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흥행 가능성은 증명했다

칼럼 | 신연재 기자 | 댓글: 102개 |



정식 출시를 앞둔 배틀그라운드가 e스포츠 종목화를 위한 움직임을 슬슬 보이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서 두 번째 글로벌 오프라인 대회인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이 진행됩니다. 지난 8월 독일 쾰른 게임스컴에서 처음으로 열린 '게임스컴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 때보다 옵저빙이나 중계 환경이 발전한 상황이라 게임 관계자들과 e스포츠 팬들은 이번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e스포츠 종목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판매량은 1,000만 장을 진작에 돌파했고, 스팀 동시 접속자 수는 230만 명을 찍었습니다. 국내 PC방 점유율은 무려 25%를 웃돌며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의 기초가 되는 탄탄한 지지층은 이미 확보한 셈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인 '보는 재미'가 출중합니다. 과연 배틀그라운드의 어떤 점이 e스포츠 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까요? 첫 번째는 스토리입니다. 배틀그라운드에는 게임 자체에 변수가 많습니다. 비행기의 움직임, 초반 파밍 상황, 자기장 위치, 레드존, 보급 등 다양한 요소들이 매 경기 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우의 수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지고, 매번 다른 스토리가 탄생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는 다양한 전략을 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변수에 맞춰 최상위권 실력을 보유한 선수들이 펼칠 수 있는 전략이 많아지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를 보면서 깨달음도 얻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거죠. 더불어 현 배틀그라운드의 주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4대 4 스쿼드 모드에서는 팀플레이까지 더해져 전략 싸움이 더 치열해집니다. '아프리카TV 인비테이셔널' 2일 차에서 우승팀 TEAM EVERMORE가 보여준 고지 점령 전략을 한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 능선과 바위, 차량을 활용해 방벽을 구축한 TEAM EVERMORE

다음은 선수들의 캐릭터성입니다. 배틀그라운드는 아직 프로와 아마추어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최상위권 유저들은 대부분 타 종목에서 이미 이름을 알렸던 선수이거나, 스트리머죠. 그렇다 보니 캐릭터성이 확실한 선수가 많습니다. 벌써부터 이 선수들의 닉네임과 특징을 딴 신조어가 탄생하거나 그들이 자주 쓰는 단어와 말투가 유행어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가 실제 대회에도 고스란히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를 더 끌어올렸죠.

물론, 아직은 몇 가지 걸림돌도 존재합니다. 먼저, 초창기다 보니 아직 명확한 공식 대회 룰이 없습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대회들은 보통 라운드 합산 점수로 1위를 가리는데, 각 라운드마다 순위별로 500점부터 점수를 차등 분배하고, 1킬 당 10점을 추가해 합산 점수가 가장 높은 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하는 방식입니다. 라운드와 킬 점수 분배가 적당한지에 대한 의문은 아직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대회 장소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80~100명의 인원이 참가하는 게임 특성상 오프라인에서 대회를 진행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100명에 달하는 선수들과 PC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고, 엄청난 부피의 방송 장비도 갖춘 장소는 많지 않습니다. 아프리카TV의 경우에는 자사가 운영하는 오픈 스튜디오 PC방이 있었기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죠.




반대로 트위치가 주최한 '로드 투 지스타 배틀그라운드 선발전'은 온라인으로 치러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22일 진행된 1일 차 경기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죠. 한 참가팀이 대회 중계방송을 보면서 플레이하는, 이른바 '방플'을 했다는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해당 팀은 실격 처리되고 재경기가 치러지기는 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마지막으로, 80명가량의 선수가 동시에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소규모 인원으로 펼쳐지는 대회보다 경기 준비 시간이 길 수밖에 없습니다. 장비 이슈나 핑 문제는 메이저 종목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문제인데, 참가 인원이 많은 만큼 이런 문제가 발생할 확률도 올라가겠죠. 시청자나 선수가 감당해야 하는 불편이 늘어나는 겁니다.

이렇듯 아직 해쳐나가야 할 산이 남아있긴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입니다. 성장통이 필수이자 필요한 시기죠.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이미 많은 팬들이 배틀그라운드 경기를 지켜보는 재미를 느꼈고, 대회로서의 흥행 가능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스포츠 종목으로서 전진하게 된 이상, 이제는 게임사 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게임사와 더불어 방송, 매체, 선수, 팬 등 모든 관계자가 함께 뭉쳐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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