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어디 가지? #5] 사랑이 샘솟을 신개념 데이트 코스?! 영등포 'VR PARK'

기획기사 | 정재훈 기자 | 댓글: 19개 |



※ 'VR 어디 가지?'는 매주 목요일, 전국 방방곡곡의 VR 매장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멀게만 느껴지는 VR. 쉽고 재미있게 체험해보고 싶으시다면 'VR 어디 가지?'를 참고해주시면 됩니다.

어느덧 5회차를 맞은 VR 어디 가지? 코너. 매주 한 명의 VR 용사를 데리고 VR 체험존을 탐험하는 이 기획도 벌써 한 달이나 이어졌다. 많은 분은 "매주 그렇게 할 만한 장소가 있어요?"라고 묻지만, 사실 장소는 별로 문제가 아니다. 서울에만 해도 꽤 많은 편이고, 지방으로 가면 더 많다.

문제는 용사다. 처음 코너를 기획했을 때만 해도 새롭게 인벤에 합류한 인재들을 비롯해 VR 체험에 열의를 보이는 용사 지망생들이 많았지만, 그간 다녀온 이들의 열렬한 스포일러(?)와 첨단 기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섣불리 나서는 이가 없었다.



▲ 왜 사람들은 VR이 궁금하면서 본심을 숨기는 걸까?

하지만 노력은 통하기 마련. 열렬한 홍보 활동과 적극적인 유치 행사를 통해 오늘의 용사를 선발했다. 이미 입사 후 2년이 다 되어 가는 모바일 취재팀의 '넬타'기자. 과거 다양한 게임에서 경력을 쌓아왔고, 방송도 여러 번 탔지만, VR은 한 번도 안 해본 순수한 몸이다.

이번 목적지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 내에 있는 'VR PARK'다. 영등포역에서 나와 타임스퀘어로 도보 5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까지 올라가면 CGV 입구가 보인다. 오늘의 용사는 이미 준비를 마치고 담배 한 대로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가자 용사여. 꿈과 환상의 나라로.


■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 그럴 줄 알고 지도 가져왔습니다




▲ CGV 안에 있다. 윗층으로 계속 올라가자.

● 장소 정보

매장 이름: VR PARK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 442 타임스퀘어 7층
요금: 입장료 15,000원(4월 16일까지 5,000원), 영화 관람 및 소셜 커머스 이용 시 8,000원
영업 시간: 오전 11시 ~ 오후 10시 (오후 9시 입장 마감)
운영 주체: CGV, 바른손



■ 응? 5천원만 달라고요? 전에는 안그랬는데...?




▲ 식당 사이로 쏙쏙 들어가서 이 에스컬레이터를 찾으면 된거다.

오는 길에 '오늘은 VR 데이!'라는 광고판이 여럿 보여서 특별 행사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진짜였다. 아쉽게도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 4월 16일이니 이번 주 일요일까지 딱이다. 사실 VR PARK는 예전에 한 번 와서 기사를 남긴 적이 있다. 당시는 혼자 와서 15,000원의 요금을 내고 이용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젠 두 명이 들어가도 그보다 싸다.

'VR PARK'는 코스나 시간별로 요금을 받지 않고 인당 요금제를 시행 중이다. 일단 요금을 내면 간단한 설문 조사 후 입장 팔찌와 위생 패드를 받게 된다. 위생 패드는 지난 편에 나왔던 그것과 똑같다. 각진 부분을 아래로, 사다리꼴 부분을 위로 오게 쓰면 된다.



▲ 의기양양한 모습

존재하는 코스는 약 6종 정도. 4DX 의자에 앉아 롤러코스터를 타는 인트로를 시작으로 여러 종의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우리 용사 또한 인트로 코스에 앉아 VR 체험을 시도했다. 예사롭지 않은 근수를 자랑하는 몸인지라 의자가 다소 위험해 보였지만, 애초에 4인승 의자에 혼자 타는 것이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 허리는 무사했다. 다행이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첫 VR 경험. 사실 걱정하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VR 콘텐츠 중에서 가장 높은 난이도의 콘텐츠가 롤러코스터류다. 실내에서는 뭐 도무지 어떻게 해도 실제로 타는 느낌을 100% 구현할 수가 없다. 속도감이나 중력 등등에서 괴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멀미의 주원인 중 또 하나는 낮은 해상도인데, 하필 이 콘텐츠는 '기어 VR'로 구동된다. 게다가 이 용사는 VR을 처음 해보는 몸. 이 기막힌 3박자를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약 2분간의 흔들림이 끝나고 용사가 기어 VR을 벗었다. 과연 게임 경력이 어디 가지는 않는지, 꽤 걱정되었음에도 안색만 살짝 나빠졌을 뿐, 멀쩡한 모양새다.

▲ 으어어어어어얽



■ 손님 비트 주세요! - 직접 쳐서 주세요!


VR PARK에는 여러 콘텐츠가 존재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콘텐츠는 역시 '인투더 비트'다. 과거 혼자 매장을 방문했을 때는 해볼 수 없던 콘텐츠였는데, 이번에는 부스 외부에 두 곳의 체험존을 마련해 두었다. 인투더 비트는 바이브 컨트롤러를 북채 삼아 드럼을 치는 리듬 게임인데, 같은 VR 리듬 게임인 '오디오 쉴드'와는 조금 다르게 전통적인 리듬 게임의 모습을 하고 있다.

게임을 시작하자 노트가 내려온다. 넬타 용사는 센서가 잘 잡히지 않아 당황했지만, 의자를 가져다주자 금방 적응해 한 명의 드러머가 되었다. 노트는 내려오고, 기계적으로 반응하던 용사는 어느새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둠 칫! 두둠-칫! 솔직히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 둠-칫!

내 생각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는지, 현장에 있던 다른 이용자들도 꾸준히 장비를 착용하고 북을 두들기고 있었다. 물론 밖에서 보면 북 따위 없으니 허공을 두들기고 있는 것뿐이지만, 신명 나는 몸놀림을 보고 있자니 이미 VR에 푹 빠졌다. VR 업계 종사자로서 참 뿌듯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한동안 리듬을 탄 용사는 음악의 세계로부터 빠져나와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VR PARK'에는 아동 지향적인 테마의 콘텐츠들이 많으므로 조금 심심한 느낌이 있다. 이건 지난번 VR PARK를 방문한 후 작성한 기사에서도 우려 사항으로 써뒀던 내용이다. 하지만 지금은 콘텐츠에 다소 변동이 가해졌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영화관 내부'라는 위치적 특성을 생각해 보면, 소프트한 콘텐츠 구성은 노림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찢고 부숴야 속이 풀리는 하드코어 게이머보다는 게임 자체가 아직은 낯선 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 슈팅에 여념이 없는 용사님

콘텐츠와 다르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도 있다. 바로 '장소'의 구성이다. VR PARK는 사실 어떻게 생각해도 '크다'고 할 수 없는 좁은 영역에 설치되어 있다. 사실상 어지간한 팝업 스토어라 생각해도 될 정도인데, 이 장소를 굉장히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센서를 이용해 모션 트래킹을 하는 VR 장비들은 방해 없는 일정 공간이 필요하다. VR PARK의 각 콘텐츠는 이런 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였고, 앉아서 플레이하기 때문에 그리 넓은 공간이 필요치 않은 콘텐츠는 외부로 빼 공간을 절약하는 영리함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좁아 보이는 크기와 다르게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 각각의 공간이 독립되어 있어 불편함이 없다.



■ 점수를 매기자면? - ★★★★ 4.0/5


최종 점수를 매기자면 4점. VR PARK는 완벽하진 않지만 특유의 컨셉을 갖춘 훌륭한 매장이다. 영화관 내 시설이라는 것은 VR PARK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 된다. 일단 소프트한 콘텐츠 구성은 위에서 언급한 것과 다르게 장소적인 특성과 결합해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

VR PARK의 타겟 고객층은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다. 그리고 알다시피 영화관을 주로 찾는 관객들은 커플 단위나 가족 단위의 이용자들이지, 코어 게이머 두 명이 함께 함께 영화를 보는 일은 굉장히 드물다. 연인, 혹은 연인이 되기 전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저울질을 반복하는 상대와 함께 VR을 체험해보러 갔는데 느닷없이 피와 살이 튀고 불꽃이 번지는 게임은 썩 좋지 않다. 기존의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 수준이 딱 맞다. 여기에 좁은 공간을 멋지게 배치해둔 공간 활용은 칭찬할 만한 요소다.



▲ 영리한 공간 활용은 ++요소

그럼에도 1점을 깎은 이유는 흥미를 확 끌어주는 '킥'의 부재 때문이다. 대부분의 VR 체험존은 다 비슷한 무난한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지만, 하나쯤은 '우와 이건 진짜 굉장하다'라고 할 만한 콘텐츠가 있었다. 이 단어를 쓰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고객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킬러 콘텐츠'가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VR PARK'에서 시그니쳐 콘텐츠라고 할 만한 것은 '인투더 비트'뿐이고, 이는 재미있는 콘텐츠긴 하지만 간판 콘텐츠가 되기에는 조금 모자란다. 영화 보고 한 번쯤 들르기엔 충분하지만, '영화 보는 김에 그거 한 번 더 하고 와야지'라는 생각은 하기 힘들다.

다만, 다른 부분에서는 굉장히 훌륭하다. 짐을 보관할 라커의 존재부터, 영리한 공간 활용, 그리고 매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상당히 좋다. CGV와의 협업을 드러내듯, 영화관에서나 볼법한 4DX 의자를 설치한 것은 이 매장만의 아이덴티티라고 해도 될 정도. 여기에 한 가지 이유를 덧붙이고 싶다. 솔직히 영화 보고 밥 먹고 헤어지는 데이트 코스는 이제 좀 싫증 나지 않나. 커피까지 마신다 해도 한두 번이다. VR 체험 어떨까? 꿈과 환상의 나라로 함께 가는 거다. 사랑과 함께.



▲ 가자! 꿈과 환상의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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