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 넷마블, 글로벌 '개척자' 될 준비가 됐나?

칼럼 | 양영석 기자 | 댓글: 37개 |



지난 2월 18일, 넷마블이 제 2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를 개최하면서 올 한해 넷마블을 이끌어갈 모바일 게임 라인업을 발표했다. 26종의 신규 게임 포함 약 30종의 글로벌 진출작이 이 자리에서 소개됐다.

국내시장에서 넷마블의 모바일 매출 성적을 "나쁘다"라고 평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당장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만 봐도, 10위권 안쪽에 타이틀을 4개나 가진 회사는 넷마블이 유일하다.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은 2년이 넘도록 안정적으로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출시한 '레이븐'도 성공적으로 매출 순위권에 안착했다.

그러나 국내 시장과 비교하면 글로벌 시장의 성적은 넷마블로서도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모두의 마블'과 '세븐나이츠'가 선전하긴 했으나, 애초에 글로벌을 염두에 둔 '마블 퓨처파이트'나 큰 기대를 걸었던 대작 '크로노 블레이드'는 기대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런 성적을 볼 때, 이번 NTP에서 넷마블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건 당연한 절차였다. 방준혁 의장이 “넷마블은 앞으로도 게임기업이 갖는 모든 편견을 깨뜨려 나갈 것이며 한국 모바일게임 선두기업의 미션은 한국게임의 ‘글로벌 파이어니어(Pioneer)’가 되는 것에 있다고 본다”고 직접 이야기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은 넷마블에게 중요하다.

하지만 26종의 타이틀과 글로벌 전략을 앞세운 넷마블이 정말로 "글로벌 시장의 개척자가 될 수 있나?"는 질문에는 쉽게 의견을 내놓기 어렵다. 인벤에서는 '이슈점검' 코너를 통해 지난 18일 넷마블이 발표한 모바일 게임들과 그들의 전략, 그리고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의 넷마블의 위치를 재조명해보았다.



■ "획일화된 넷마블표 RPG", 오명을 벗을 수 있나?



▲ 넷마블 신작 라인업 26종

26종의 신규 타이틀, 그중에 19종이 RPG다. 글로벌 라인업은 총 30종이며, 절반 이상이 RPG다.

넷마블은 이미 '몬스터 길들이기'부터 오랜 시간 동안 국내에서 모바일 RPG들을 개발 및 퍼블리싱하여 출시했고, '레이븐'을 성공적으로 런칭하면서 액션 RPG도 잘 소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지금도 꾸준히 RPG들을 선보이면서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모바일RPG는 넷마블에게 가장 자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만큼 넷마블이 내놓은 모바일 RPG는 완성도가 높다.

맞다. 내부의 심사 기준이 상당히 높은 넷마블이 준비한 RPG는 분명히 완성도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약점을 아직도 넷마블은 극복하지 못했다. 바로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수많은 모바일 게임들을 플레이해 온 유저들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일 것 같다. 게임의 소개만 슥 훑어봐도 이 게임을 전부 다 즐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흔히 수집형, 혹은 '시청형' RPG라고 표현되는 게임들이 강점으로 내세우며 하는 말이 있다. "수집욕을 자극하는 수많은 영웅", "내 영웅을 강화해서 최강의 동료로 만들자!"와 같은 비슷한 이야기들이다. 이런 형태의 RPG들은 결국 영웅들을 얻고, 합성해서 새 동료를 얻거나 진화시키면서 성장한 끝에 자신의 파티를 꾸리는 형태다. 사실상 카드배틀류의 게임과 비슷하지만, 프레임이 '카드'에서 '캐릭터'로 옮겨온 것뿐이다.

액션 RPG 역시 전투를 제외하고는 크게 다르지 않다. 플레이어의 영웅을 레벨업 시키면서 장비들을 얻고, 강화하고, 합성하고. 파밍의 굴레에서 랜덤하게 옵션이 붙은 장비 중 좋은 걸 선택해서 성장시키면 된다. 그리고 전투를 하다 스태미나가 모자라면 결투장이나 무한의 탑 같은 곳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면 된다.

게임을 어느 정도 해 본 유저들이라면, 이런 콘텐츠들이 이미 익숙할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게임이 나와도 그냥 겉모양만 조금 다르지만, 왠지 해 본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넷마블의 RPG들도 만약 이와 비슷하다면, 또다시 이런 비판에 휘둘릴 것이 분명하다.



하나 더. 요즘엔 ★에 유저들이 날카로운 반응을 보인다.
사실 희귀도를 표시할때는 별이 가장 직관적이긴하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면, 확실한 성공 모델을 더욱 다듬어 낸 '비슷한 게임'을 내어 수익을 좇는 것보다는 좀 더 다양화된 노력이 필요하다. 실험을 두려워해서는 새로운 작품이 나올 수 없다. 중국에서 실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나 시스템이 다양하게 시도됐던 것에 비하면 너무 정적인 움직임이다.

그리고 이미 이런 형태의 게임은 글로벌적으로 크게 유행해서 별로 새로울 것이 못 된다. 진정 승부수를 띄우려면, "게임을 어느 정도 해 본 유저들이 볼 때도 "완전 다른 게임이다"라고 할 수 있는 타이틀이 필요하다.



■ 절반 이상이 RPG. 장르의 다양성이 부족하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방준혁 의장 "글로벌 매출 중 50%는 RPG에서 나온다"

넷마블의 주요 라인업이 RPG에 집중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나머지 50%의 매출은 다양한 장르에서 나온다는 뜻이 된다. 장르가 분산되긴 했지만, 충분히 노려볼만한 규모다.

실제로 '캔디크러시사가'로 유명한 '킹' 역시 매출의 대부분이 캐주얼 퍼즐 게임인 '캔디크러시사가' 시리즈에서 발생하며, 수퍼셀의 경우는 전략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과 '붐비치'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두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매출을 많이 내는 회사 중 하나고, RPG가 아니다.

또한 최근 시장조사업체 기관 앱애니는 '클래시 로얄' 등 MOBA, CCG 장르가 서구권에서 최고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영향력이 큰 게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타 장르에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넷마블로서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선택이었고, 그래도 완전히 다른 장르를 버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만 봐도 넷마블이 애정을 쏟는 쪽은 RPG 장르라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이번 발표에서 공개된 RPG는 19종. 그 외에는 전략 2종과 북미 시장을 타겟으로 한 카지노 게임 2종, 캐주얼 게임 1종과 스포츠 게임 1종으로 총 7종밖에 되지 않는다. RPG 라인업에 비해 절반도 못 미치는 수치인데, 이 중 스포츠게임은 '이사만루KBO'로 선수들의 판권과 해외 인지도가 엮여 있어 글로벌 진출이 어렵다. 실질적으로 타 장르는 6종의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전세계 모바일 시장 매출의 50%가 RPG에서 나온다고 하지만, 그 외의 시장을 공략할 타이틀은 너무 부실하다는 지적을 피할 순 없다.



▲ 넷마블 신작 라인업 26종

글로벌 매출 중 50%는 RPG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여기서 우리는 'RPG'라는 원초적인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Role Playing Game'의 약자인 RPG란, 말 그대로 '역할 수행 게임'이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에서 대부분의 RPG는 결국 '롤 플레잉'이 아닌 파티를 관리하는 형태를 주로 띄고 있다.

물론 RPG에서 '육성'이나 '성장'은 필수 불가결하게 따라오는 요소다. 그러나 점점 장르의 경계가 희미해져 가며 어드벤쳐의 요소와 육성 등의 요소가 RPG의 핵심 재미로 자리를 잡게 됐다. 성장을 이루면서 스스로 '역할을 찾아 나가는 재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모바일 RPG들을 개념적인 시선으로 보자면 역할을 찾는 것 보다는 자신은 하나의 팀 관리자로 있는 경우가 많다. '육성 시뮬레이션'이나 '매니지먼트 게임'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전 세계 모바일 매출의 50%는 정말로 RPG에서 나오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 'IP'의 위력은 게임이 재미있어야 그 진가를 발휘한다.



▲ 모두의마블 디즈니(가제)

"IP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넷마블 역시 글로벌 진출 전략 중 하나로 대형 IP를 활용하면서 자체 IP 강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게임에서 IP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 IP가 어떻든 간에, 게임 자체가 재미있고 잘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넷마블도 강력한 IP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노린 적이 있었다. 넷마블몬스터에서 개발한 '마블 퓨처파이트'. '마블 퓨처파이트'는 범세계적으로 강력한 '마블'의 IP를 활용해 야심 차게 내놓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마블 퓨처파이트'는 게임 자체는 잘 만들었지만, 유저들에게 크게 매력적으로 와 닿지 못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분석했고 앞으로 어떻게 IP를 활용한 게임을 제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물론 IP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겠다는 전략이 나쁘진 않다. 오히려 다양한 IP를 확보함으로써 어느 정도 유저층을 예상해볼 수 있고, 이를 노린 마케팅을 진행할 수도 있다. 또한 게임 외에 다른 콘텐츠와도 연합 전선을 구축할 수 있기에 IP를 이용한다는 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다.


그러나 넷마블이 확보한 IP를 볼 때, '정말 글로벌을 위한 IP 확보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넷마블이 글로벌 진출을 위해 강력한 IP를 획득한다고 했지만, 정작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 같아 보이는 IP는 '디즈니'뿐이다.

이번에 발표된 IP는 많았다. '블레이드앤소울', '리니지', '리니지2', '더 킹오브 파이터즈', 그리고 '테라'까지. 그러나 국가별 주요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IP는 많지 않다. 강력한 IP를 확보했다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할만한 IP들이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또, 자사가 보유한 IP를 강화한다고 했는데 이건 짧은 시간내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IP가 유저들에게 인식되고 익숙해지는 과정과 기간은 예측할 수가 없다. 때로는 정말 짧은 시간동안 강력한 인지도를 가지기도 하고, 반대로 오랜 세월에 걸쳐서 꾸준히 인지도를 쌓는 경우도 있다.

냉정히 말해서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강력한 자사 고유의 IP를 보유한 회사는 아니다. 게임은 성과를 이뤘지만, 해당 게임의 IP는 아직 확고히 자리 잡지 못했단 뜻이다. IP가 인지도를 쌓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2016년 넷마블의 글로벌 시장 공략 주요 타이틀

미국 시장
'포 원스 포커', '올 포 카지노', '모두의마블 디즈니', '세븐나이츠', '크로노블레이드', '워 에이지 오브 렐름', '챔피언스 오브 워', '글린다', '너티몬스터', '에픽사가'

일본 시장
'레이븐',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디즈니', '다함께붕붕붕', '몬스터에이지', '아크문', '던전왕', '더킹오브파이터즈올스타(가제)', '데스티니6'

중국 시장
'리니지2', '레이븐', '스톤에이지', '이데아'




■ 발표는 했지만 실체는 나오지 않은 '콜럼버스 프로젝트'



▲2014년 처음 공개된 넷마블의 AI 유저대응 툴 '콜럼버스'

'콜럼버스 프로젝트'가 처음 공개된 건 지난 2014년 7월 첫 NTP행사였다. '콜럼버스'란 개인 맞춤형 게임서비스 엔진으로, 유저의 행동 패턴에 대응하는 서비스 툴이다. 개개인의 컨트롤이나 성향에 따라 게임에 대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데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특정 성향의 유저를 타겟팅해 개발하거나 아니면 좀 더 대중적인 방향으로 개발하게 된다.

'콜럼버스'는 유저들이 특정 단계에서 막혀 게임을 이탈하게 되는 상황을 막아주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유저가 특정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실패하게 되면, '콜럼버스'가 이를 감지해 유저들에게 스테이지를 해결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주는 식이다.

유저 맞춤형 AI 엔진 '콜럼버스'는 넷마블에서 2014년부터 개발을 시작했으며, 2015년 4분기 중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콜럼버스'는 아직 개발중이었다. 여전히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실체가 없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넷마블이 마련한 글로벌 전략의 핵심 중 하나다. 허나 아직도 개발 단계이며, 실제 유저들을 대상으로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정확하게 검증이 되지 않은 시스템이다. 이런 거대한 시스템은 제작 뿐 아니라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넷마블이 가진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제작을 한다 해도, 넷마블이 가장 많은 해외 유저풀을 가지고 있는 곳은 이미 성공적으로 진출한 아시아 지역으로 한정된다. 북미 지역에서의 시범적인 데이터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며, 검증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과연 2016년에 넷마블이 '콜럼버스'로 글로벌 시장에 문을 두드릴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 정말로 글로벌 '개척자' 될 준비가 되어 있나?

넷마블에게 글로벌 시장은 언제나 골머리를 앓게 하는 문제였다. 여러 가지 전략을 시도해봤지만, '모두의 마블'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물론 넷마블의 글로벌 매출 성적이 마냥 나빴던 건 아니다. 지난해 전 세계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iOS/안드로이드를 통합한 기준으로 보면 매출 10위권 안쪽으로 꾸준히 든 국내 회사는 '넷마블'이 유일하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만 살펴보면 컴투스와 연합 전선을 만들어낸 '게임빌'이 넷마블을 바짝 추격하고 있고, 넥슨 역시 매출 순위권에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국내 매출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넷마블이 글로벌 매출이 급격히 도약한 분기, 혹은 그 달의 결과만 보면 그건 국내 매출이 폭발적으로 상승해 글로벌 총 매출도 덩달아 상승한 케이스다. 일례로 3월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넷마블이 엄청난 순위 상승을 이루었는데, 이때는 바로 '레이븐'이 런칭된 시점이며, 레이븐에서 많은 매출이 발생했던 시기다.

국내 게임들 제외하고 글로벌 성적만 살펴본다면, 오히려 게임빌이 넷마블보다 좋은 성적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애초에 런칭한 글로벌 타이틀 수도 많은데다, '서머너즈워'는 글로벌 매출 비중이 국내 매출 비중보다 훨씬 높은 타이틀이다.



2015년 3월의 매출 현황. '레이븐'이 엄청난 성과를 이뤘던 시기다.

그래도 넷마블은 지난해에 들어서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원빌드 버전으로 출시한 '세븐나이츠'가 북미 지역에서 힘을 쓰지 못했으나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이다.

글로벌 버전에 이어서 '세븐나이츠'의 일본 버전은 철저한 현지화를 거쳐 출시됐고, 일본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여 '모두의 마블'에 이은 두 번째 글로벌 성공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로서 넷마블은 어느정도 글로벌 시장의 갈피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의 해외 매출비중은 2014년 17%에서 2015년 28%로 증가했으며, 특히 4분기에는 약 40%로 확대되는 등 해외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일본에 런칭된 '세븐나이츠'. 글로벌 버전처럼 스토리도 있고,
캐릭터 스킬 연출도 국내와 다르다. 물론 BM도 다르다.

국내 시장과 비교하면 초라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는 좋다. 때마침 오랜 노력끝에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인 타이틀도 생겨났으니 시기도 적절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넷마블이 제시한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섣불리 예상을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앞서 지적한 부분들 외에도 새로운 과금 모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점도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시장에서 유행하던 VIP 제도가 이제 국내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서비스'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긴 했지만, 한국 특유의 과금 모델은 여전히 부재중이다.

또한 언제까지나 수익이 좋다는 이유로 모바일 RPG에서 '뽑기'가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뽑기'는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수익 모델이지만, 유저들에게는 전세계 공통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과금 모델이다.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과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과금 모델을 연구하기 위한 '실험적인 시도'가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2월 25일 구글 매출 순위.
20위권에 머무르는 타이틀을 이렇게 많이보유한 회사는 넷마블이 유일하다.

넷마블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결코 작지는 않다. 수많은 유저들이 넷마블의 게임을 즐기고 있고, 또한 넷마블은 새로운 타이틀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고 온라인 중심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체질을 개선해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순간 넷마블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의 전략으로 빠르게 따라가려던 입장이였다면, 이제 넷마블은 시장을 선도하는 '패스트 무버(Fast Mover)'의 입장이다.

따라가는 입장과 주도하는 입장의 전략은 다르다. 선두 주자가 후발 주자들을 견제하기만 바빠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거나 꾸준히 머물러있다면, 계속 1등을 유지할 수 없다. 선두가 정체되어있다면 결국 시장역시 전체적으로도 둔한 변화와 발전을 보이게 될 수 밖에 없다. 새롭게 개척하는 길을 걷고 있지만, 아직까지 넷마블은 후발 주자이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라 아쉽다.

국내 시장에 이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이겠다는 목표는 좋다. 하지만 부디 국내 시장에서 들었던 비판을 해외 시장에서도 똑같이 듣지 않았으면 한다. 그동안 실패해왔던 타이틀에서 경험을 쌓았고 이제는 선두 주자의 입장에 선만큼, 앞으로 국내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넷마블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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