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타2 과연 뜰까? e스포츠 산증인, 김동수 답하다.

인터뷰 | 오의덕 기자 | 댓글: 61개 |
12년을 기다려온 게임, 스타크래프트2가 지난 27일 드디어 오픈베타를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의 기대에 부응하는 퀄리티를 보여준 만큼 ‘역시 블리자드’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은 반면, 일부 매체들은 적은 PC방 점유율과 유저 참여도를 근거로 스타크래프트2가 예상과는 다르게 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매우 간단하지만 그 누구도 확실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질문입니다. 과연 스타크래프트2가 12년 전의 성공을 다시 한번 이뤄낼 수 있을까요?





▲ 7월 27일 오픈베타를 시작한 스타크래프트2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면서 저는 단번에 한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로열로더를 달성한 1세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시작해 방송 해설자로도 상당한 입지를 다졌으며 온라인 게임개발에도 참가한 이력을 지닌 사람.


최근에는 스타크래프트2를 시작, 베타 때부터 플래티넘 리그 조 1위를 차지하고 유럽에서 가장 큰 프로팀 중에 하나인 MYM과 계약까지 체결, 자체 리그인 WTA 챔피언쉽을 개최하는 등 스타크래프트2를 통해 두 번째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는 그의 이름은 가림토, 김동수 선수입니다.


인터뷰 내내 그가 내뱉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1세대 프로게이머로서의 오랜 고민의 흔적이 담긴, 그리고 깊고 다양한 게임 경력으로부터 빚어진 지적 사고의 결과물임을 느끼면서 저는 제 질문에 대한 답을 김동수 선수로부터 찾을 거라고 생각했던 판단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지금까지 프로게이머, 해설자, 게임 개발자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왔다. 돌이켜 봤을 때 가장 즐거웠던 직업은 과연 어떤 것일까?

각 시절마다 다 좋았던 기억뿐이다. 프로게이머 시절에는 아무런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게임만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해설을 할 때는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라 고생도 많이 했지만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게임 개발을 하면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사회에 진출하게 된 것인데, 차츰차츰 단계를 거쳐가면서 노력한 만큼 실력을 인정받는 경험을 인생에 있어 최초로 해보았다. 정말 뿌듯했다.


예전에는 해설이든 게임개발이든 어디든 프로게이머 선수들을 잘 쓰는 경우가 없었다. 사실 쓰는입장에서도 긴가민가했었다. 써서 잘됐던 예도 별로 없었고.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선수 출신을 기용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선수를 해설로 기용하느냐 고민하는 때다.

프로게이머 선수가 은퇴 후 다른 진로를 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고, 그 부분에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것에 조그만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 프로게이머+해설가+게임개발자 경력을 가지고 있는 가림토, 김동수 선수
밀짚모자는 (농촌) 컨셉이라고.




= 스타크래프트2 베타가 한참 진행되고 있을 때쯤, 프로게이머로 복귀한다는 기사가 났었고 곧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근데 결국 4월 말에는 유럽 유명 e스포츠 게임단인 MYM과 계약을 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모 매체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오해가 있었던 듯 하다. 지금 나이가 벌써 서른이고, 스타크래프트1 선수 생활도 결국 힘들어서 포기했던 건데 합숙 생활을 해야 하는 현역 프로게이머로의 복귀는 무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스타크래프트2 대회가 열리며 일단은 나간다는 생각이다. 나중에는 어떤 자격이나 제약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니 대회에 참여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플레이 할 계획이다.

사실 MYM에서 나뿐만 아니라 스타크래프트2를 플레이하고 있는 대부분의 선수에게 제안이 간 것으로 알고 있다. 굳이 내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그래서 계약한 것뿐이다.

현재, MYM에서 유럽으로 오라고 한 상태다. 어학연수부터 숙식, 휘트니스 클럽 등 모든 것을 제공할 테니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하라는 요청이다. 유럽의 e스포츠 문화를 배워와서 한국의 e스포츠에 접목시켜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무리지만 내년 초쯤에는 한번 가보고 싶다.




= 해설자로도 다시 갈 수 있지 않았나

예전부터 명확하게 정리해둔 생각이 있는데, 가장 좋은 해설자는 현재의 프로게이머라는 것이다. 전문 게임해설, 전문 프로게이머라는 경계를 둘 필요 없다. 예전 온게임넷에서 해설할 때도 항상 건의를 했던 것이 그 당시 ‘염보성 선수를 해설로 기용해라’는 것이었다.

프로게이머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프로게이머만이 할 수 있는 깊이 있는 해설이 따로 있다. 그걸 살리라는 거다. 특히, 스타크래프트 해설은 3인 체제기 때문에 서로 보완해 준다면 그런 시도가 충분히 가능하다.

해설을 하게 되면 현역 선수들한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나도 인천방송에서 해설하면서 대회에서 우승해본 경험이 있다. 아마 해설을 안 했으면 우승을 못했을 거다. 해설을 하면서 경쟁 선수들의 몰랐던 빌드도 뒤늦게 깨닫게 되었고 게임플레이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 진짜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도 대회에 참가하기로 한만큼 선수로도 활동을 할거지만 해설가로서도 활동을 하고 싶다. 지금 상황에서 나만큼 스타크래프트2 해설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해설에도 많은 노력을 해왔다.






▲ 게임전문 방송 온게임넷에서 스타크래프트 리그 해설을 할 때의 김동수 선수
그 당시 게이머들로부터 상당히 좋은 평가가 있었다.





= 2007년 스타크래프트1 프로리그에 복귀했었으나, 실패를 경험했다. 지금의 상황이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고 보나

현재 스타크래프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e스포츠 시스템 자체가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진입장벽이 있다. 합숙 생활을 해야 하고 하루 종일 연습해야 한다. 야구든 농구든 그 어느 스포츠도 1년 내내 연습만 하는 종목은 없다. 그만큼 어느 스포츠보다도 선수의 생명력이 더 빨리 고갈된다.

합숙 생활을 하더라도 다른 스포츠처럼 비시즌 기간이 있으면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는 상쇄할 수 있겠지만 불안한 국내 e스포츠 여건 상 일년 내내 리그가 계속적으로 열리는 구조에서는 힘들 거다. 나 자신의 경우에도 그런 e스포츠 시스템의 큰 벽에 부딪혀서 좌절을 맛볼 수 밖에 없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했듯이 스타크래프트2를 통해 지금의 e스포츠 시스템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시스템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스타크래프트2가 선수 생명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 다른 스타크래프트 올드 프로게이머들도 스타크래프트2를 통해 복귀를 한다는 소문이 있는 어떻게 생각하나?

잘되면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스타크래프트2 또한 종전의 e스포츠 시스템을 그대로 따른다면 올드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벽으로 남을 것이다. 지금은 결혼을 하거나 아기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 이런 환경에서는 선수생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새로운 토대가 형성된다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바둑만 봐도 환갑을 앞둔 조훈현9단이 아직도 현역으로 참가하고 있지 않은가? 스타크래프트와 e스포츠에서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진보신당에 가서 프로게이머의 인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왔다. 이런 움직임 자체가 대한민국의 e스포츠를 가로막는 게 아니라 더 크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던 비시즌도 충분히 가능성 있다, 만약 된다면 e스포츠를 더욱 안정적으로 크게 확장시키게 될 것이다. e스포츠에 참가하는 연령대가 폭 넓어 질수록 e스포츠도 함께 성장해 나갈 거라는 게 내 지론이다.






▲ 스타크래프트2 미디어 행사에서 그루비 선수와 친선 경기를 펼쳐 화제를 모았던 장면




= 베타 때 성적이 꽤 좋았다. 스타크래프트2은 개인적으로 할만한가?

일단 랜덤종족이 성적을 내기에 굉장히 쉽다.

각 종족마다 특색이 있다. 예를 들어 저그 같은 경우에는 효율이 중요하다.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뽑아내야 한다. 스타크래프트1이 오직 물량이었다면 스타크래프트2에서의 저그는 프로토스와 테란이 승부수를 던질 때까지 최소 자원으로 버텨내면서 어떻게 방어할건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지금 선수 중에서는 ‘oGs과일장수’라는 아이디를 쓰고 있는 김원기 선수가 제일 잘한다.

테란 같은 경우는 자원 획득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밴쉬를 2기를 뽑았을 때 은신 상태에서 1기는 일꾼 견제에 들어가고, 다른 1기는 앞마당에서 동시에 견제하는 이런 컨트롤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정말 테란 플레이의 핵심이다.

프로토스는 빌드에 따른 심리전도 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판단’이다. 특정 건물을 더 지을지, 유닛을 더 생산할지 매 상황을 판단해서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렇게 각 종족마다 큰 줄기가 정해져 있다. 이것만 판단해서 플레이한 다면 누구나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사실 나머지 인터페이스는 너무 편해지지 않았나. 런칭 파티 때 국기봉 선수는 APM이 30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결국 기욤 패트리 선수를 3:2로 눌렀다.

단, 최상위로 가면 갈수록 랜덤으로는 도저히 극복하기 힘든 종이 한장 만큼의 차이가 생기더라. (웃음)






▲ 이제는 전설로 남을 대작, 스타크래프트




= 가장 어려운 질문 중에 하나 같다. 1998년 스타크래프트1이 국내에 출시됐고 천문적인 판매고를 기록하며 국민게임에 등극했다. 12년이 지난 지금 스타크래프트2가 정식으로 출시를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전망하나.

수익적인 측면, 그리고 e스포츠적인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크가 개봉할 때 흥행 수익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을 거다. 다크나이크가 전체 영화계에서 어떤 위치에 오를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스타크래프트2도 마찬가지다. 그 동안 쌓아왔던 네임밸류와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만 보더라도 이미 흥행은 따놓은 당상 아니던가.

하지만 e스포츠를 본다면 여러 가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누구에게 물어보든 스타크래프트2의 성공의 법칙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타크래프트1도 자고 일어났더니 우연히 e스포츠로 성공했던 게 아니다. 모든 관계자가 필사적으로 매달리면서 수많은 난관과 역경을 극복한 결과,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스타크래프트2가 e스포츠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스타크래프트1이 e스포츠로 성공하면서 걸었던 길을 최대한 가깝게 재현해 나가면서 최대한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라고.

12년 전 현재 e스포츠의 기반이 됐던 것은 상금 20만원만 걸어도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 정도로 큰 인기를 끌던 소규모 ‘PC방 대회’였다. 마찬가지로, 만약 스타크래프트2가 e스포츠로 성공을 한다면 그 출발은 분명 아마추어 PC방 대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베타 때 손수 첫 PC방 대회를 진행했다. PC방과 의류업체의 협찬을 받아 조그맣게 진행했지만, 2차 대회는 서울시 PC방 연합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PC방 도대표, 시대표 대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고 심지어는 세계로 뻗어나갈 수도 있다.

이것이 내가 e스포츠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수천, 수만 명 생겨나야 스타크래프트2가 전작을 뛰어 넘고 e스포츠로 성공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 아마추어 PC방 대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동수 선수




= 그렇다면, 외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스타크래프트2의 게임적인 완성도는 어떻다고 보나?

블리자드의 게임이 실패하지 않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 번째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남들이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다.

워크래프트2는 RTS의 정석을 보여주었고, 스타크래프트1은 RTS를 완성했다. 워크래프트3에서는 RTS와 RPG의 결합을 시도했으며, WoW에서는 MMORPG를 집대성했다. 그렇다면 스타크래프트2에 남은 것은 뭘까? 무조건 배틀넷이다.

현재 싱글을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지만, 이미 모던워페어2에서 싱글플레이의 정점을 보여주었으며, 워해머 40K: 던오브워2에서는 RTS 싱글플레이에서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시도를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멀티플레이? 전작인 스타크래프트1이 이미 완성됐다.

“밸런스는?”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스타크래프트1도 오리지널에서는 밸런스 문제가 있었고 확장팩 부르드워에 와서야 안정이 된 만큼 현재의 스타크래프트2도 지금이 밸런스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스타크래프트2은 배틀넷에 달려 있다. 베틀넷에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각인될 핵심적인 기능이 들어 있어야 한다. 만약 그게 없다면 스타크래프트2는 아쉽게도 평범한 작품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스타크래프트2의 출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e스포츠 역사에 있어서 굉장히 큰 의미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 어떤 의미인가?

스타크래프트가 성공한 이후 거의 모든 개발사가 e스포츠로 뜰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지만 하나같이 모두 실패했다. 나는 그 이유를 수익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스포츠 게임을 만들 때 수익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절대로 성공할 수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나 퍼블리셔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수익이다. 그게 해결 되야 다음 이야기가 진행된다.

현재의 부분유료화 게임에서 e스포츠 게임이 나올 수가 있을까? 게임 내 캐시아이템이 들어가는 순간 밸런스는 무너진다. e스포츠 게임을 추구한다면 수익은 생각하면 안 된다. 완성도와 밸런스를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걸 스타크래프트2가 직접 보여줬다. 오픈베타 형식을 통해 모든 컨텐츠를 완전 무료로 제공했고, 심지어는 WoW를 하면 스타크래프트2를 계속해서 무료로 할 수 있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스타크래프트2는 앞으로 e스포츠를 지향하는 게임들의 가장 최우선적인 목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사건 중에 사건이 아닐 수 없다.






▲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2 미디어 데이에서 WoW를 하면 스타크래프트2를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 스타크래프트2 출시 전에 유닛 구분이라든지 3D로의 변화라든지 ‘보는 재미’가 떨어질 것 같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보통 축구를 예를 들며 축구는 직관적인데 비해 스타크래프트는 게임을 모르는 사람은 재미 없다고 얘기한다. 축구도 룰을 모르면 재미가 없다. 그래서 나도 축구, 야구를 잘 안 본다.

스타크래프트2가 보는 재미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은 잘못된 질문이다. e스포츠로 성공하면 많이 볼 수 밖에 없다. 그래픽이 좋은가 좋지 않은가도 마찬가지다. 요새 나오는 게임 중에 그래픽이 좋지 않은 게임이 어디 있나. 요새 영화를 보면서 특수효과가 어떻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 겉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것이 중요하다.




= 스타크래프트2의 현지화 과정에서 유닛과 건물의 이름들이 한글명칭으로 전부 변경되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은데.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블리자드 본사의 개발자, 데이비드 김이랑 이야기를 하는데 용어가 달라서 의사소통 하는데 상당히 곤란했다.

스타크래프트1 경기를 즐겨보던 시청자들에게는 한글명칭이 또 다른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 있다. 반지의 제왕을 예로 들면 1편에는 엘프와 드워프로 부르던걸, 2편에서는 요정과 난쟁이로 바꾼 게 아닌가. 이는 블리자드가 유저들이 겪을 혼란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예전 스타크래프트1의 용어를 그대로 썼으면 얼마나 접근이 쉬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해설하는데 큰 불편은 없는데 아직도 시청자들이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다. “전투자극제가 개발됐습니다.”라고 말하면 ‘이게 뭐지’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스팀팩’인데. 심지어는 플레이 하는 선수도 한글 용어를 못 알아듣는 경우가 종종 생겨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 전투 자극제 연구? 스팀팩?




= 유닛 간의 상성이 중요해지면서 스타크래프트1과 비교했을 때 게임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의견이 많다.

앞서 말했지만 밸런스적인 부분은 확장팩 두 개가 최종적으로 발표될 때까지는 알 수 없다. 싱글플레이에서는 대거 등장하는 유닛들이 멀티에는 빠져 있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현재 스타크래프트2의 유닛 수가 너무 적다는 의견도 많다.

베타 초기 때는 상성이 더 심했다. 지금은 굉장히 약해진 거다. 과거를 떠올려 보면 스타크래프트1에도 진동형, 소형, 중형 등 대미지 등급에 따라서 추가 대미지를 주는 식의 지금과 유사한 시스템이 있었다. 하지만 패치를 거듭하면서 이런 상성 시스템이 희석됐다.

그래서 결국, ‘유닛을 많이 뽑아서 밀면 된다.’로 변경됐는데 스타2도 처음에는 상성을 강조하더니 지금은 상성적인 부분이 계속 약해지면서 스타크래프트1과 비슷해지는 추세다.

예전에는 빌드가 상당히 다양해서 선수들 사이에서는 ‘눈 감고 가위바위보’라는 이야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상위 리그로 갈수록 하나의 빌드로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많아야 3가지 정도? 사실, 이게 스타크래프트2가 지향해야 할 옳은 길인지는 모르겠다.




= 현재 스타크래프트2에서 OGs 클랜이 막강한 실력을 통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OGs 클랜에 소속되어 있기도 한데.

사실 거기에 소속되어 있는지 몰랐다. 홈페이지 명단을 보고 알았다. 워낙 서기수 선수, 김원기 선수 들이랑 친하긴 하지만 정식 클랜원은 아니다. 하지만 OGs 클랜은 정말 베스트 오브 베스트 선수만 뽑았기 때문에 이후에 만약 프로 창단을 한다고 해도 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 스타크래프트2 미디어데이, 플레이하고 있는 김동수 선수,
그는 여전히 젊고 유능하다.




= 최근 현역 프로게이머 선수들로부터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한 생각이 있을 것 같은데.

사건 이후에 뉴스를 보면서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승부 조작을 통해 이득을 거두려면 어느 정도 실력이 있고 커리어를 가진 선수여야 가능하다. 하지만, 그런 선수라면 프라이드가 있기 때문에 절대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실제로 일어나버린 거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본다면, 프로게이머의 인권문제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위태로운 e스포츠 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당연한 사건일 수도 있다. 이 사건을 무조건 비난하고 치부로 생각해 덮어두려고 할 게 아니라 e스포츠 관계자와 선수, 그리고 팬들이 함께 힘을 뭉쳐 잘 해결하고 풀어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게이머를 생각하면 항상 떠오르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다. 게임해설에는 길이 열렸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진로는 불투명하다. 태권도, 핸드볼 같은 스포츠는 현역 선수가 어렵다면 학교 선생님이나 코치로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지만 e스포츠는 그런 일말의 가능성조차도 없다.

사회적으로 꼭 논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마지막으로 인벤 유저들을 위해서 초보 유저들이 처음 스타크래프트2를 접했을 때 최대한 빠르게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한다.

앞서 얘기했지만 각 종족에는 컨셉이 있다. 저그는 최소의 자원으로 최고의 효율, 테란은 선택과 집중, 프로토스는 상황판단.

일단 자기가 주 종족으로 플레이 할 종족을 선택하고 해당 종족이 가진 컨셉을 이해한 다음, 스타크래프트2 방송을 보면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빌드들을 이해하고, 하나씩 흡수해 나간다면 최단기간 안에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페이스가 굉장히 편리해지면서 스타크래프트2가 컨트롤이나 매크로가 어려운 게임은 아니게 되었다.
공유하기
주소복사

코멘트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