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CPU 전쟁의 열쇠는 게임? 우리 역시 게이머, 라이젠 개발팀 방한

인터뷰 | 정수형,배준석 기자 | 댓글: 31개 |
AMD. 한국에서는 보통 암드라고 불리는 이 회사는 정말로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이뤄냈었다.

하나의 분야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CPU는 인텔과, 그래픽카드는 NVIDIA와 눈부신 맞대결을 펼치며 시장을 이끌었다. 다만 아쉽게도 영광은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 어디서부터 비롯된 실수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아도 페넘과 불도저의 연이은 도전은 아쉬움만 남겼다.

그러나 올해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절치부심해온 AMD의 라이젠으로 암레발은 끝났다. AMD 라이젠은 출시 이후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으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고, 점유율 역시 20% 이상으로 폭증했다. 당장의 실적은 과거의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상승세는 전성기 이상이다.

특히 라이젠의 출시 전후, 새로운 CPU 아키텍처의 등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호환성에 대한 우려 및 최적화에도 발 빠르게 대처하며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 라이젠7이 처음 등장하고 변화된 CPU 점유율 (사진 출처: 다나와)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AMD가 암흑기(?) 시절에 보여주었던 행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새롭게 출시된 CPU 라이젠에 대한 의심을 쉽사리 거두지 못한다. 사실 지난 몇 년간 쌓여 온 이미지를 단 한 순간에 바꾸는 것은 여간해선 매우 힘든 일, 딱 한 숟가락으로 배가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AMD 역시 라이젠의 출시 못지않게 브랜드가 가지는 신뢰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오고 있다.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좋은 제품을 꾸준히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소비자에게 이런 과정을 알리는 노력도 중요하다.

컴퓨터와 관련된 제품의 성능을 알리는 방법 중에서 현재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e스포츠를 통한 홍보 활동이다. 이제 하나의 정식 스포츠로까지 인정받고 있는 e스포츠는 규모 있는 공식 대회의 경우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런 대회에서 사용되는 제품들은 당연히 게이머들에게도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 수 많은 게이머가 관심을 가지는 e스포츠

AMD가 e스포츠 및 제품의 반응에 대해 관심을 두고 찾은 곳은 바로 이곳, 한국이다. AMD는 IT강국이자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알려진 한국에 본사 직원이 직접 방문하여 한국 게이머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한, 라이젠의 출시 이후 한국에서 제기된 다양한 피드백을 검토하는 등 한국 시장의 향방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제품의 개발자이기 이전에 스스로 게이머라고 자부하며,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가장 행복하게 생각한다는 AMD. 한국 시장의 분위기를 직접 검토하기 위해 인벤에 방문한 AMD의 개발팀 2명(트레비스, 제임스), 마케팅팀(마이클, 에디) 2명과 만났다. 그리고 본사 직원인 그들과 라이젠의 출시 및 한국 시장의 기대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본사에서 직접 한국에 직원들이 방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마이클: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IT강국이자 e스포츠의 중주국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 한국 게이머는 승리를 향한 치트키로 불릴 만큼 '게임을 잘하는 나라'로 생각한다. 우리는 새로운 CPU 아키텍처 라이젠을 출시하면서 게이머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느꼈고, 자연스럽게 게임을 좋아하고 또 그만큼 실력 있는 한국의 게이머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 방문을 결정하게 되었다.



▲ 마이클 리아오( Michael Liao ) AMD APJ 지역 세일즈 / 마케팅 총괄


Q. 최근 라이젠5 , 라이젠3와 스레드리퍼를 연달아 출시하며 한국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차후 한국 시장에 대한 전략이 궁금하다.

마이클: 한국은 IT시장 전반으로 높은 수준을 가진 나라 중 한 곳이다. 한국에 제품을 출시하면 제품과 관련되어, 정말 날카롭고 다양한 피드백들이 올라온다. 덕분에 여러 종류의 문제점을 쉽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준다.

한국처럼 수준 높은 시장에서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성공한다면 성능에 대한 신뢰도 얻고 후광 효과도 창출할 수 있다. AMD는 차후 한국 시장에서 라이젠에 대한 유통 시장을 확대하여 더욱 많은 게이머가 접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또한 한국 시장의 반응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도록 정보 관련 사업에 투자를 하는 등 점진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견고한 기틀을 마련할 것이다.


Q. 최근 조텍컵, MSI 인비테이셔널 등 PC 제조 브랜드가 e스포츠를 비롯한 게임 산업과의 협업을 중요시하고 있다. AMD 라이젠도 e스포츠 후원 등을 통한 브랜딩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마이클: 고사양의 컴퓨터를 구입하는 고객들 대부분이 게이머인 만큼 컴퓨터 관련 산업에서 게임은 중요한 위치에 있다. 우리 제품이 최신 게임까지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역시 직접 플레이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e스포츠 대회는 수십만 명이 찾아볼 만큼 큰 행사이며, 이런 행사에 사용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에게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



▲ 컴퓨텍스에서 총 상금 10만달러 규모로 진행되었던 조텍컵

AMD 라이젠 역시 이런 외부 행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후원을 할 계획도 있다. 이는 라이젠의 성능을 확실하게 알릴 수 있는 훌륭한 홍보 방식이라 생각한다. e스포츠 분야에서 활약하는 게이머들을 후원하거나 각종 게임 대회의 공식 후원사가 되어 라이젠의 성능을 보여주고 후원 규모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Q. 현재 라이젠의 모든 라인업이 갖추어졌는데, 내부에서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차기 이슈는 무엇인가?

트레비스: 우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라이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라이젠에 통합적으로 적용되는 그래픽을 도입할 것이며 이는 곧 완료 예정에 있다. 또한 라이젠의 지속적인 활용을 위해 고객이 현재 구매한 메인보드가 나중에 구매한 메인보드 제품에도 호환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 트레비스 커시( Travis Kirsch ) AMD 제품 개발 디렉터

제임스: 게임 개발자들과의 관계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모든 대규모 게임 기업들과 유명한 게임 타이틀 관계자들이 라이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과 관련된 여러 가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업데이트를 진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라이젠 사용자들에게 성공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베데스다와의 협력을 발표했는데, 새로 출시 예정인 퀘이크 시리즈의 최신작 '퀘이크 챔피언스'가 라이젠과 라데온에 최적화되어 AMD 팬분들만을 위한 콘텐츠가 게임에 추가될 것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내용 중 하나인 e스포츠 분야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게이머들에게 라이젠의 성능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진행할 것이다.



▲ 올해 출시 예정인 '퀘이크 챔피언스'는 AMD 제품에 대한 최적화가 진행된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트레비스: 한 명의 개발자이기 이전에 AMD의 직원들 또한 열렬한 게이머로서 우리 스스로를 위해 지금껏 다양한 제품들과 플랫폼을 개발해 왔었다. 단순히 이윤창출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멋진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AMD에 대한 브랜딩뿐만 아니라 제품의 세부 디테일과 플랫폼, 호환성을 신경 쓰는 것이 이런 즐거움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제품들이 단지 프로그램만을 잘 돌리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의 디자인과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이 있고 애착을 가질 수 있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제임스 프라이어( James Prior ) : AMD 제품 개발 매니저

제임스: 한국에 도착하고 실제로 한국의 게이머 및 라이젠 구매자들과 즐거운 미팅을 했었다. 한국 게이머들과 별다른 교류가 없었던지라 많이 긴장되었지만, 예상외로 무척 신선한 경험이 되었다. 미팅 때 만났던 모든 분들이 라이젠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며, 불편한 사항에 대해서도 정직하게 전달해 주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도 종종 이러한 미팅 자리를 가지고 한국과 훌륭한 관계가 형성되길 바란다.

트레비스: 짧았던 한국 방문에서 AMD가 얻고 싶었던 것은 실제 이용자들의 피드백이다. 본사로 돌아간다면 다음 제품을 제작해야 하므로, 좀 더 많은 자료를 얻는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AMD가 제품을 출시해 사용자에게 큰 기쁨을 제공하면, 그 후 사용자가 다시 AMD 제품과 관련된 수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AMD가 원하는 소통이며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인벤 여러분과 한국의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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