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쳐3 개발사 'CD 프로젝트 레드' 한국팀 서윤수 PD를 만나다

인터뷰 | 박태학,김수진 기자 | 댓글: 31개 |




'CD 프로젝트 레드(이하 CDPR)'가 별도의 한국팀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건 올해 초였습니다. '위쳐' 시리즈를 개발하며 세계 최고의 RPG 게임사로 성장했지만, PC 게임 전문인데다가 본사는 폴란드에 있지요. 이런 점 때문에 한국과는 큰 인연이 없다고 보았기에 꽤나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한국팀을 총괄하고 있는 서윤수 PD를 만나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번 더 놀랐습니다. CDPR이 한국 게이머 및 한국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는 게 느껴졌고, 이후 계획을 들어봐도 단순히 홍보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었거든요. '위쳐3'에서 즐길 수 있었던 미니 게임을 독자적인 게임으로 재탄생시킨 '궨트: 더 위쳐 카드게임(이하 궨트)'의 성공적인 안착이 1차 목표였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 유저들에게 인정받는 게 최우선이라고 보는 그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궨트'의 한국어팩 출시 일정은 연기되었습니다. 당초 5월 중으로 출시 예정이었으나, 더 높은 완성도를 이유로 연기한거죠. 당시 관련 소식을 기사로 쓰면서도 참 아쉬웠습니다. 기자이기 전에 위쳐와 궨트의 열렬한 팬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한 번 만났습니다. 서윤수 PD도 할 이야기가 많아 보였습니다. CDPR의 비전, 그리고 궨트가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게임인지 대화를 나누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CD프로젝트 레드' 서윤수 PD





박태학 기자(이하 박태학) - 일단 본인 소개부터 부탁한다. 업계에서도 CDP 한국 팀을 이끄는 인물이 누군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윤수 PD(이하 서윤수) - 게임을 좋아하는 재미교포 중 한 명이라 소개하고 싶다(웃음). 처음엔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한국에 왔었고, 스타크래프트를 너무 좋아해서 당시 유튜브로 경기 영상을 계속 찾아봤던 것 같다. 왜, 스타크래프트 경기 보면 '마인 매설' 이런 단어 많이 나오지 않나. 매설이라는 단어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는데, 계속 경기를 보다보니 나도 조금씩 한국어가 늘었다.

이후 한 게임 웹진에서 이스포츠 기사를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했고, 그러다가 국내 한 모바일 게임사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동료 한 명이 CDPR에서 한국 팀 직원을 뽑고 있는데 한 번 지원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왔고, 이후 면접을 통해서 CDPR 팀에 합류하게 됐다.


박태학 - 지금까지 게임업계에서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 더 의외다. CDPR이 작은 회사도 아니니까.

서윤수 - 뭐랄까... CDPR의 의도였던 것 같다. 일부러 무명을 뽑은 느낌? 업계 경력이 오래됐거나 유명한 사람은 일종의 업무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 본사에선 그 프레임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해볼 수 있는 사람을 원했던 것 같다. CDPR이 지금 중국에 지사도 만들었고, 일본에도 전담 팀이 하나 꾸려졌는데, 총책임자들이 모두 젊은 편이다.

박태학 - CDPR이 위쳐 시리즈 개발사로 유명하지만, 사내 문화까지 국내에 잘 알려진 회사는 아니다. 면접 때 분위기라던가 업무 방식같은 게 궁금하다.

서윤수 - 면접 보는데 대표가 직접 나오더라. 참 대단한 사람인 게, 일반 유저들 못지 않게 게임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면접 당시 점심을 같이 먹었는데, 정말 쉬지 않고 게임 얘기만 했다. '나도 매직 더 게더링 엄청 좋아해, 정말 오래 했어' 뭐 이런 얘기. 게임사 대표라고 해도 게임을 잘 알고, 잘 하기까지 하는 사람은 드문 편이다. 그런데 CDPR 대표는 천상 게이머인데다 팬들을 챙겨주는 활동을 굉장히 많이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매력에 내가 반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겉에서 보기엔 CDPR이 큰 회사처럼 보이지만, 업무 방식은 스타트업에 가깝다. 굉장히 열정적이랄까. 수많은 팀이 동시에 움직이고, 커뮤니케이션도 많이 한다. 한국 팀이 처음 꾸려질 때, 본사랑 거리가 있다 보니 제대로 소통이 될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웃음).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 농담 좀 섞어서 '제발 잠 좀 자자'라고 얘기할 정도로 대화를 자주 한다.


박태학 - 그렇게 대화가 많을 정도면, 일단 한국에 관심이 꽤 많은 것 같은데. CDPR 본사는 한국 게이머, 그리고 한국 게임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다.

서윤수 -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 시장을 가장 먼저 바라본 건 아니다. 다른 외국 게임회사들처럼 처음에는 중국, 일본 시장 진출이 먼저였고, 그 다음이 한국이었다.

하지만, 한국만의 데이터라고 해야 할까, 다른 나라와는 좀 다른 재미있는 피드백이 유독 한국에서 많이 왔다. 위쳐2 출시 당시 따로 한국어화도 안 했는데, 유저들이 나서서 한국어 패치를 만들고, 또 이걸 본사에 제출해 공식 한국어화로 인증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나라, 이런 유저들은 매우 드물다. 또, 한국 유저들이 문의 메일도 많이 보냈는데, 비판적인 논조가 아니라 말 그대로 고맙다는... '땡큐 메일'이었다. 이를 파악한 본사가 '여긴 뭐지? 이거 한국 유저들한테 좀 더 잘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박태학 - 그 이후에 나온 '위쳐3'는 한국 팬들 사이에서 '갓쳐3'라고 불린다. 게임 자체가 걸작이기도 했고, 한국어화 퀄리티도 흠잡을 데가 없더라.

서윤수 - 본사도 한국에서 '위쳐3'가 이렇게 좋은 성과를 거둘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마케팅을 크게 한 것도 아닌데, 꾸준히 잘 나가더라. 이미 나온지 몇 년 지난 게임인데도 아직까지 찾아주는 유저들이 많다.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또, '위쳐3'의 한국어화는 반다이남코 코리아의 열정 덕분에 가능했다고 본다. 원래 반다이남코 코리아는 번역팀이 따로 없었는데, '위쳐3'를 위해 아예 번역 팀을 따로 만들었다. 이분들이 폴란드 본사에 가서 QA까지 받으면서 적극적으로 작업했다. 외국산 게임의 한국어화는 외주 번역업체에서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전문 번역업체의 실력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오직 '위쳐3'만을 위해 구성된 번역팀인 만큼, 본사에서도 무척 만족도가 높았다. 나도 두 게임사의 협업을 보면서 여러가지를 배우게 됐고.




▲ 역사상 최고의 RPG 중 하나로 기록된 '위쳐3'


박태학 - 최근 '궨트'의 한국어팩 출시가 연기됐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텐데.

서윤수 - CDPR 본사 기준에서 한국 게이머들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외국에서 이미 테스트 중인 궨트를 열정적으로 즐기는 코어 게이머, 그리고 다른 하나는 위쳐 시리즈도 알고 위쳐3 안에 궨트라는 미니 게임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따로 만들고 있는 궨트를 해보지는 않은 게이머다.

코어 게이머 분들은 열정이 대단하다. 디스코드 만들고 네이버 카페 운영하면서 정말 열심히 게임을 즐긴다. 그런데 우리는 그분들에게 아무런 보답도 해주지 못했다. 이분들 가장 편하게 해드리는 방법은 최대한 빨리 한국어팩을 출시하는 건데, 아쉽게도 일정이 밀리고 말았다. 지금은 이분들께 죄송스런 마음밖에 없다.

본사에서는 첫번째 게이머 군을 먼저 챙기게 맞지만, 그렇다고 두번째 게이머 군을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 버전에서 한국어팩을 출시하고, 6개월 후 '궨트의 귀환(홈커밍)'으로 전반적인 시스템을 다 바꿔버리면, 막 궨트에 익숙해진 두번재 게이머 군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게임을 오랫동안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유저의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유저가 게임에 돈을 쓰는 이유는,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그 게임이 오랫동안 서비스될거란 믿음이 있기 때문 아닌가. 한창 게임에 익숙해질 때 쯤, 갑자기 시스템을 확 바꿔버리면, 막 궨트를 시작한 유저들이 '멘붕'할 우려가 있다. 완벽한 궨트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연기를 결정한 거다. 지금으로서는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지만, 더 개선된 궨트로 그동안의 기다림에 대한 보상을 해드리고 싶다.


박태학 - 이후 계획을 공지하는 데 CDPR 대표가 직접 SNS로 편지를 쓴 게 인상적이었다.

서윤수 - 대표가 팬들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 게임을 즐기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다 해주고 싶어한다. '아직 한국에서는 궨트의 스크림이 원활하지 않다. 그래도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너무 열정적이다'라고 이야기하니, 눈빛이 달라지더라. 이번주로 예정됐던 한국 오프라인 팬 이벤트도 대표가 먼저 하자고 건의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지금 궨트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보답하고 싶어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방한 일정이 밀린 것에 대해서도 정말 아쉬워했다.

위쳐 카드게임 '궨트' 한국어화 연기... "더 완벽하게 만들어 선보일 것"


박태학 - 대표 방한 일정과 한국어팩 출시가 밀린 건 분명 팬들 입장에서 아쉬워할 만 하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만큼 '궨트의 귀환' 프로젝트가 중요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 무엇인가.

서윤수 - '궨트'는 원래 '위쳐3' 안에서 즐기는 미니 게임이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카드를 모으고 여러 NPC와 가볍게 즐기는 콘텐츠였는데, 이게 PvP 개념으로 넘어가면서 여러가지 밸런스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게임 내 세세한 부분을 조금씩 개선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궨트'만의 아이덴티티가 희석되고 말았다. 이번 '궨트의 귀환' 프로젝트는 '위쳐3' 속 궨트 그 모습 그대로 복원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당초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궨트를 다시 그려보고 재개발한다는 뜻이다. 이게 일반론적인 말이라 구체적으로 설명이 좀 어렵긴 하다. CDPR을 믿고 앞으로 변화하는 궨트를 지켜봐주었으면 좋겠다.

사실, 개발사에서 '우리는 길을 잃었다'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약 6개월 간 현재 테스트 중인 궨트의 업데이트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건 CDPR 입장에서도 엄청난 모험이다. 개발팀이 '지금부터 게임에 손대지 않겠다'고 했으니, 유저들의 관심도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지 않나. 그런 부분까지도 다 각오하고 발표한 거다. 그만큼 '궨트'는 CDPR에게 중요한 게임이다. 절실하다고 해야 할까.




▲ "궨트는 CDPR에게도 매우 중요한 게임입니다"


박태학 - 카드 게임은 좋아하지만 '궨트'를 아직 해보지 않은 유저들도 많다. '궨트'만의 대표적인 특징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서윤수 -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일단, '궨트'는 한 판이 총 3라운드로 진행되는데, 이게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싶다. '궨트'는 기본적으로 카드 수가 한정되어 있고, 어느 라운드에 어떤 카드를 낼지에 대한 제한도 없다. 즉, 게임에 익숙한 유저끼리의 대결이라면 필수적으로 한 라운드는 지는 구조다. 그 한 라운드를 어떻게 지는지... 쉽게 말해 '잘 졌는지'가 중요한 게임이다.

박태학 -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위쳐3'에서 NPC와 하는데도 그 '지는 판'이 승부처더라.

서윤수 - 하스스톤, 매직 더 게더링, 섀도우버스는 자기가 가진 덱의 힘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궨트'는 모든 라운드를 다 이기는 게 아니라서 질 때 어떤 형태로 졌는지를 읽어야 한다. 지더라도 다음 판을 생각해 충분히 이득을 챙겨야만 승리할 수 있다. 블러핑같은 개념이고, 이런 면에서는 기존 카드 게임보다는 포커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심리전 요소도 강하고, 운보다는 실력이 훨씬 중요하다.





박태학 - 유저의 실력이 중요한 점은 하드코어 카드 게이머들에게 환영받을 요소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 판이 총 3라운드로 진행되는 만큼, 플레이타임이 기존 카드 게임과 비교해 길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이걸 유저들이 이해해줄지는 잘 모르겠다.

서윤수 - 플레이타임이 긴 것은 사실이다. 또, '궨트'는 하스스톤이나 매직 더 게더링과 비교해 배우기도 어렵다. 하스스톤은 유닛이 중요한데다 공격 유닛, 수비 유닛이 명확하다. 보는 게 직관적이니 시청자 입장에서도 적응이 빠르지만, '궨트'는 그렇지 않다. 개발팀도 이를 인지하고 있기에 '궨트의 귀환' 프로젝트를 통해 좀 더 개선된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이 빨라진다는 뜻은 아니고, 전반적인 편의성을 높이는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박태학 - 개인적으로는 '궨트'의 카드 애니메이션이 눈에 띄었다. 그냥 카드 한 장일 뿐인데 박력이 느껴지더라.

서윤수 - 2D로 하나씩 다 그리고, 별도로 애니메이션을 입힌 건데, 개발팀은 같은 장르에서 최고의 퀄리티라고 보고 있다. 다만, '궨트'의 카드 일러스트는 대부분 무거운 분위기인데, 그에 반해 전체적인 UI는 심플하다고 해야 할까...캐주얼한 느낌이 강하다. 이것도 '궨트의 귀환' 프로젝트에서 개선될 예정이다. 세계관에 더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또, 최근 '궨트 카드 디자인 콘테스트'를 진행했는데, 팬들이 만든 카드 퀄리티가 장난이 아니더라. 내부 개발팀도 실력이 좋지만, 유저들이 만든 카드 역시 수준이 높은 만큼, 실제 게임에서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백문이 불여일견" 궨트의 압도적인 카드 애니메이션 퀄리티
(영상출처 - Emperor Wu 유튜브)


박태학 - '궨트'의 카드는 다른 게임의 카드와는 조금 개념이 다르다. 자원 개념이 없는데다 강한 카드와 약한 카드의 차이가 명확해서 처음 받는 카드의 질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전체적으로 약한 카드가 나왔다면, 블러핑 외에는 변수를 만드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윤수 - 그 부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개발팀도 고심하고 있다. 이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 테스트 중인 '궨트'에는 전형(archetype) 개념이 들어간 상태다. 덱을 구성할 때 해당 전형에 어울리는 카드를 모으면, 상당한 시너지를 받게 된다. '여기엔 꼭 이 카드가 들어가야 한다'는 수준은 아니지만, 전형에 따른 최적화가 잘 이루어진 덱이라면, 무기력하게 지는 상황은 줄일 수 있다. 물론, 이 부분 역시 '궨트의 귀환'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더 나은 시스템으로 개선될 것이다.

박태학 - 외국에서는 '궨트' 대회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서윤수 - CDPR에서 '궨트'의 e스포츠화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내가 다른 나라 담당자들과 비교해 가장 자신있는 카드도 여기에 있다. 난 한국 담당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e스포츠 선진국이고, 인프라도 좋다.

박태학 - 최근 e스포츠 트렌드를 보면, 개인 방송 스트리머들이 어떤 게임을 하는가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CDPR도 이 부분을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서윤수 - 트위치에서 '위쳐3'를 플레이한 몇몇 유명 스트리머와 연락을 했고, 그 분들에게는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그리고 한국인 하스스톤 스트리머에게도 관심이 많다. 이중에서 다른 게임을 해보고 싶어하는 스트리머에게 '궨트'를 추천해주고 싶지만, 아직은 한국 유저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이라 쉬운 일이 아니다.

'궨트'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외국 유명 스트리머가 전체적인 메타를 이끌고 있다. 그들이 어떤 덱을 만들면, 방송을 본 유저들도 그 덱을 따라간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서 한국 게이머들에게 매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를 봐도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메타를 다 만들었다. 비단 프로게이머뿐 만 아니라, 한국인의 게임 이해도가 높다는 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궨트'에서도 한국 게이머의 창의성이 빨리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 "한국 게이머들의 창의적인 전략이 기대된다"


박태학 - 아직 CDPR 한국 팀이 큰 규모는 아니지만, 업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팀을 이끄는 입장에서 어떤 비전을 품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다.

서윤수 - CDPR이 출시한 게임들에 대한 커뮤니티를 탄탄하게 만들고 싶다. '위쳐' 시리즈, '궨트' 그리고 지금 본사에서 열심히 개발 중인 '사이버펑크'에 대한 팬들의 생각도 듣고 싶다.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은 '위쳐3' 팬들을 챙기는 것이다. 우리나라 게이머 분들이 정말 많이 사주시고 많이 플레이 해주셨지만, CDPR에서 이분들을 위해 보답한 게 별로 없다. '위쳐3'로 콘텐츠를 만드는 팬들과 손잡고, 새로운 '위쳐3' 팬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고 '궨트'가 e스포츠 게임으로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도록 만들고 싶다. 아까 말했듯, 한국 게이머들이 워낙 게임을 잘한다. 팬들의 높은 분석력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e스포츠 시장에서도 '궨트'가 존재감을 드러냈으면 좋겠다.


박태학 - 마지막으로 위쳐와 궨트, 그리고 CDPR을 좋아하는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윤수 - CDPR 본사 직원들 모두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최근 한국어화 팩 출시가 연기되었다는 인벤 기사 댓글을 보니, 'CDPR은 욕하기 싫다'는 내용이 있었다. 팬 입장에선 충분히 화가 나는 상황인데도 우릴 믿어준 거다.

CDPR은 싱글플레이 RPG 게임을 만드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완전히 다른 장르의 게임에 도전하면서 지금 여러 암초를 만난 상황이다. 개발팀 스스로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는 만큼, 조금만 더 기다려주었으면 한다. 실망시키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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