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에어의 2R 우승 이끈 차지훈 감독 "최후에 웃는 팀 되겠다"

인터뷰 | 김경현, 박범 기자 | 댓글: 1개 |
진에어 그린윙스 스타2 팀이 드디어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습니다. 지난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2라운드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죠. 2라운드 1위를 차지해 결승에 직행한 진에어는 돌풍의 팀 MVP를 가볍게 제압하고 '강팀'의 면모를 뽐냈습니다.

진에어는 1라운드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2라운드에서는 류원 코치를 영입했고, 개인 다승 1위 조성주에 김유진이 살아나며 강력함을 더했습니다. 이 두 선수 이외에도 이병렬, 김도욱, 방태수, 하재상 등 기존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며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진에어의 스타2 팀을 맡고 있는 차지훈 감독 역시 '우승 감독'으로 거듭났습니다. 진에어에서 처음으로 감독을 맡아 매우 빠른 시간에 성과를 냈죠.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차지훈 감독은 e스포츠 업계에서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했습니다. 2006년에 시작해 무려 8년 만에 감독의 자리에 앉았고, 곧바로 지도력을 발휘해 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뤘습니다.

요즘 진에어를 보면 '잘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적생 조성주, 김유진은 원래부터 진에어 선수였던 것처럼 기존 멤버들과 융화됐고, 류원 코치는 팀에 오자마자 섬세함으로 선수들의 전력을 끌어 올렸습니다. 차지훈 감독 역시 우승의 주역입니다. 끊임 없는 대화와 연구를 통해 조직력을 강화시키고 선수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지금부터 3라운드 개막을 앞두고 만난 차지훈 감독과의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 2라운드 우승의 비결 "1라운드에 비해 안정된 분위기"

진에어의 1라운드 성적은 결코 나쁘지 않았습니다. 풀리그 4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SK텔레콤의 원이삭에게 올킬을 당하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2라운드에 임한 진에어는 더 나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차지훈 감독은 "1라운드와 비교했을 때 훨씬 안정된 분위기에서 프로리그를 준비할 수 있었다"며 2라운드 우승의 비결을 밝혔습니다.

Q. 다시 한 번 프로리그 2라운드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승 이후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는데요.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A. 우승 직후에는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의 순간은 금방 사라지고, 어느 순간부터 앞으로에 대한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죠. 그래서 오래 쉬지 못했어요. 이 시점에서 풀어져서는 안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잠깐의 휴식기를 가진 다음, 곧바로 3라운드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Q. 프로리그 2라운드 결승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상대 팀인 MVP의 기세가 워낙 좋았었죠.

A. 일단 MVP가 결승전 상대라는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 KT 롤스터와 CJ 엔투스에 워낙 스타 플레이어들이 많아서 그 팀들 중에 결승전 상대가 정해질 줄 알고 있었거든요. 물론 2라운드에서 MVP의 기세가 워낙 좋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를 하긴 했지만, 다른 두 팀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비중이 적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막상 MVP가 올라왔을 때에도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MVP 역시 KT와 CJ처럼 주력 선수가 프로토스였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대였어도 큰 걱정은 없었어요.


Q. 결승전 1세트에 조성주 카드를 기용했습니다. 강력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패배했을 경우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A.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1세트부터 팀의 에이스를 내보내는 것은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승전 1세트의 맵을 우리가 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조성주에게 전략을 준비시키기에 용이했습니다. 1세트와 마지막 세트 맵이 연수였기 때문에 이 맵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던 조성주와 김유진에게 특별 준비를 지시했죠. 또한 3세트, 5세트 맵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맞춤 전략을 완성해놓은 상태였습니다.

만약 조성주가 1세트에서 무너졌다면 아무래도 많은 것을 잃고 시작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결승전에 많이 올라가 봤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초반 기세 싸움이 상당히 중요했던 것 같아요. 특히, MVP의 기세가 무서웠기 때문에 1세트를 기필코 잡아야 한다는 판단이 섰어요. 그래서 조성주 선수에게 1세트 연수에 대한 특별 준비를 시켰습니다.



▲ 2R를 되돌아 보며 사뭇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 차지훈 감독

Q. 진에어의 최근 분위기가 워낙 좋았습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었다면요?

A. 아무래도 1라운드에 비해 안정된 분위기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조성주와 김유진이 영입된 지 얼마 안되었을 때는 사실 완벽히 하나가 되는 분위기라고 보긴 어려웠죠. 그래도 새로 들어온 선수들에게 적응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조급해하진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든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함께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특히 류원 코치가 팀 내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데 한 몫했죠. 류원 코치는 엄마와 같은 존재예요(웃음). 여기에 선수들끼리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고, 세심한 성격의 류원 코치가 합류되면서 2라운드 준비가 수월했습니다.


Q. 김유진이 2라운드에서 살아났죠.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습니다.

A. 사실 김유진은 처음부터 괜찮았어요. 연습 때도 그렇고 개인 리그에서 성적도 좋았죠. 하지만 김유진 선수는 프로리그에 대한 부담감을 매우 크게 느꼈어요. 영입되자 마자 에이스 타이틀을 달게 되면서 심적으로 부담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많은 스태프들이 김유진의 부담감을 줄여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고, 그로 인해 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웅진 시절 함께 생활했던 류원 코치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김유진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열심히 챙겨줬고, 팀의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좋은 결과를 보여줘서 뿌듯했습니다.


Q. 2라운드 우승을 했지만 불안한 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그렇죠. 사실 불안한 부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몇몇 선수들이 개인 사정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거든요. 이로 인해 내부에서 연습 경기를 진행하기 힘들어졌습니다. 남은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를 연습하는 것 이외에 동료 선수의 경기 준비까지 병행해야 하는 실정이었어요. 물론 다른 팀 선수들이 많이 도와주지만, 그 선수들의 시간을 뺏는 것 같아 원하는 만큼 연습을 요청할 수가 없죠. 연습 환경에 대한 불안 요소들이 2라운드 경기 결과로 드러난 적이 있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Q. 2라운드 내내 만나봤던 진에어 선수들은 목표에 대한 동기부여가 분명해보였습니다.

A. 저는 평소에 거짓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너무 부풀려진 꿈을 꾸게 해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동기부여를 확실히 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그로 인해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자동적으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강조했어요.

저의 이러한 생각에 선수들이 동의해줬습니다. 그래서 고마웠고, 선수들에게 확실한 배려를 해줬습니다. 그러자 선수들은 이러한 팀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열심히 노력했죠. 이런 긍정의 순환을 통해 서로 노력하고 배려한 결과, 팀의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 화려한 경력을 소유한 e스포츠 계의 숨은 보석!

차지훈 감독은 진에어에서 처음으로 감독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벌써 9년차 지도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온게임넷 스파키즈를 시작으로 SK텔레콤, 8게임단 등을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습니다. 차지훈 감독은 주로 무대 뒤에 있었습니다. 선수 출신도 아니었고, 파격적인 대우로 스타급 지도자로 떠오르지도 못했죠. 이제는 때가 된 것 같습니다. 9년 동안 쌓은 내공이 서서히 발휘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 오랫 동안 e스포츠에 종사한 만큼,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Q. 오랜 경력에 비해 팬들에게 인지도가 높지 않죠. 그 동안의 경력 사항에 대해서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A. 2006년 초부터 e스포츠 업계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1이 유행하던 시절, '쉴드'라는 클랜을 운영하다가, 온게임넷 관계자의 요청을 받고 '스파키즈' 팀에 합류하게 됐죠. 아무 것도 모르고 들어간 만큼 밑바닥부터 일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제가 평소에 즐기고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였기 때문에 재밌게 일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여러 번 팀을 옮기게 됐지만, 맡게 되는 팀들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그러다가 '8게임단'으로 둥지를 옮겼고, 현재 '진에어 그린윙스'의 스타2 감독까지 오게 됐죠. 어떻게 보면 한 팀의 감독이 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지만, 막상 따지고 보면 이 정도 걸리는 게 정상인 것 같아요. 저는 선수 출신도 아니고, 스타급 지도자도 아니었잖아요.


Q. 처음 감독이 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기쁘기도 하고, 부담도 되고 그랬을 것 같습니다.

A. 처음 감독직에 올랐을 때, 사실 마냥 좋지만은 않았어요. e스포츠 업계에 오랜 기간 몸담았지만, 선수 출신이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노출되는 경우가 적었죠. 그랬던 제가 갑자기 한 팀의 감독직을 맡게 됐으니 부담감이 컸죠.

하지만 자신감이 있었어요. 워낙 코치 생활을 오래 했고, 제가 모셨던 감독님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내가 감독이 된다면 이렇게 해보겠다'라는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최대한 회사와 선수 입장 모두를 생각하고 반영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Q. e스포츠 외에 스포츠에도 훌륭한 감독님들이 많습니다. 차지훈 감독의 롤모델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A. 제 롤모델은 야구의 김성근 감독님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 분에 관한 자료들을 직접 찾아볼 정도로 많이 좋아했어요. 특히 선수들을 모두 챙기면서 숨은 실력을 이끌어 내는 능력은 정말 배우고 싶더라고요. 그 분의 장점들을 모두 닮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아버지도 김성근 감독님과 관련된 책자를 선물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Q. 그렇게 만들어진 차지훈 감독의 리더쉽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스스로 고민하고 또 롤모델의 장점을 통합해서 얻은 결론은 '대화 위주로 팀을 운영하자' 였습니다. 코칭 스태프들 뿐만 아니라 선수들과도 끊임 없이 대화하면서 의견을 모으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요. 실제로 지금도 팀을 꾸려 나가면서 이미 답이 정해져 있어도, 많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물어보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누군가가 집어줄 수 있기 때문에 저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의 의견 교류를 통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2라운드 결승을 준비할 때도 선수들과 둘러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끊임 없는 대화를 통해 팀을 운영해 나간다고 한다.

■ 차 감독에게 듣는 진에어 이야기 "회사의 애정이 느껴집니다"

차지훈 감독은 진에어 그린윙스 스타2 팀의 고공 비행의 비결 중 하나로 '회사의 애정이 느껴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선수단을 아끼는 분위기에 감동을 느낄 정도였다고 합니다. 진에어 그린윙스 스타2 팀의 생활은 어떨까요? 지금부터 차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Q. 진에어 측에서 아낌 없이 지원을 해준다고 들었습니다. 조현민 전무의 팀 사랑은 이미 정평이 나있죠.

A. 정말 그렇습니다. 게임단에서 정말 선수들에게 진심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더라고요. 진에어는 선수들을 소모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게임단에 있으면서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애정어린 보살핌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건 정말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마 직접 오셔서 겪어봐야 제대로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웃음). 이러한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 때문에라도 좀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드리고 싶습니다.


Q. 시즌 개막을 앞두고 조성주와 김유진과 같은 거물급 선수들이 새로 영입됐죠. 그 때 선수단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에이스급 선수들이 영입되면 기존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조금 걱정했어요. 하지만 기존 선수들은 오히려 잘하는 선수들이 온다고 기뻐하더라고요(웃음).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 "이제 우리 팀이 강해진다", "우리가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였습니다.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들 바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웃음). 하지만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정말 하나의 팀이구나' 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Q. 조성주 선수는 현장에서 만나면 정말 귀여워요. 하지만 어린 나이로 인해 숙소 생활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던데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A. 사실 조성주 같은 경우에는 낯가림이 좀 있어요. 단체 생활을 많이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팀 내 분위기가 워낙 밝기 때문에 나이 많은 선수들이 조성주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고 있어요. 덕분에 조성주 역시 동료 선수들과 잘 지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게 보여 기특합니다. 애교쟁이에요. 주장 하재상 선수의 굵은 손가락을 작은 두 손으로 잡고 징징거리는 모습이 정말 귀엽습니다(웃음).


Q. 이적 동기인 김유진 선수는 어땠나요? 조성주 선수와 달리 고참급 나이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A. 김유진 선수는 팀에 영입되기 전부터 기존 선수들과 워낙 친분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팀에 오자마자 분위기에 적응해 오히려 놀랐어요. 원래 우리 팀이었던 것처럼 적응하는 시간이 짧았습니다. 팀에 잘 적응해준 두 선수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Q. 대부분의 선수들이 8게임단에서부터 같이 해온 선수들입니다. 애정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A. 과거에 소속 팀의 해체를 겪었고, 그로 인해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은 선수들입니다. 사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죠.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겪었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후원을 받는 입장이다보니 선수들의 각오가 대단합니다. 팀에 항상 감사하며 '우리가 한번 보여주자!' 라는 목표 의식이 분명해요. 똘똘 뭉쳐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 팀과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보였다.

Q. 방태수 선수의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그의 확실하고 독특한 게임 스타일이 감독 입장에서 불안하지 않나요?

A. 음, 솔직히 말해야하죠(웃음)? 지켜보는 감독 입장에서는 불안한 게 사실이예요. 상대 바이킹이 날아오고 있는데 자원 아깝다고 포자 촉수를 건설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선수의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좋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다른 선수들과는 게임을 해석하는 성향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어쨌든 팬들이 즐거워 하시는 것 같아 좋습니다. 특히, SK텔레콤 정명훈 선수와 '방명록'을 펼칠 때는 감독인 제가 봐도 경기가 너무 재밌습니다.


Q. 아무래도 진에어는 조성주, 김유진 선수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입을 통해 숨은 보석들이 누가 있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A. 모든 선수가 보석이죠. 이병렬 선수는 어느 정도 팬들에게 잘하는 선수라고 인식됐다고 봐요. 하지만 저는 주장을 맡고 있는 하재상 선수가 정말 숨은 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장 역할에 정말 충실합니다. 스태프들과 선수들 간의 다리 역할을 잘해주거든요. 출전 기회가 적어 미안하기도 하지만, 중요할 때 한 건 해주는 능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평소에 노력도 정말 열심히 하고요. (하)재상이가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Q. 프로리그 3라운드를 앞두고 김남중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만족스러운 영입인가요?

A.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때에 비해서 새로운 선수 영입이 많이 어려워진 게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그때에 비해 아마추어 유저들이 많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영입은 운이 정말 좋았다고 봐요. 방태수 선수의 추천이 있었어요. 김남중이라는 선수가 다시 게임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어느 정도 공백기를 가졌던 것에 비해 실력이 좋아 영입하게 됐습니다. 전략적인 선수이기도 하고요. 전력 보강에 어느 정도 성공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3라운드 앞둔 진에어 그린윙스 "2R 성과에 만족하지 않겠습니다"

2라운드에서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습니다. 라운드 우승도 대단한 일이지만 최후에 웃는 팀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3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차지훈 감독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그는 "2라운드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조금 더 탄탄한 전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 3라운드 이야기에 다시 한번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Q. 3라운드 개막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차지훈 감독님이 생각하고 있는 중점 포인트가 궁금합니다.

A. 3라운드로 넘어오면서 맵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스타2 래더맵이 바꼈기 때문에 프로리그 공식맵이 2라운드에 비해 크게 바뀔 수 밖에 없었죠. 팀들이 그에 맞춰 얼마나 준비했는지가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3라운드 초반에 이 부분이 여실히 드러날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첫 주부터 강팀들을 만나는데 이게 오히려 올라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준비한 전략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Q. 더 강한 진에어 그린윙스가 되기 위해 보강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A. 에이스인 조성주와 김유진이 지금의 실력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다른 선수들입니다. 지금도 물론 잘해주고 있지만, 조금 더 단단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대는 확실히 제압해 줄 수 있는 실력과 자신감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3라운드에 가장 경계되는 팀이 있다면요?

A. 모든 팀이 어렵지만, 특히 MVP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MVP는 뛰어난 실력에 비해 명성이 낮은 것 같아요. MVP는 항상 전략적인 시도를 많이 하기 때문에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 같습니다. 다른 팀들 역시 MVP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에요.


Q. 진에어의 에이스 선수들은 개인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A. 저는 개인리그도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프로리그에서의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더라도 개인 리그에서 그 점이 보완된다면 나중에 프로리그에서 다시 활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팀의 감독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프로리그에 더 무게를 싣지만, 개인 리그 역시 선수들의 기세를 생각해봤을 때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최근 프로리그가 흥행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2도 전보다 저변이 넓어져야 프로리그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스타크래프트2가 전작에 비해 어느 정도 진입 장벽이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직접 해보거나 게임 리그를 시청하면 정말 재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 좀 더 많은 팬들이 직접 느끼고 즐겨줬으면 합니다.

이런 점에서 요즘 프로리그의 시스템도 재밌는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리그 시스템이 장거리 달리기라면, 이번 리그는 단거리 달리기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일하는 입장에서는 준비하게 까다롭지만,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재밌습니다. 팬들 역시 이런 박진감 넘치는 리그 시스템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고요.


Q. 현재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스타2의 종족 밸런스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A. 현재 스타2 밸런스는 어느 정도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커다란 패치가 두 번 연속으로 일어나서 선수들이 혼란을 겪었다는 거죠. 선수들이 자신들의 경기에서 사용할 전략을 구상하는데 참고할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의 노력이 패치로 인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봤을 때 개발자와 프로 선수들이 서로 의견을 모아가며 밸런스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3라운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진에어 그린윙스의 비상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A. 이제 전체 시즌의 절반이 지났을 뿐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죠.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해서 최후에 웃는 팀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과 선수들에게 많은 팬들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선수들은 응원을 먹고 힘을 내는 존재니까요. 더불어 리그 현장에 좀 더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포토 = 석준규 사진기자(lasso@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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