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5N 체제의 붕괴, 게임업계 판도 변화를 짚어보며...

칼럼 | 서명종 기자 | 댓글: 29개 |
박지성의 유럽 진출, 특히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이후 해외 축구 중계는 그 당시 주말 심야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역시나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경기는 EPL 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안타까울 때는, 맨유가 Big4중 한팀과 붙는데, 동시간대에 나머지 두팀이 경기를 할 때였습니다. Big4끼리 붙는 경기는 봐주는 것이 예의인데 말입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몇 년간 EPL 의 순위는 고정적이었습니다. 이름하여 Big4 체제! 맨유, 첼시, 리버풀, 아스날이 해마다 순위가 바뀔지라도 어쨌든 1위부터 4위까지를 고정적으로 차지하고 있었고 해마다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도 했으니까요. 다른 팀은 아무리 잘해봤자 5위였습니다. 마치 프리메라리가에서 인간계 최고가 3위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EPL을 시청해온 사람이 근래의 EPL 순위를 보다보면 무언가 낯설음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해마다 주전 선수를 파는 것이 익숙해진 아스날, 우승은 고사하고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목표가 되어버린 어엿한 중위권 클럽 리버풀, 돈은 여전히 쓰는 것 같은데 어째 파워가 영 예전같지 않은 첼시, 순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지만 감독으로 버티는 맨유 …

한창 치맥과 함께 EPL 을 시청할 때만 하더라도, 이처럼 공고하게 보였던 Big4 체제가 무너지는 것은 쉬이 상상이 되지 않았었습니다. Big4 끼리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으면, 미리 전부터 집안에 작업을 해놓고 시청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일주일전부터의 작전이었으니까요.







[▲ EPL의 Big4가 붕괴되었듯, 게임계 5N 시스템 역시 붕괴직전의 위기 상황]


하지만, 역시나 시간이 흐르면 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 듯 합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EPL Big4 체제의 붕괴는 이제 어엿한 현실이 되어 있으니까요. 그러나 누군가 빠진 자리는 역시 다른 누군가가 채우게 마련입니다. 그런 순환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곳은, 바로 사람이 있는 모든 곳이기도 합니다.

‘성자필쇠’라는 말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은 꼭 축구 뿐만이 아닙니다. EPL 의 Big4와 비슷한 시기에 게임계에서는 공고한 5N 시스템이 형성되었고 오랫동안 유지되었지만, Big4 체제의 붕괴와 함께 5N 시스템 역시 붕괴직전입니다. 이미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차이가 현격하게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상황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어떨 때는 4강 1중, 어떨 때는 2강 3중, 어떨 때는 1강 1중 3약처럼 해마다 강중약이 바뀌기 때문에 불과 몇 달전의 평가가 단지 역사적 기록밖에 되지 않을 수 있는, 급격한 시스템 변화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현재 진행형인 상황을 서술함에 있어서, 내부에서 보는 시각과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현저히 다를 수 있습니다. 사전 변명 차원에서, (매우 제한적인 내부 정보의 특성상) 오로지 외부에서의 시각이나 이미지만으로 서술했다는 점을 전술적으로 포진시키고자 합니다.


매출액의 현격한 차이, 그리고 M&A가 불러온 파장


가장 표면적으로 붕괴를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매출액의 차이입니다. 5N 시스템이 공고할 당시만 하더라도 5N의 매출액 차이는 고작해야 두배 언저리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수년만에 그것이 5배가 넘을 정도로 그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이 정도로 매출액의 차이가 나면, 사실 동일선상에 올려놓기가 어렵습니다. 매 분기 발표되는 매출액의 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지는 순간, 그리고 그 추세가 굳어지는 순간 이미 붕괴는 시작된 셈입니다.

이런 매출액의 차이를 불러오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박 게임의 존재 유무입니다. 단 하나의 게임으로 여타의 모든 게임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이 게임입니다. 한국이든 해외든, 장소가 어디든 간에 꾸준히 대박을 터트린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붕괴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대박에도 그 차이가 존재합니다. 어떤 곳은 직접 개발해서, 어떤 곳은 퍼블리싱으로, 그리고 어떤 곳은 M&A로 대박 작품을 확보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의 직접 개발과 한국 대박으로, 네오위즈는 크로스파이어와 피파 온라인 2(공동 개발이긴 하지만)의 퍼블리싱으로, 넥슨은 자체 개발을 통한 성공작은 없지만 대박 게임에 대한 지속적인 M&A를 통해 더 큰 성과를 내면서 격차를 벌려나갔습니다. 그리고 한곳은 어찌보면 번외 경기라 할 수 있는 보드게임으로 꾸준히 매출을 올렸지만, 한 곳은 대박 게임을 오히려 떠나보내면서 5N 시스템 붕괴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와중에 넥슨과 엔씨의 양강, 그리고 다른 3업체로 일시적으로 구분이 되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대박 작품의 수와 질, 그리고 그 게임에 대한 소유권에서 차이가 났기 때문입니다. 자체 개발이든 M&A든 소유권을 확보한 곳은 잘 나갔고, 소유권을 가지지 못한 곳은 뭔가 문제가 발생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양강 체제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직접 개발을 통한 연이은 대박의 엔씨소프트와 계속된 M&A로 대박 IP를 확보한 넥슨의 양강 선두 체제에서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 자리에 넥슨이 올라선 것이 5N 시스템 붕괴의 결정타였습니다. 마치 레알마드리드가 FC바르셀로나의 이사회 멤버가 된 셈입니다. 이제 더 이상 5N 이라는 말을 쓰는 것 자체가 어색해진 상황입니다.


엔씨소프트 – 한국에서만큼은 블리자드급






직접 개발해서 출시하는 MMORPG 마다 한국에서 모두 대박을 쳤다는 것 자체는 사실 기록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퍼블리싱 게임에서 하나도 재미본 적이 없다는 이면도 있습니다.

한국만 놓고 본다면, 엔씨표 MMORPG 에 대한 인지도는 블리자드 급에 가깝습니다. 비난을 퍼붓든 칭찬을 하든 어쨌든간에, 일단 나오면 무조건 한번 해보니까요. 그리고 퀄리티나 게임성에 대해 설왕설래 말이 있을지라도, 동시기의 여타 한국산 MMORPG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을 꾸준히 유지해나간다는 것 자체가 사실 놀라운 일이기도 합니다.

향후 5N 체제에서 탈락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여전히 MMORPG 위주로 개발하고 서비스할 것이며, 그 게임들이 나올 때마다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은 자명합니다. 이미 쌓아온 브랜드가 있고, 그런 점 때문에 한국에서만큼은 블리자드급이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엔씨표 MMO가 북미류의 게임과 다른 점은 여러가지 있지만, 개인적으로 한가지 차이점이라면 심리입니다. 게임을 통해 인간 본연의 욕망과 심리를 자극하는 면에서는 노하우가 대단히 많은 것이 엔씨표 MMO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심리학적인 연구를 반영했다고 생각될만큼 말입니다.

또 한가지 특징은 언론 관리의 꼼꼼함입니다. 게임계에서는 아마 가장 체계적인 혹은 전략적인 언론 관리 노하우를 가진 곳이기도 합니다. 선두업체로서 오랫동안 언론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얻어맞은 경험 때문에 그런 쪽에 더 신경을 썼을 수도 있지만, 전략적 PR 의 측면에서는 확실히 자리를 잡기는 했습니다.

이런 엔씨의 유일하고 커다란 리스크라면, 최대주주가 경쟁업체라는 것입니다.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추측도 어렵기 때문에 이 리스크는 판단 불가의 영역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마 한참 시간이 지나야만 결과가 나오겠지만, 이 리스크만 관리된다면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현재의 지위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넥슨 – M&A 의 귀재, 사업의 천재






엔씨소프트와는 정반대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자체 개발해서 대박을 친 게임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장 최근의 자체 개발 대박 작품이 카트라이더이니까요.

그 외 대다수의 대박 IP는 모두 인수를 통해 확보한 것들입니다. 단순 퍼블리싱이 아닌, 그 회사 자체를 인수해서 IP를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 더욱 성공시켜 인수비용을 훨씬 초과하는 이익을 창출해온 스타일입니다. 여러모로 엔씨소프트와는 대척점에 있는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네오플, 게임하이, 엔도어즈, JCE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 년간 유망 중견회사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확보했는데, 현재의 1위가 되기까지 이런 방식이 큰 효용성을 거두었습니다.

반면 이로 인해 반감을 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도 했습니다. 게임은 그래도 개발인데, 개발보다는 M&A와 사업으로 성장해서 1등이 되니,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얼마전 엔씨소프트의 지분 확보에 대해서 ‘사업(비즈니스)이 개발을 이겼다’고 푸념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성장에 따르는 퀄리티의 확보입니다. 양적으로 큰 폭의 성장이 이루어진 경우, 그에 걸맞는 질적 변화 역시 따라와야 하는데, 그것을 맞추지 못할 경우 뭔가 트러블이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연이어 발생했던 넥슨의 각종 사건사고들은 바로 그런 트러블의 한 징조일 수도 있습니다. 매출은 압도적 1위이지만, 질적인 측면이나 회사의 위상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기에 위와 같은 평가가 나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미 충분한 IP를 확보한 상황,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한 후속 게임들도 이미 여러 개 대기하고 있는 상황, 양강을 형성하고 있던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상황을 보면 향후 미래가 걱정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양적인 1위 말고도, 1위에 걸맞는 위상을 확보하고 질적인 변화를 이루어내느냐가 먼 미래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네오위즈 – 퍼블리싱의 한계, 이제부터 2라운드






피파온라인2와 크로스파이어를 둘러싼 분쟁, 멀리는 스페셜포스를 둘러싼 분쟁을 보면, 자체 IP의 확보가 얼마나 큰 중요성을 가지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 회사입니다. 퍼블리싱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반대로 지금에 와서는 그것이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형국입니다.

퍼블리싱이라는 사업 모델 자체가, 소유권을 가지지 못하는 모델이기에 언젠가는 분쟁이 발생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좋게 해결되면 모르겠지만, 꼭 좋은 해결책만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인지 씨알스페이스도 인수하고 블레스, 아인 등의 대작급 프로젝트도 가동하고 있지만, 눈앞의 시계는 상당히 흐림입니다. 매출 1, 2위를 기록하는 게임 두개가 한꺼번에 빠지게 되면, 5N 시스템 붕괴의 가장 큰 피해자였던 CJ 넷마블과 비슷한 수준으로 단번에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만일 넷마블이 갑자기 한두개의 대박을 터트리게 되면, 넷마블과 네오위즈의 위치가 서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5개 회사중 RPG 의 서비스 경험이 제일 부족한 것이 또 하나의 약점입니다. 캐쥬얼로 통칭되는 여타 장르에 비해 RPG 장르는 서비스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 경쟁 업체들 중 RPG 에 대한 경험이 제일 부족한 편입니다.

(장르는 다를지라도) 엔씨표 MMO급의 대박이 새로 터지지 않는다면, 현재 확보하고 있는 라인업중 하나가 머지 않은 시기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면, 당분간은 고전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몇 년간이나 고전한 넷마블의 전철을 따라갈지 아니면 두 개가 빠져나간 구멍을 메울 수 있을 것인지 올해 지스타와 내년 서비스에서 판가름 날 것입니다.


넷마블 – 인고의 세월, 이제는 희망이 보일 …






프리우스 이후 몇 년간 넷마블은 인고의 세월을 겪었습니다. 사실 프리우스 자체는 마케팅의 승리이기도 했습니다. 마케팅과 홍보를 통해 볼륨을 키워서 초반은 커버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으니까요.

그 이후 악재는 계속되었습니다. 경영진의 변경과 몇몇 사건사고, 프리우스의 빠른 몰락, 야심차게 밀었던 드래곤볼의 실패, 눈앞에서 날려버린 게임하이 인수, 서든어택 분쟁, 리프트와 스페셜포스2의 실패까지 … 몇 년간 넷마블에게 게임에 관한 좋은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서든어택까지 날리게 된 상황에서 가장 큰 매출액을 올려주는 게임이 마구마구이니, 경쟁업체들인 다른 4N에 비해 너무나도 폼이 나지 않는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개발력의 문제인건지, 아니면 게임을 살펴보는 안목의 문제인건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하나 칭찬해줄 수 있는 것은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자체 개발을 진행해왔다는 점입니다. 성과를 내게 되면, 고스란히 과실을 다 가질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점차 과실에 대한 희망이 살짝살짝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는 모두의 마블도 있고, 마계촌에 대한 평가도 우호적입니다. 그 외 준비해왔던 게임들이 이제 슬슬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인고의 세월이 여기서 끝날지 아니면 다시 또 고난의 행군을 걸어가야 할지 주목되는 모습이 바로 넷마블입니다.


NHN 한게임 – 보드게임과 테라의 갈림길에서 우회전






만일 테라가 초기의 유저몰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 아마 넥슨, 엔씨와 더불어 현재 3강 체제를 형성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른 몰락으로 인해 다시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넷마블처럼 한게임 역시 최근 몇 년간 성공한 게임을 보유하지 못했습니다. 넷마블과의 차이점이라면 보드게임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매출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5N중 가장 라인업이 부족했던 곳이 한게임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을 보드게임 매출로 메꿔온 것이죠.

보드게임 매출에 상응하는 온라인 (혹은 모바일) 매출을 만들어내느냐가 몇 년간이나 지속되어왔던 과제였지만, 아직까지는 실패였습니다. 그나마 테라로 인해 대형 게임의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희망중 하나입니다. 테라 이후 신규 라인업 확보에서 상당기간 주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미 확보한 작품들은 당시만 해도 개발 초기 작품들이 많아 향후를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서비스 능력이나 라인업보다는 주목할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여타의 회사에 비해 경영의 자율성이 더 낮은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한게임입니다. 다른 회사는 그래도 최종 의사결정을 게임쪽 관계자가 할 수 있지만, NHN 이라는 강력한 존재가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리스크를 지니고 있습니다.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을 때의 리스크는 게임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게임계에 자본과 명성을 믿고 뛰어든 대기업들중 좋은 성과를 보인 곳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기존에 확보한 라인업중 튀는 작품이 나오느냐, 그리고 NHN 이라는 거대 포탈 기업보다는 게임회사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갈 수 있느냐가 한게임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분야를 제외하고 현재 준비된 모습으로 보면, 미래를 점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보드게임 매출이야 유지되겠지만, 매출액과는 달리 게임계에서는 여전히 번외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질서는 '역동성의 유지'에서


새롬의 다이얼패드, 골드뱅크 등의 초창기 IT 기업의 흥망성쇠를 기억하고 있다면, IT 분야 특히 컨텐츠 분야의 미래를 점친다는 것은 신기에 가까운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의 IT 기업들은 매출은 없는 상태에서 장밋빛 전망만을 내세웠지만, 지금의 게임 기업들은 이미 매출을 만들어서 성과를 내고 검증을 받아온지 몇 년 이상 되었다는 점입니다.

게임과 회사의 미래에 대해 예측불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중 하나가 바로 크로스파이어입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그 누구도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그런 매출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아마 2012년의 매출만 놓고 본다면, 5N1S 라고 부르게 될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가 드물게 된 작금의 시장 상황을 놓고 본다면, 상당히 반가운 일이기도 하며, 5N 체제 붕괴의 또하나의 이유가 그에 비견되는 이런 회사, 게임의 등장이기도 합니다.

문화 산업을, 그리고 게임계를 매우 역동적인 산업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모습 때문입니다. 언제 어떤 신데렐라가 나와서 구질서를 무너뜨리는 기제의 역할을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체제가 너무 오랜 시간 유지되면 될수록 그 분야의 역동성과 새로운 도전은 사라지게 되는데, 다행히 게임산업은 아직 이런 역동성이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유지되고는 있습니다.



[▲ 크로스파이어는 '게임업계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신데렐라와 같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PL 처럼 자리 바뀜은 있을지라도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팀은 반드시 존재하게 마련이듯이, 게임계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업체의 흥망이 가려져도 흐름을 주도하는 상위 몇몇 업체는 있게 마련입니다.

산업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가장 좋은 것은 신데렐라의 가능성이 항시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만 예기치 못한 대흥행을 기록하면서 강자로 떠오르는 기업이 있게 마련이고, 그것을 위해 많은 도전과 모험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탄생하곤 합니다.

상위 업체들이 가지는 사회공헌이란, 꼭 불우이웃돕기나 재단을 통한 기부활동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산업의 역동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그래서 흐름이 고이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사회공헌입니다. 변화를 유지하지 못하는 분야는 고사할 위험성을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고착되어온 5N 체제가 붕괴되는 지금, 그리고 새로운 강자들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지금, 그래서 신질서가 구축되는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변화가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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