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롤드컵 우승 거머쥔 담원게이밍, 원동력이 된 '끈끈한 팀워크'

칼럼 | 신연재 기자 | 댓글: 9개 |



LoL은 팀 게임이다. 단단한 팀워크는 승리를 하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LoL은 게임 구조상 팀워크를 이루기 힘들게 만들어져있다. 나 혼자 할 수 없는 게임. 내가 잘해도 나머지 팀원들이 받쳐주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또한, 역할에 따라 게임을 읽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판단의 기로에서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려 승리에서 멀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남탓과 정치가 생기고, 이게 더 심해지면 다툼과 트롤로 이어진다. 솔로 랭크에서 흔히 보이는 엔딩이다.

프로씬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그들도 게임을 하다 보면 당연히 의견이 갈리는 순간을 경험하고, 피드백 과정에서 마찰을 겪고, 다른 팀원의 플레이에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차이가 있다면 우리네 솔로 랭크와 다르게 직업 의식과 동료애가 존재해 최악의 결말인 '트롤'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것 정도. 여기에 더해 24시간 붙어있어야 하는 직업 특성상, 게임 외적인 마찰도 결코 피할 수 없다.

e스포츠 기자로 있으면서 의도치 않게 다양한 루트로 여러 게임단의 속사정을 듣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누가 누구와 사이가 좋지 않다거나, 게임 내적인 혹은 외적인 일로 누구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거나.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혈기왕성하고 개성 넘치는 선수들을 한데 모아놓고, 트러블 없이 늘 화목하게 지내라고 강요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타 스포츠를 봐도 팀 내부의 크고 작은 불협화음은 언제나 존재하지 않나. 그래서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코칭스태프에게 주어진 커다란 과제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기자에게 담원게이밍의 참 특별한 팀이었다. 누구와 이야기하든, 담원게이밍이 화두에 오를 때마다 선수단의 끈끈한 팀워크를 칭찬하는 말밖에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터뷰나 인게임 보이스만 봐도 서로를 아끼는 게 눈에 보였지만, 관계자를 통해 직접 듣는 것은 또다른 느낌이었다. 다들 입을 모아 담원게이밍 선수단의 팀 분위기는 최고라 했다. 정치나 싸움이 전혀 없는 팀. 그게 담원게이밍이었다.

담원게이밍 선수들은 욕심이 많은 선수들이었다. 인터뷰에서도 늘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고,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고가 되기를 원했다. 자칫하면 화를 부를 수도 있었던 이 욕심이 담원게이밍에게만큼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들은 내 포지션에서 최고가 되려면, 우선 우리 팀이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욕심의 방향이 내가 아닌 우리였던 것이다.

담원게이밍의 욕심은 쉼없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담원게이밍의 연습량은 모두가 인정한다. 스크림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솔로 랭크 판수도 프로게이머 사이에서 상위권이다. 선수들 스스로도 열심히 한다고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하는 팀이다. 재능과 노력의 조합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이 모든 긍정적인 요소를 한데 모아둔 담원게이밍은 결국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그들이 결승전 마지막 세트의 넥서스를 터트리는 순간, 담원게이밍 선수들에게 참 잘 어울리는 엔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우승이었고,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담원게이밍이 걸어온 길이 많은 프로 팀과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한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