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 네오플 '제주도 이전', 왜 뜨거운 감자가 됐나

칼럼 | 박태학,김지연,정재훈 기자 | 댓글: 64개 |




네오플 '제주도 이전'이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제주도로 이전하는 직원들을 위해 주택 지원, 전세금 무이자 대출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네오플의 결정에 부러워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한편, 직원들의 의향을 먼저 물어보지 않고 통보식으로 결정을 내어버린 회사의 태도에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네오플은 왜 제주도로 이전하려고 했을까? 왜 이렇게 급작스럽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까? 그 배경과 현재 직면한 이슈를 한번 짚어봤다.



■ 네오플은 어떤 회사? '지난해 매출 4,500억 원, 영업이익률 90%'


2001년 4월 2일에 설립된 네오플은 '캔디바', '신야구' 등을 개발하며 경력을 쌓았고 2005년 8월 '던전앤파이터'를 런칭하며 메이저 개발사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높은 잠재력을 보인 네오플은 2008년 7월, 지분 100%를 소유하는 형태로 넥슨에 합병됐다. 2014년 4월 27일 기준으로 직원 수는 약 450명이다.

네오플의 대표작으로는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가 있으며, 이중 던전앤파이터는 국내외로 흥행을 기록해 넥슨의 효자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출시된 '던전앤파이터'는 그 해가 지나가기 전에 누적회원수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같은 해 12월에 동시접속자수 5만 명을 넘어섰다. 2011년에는 동시접속자 29만 명을 돌파하며 최전성기를 누렸다. 차기작인 '사이퍼즈' 역시 국내에서 꾸준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어 업계에서는 네오플의 개발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진짜 대박은 중국에서 터졌다. '던전앤파이터'는 2012년 8월 현지에서 동시접속자 300만 명을 돌파, '리그오브레전드', '크로스파이어'와 함께 중국 게이머가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 중 하나로 성장했다. 2013년 2월 '던전앤파이터'의 글로벌 회원수는 4억 명을 넘어섰으며, 이중 상당 수는 중국 게이머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 역사에서 손꼽히는 성과를 낸 만큼, 네오플이 넥슨 내에서 갖는 입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네오플은 지난해 매출로 약 4,528억 원, 영업이익은 3,974억 원, 당기순이익은 3,03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만 90%에 이르러 사실상 넥슨 해외수출의 중심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네오플이 제주도로 향한 이유는? '세금감면 VS 최적의 근무환경'




[▲넥슨 컴퓨터 박물관 전경]

네오플은 왜 굳이 수도권에서 제주도로 이전하려는 마음을 먹었을까? 네오플의 이인 대표는 제주도 이전 이유에 대해 “고도의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게임 개발사에 최적화된 근무환경을 제공하고자,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제주로의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물론 수려한 자연환경은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게임 개발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잘 자리잡은 400명 이상 규모의 기업이 각종 부담을 안고 제주도로 이전하는 주된 이유로 삼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네오플 제주도 이전 배경의 주된 이유로 지방 이전시 생겨나는 '조세감면혜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세감면혜택'은 네오플의 모회사인 넥슨과도 큰 관계가 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2009년 3월 제주도로 주소를 이전한 후 2009년부터 2011까지 3년간 총 1888억여원의 조세감면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NXC는 9명만이 근무하는 지주회사이고, '본체'라 할 수 있는 넥슨 본사는 판교 테크노벨리에 자리잡고 있었기에 제주시 입장에서는 지방 이전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지난 5월 ‘정부의 조세감면제도 운영실태’ 감사에서 감사원은 "NXC가 편법으로 조세감면혜택을 받아왔다"고 지적했고 NXC 측은 조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가 아닌, 넥슨컴퓨터박물관을 비롯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제주도 이전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NXC측은 정부의 후속 조치에 그대로 따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넥슨 측은 넥슨컴퓨터박물관을 제주도에 건립했고, NXCL과 넥슨네트웍스의 두 개 법인을 제주도로 이전해왔다. 그러나 NXCL과 넥슨네트웍스는 서비스와 사업에 관련되어 있는 법인일 뿐, 실질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자회사는 아니다. 때문에 네오플의 제주도 이전 이슈는 넥슨 컴퍼니가 실질적으로 주력 개발팀을 제주도로 이전시켜 편법 논란을 종식시키려는 움직임의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네오플의 입장은 또 다르다. 네오플 관계자는 NXC의 감사원 적발 건과 네오플의 이전은 완전 별개의 이슈라 말했다. 이유인즉 회사 이전은 몇개월 안에 결정될 사안이 아니며, 감사원의 지적이 들어오기 전 부터 네오플의 이전 계획이 잡혀 있었다는 것. 또한 이번 네오플 이전에 대해 대부분의 직원이 제주도 이전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네오플 제주도 이전에 따른 혜택은? “1인 1주택 제공 및 배우자 문화생활비 지급"





네오플 측은 개발자들이 마음 편하게 개발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우선시 했으며, 이에 '네오플' 제주도 이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미 '넥슨 네트웍스'와 NXC가 이미 제주도로 이전한 바 있으며, 직원들의 피드백을 수렴한 결과 대다수가 좋은 반응이었다고 한다. 또한, '다음커뮤니케이션즈'와 더불어 수 십개의 기업이 제주도로 이전한 사례가 있으며,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다른 지역이 아닌 제주도로 옮기게 되었다는 것.

'네오플'이 제주도로 이전하게 됨에 따라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직원들에게 있어 '제주도 이전' 건은 가볍게 생각하기에는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거주하면서 근무를 해 왔던 사람이 갑자기 제주도로 거주지를 변경한다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은 결정일 터. 지금까지의 생활 패턴을 바꾸어야 하며,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는 더욱 이전 결정에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이에 제주도로 이전하는 직원들을 위해 네오플은 총 5가지의 혜택을 제시했다. 네오플이 언급한 사원들을 위한 혜택은 총 5가지이다. 이는 현재까지 확인된 조항들이며 차후 다른 혜택이 추가될 수 있다.

■ 제주도로 내려가는 직원에게는 1인 1주택 제공
└사택 거주를 원치 않는 직원들에게는 무이자 전세금 대출 지원

■ 서울-제주도 왕복 항공권 월 1회 지급
└마일리지 형태로 지급, 본인 외 배우자와 자녀 모두에게 1회씩 지급

■ 넥슨 어린이집 '도토리소풍' 설립 및 운영
└1호점 선릉원과 2호점 판교원에 이은 3호점 '제주원' 건립

■ 배우자 문화생활비 지급
└본인 외 배우자에게 별도의 문화생활비 지급, 구체적인 금액은 미정

■ 직원들에게 점심식사 및 저녁식사 무상 제공

'네오플'은 직원들의 제주도 이전을 독려하기 위해 많은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에게 1주택을 지급함은 물론, 1달에 1번씩 서울-제주도 왕복 항공권도 준다. 어린 자녀를 둔 부부를 위해 어린이집 역시 건립되며, 배우자들을 위한 문화 생활비가 별도로 지급된다. 식사 역시 아침을 제외하고는 회사에서 제공해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네오플의 제주도 이전 결정에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배우자가 서울에 직장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퇴사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나 자녀들의 교육 문제가 신경쓰여 제주도 이전을 포기하는 사람, 결혼 문제로 내려가기를 꺼려하는 미혼자들 등 저마다의 이유로 제주도 이전을 포기하고 퇴사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퇴사할 수 밖에 없는 직원들을 위한 조치는 있는지, 퇴사로 인해 부족해진 인원 충원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두고 많은 의견이 오가고 있다. 현재 네오플 이전 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어떠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을까?



■ 네오플 직원들의 의견은? "복지는 갑론을박... 다만 '강행'은 아쉽다."


네오플에서 근무 중인 개발자 A씨는 최근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했다. 회사가 6개월 이내에 제주도로 이전한다는 것. 그동안 관련 이야기가 직원들 사이에서 떠돌긴 했지만, 회사 측은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실행은 먼 훗날 이야기라고 생각한 그였다. 갑작스러운 이전 소식에 직원들은 '멘붕'에 빠졌고, 현재 상황을 둘러싼 여러가지 의견이 꼬리를 물고 나왔다.

제주도 이전이 공식화되자, 네오플 내부 직원들은 현재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크게 분류하면 이전을 찬성하는 쪽,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며, 이에 앞서 회사의 결정이 너무 갑작스럽게 이루어져 당혹스럽다는 것은 공통된 의견이었다.

우선 회사 이전 결정에 직원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네오플은 이전 문제와 관련하여 직원들의 여론 수렴에 나섰고, 이에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제주도 이전을 강행하는 것은 한 쪽 의견을 모두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회사는 이윤을 따르는 것이 당연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 역시 이해할 수 있지만, 개인의 선택권을 박탈하면서까지 결정하는 것은 기업 윤리에 어긋난다는 것.

이에 네오플 측은 다양한 복지 카테고리를 신설하며 직원 회유에 나섰고, 제주도 이전 긍정파 역시 이 부분에 '납득 가능' 도장을 찍었다. 별도의 주거비용이 없이 보금자리를 옮길 수 있고 정기적으로 왕복 항공권을 지급하기에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쪽의 의견은 달랐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를 감안하더라도 '잃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네오플에서 주장하는 '창의적인 개발 환경을 조성한다'는 말도 구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메이저 게임개발사 대다수가 판교에 몰려있는 지금, 제주도 이전은 기업간 소통을 단절시킬 수 있기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회사 이전 과정에서 나오는 직원 별 인센티브에도 균형이 맞지 않아 공통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직원은 상당한 추가 인센티브를 약속받았지만, 아예 인센티브에 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직원도 있다는 것. 여기에 '업무 능력에 따라 인센티브가 구분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당연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면서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또한, 어쩔 수 없이 퇴사하는 직원들을 위한 사후 지원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인센티브 건에 대해서 네오플 관계자는 "인센티브는 회사의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것이다. 연초에 이미 직원들에게 한 차례 지급되었으며, 제주도 이전과 관련해 별도의 인센티브 지급을 논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여론의 부정적인 기류를 발견했는지 네오플 직원들의 처우 개선책도 마련중에 있다. 계열사 간 직원 이동 방안을 7월 중으로 시행하기로 한 것. 이를 두고 일부 직원들은 계열사 간 인력을 돌려서 막는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네오플 측은 "당초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하기로 한 정책이었지만, 네오플 직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7월로 앞당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오플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14년도 공개채용 소식도 전했다. 게임개발과 관련한 전 분야에 걸쳐 경력자와 신입 모두 채용하며, 합격자는 2014년 9월 15일 정식으로 입사하게 된다. 올해 내 입사자의 경우 현재 본사가 위치한 역삼동에서 근무하게 되며, 이후 제주도로 본사가 이전할 때 함께 둥지를 옮겨야 한다. 2015년도 입사예정자는 처음부터 제주도에서 근무하게 된다.

네오플 제주도 이전에 따른 잡음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구체적인 이전 계획이 나올 때까지 앞으로도 지속될 여지가 있다. 네오플이 과연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업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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