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디아블로 1편에도 골렘이 있었다?! 강령술사의 17년 역사 돌아보기

기획기사 | 박형근 기자 | 댓글: 116개 |




네팔렘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시간에는 블리즈컨2016에서 공개됐던 디아블로3의 신규 직업 '강령술사'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사실 아직도 강령술사라는 이름이 조금 어색합니다. 이 캐릭터가 첫선을 보인 디아블로2에서는 '네크로맨서'라고 표기를 했었거든요. 맨살에 검은 재킷 하나 걸친 과감한 패션과 블러드 무어를 가로지를 때 휘날리던 백발은 수많은 유저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물론 해골과 클레이 골렘의 딜량은 형편없었지만, 이후 시폭, 조폭, 본, 독네크 등의 다양한 빌드가 갖춰지면서 고유의 캐릭터성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의 인상이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2011년 디아블로3 알파 버전을 통해 독과 소환을 테마로 하는 '부두술사'가 공개되자 '네크로맨서로 다시 만들자'라는 혹평이 이어지기도 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부두술사 역시 자신만의 색깔을 갖게 됐지만, 이후에도 '네크로맨서를 보고 싶다!'라는 유저들의 피드백이 계속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드디어 약 17년만에 네크로맨서, 아니 강령술사를 다시 플레이할 수 있게 됐죠.

그렇다면 강령술사의 매력은 도대체 어떤 것이었을까요? 디아블로 시리즈에 처음으로 등장한 소환 기술부터 2017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강령술사의 모습까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17년만에 돌아온 강령술사! 지난 세월부터 되짚어보자




■ 디아블로1 : 강령술사는 없지만.. 골렘은 있다?!

1996년에 호러 RPG를 표방하며 출시한 디아블로 1편은 아시다시피 워리어, 로그, 소서러까지 세 가지 직업만을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강령술사라는 직업은 없었죠. 이 때문에 시체를 폭파하거나 해골로 되살리는 등의 기술 역시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강령술사의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인 '골렘 소환'은 1편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마법 레벨 분류는 무려 4단계. 당시 최강 기술이라고 불리던 아포칼립스와 같은 대우입니다. 물론 외형이 무척 어설프고 전투 능력 역시 변변찮아 인기있는 마법은 아니었죠. 그러나 디아블로 시리즈 최초의 소환 기술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기술이 아닐까 싶네요.




▲ 2편 클레이 골렘의 조상님 정도되는 것 같다



▲ 소서리스 기술인 히드라의 초기 버전도 볼 수가 있다


4단계 마법을 좀 더 살펴보면 낯익은 기술명을 하나 더 볼 수가 있습니다. 바로 '본 스피릿'입니다. 2편에서는 강령술사의 뼈 계열 궁극기로 등장을 했었는데요, 1편에서는 요구 능력치만 충족하면 직업과 관계없이 마법 습득이 가능했으므로 이론상으론 워리어도 시전할 수 있었습니다.

1편에서의 본 스피릿은 몬스터의 체력 일정 비율을 강제적으로 깎아버리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지만, 단일 대상에게만 효과가 있어 체인 라이트닝이나 파이어볼같은 마법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2편에서도 과도한 마나 소모량 때문에 주력기로 쓰이진 않았죠. 다만 유도 기능이 있어 PK에서 견제 기술로 많이 사용했습니다.




▲ 나름대로 역사가 있는 기술이다




■ 디아블로2 : 조폭넥부터 PK용 본넥까지

2000년에 출시된 디아블로 2편은 전작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의 볼륨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오리지널 기준 4개의 액트, 3개의 난이도가 있었으며, 액트마다 6개의 퀘스트를 통해 '어둠의 방랑자'를 쫓는 추격전에 유저들을 동참시켰죠.

전사, 궁수, 마법사 정도의 구분만 가능했던 전작과 달리 2편에서는 각자 고유의 기술, 세계관을 가진 5개 직업을 내놨습니다. 특히 시체를 활용해 공격을 하거나 소환수를 부리는 강령술사는 성능을 떠나서 플레이 방식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 오리지널에서 5개, 확장팩에서는 2개의 신규 직업이 등장했다


물론 소환수들의 공격보다 강령술사 본인이 도끼로 내리찍는 딜량이 더 많았지만, 스킬 포인트를 투자할 수록 조금씩 변화하는 스켈레톤의 외형 등에 괜히 감동하면서 모험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게임이 중반 즈음에 이르자, 유니크 아이템을 바닥에 던지면서 자랑하던 유저에게 강령술사가 아이언 골렘 소환으로 정의구현을 하더라는 도시 괴담이 떠돌기도 했죠. (드랍된 장비에 아이언 골렘을 시전하면 해당 아이템을 흡수한 골렘이 소환됩니다)

하지만 오리지널에서는 사실 강령술사의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당시는 소서리스의 프로즌 오브가 워낙 독보적인 기술이었기에 파밍은 물론 PK에서도 강령술사가 활약할 여지가 없었던 겁니다. 강령술사가 쓰라고 만든 '우메즈 러먼트'(우메 완드)를 소서리스가 들고 다닐 정도였으니까요.




▲ 패스터 캐스팅 옵션과 추가 마나 때문에 소서리스 국민템이었던 우메 완드


강령술사 제 2의 인생이 시작된 것은 아이템의 엘리트 등급과 신규 세트, 그리고 룬워드 시스템이 등장한 확장팩 '파괴의 군주'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켈레톤 대군을 끌고 다니는 소위 '조폭 네크'는 소환수들의 딜을 집중시킬 수 없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직업과 관계없이 텔레포트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주는 '수수께끼'라는 룬워드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해결됐습니다.

또한 오라 효과를 발생시키는 각종 룬워드 '자존심', '야수', '검은딸기' 등으로 소환수들의 딜과 생존을 모두 상승시킬 수 있었죠. 물론 어디까지나 '재미'를 위한 예능용 빌드였지만, 소환이라는 개념 자체에 푹 빠진 유저들은 화면을 가득 채우는 스켈레톤 부대를 지휘하면서 더할나위 없는 만족감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 플레이 자체만으로 쾌감이 있었던 소환 빌드


다소 매니악한 빌드인 '독 네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리지널 시절부터 독 계열 궁극기인 포이즌 노바로 필드를 휩쓸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유저들이 많았는데요, 확장팩을 통해 몬스터 독 저항을 낮추거나 독 피해량을 늘리는 아이템들이 대거 추가되면서 현실화가 됐습니다.

강령술사 전용 세트 아이템인 '트랑울의 아바타' 장갑과 트로피, 여기에 데쓰웹 완드로 대상 독 저항력 감소까지 챙기면 어느 정도 독 네크의 기반이 마련됩니다. 사냥 방식은 저항력 감소 저주를 흩뿌리면서 포이즌 노바를 난사하는 것뿐이라 시원스러운 전투가 일품이었죠.




▲ 감히 필드 사냥의 지존이라고 불러도 될 수준이었다


하지만 강령술사의 정점을 찍은 것은 역시 '본 네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뼈 계열 기술의 공격 유형이 '매직'으로 분류되어 일반적인 원소 저항으로는 피해량을 감소시킬 수가 없었죠. 이 때문에 티쓰와 본 스피릿으로 견제를 하고, 투사 속도가 빠른 본 스피어로 마무리를 하는 방식으로 전투를 펼쳤습니다.

룬워드 '수수께끼'를 이용해 순간이동이 가능했으므로, 상대방에게 초근접해서 본 스피릿을 직격하는 일명 '머리찍기' 전법도 유행했습니다. 덕분에 유사한 형태로 전투하는 해머딘이나 엘리 드루와의 삼파전이 볼만했죠.

디아블로2에서는 캐릭터 육성 과정과 여러 빌드를 시도해보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결국 최종 콘텐츠는 PvP로 귀결됐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블러드 무어에서 이름 좀 날렸던 직업들이 기억에 오래 남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이제는 강령술사의 간판 기술로 기억되는 본 스피어




■ 디아블로3 : 소환수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차세대 강령술사가 온다!

디아블로2로부터 약 17년만에 등장할 예정인 3편의 강령술사는 미중년(?) 느낌이었던 2편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입니다. 일단 세대가 다르기에 청년의 모습으로 설정됐고, 기술 구성도 3편에 맞게 재설계 또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블리즈컨2016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부두술사와 테마가 겹치는 '독'보다는 뼈와 피를 이용한 기술 위주로 설계되고 있으며, 독과 관련한 기술들은 룬 선택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기술은 시체 폭발, 해골 소환, 해골 창, 디크리피파이, 피의 착취, 피의 질주, 블러드 골렘, 죽음의 군대까지 8가지입니다. 전작에서 사랑받은 대표적인 기술들을 계승한 것은 물론, 전혀 새로운 형태의 신규 기술을 장착한 것이 눈에 띕니다.




▲ 전작에 없던 기술까지 다수 추가될 예정인 강령술사


이 중에서도 기자가 유심히 살펴본 부분은 다름 아닌 해골 소환입니다. 해골 소환은 기술칸 하나를 차지하지만 '공격 명령'과 '해골 소환' 두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기술칸에 등록해두면 근접형 해골 7마리, 마법형 해골 3마리가 자동적으로 소환되는 형태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특정 대상에게 '공격 명령'을 내릴 경우 근접형 해골들이 돌진기를 사용해 집중 공격을 한다는 것이죠.

이는 소환수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없는 부두술사와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또한 기술 룬 선택에 따라 해골 병사들의 유형이나 숫자가 바뀐다면 전작의 조폭 네크 못지 않은 물량 플레이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대균열 도입 이후 디아블로3의 대부분 빌드는 강화 효과 발동을 위해 몇 가지 기술을 주기적으로 사용해줘야 하는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뼈, 피 등의 고유 테마를 가진 세트 아이템이 준비 중인 만큼, 강령술사 역시 해골 공격을 이용해 강화 효과를 얻거나, 반대로 다른 기술들로 버프를 중첩한 뒤 해골 공격을 일정시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해골 소환 기술을 강화시키는 방식의 세트 아이템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자 토론에서 짤막하게 공개된 블러드 골렘도 눈에 띕니다. 3편의 강령술사 역시 해골과 별도로 골렘 소환을 할 수 있다는 의미거든요. 모델링은 블러드 골렘만 공개됐지만 전작에서 볼 수 있었던 아이언, 클레이, 파이어 골렘도 룬 형태로 지원될 것으로 보입니다.




▲ 한층 더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온 블러드 골렘


한편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시체 폭발처럼 근처에 시체가 있어야 발동이 가능한 기술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라는 점이죠. 자동적으로 시체를 생성하는 지속 기술이나 룬의 도입으로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형태의 전투가 현재 대균열 구조와 잘 맞물릴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성전사도 등장 초기에 애정을 가지기 힘들 정도의 낮은 전투력으로 문제가 됐던 적이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화려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주요 콘텐츠인 대균열에서 약세를 보일 경우 반짝 인기를 얻는 데에 그치고 말 수도 있죠.




▲ 시체라는 자원이 필수적인 시체 폭발 기술의 활용도 등, 아직 미확인 요소가 많다


그럼에도 신규 직업이 강령술사라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기존 직업과 어느 정도 테마가 겹치더라도 출시가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으므로, 향후 아마존이나 어쌔신, 드루이드같은 직업들이 추가될 여지가 생긴 것이죠.

만약 강령술사를 시작으로 추가 패키지 형태의 수익 모델이 정착된다면, 앞으로 새로운 직업은 물론 신규 지역이나 확장 스토리도 계속해서 만나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과연 2편 네크로맨서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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