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폭격기 최지성, "한계는 자신이 만드는 것"

인터뷰 | 김지영 기자 | 댓글: 6개 |
'폭격기' 최지성이 2013 WCS 시즌2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던 장면을 혹시 기억하시나요? 당시의 우승은 정말 극적이었습니다. 저그전이 약점이라던 최지성이 이제동을 잡고 우승에 성공하면서 세계 최정상급 테란으로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2014년에서는 한국을 떠나 북미 지역에서 활동하기로 결정하면서 많은 팬은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혼자만의 길을 걷기로 한 최지성은 북미 지역에서 꾸준히 활약을 펼쳤습니다. WCS 북미 시즌2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최지성, 덕분에 케스파 컵의 시드권을 확보하면서 최지성의 국내 경기를 오랜만에 볼 수 있게 되었지요. 첫 상대가 정윤종이라 만만치는 않지만요. 시즌3 16강 진출에도 성공한 최지성의 각오는 어떨까요?


■ 팀을 떠난 최지성, 숙소 생활에 지쳐 새로운 도전 나서





Q. 최근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가요?

지역변경을 거쳐 WCS 북미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올해의 가장 큰 변화는 팀을 나온 것이죠. 숙소생활에 지쳤고, 집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연습하기 위한 것도 있었거든요. 집밥먹고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 스타테일에 있었을 때도 다른 선수와 협력해서 빌드를 만들기 보다는 나만의 독창적인 방법을 연구하는 스타일이라 연습에서 어려운 점은 없어요.

딱 하나 어려운 점이 있다면 대회가 있을 때 집이 울산이다보니까 비행기를 타고 다녀요. 피곤하지는 않지만 비용이 많이 들죠. 이런 부분만 빼면 집에서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공항이 집 바로 옆이라 숙소에서 경기장 가는 것과 시간은 비슷해요. 돈이 많이 들지만요.


Q. 해외대회에 출전하는 비용은 누가 지원해주나요?

레드불에서 대부분 지원해주는 편이고, GEM에서도 항공료나 기타, 해외 대회 체류비용을 지원받고 있어요. 유럽 대부분 지역은 영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서도 큰 어려움은 없어요.


Q. 프로게이머 대부분의 시간을 숙소에서 보냈을텐데, 왜 팀을 나가고자 했나요?

숙소 생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요. 제가 올해로 프로게이머 8년차인데 숙소 생활에 지쳤다고 해야할까요. 집에 8년 가까이 못갔으니까요. 집에 가고 싶었죠. 연습할때 심심하긴 해요. 얘기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래도 제 성격이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혼자서도 잘 노니까요. 괜찮은 것 같아요.

아직도 스타테일 선수들과 친하기 때문에 가끔씩 숙소에 놀러가요. 그럼 정말 재미있어요. 최근에도 두 번인가 세 번 다녀왔었어요. 외국 나가기 전에 가끔씩 들리기도 하고 그래요.




▲ "내 경력이 얼마더라?"


Q. 해외 팬들 응원은 적극적인가요?

제가 해외대회를 나가는 이유 중의 하나가 팬들의 응원이기도 해요. 선수 입장에서는 동기부여도 되고 항상 감사드려요.


Q. 해외 선수와의 교류는?

다 똑같은 부분이긴 한데 해외 대회에 나가는 선수들이 다 정해져있어요. 만나는 선수는 계속 만나니 친해질 수 밖에 없죠. 저는 또 해설자들하고 친하거든요. WCS 캐스터인 '로테르담' 집에서 살았었어요. '토드'도 있고요. '나타니스'와 같이 셋이서 로테르담 집에서 살았죠.

로테르담이 WCS 기간에 우리집에서 지내지 않겠냐라고 해서 재밌을 것 같은 생각에 하게 됐죠.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레드불이 체류비를 지원해주고, 호텔에 컴퓨터를 설치해줘요. 근데 밤에 혼자서 연습하면 심심하잖아요. 넷이 같이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 받아들였어요.

식사 같은 경우는 그 집 주변에 식당이 정말 많았어요, 밥 먹는 경우는 어려움이 없었고 식비는 GEM에서 지원이 나왔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어요.


Q. 계속 '지원'에 대한 부분이 나오고 있어요. 정확하게 어떤 지원을 받는 것인가요?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요. 비용의 대부분은 레드불에서 받고, GEM은 매니지먼트가 주업무이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도와줘요. 티케팅이라든지, 대회 스케쥴을 파악해서 대신 참가 신청을 해주기도 하고요. 해외 대회 경비 등을 지원해주고 이런 저런 일을 많이 해요. 에이전트 사업을 통해 스폰을 구해주기도 합니다.


Q. 얼마전 뱅크래프트 행사가 있었죠.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레드불에서 작년부터 기획했던 행사로 알고 있고요. 초기에 구상하는 데도 제가 직접 관여를 했었고, 레드불에서 심혈을 기울여 진행하는 이벤트에요. 이번 건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왔어요. 작년에 한국에서 부트캠프가 열렸잖아요. 이런 행사를 주기적으로 하는 것 같아요. 컨트롤을 중심으로 한 유즈맵을 두고 하는 대회에요. 컨트롤 대전이죠.


Q. 최지성은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

우승자들하고 1:1 매치를 하고 이기면 이긴 쪽에 상금을 주거든요. 현장에 와서 잘 모르시는 분들은 제가 가르쳐주고, 이것저것 해요. 이승현 선수도 같은 역할이죠. 승현이랑 1:1 대결은 없었고요. 3:3 대전은 있어요. 우승팀과 프로게이머 팀으로 대결을 했었죠.


Q. 팬들과 함께하는 이런 행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레드불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런 비슷한 규모의 행사를 수차례 진행한 적이 있고, 팬분들도 굉장히 좋아하시고요. 한국에서는 이제 시작인 것 같은데 작게나마 스타2 흥행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Q. 스타2가 흥하려면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본인의 생각은?

여러가지 악재가 겹쳐서 상황이 이렇게까지 온 것 같아요. 다 잘됐으면 좋겠는데 인기가 없다보니 안타깝긴 하네요. 하지만 해외대회 나가면 못느껴요. 팬들도 많고요. 한국에서는 GSL이 죽어가는 분위기라 정말 안타까워요. 제가 처음 시작한 곳이라 애정도 있는데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 케스파 컵으로 국내 리턴 앞둔 최지성, 테란의 정점을 찍을 수 있을까?





Q. 성적에 기복이 심한 편이죠. 아쉽지 않나요?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선수시절 시작할 때부터 그런 것인데 기복이 정말 심해요. 우승한 직후 다음 시즌에서 '광탈'하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데 성적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이에요. 받아봐야 좋을 것이 하나 없어서 대회 끝나는대로 잊으려 해요.


Q. 그래도 큰 대회에서 강하다는 평가가 있죠. 글로벌 파이널을 아무래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블리즈컨은 확보한 상태고, 100%로 보고 있어요. 이제 큰 대회, 배틀그라운드 워싱턴과 케스파 컵에도 출전하고요. 목표한 바의 90%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소규모 WCS 대회는 자제할 생각이고 한국에서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글로벌 파이널을 위한 준비를 해야죠.

WCS 포인트가 저한테는 더 필요 없거든요. 그렇게 해도 케스파 컵, 배틀그라운드 등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도 출전하는 경기가 적지 않은 편이에요. 그래서 소규모 대회는 자제하면서 체력을 안배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것 같아요.


Q. 케스파 컵은 국내 첫 티어1 대회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근 들어서 협회쪽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잖아요. 굉장히 좋은 변화죠.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티어1 대회인 만큼 꼭 참가하고 싶었고 연습을 열심히 했어요. 다행이 결승에 가서 시드를 땄고, 케스파 컵에 출전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러워요.


Q. 선수들에게 티어1 대회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포인트는 별로 신경을 안쓰고 싶어요. 상금이 일단 크니까, 프로게이머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상금이잖아요. 상금이 큰 대회란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주로 활동하는 무대가 북미, 유럽이다보니 첫 국내대회인 만큼 기대가 많이 됩니다.






Q. GSL에서는 지난 시즌 테란이 굉장히 어려웠다가 최근 살아나고 있죠. 이에 대한 생각은?

확실히 최근까지 테란이 굉장히 안 좋았어요. 저그, 프로토스 전부 상대하기 힘들었어요. 다른 종족 선수들에게는 안좋게 들리겠지만 적절한 패치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뢰는 좀(웃음). 제가 테란인데도 걱정이 되긴 해요.

현재 문제가 중,후반에 테란이 타종족을 상대로 힘싸움이 힘든 부분이 있는데 지뢰가 그 부분을 해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초중반에 힘을 더 실어주는 것 같은데 패치는 필요했지만, 그 해답이 지뢰였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DK가 굉장히 패치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프로토스전에 자신 있고 저그에 자신 없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런가요?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요(웃음). 작년 블리즈컨 이후로 예언자 패치가 이루어졌고요. 그 이후 프로토스전을 다 지고 있어요. 지금은 테란전이 제일 할만하죠. 현재 최근 추세를 잘 말해주는 것 같아요. 테란을 상대로는 작년 초부터 거의 지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작년부터 테란전 승률은 80%인데 저그, 프로토스전은 50%정도 나올 거에요. 차이가 많이 나죠. 케스파 컵도 프로토스가 많아서 걱정이긴 한데 패치 이후의 대회니까 지금보다는 할만하지 않을까 싶어요.


Q. 케스파 컵은 프로토스가 강세인데요. 자신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컨디션이라면 누구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밸런스보다는 내 컨디션이 좋은가 나쁜가 그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컨디션이 나쁘면 외국 무명 선수에게 질 정도로 기복이 심하거든요. 컨디션 관리가 중요해요. 하지만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Q.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나요?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는 편이고, 홍삼(웃음)을 먹어요. 집에 있다보니까 어머니께서는 몸에 좋은 것들을 많이 챙겨주시죠. 선식같은 것을 챙겨주시고, 잡곡밥이 나오기도 하고요. 집밥이 정말 잘 나와요.



■ "한계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멈추지 않는 최지성의 도전





Q. 2014년도 넉 달이 채 안남았어요. 최지성에게 어떤 해인 것 같나요?

팀을 나오고 나서 WCS 지역 변경을 하고 나서도 저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큼직큼직한 대회에서 성적을 잘 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진 잘한 것 같은데 마무리를 잘 했으면 좋겠어요. 배틀그라운드 이야기를 하자면, 작년 11월에 '광탈'을 해서 굉장히 미안했거든요. 이번에 우승을 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고, 지원을 많이 해주시는 레드불에게도 고맙습니다.


Q. 본인의 한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나요?

한계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해요. 저도 무명선수로 3년을 보냈고, 스타2와서 정말 열심히해서 성적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누구든지 열심히 하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Q. 오랜만의 국내 복귀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항상 성적이 들쑥날쑥한데도 불구하고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여기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겠고, 앞으로 열릴 케스파 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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