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130명을 죽인 온라인 게임? 사실은 이렇습니다

기획기사 | 윤홍만 기자 | 댓글: 29개 |



최근 인터넷을 통해 러시아 10대 청소년들을 잇달아 자살로 몰고 간 게임 '흰긴수염고래 게임(Blue Whale Game)'이 화제가 되고 있다. 50개의 과제, 그리고 최종 과제로 자살을 해야하는 끔찍한 게임으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 게임을 통해 지금까지 130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목숨을 끊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게임이기에 130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자살하게 된 걸까? 그리고 정말 그 많은 청소년이 자살한 게 사실일지, 죽음을 부르는 수수께끼의 게임 '흰긴수염고래 게임'에 대해 인벤에서 직접 사실 확인에 나섰다.


■ 사실 확인

Q.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흰긴수염고래 게임'으로 130여 명의 청소년이 자살한게 사실인가?

모두가 '흰긴수염고래 게임'으로 자살한 건 아니다. 이런 정보가 퍼진 데는 러시아 매체인 노바야 가제타(Novaya Gazeta)의 기사를 잘못 해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바야 가제타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러시아에서 130명의 청소년이 자살했고, 그들 중 일부가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 소속이었다고 소개했다. 그중 일부는 '흰긴수염고래 게임'을 하던 이용자였다.



▲ '흰긴수염고래 게임'의 과제. 새벽 4시 20분에 일어나기 등 다양한 과제가 적혀 있다


Q. '흰긴수염고래 게임'은 온라인 혹은 모바일 게임인가?

아니다. '흰긴수염고래 게임'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폐쇄된 SNS를 통해 진행되는 일종의 놀이다. 한국의 '분신사바'와 같은 놀이의 일종으로 이와 관련해 영화 '너브'나 '자살클럽'에서 이러한 놀이에 대한 문제를 다룬 바 있다.


Q. 어떻게 진행되나?

우선 '흰긴수염고래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신상정보를 입력한 후 게임을 시작한다. 관리자는 50일 동안 하루에 하나씩 다양한 과제를 주게 되고, 인증사진으로 과제를 수행했는지를 확인한다. 처음에는 노래를 듣는 것부터 시작해서 점차 공포 영화를 보게 한다든가 자해를 하도록 하는 등 점차 잔인해진다. 그리고 그 끝은 '자살'이다.



▲ 자살한 율리아 콘스탄티노바가 인스타그램에 마지막으로 올린 사진


Q. 정말로 사람들이 '흰긴수염고래 게임'을 하다가 자살했나?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자살한 사람 중 일부는 '흰긴수염고래 게임'을 하던 이용자였지만, 러시아 정부는 '흰긴수염고래 게임'과 자살은 연관점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 청소년들 역시 '흰긴수염고래 게임'에 대해 대부분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외신은 밝혔다.

하지만, 반대되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흰긴수염고래 게임'을 진행하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우울증에 걸린 청소년들은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살이라는 과제를 실행한다고 설명했다.


Q. '흰긴수염고래 게임'을 도중에 포기할 순 없는 걸까?

관리자는 처음에 얻은 신상정보를 통해 과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포기하려는 사람들을 협박한다. 평범한 생활로 돌아갈 수 없게 하겠다는 말과 겁쟁이, 패배자라고 욕하며 끝으로는 최종 과제를 성공한 사람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종용한다.



▲ 주인공과 동료가 헬멧 전면을 스티커로 가리고 죽음의 질주 미션을 수행하는 장면(영화 '너브')


Q.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왜 자살을 하게 됐나?

러시아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한 청소년의 62%가 주변 사람과의 갈등, 폭력에 대한 두려움에 노출됐으며, 이런 다양한 요인 끝에 자살을 택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월 6일 카자흐스탄에서 자살한 마라 아이트카진(Marat Aitkazin)의 삼촌은 라디오 프리 유럽(Radio Free Europe)과의 인터뷰에서 "그 아이의 비극과 '흰긴수염고래 게임'은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Q. '흰긴수염고래 게임'은 허구의 놀이인가?

아니다. '흰긴수염고래 게임'은 존재하고, 이른바 자살을 방조하고 도와주는 그룹('흰긴수염 고래 게임'에서 놀이를 진행하는 관리자에 해당) 역시 실제한다. 2015년 선로에서 자살한 리나 파렌코바(Rina Palenkova)의 SNS 자살 예고 사건 이후 자살 그룹이 급증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한편, '흰긴수염고래 게임' 외에도 인터넷을 통한 자살 유도 문제는 현재 러시아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몇몇 청소년들은 자살을 유도하다가 경찰에 체포된 사례도 있다.



▲ 러시아 청소년 자살 그룹의 우상이 된 리나 파렌코바가 자살 전 올린 마지막 사진


■ 결론

  • '흰긴수염고래 게임'은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이 아니다. 폐쇄된 SNS을 통해 하는 놀이다. 한국식으로 보자면 '분신사바' 같은 죽음을 부르는 불길한 놀이다.

  • 현재 러시아에는 자살을 유도하고 방조하는 일종의 자살 그룹이 존재한다.

  • 자살한 청소년 중 일부는 '흰긴수염고래 게임'을 이용한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자살 이유는 이 게임과는 무관하다.

  • 현재 러시아에서는 이런 자살 그룹의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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