서 받는 경우가 많으며, 제품 제작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가격대를 말해주시면 그 가격에 최적화된 성능으로 구상해드리고 있다. 커스텀 요소 역시 너무 기상천외한 형태만 아니라면 원하시는 형태로 맞춰 드린다. 특수 가공된 케이스가 당연히 좋지만, 별도의 공정을 거치다 보니 가격이 높아지게 되는 부분은 고려하셔야할 것 같다.



▲ 케이스에 원하는 문구를 넣은 것도 가능하다


Q. 제품을 구매한 후 사후 관리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커스텀PC를 기준으로, 먼저 수냉쿨러 관련 부품은 무상으로 1년 동안 지원해드리고 있으며, 커스텀과 관련된 부품을 제외한 CPU, VGA 등의 기본 부품은 최대 2년 동안 지원해드리고 있다. 기본 부품들은 브랜드업체에서 자체적으로 A/S 기간을 정해둔 후 무상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 A/S에 대한 걱정은 크게 안 하셔도 될 것이다.

수냉 시스템의 경우 냉각수 교체를 도와드리기도 한다. A/S를 원하시는 분들은 제품을 택배로 보내시거나 아니면 현장 방문도 가능하니 부담가지실 필요 없이 많은 이용 부탁드린다.


Q.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이전부터 정말 궁금했다. 홈페이지를 보면 판매된 제품 중에 가격대가 천만 원 이상인 컴퓨터들도 있는데, 이익이 엄청날 것 같다.

초고가 커스텀 PC의 경우 가격이 천만 원 단위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그걸 보고 구경하시는 분들은 저희가 돈을 잘 번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똑같다(웃음). 제품의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부품의 성능이다. 천만원대 PC나 백만원대 PC나 저희가 가져가는 수익에는 큰 차이가 없다.

제품의 최종 판매 가격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제작 공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데, 이 부분을 오해하시는 분들이 가끔 컴퓨터를 비싸게 팔아 돈을 많이 남긴다는 투로 글을 남기셔서 가슴이 아프다.


Q. 커스텀 수냉PC를 조립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시스템 구축이야 부품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냉각수가 흐르는 수로 구성에 가장 큰 공을 들인다. 수로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냉각 효율이 달라질 수 있다. 가끔 외관상 멋지게 보이려고 수로를 일부러 구불구불하게 만들어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하면 냉각 효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추천해 드리지 않는다. 만일 주문자 분께서 구불구불하게 만들고 싶다면 고성능의 수냉쿨러를 장착해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전체적인 작업 방식은 1번에 끝내지 않고 최소 2번 정도 다시 구성하는 편인데, 그냥 생각한 것과 실제로 제작이 완료된 결과물을 봤을 때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먼저 처음 구성한 방식으로 수로를 만들어 본 후에 수정과 보완 작업을 반복하며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 수로 구성은 한번에 끝내지 않고



▲ 케이스의 형태에 따라 여러번 수정하며 진행한다


Q. 혹시 커스텀 수냉 PC를 만드는 일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일화가 있는가?

사실 제품을 만들면서 생기는 일화보다는 제품을 주문한 고객과 소통하면서 생기는 일화가 많은 편이다. 커스텀 PC가 비교적 흔한 해외와 달리 국내에는 아직 커스텀 PC에 관한 빌드 자체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결국 주문하시는 분들도 어떤 방식으로 커스텀을 하고 싶은지 감을 잡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다.

간혹 제품을 다 완성한 후에 케이스의 글씨 변경을 요청하시거나 수로 구성 방식 변경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제작을 하기 전에 먼저 간단하게 가이드를 잡아드리고 설명을 드린 후 제작을 진행하는 편이다. 그래야 고객분께서도 결과물에 만족하시는 경우가 많다.


Q. 집에서 혼자 커스텀 수냉 PC를 조립하려는 사람들에게 알려줄 꿀팁이 있다면?

혼자서 처음 시도하는 거라면 일단 자신의 손재주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만일 프라모델이나 레고 등 무언가를 조립하는데 일가견이 있다고 자신하는 분들이라면 동영상을 보면서 차근차근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찾아보면 세세하게 알려주는 곳이 매우 많다.

어느 정도 기초정보를 쌓았으면 자신이 조립하고 싶은 케이스 모델명으로 검색하여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검색하는 것을 추천한다. 거의 대부분의 케이스는 커스텀 빌드가 나와 있는 상태기 때문에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고 본다. 마음에 드는 커스텀 빌드를 찾았으면 세세하게 살펴보면서 자기만의 커스텀 수냉 PC를 제작하면 된다.

손재주가 별로 좋지 않다면 처음부터 커스텀 수냉 PC를 직접 조립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만일 작업 도중 누수가 난다면 굉장히 골치 아파진다. 부품을 모두 장착한 상태에서 누수가 발생한다면 고가의 부품들이 망가지는 최악의 결과가 생길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커스텀PC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커스텀 PC 사업을 시작하면서 많이 들었던 질문이 있다. 소비자분들이 보통 정식 인증이 없는 벌크 제품이나 지나치게 가격이 싼 제품들을 원하시면서 높은 수준의 성능을 원하시는 경우가 많다. 딱 잘라 말씀드리자면, 세상에 싸면서 동시에 성능이 좋은 제품은 없다고 본다.

수냉식 PC의 경우 한번 망가지면 복구가 힘든 경우가 많다. A/S가 불확실하거나 안전성이 떨어지는 등, 가격이 저렴한 제품은 다 그만큼의 이유가 있다. 물론 가격이 비싸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가성비를 논할 때 무조건 싼 제품이 가성비가 좋은 것은 아니란 점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 누구나 손쉽게 수냉시스템을 제작하는 그 날을 위해!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