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찬칼럼]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특강 ④]- 스타트업 유상증자? 투자자에게 왜 매력있을까 (1부)

칼럼 | 이병찬 변호사 기자 | 댓글: 8개 |
게임 관련 법률 전문가로 유명한 이병찬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정진 소속이며, 블로그 '함께 바꾸는 세상'을 통해 게임 규제와 관련된 다양한 글을 기재하고 있습니다. 금일(2일), 이병찬 변호사는 법률 전문가의 시각에서 게임회사 설립 노하우를 서술한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특강'이라는 칼럼을 인벤에 기고하였습니다. 앞으로도 게임회사 스타트업과 법률 관련 주제들을 갖고 칼럼을 연재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 본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이병찬 변호사 ]
앞으로 총 2회에 걸쳐서 유상증자에 대해서 알아볼 예정입니다. 우선 이번 시간에는 유상증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투자의 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그중 유상증자는 다른 투자방식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회의 주인공은 P입니다. P는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하고, 모 SI 업체에서 1년간 근무했습니다. 입사 당시에는 패기와 열정이 넘쳤는데, 회사에서는 프로그래밍을 시키는 게 아니라 1년 내내 하도급업체 관리만 시켜서 결국에는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직을 고민하던 중 사람이 필요하다는 대학 선배의 꼬임에 빠져 약 3개월 전에 ‘을’ 캐피탈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P는 지난 3개월 동안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면서, 선배들이 시키는 일만 처리했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을’ 벤쳐캐피탈이 올해 IT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책정해놓은 자금은 약 50억 원인데, P는 이중 10억 원의 자금을 배당받았습니다. P의 목표는 3년 동안 10억의 자금을 운용하여 가장 많은 이익을 남기는 것입니다. 그래야 투자자들에게 투자금과 이익을 배당하고 일부를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P는 근래 모바일 게임 시장이 뜨겁다고 해서 전망이 좋은 모바일 게임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소문을 해보니, ‘갑’ 주식회사가 멤버구성도 괜찮고 열정도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축구왕 몽키’라는 아기자기한 스포츠 게임을 개발 중인데 프로토타입을 플레이해보니 꽤 잘 만든 것이 실력도 받쳐주는 회사인 것 같습니다. 내부 논의를 거친 뒤 P는 ‘갑’ 주식회사에 1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P는 1억 원을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크게 다음과 같은 3가지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안정성과 수익성에 따라 투자 방식을 결정한다]

우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을’ 벤쳐캐피탈이 ‘갑’ 주식회사에 금 1억 원을 빌려주고, 1년 뒤에 원금 1억 원과 이자 3천만원을 포함한 1억 3천만을 받기로 약정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을’ 벤쳐캐피탈이 ‘축구왕 몽키’를 완성하고, 마케팅하는데 필요한 자금 1억 원을 ‘갑’ 주식회사에 투자한 뒤, 나중에 ‘축구왕 몽키’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갑’ 주식회사와 일정한 비율(예를 들면 50:50)로 나누는 방법입니다. 이런 방식을 흔히 ‘프로젝트 투자’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갑’ 주식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면, ‘을’ 벤쳐캐피탈이 발행된 신주를 인수하는 것입니다. 을이 주금으로 납입한 돈은 ‘갑’ 주식회사의 자본금이 되므로, ‘갑’ 주식회사는 이 돈으로 ‘축구왕 몽키’를 완성하고,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투자자가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지 결정하면서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안정성과 수익성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P도 이 두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투자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정성이란 쉽게 말하면, 투자가 실패했을때 투자자가 감당해야 하는 위험이 무엇이냐의 문제입니다. 위 세가지 방법을 평가해보면, 안정성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갑’ 주식회사가 개발한 ‘축구왕 몽키’가 망한 경우, ‘을’ 벤쳐캐피탈이 돈을 빌려줬다면 이를 돌려받지 못할 것이고, 프로젝트 투자를 했다면 분배할 수익이 전혀 없을 것이며,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면 주가가 떨어져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것입니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하든 ‘축구왕 몽키’가 실패해서 ‘갑’ 주식회사가 망하면 ‘을’ 벤쳐캐피탈이 투자금을 날리게 된다는 사실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위 3가지 투자 방식의 수익성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수익성이란 안전성과는 반대로 ‘갑’ 주식회사에서 대박이 터졌을 때, 투자자가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참고로, 아래의 예시는 순전히 이해의 편의를 돕기 위해 설정한 상황으로, 실제로는 전혀 다르게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을’ 벤쳐캐피탈이 돈을 빌려준 경우라면 아무리 이자를 많이 받아도 30% 이상의 이자를 받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수준을 넘어서면 차라리 사채를 쓰는 게 현명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수익은 3천만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프로젝트 투자의 경우입니다. ‘축구왕 몽키’가 대박이 나서 하루에 천만원씩 순익이 발생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을’ 벤쳐캐피탈은 하루에 5백만원씩 자신의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의 수명을 4개월로 잡으면, ‘을’ 벤쳐캐피탈은 ‘축구왕 몽키’로 발생하는 총 12억원의 순익 중 6억원을 자신의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상증자의 경우입니다. 유상증자의 경우에는 ‘갑’ 주식회사가 ‘을’ 벤쳐캐피탈에 직접 돈을 지급해야할 의무는 없습니다. 대신, ‘을’ 벤쳐캐피탈은 자신이 보유한 ‘갑’ 주식회사의 주식을 제3자에게 매도하여 이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식회사의 경우 매출이 늘고, 영업실적이 좋아지면, 긍정적인 전망이 미리 주가에 반영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갑’ 주식회사의 ‘축구왕 몽키’가 대박을 치기 시작하면, 시장에는 ‘갑’ 주식회사가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퍼지며, 이런 긍정적인 전망이 주가에 미리 반영되기 때문에, 매출이 성장한 것보다 더 큰 규모로 주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경우에는 게임이 아무리 대박을 쳐도 원래 약정된 이자밖에 받을 수 없고, 프로젝트 투자의 경우에는 실제로 발생한 순익의 일부를 받을 수 있을 뿐이지만, 유상증자의 경우에는 향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의 가치까지 미리 거두어들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P 입장에서는 유상증자에 의한 투자방식이 보다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분들께서도 투자방식에 따른 위와 같은 차이점을 이해하고 계신다면 왜 벤쳐캐피탈들이 유상증자를 선호하는지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유상증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