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애플, 카톡 게임류의 '하트 선물'을 재화로 확정하다

칼럼 | 김종득 기자 | 댓글: 10개 |



인벤에서는 Nairrti님이 작성한 '애플, 카톡 게임류의 '하트 선물'을 재화로 확정하다' 칼럼을 소개해 드립니다. Nairrti님은 현재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며, 다양한 리뷰와 칼럼 등을 기고하고 계십니다.

Nairrti님은 1994년 아마추어 게임을 개발, 1996년 업계에 입문, 1998년 잡지 컬럼을 시작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1996년부터 MUD, MMO, 온라인, 아케이드, 모바일(휴대폰), 임배디드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현재는 사업 기획, 게임 기획, 설계, 컬럼, 강좌, 강의 등 다방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좀 더 확인과 후속 보도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더 이상 애플의 앱스토어 게임 내 재화 선물 금지 관련 기사가 나서 코멘트를 해볼까 한다. 요즘 너무 글을 안써서 워밍업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얼마전 한 회사에서 애플에 제출한 게임 앱에 '하트 선물 이거 재화 아니냐?'고 물으며 반려가 나왔던 사건이 있었다. 이 반려 사건을 듣고 다들 '애플 애들이 이해를 못하는거 아니냐'고 했는데, 사실 나는 생각이 좀 달랐다. 전부터 하트를 재화로 보자면 볼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오히려 이를 이용해서 좀 더 하트의 가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개발하는게 맞지 않나 생각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트 선물'이 쉽게 보면, '친구에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쿠폰을 하나 보내준다'라고 볼 수 있지만, 조금 더 파보면 이 하트는 원래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하트를 소비하고, 부족한 하트를 세 가지 루트에서 보충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일정 시간 후에 자동으로 충전되기를 기다리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예의 친구에게 선물 받는 방법, 보내주는 친구가 없을 경우에는 돈을 주고 사는 방법이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게 원래, '하트는 선물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든 것이 아니라 '하트는 돈 주고 사는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반대 방향에서 출발해 만들어진 것이고,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원래 공짜인 하트를 친구에게 주는게 아니라 '돈 주고 사야하는 것'을 선물함으로써 서로 재화로써의 가치를 가진 하트를 선물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게임을 설계하면서 플레이어들이 게임 1회를 플레이하는데 하트를 소비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 $0.99에 10개 정도인) 하트를 소비한다는 것이고, 하트 한 개는 $0.099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2000년대 초반에, 내가 H라는 회사에 다니면서 마케팅을 할 시절에, 포트리스2+라는 게임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더블 아이템을 개당 100원 쯤에 팔면 미친듯이 팔릴텐데'. 또 몇 해 전에 마비노기 부분유료 전환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 '나오의 물약을 개당 100원 쯤에 팔아서 물 쓰듯 만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요는 플레이어가 돈을 쓰는데 부담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적은 금액을 습관처럼 쓰게 하면, 구매저항이 낮아져서 구매율이 올라가게 된다는 것에 있다.

같은 거다. 하트는 플레이어들이 넉넉하게 가지고 사용을 하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어느 날 삘 받아서 열심히 게임을 하는데 하트가 모자란 순간이 반드시 발생한다. 카톡의 게임들이 '비는 짬짬의 시간'을 노리고 있다지만, 플레이어가 거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상태에서 '비는 짬 시간'이 갑자기 많아졌다면 어떻게 될까. 게임 플레이의 횟수가 증가하게 되겠지. 그러면 하트가 부족하게 되고, 하트를 선물해 달라며 주변인들에게 하트를 뿌린다. 회수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이고, 그 회수한 하트도 다 쓰게 되면 (카톡 게임의 플레이타임상 여기까지 오는데는 얼마 걸리지도 않는다) 결국 지르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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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다시 정리하면, 하트는 '원래 돈 받고 파는 것을 친구들끼리 선물하게' 만든 요소라고 보는게 옳은 방향이다. 플레이어들은 이걸 '선물 받으면 되는 공짜'라고 생각하지만, 부족하게 되는 순간 언젠가는 지를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 그런 거다. (물론 오히려 구매 의사를 저감시키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애플은 참 까다로우며, 자기들이 만든 시장에서 거래를 하는데 자신에게 수수료를 안내면 짜증 낸다. 그래서 지난 3년을 돌아봐도 우회 결제라던가 외부 결제의 방법들을 시도한 회사들을 계속 잘라냈고, 게임을 다운받으면 돈을 준다거나 하는 방식의 사업 모델도 오늘 짤릴까 내일 짤릴까 눈치를 보고있기도 하다. 실제로 저 모델은 한 번 짤렸다가 돌아오기도 했다. 그런 맥락에서 앞에 언급한 반려 사건을 보며 '곧 짤릴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나도 솔직히 지금 프로젝트에서, 위의 생각을 충분히 반영해, 하트의 값을 좀 더 끌어 올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고, 플레이어들이 좀 더 활발하게 선물하게하는 - 하트 선물은 또한 게임 홍보의 기능도 하고 있기 때문에 -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더랬다. 비싼 값어치의 선물을 받으면 돌려줄 부담이 높아지기도 하기 때문에. (물론 스팸으로 처리될 가능성도 함께 올라간다.) 기준 환산가치를 설정하고 게임 안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던 찰나, 이와 같은 사건이 생긴 거다. 나도 많이 아쉽다.

뭐 그런데 이 하트라는 요소를 좀 더 보면, 너무 게으른 디자인이다. 최초에 만들어진 개념도 페이스북의 선물에서 착안한 것이기도 하지만, 애니팡이 만들어낸 골격에 눈꼽 만큼의 고민도 없이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는 것이니까.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고민해서 적용을 하려 한다거나 하는 것도 없이 너무 날로 먹는 설계인거다. 마침 이런 '규제'도 생겼으니, 하트 외에 다른 방법을 다 같이 찾아보는 모임 같은 걸 만들어 보면 어떤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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