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7년을 돌아보며, 올해에는 무슨 IT 이슈가 있었을까?

기획기사 | 정수형 기자 | 댓글: 3개 |
올해 IT업계는 게임업계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은 소식이 뒤따랐다. 시장의 강력한 실세로 군림하며 독점체제를 유지하던 회사는 때아닌 2인자의 도약으로 판매 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기기도 했으며, 불안정한 초기 대응 때문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소비자를 기만하며 이미 출시한 제품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낮춘 게 드러나 많은 팬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신기술이 적용된 신제품의 등장은 매번 새로운 두근거림을 선사한다. 지문 인식을 넘어 홍채 인식&안면 인식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국내 금융업계에 때아닌 폭풍을 불러일으킨 핀테크 열풍은 이틀 만에 16년 한 해 동안 개설된 계좌 이상의 신청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양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17년. 그중 국내에 큰 변화를 가져온 IT 이슈 몇 가지를 추려 다시 살펴봤다.



아이폰X
10주년 기념작, 초심으로 돌아갈때?




지난 9월, 애플 최초로 홈버튼이 사라진 '아이폰X'가 공개되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이미 전작의 뒤를 이를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가 발표된 상태였지만, 이례적으로 또 다른 아이폰(아이폰X)이 발표된 것이었다. 아이폰 시리즈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는 앞서 발표된 아이폰8과는 생김새부터 차별화된 특별한 디자인 덕분에 순식간에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특별한 디자인이 마냥 긍정적인 효과만 준 것은 아니었다. 전면을 꽉 채운 5.8인치의 디스플레이에 유일한 결점인 상단 노치 디자인 때문에 'M자 탈모'라는 웃지 못할 별명을 얻게 된 것. 현재 아이폰X가 출시되고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그렇게 큰 불편함으로 다가오지 않아 잠잠해진 상태지만, 초기에는 M자 탈모를 가리기 위한 앱까지 출시되었을 정도였다.

디자인 이외에도 센서를 활용한 안면 인식 시스템과 최상의 하드웨어 스펙으로 야심 차게 준비한 아이폰X의 판매율은 생각보다 부진하다는 평가가 많다. 역대 최고급으로 비싼 가격과 더불어 초기 물량 공급 부족이 영향을 미쳐 출시 후 25일간 150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작 아이폰7의 첫 달 판매량(3500만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 유쾌한 아이디어로 노치 부분을 가리기도 했다

물론 아이폰7과 아이폰X가 시장에서 노리는 영역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수치로만 비교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하나 애초 기대했던 만큼의 엄청난 반응을 이끌진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애플에서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발생하며, 신형 아이폰을 판매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난까지 등장하고 있다. 사건의 요점은 애플에서 아이폰6과 7의 새 운영체제 업데이트에서 임의로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낮춘 것.

이처럼 중요한 변경사항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위법이며, 관련해서 각 나라에서는 애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애플은 배터리의 수리 가격을 인하하고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당분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갤럭시노트8
폭발적인 1보 후퇴 후, 듀얼 카메라로 2보 전진에 성공




지난 8월, 삼성에서 노트 시리즈의 최신 기종 '갤럭시노트8'이 공개되었다. 6.3인치(2960x1440)의 광활한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삼성 엑시노스 9를 탑재, 고성능 퍼포먼스를 구사하는 갤럭시노트8은 전작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삼성의 굳히기 전략이 꽤 유효하게 먹힌 제품이라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갤럭시노트8은 출시부터 전작과 많은 비교를 받은 제품이다. 매번 신제품이 출시되면 전작과 비교되기 마련이지만 이번만큼은 라인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될 만큼 중요도가 달랐다. 16년 갤럭시노트7이 등장한 이후, 배터리 폭발 사고가 급증하면서 제품의 안전성이 결여되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이에 삼성은 특별 조치로 갤럭시노트7을 단종 및 전량 리콜하기에 이른다.

갤럭시노트7 사건이 발생한 후 삼성의 지난 3분기 부분 영업이익은 1000억 원대로 떨어지게 된다. 이후 삼성은 '8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 프로세스'라는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절치부심하여 갤럭시S8을 출시하는데, 인공지능 '빅스비'와 발전된 성능, 안전성을 내세워 2분기 영업이익을 4조 600억 원까지 올리게 된다.



▲ 삼성 최초로 후면에 듀얼 카메라가 장착되었다

이에 기세를 탄 삼성에서 폭탄이라는 별명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준비한 제품이 바로 갤럭시노트8인 셈. 삼성 최초로 후면에 듀얼 카메라가 내장되었으며, 광학식 손 떨림 보정 기능이 동급의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동급의 스마트폰에 비해 너무 무거운 점. 충격에 약한 디자인으로 연속적으로 충격을 가하는 텀블링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 등에서 아쉽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인텔의 변화
우리의 외계인은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



▲ 새롭게 등장한 코어-X 시리즈

17년의 인텔은 마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어린이처럼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코어 i9이라는 최상위 라인업 '코어-X 시리즈'의 등장과 더불어 카피레이크의 후속 라인업인 인텔 8세대 '커피레이크'부터 i5,i7 제품군에서도 쿼드코어를 넘어 헥사 코어가 적용되는 등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다.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서 무혈로 독주하던 인텔이 급격한 변화를 보인 것은 AMD의 예상치 못한 CPU 흥행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AMD는 17년에 들어 젠 마이크로아키텍처를 선보였으며, 이를 탑재한 라이젠 CPU가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AMD의 라이젠 CPU는 인텔과 달리 멀티 코어를 기반으로 가성비를 노리는 제품이었는데, 당시 독주체제를 운영하며 가격이 높아질 대로 높아졌던 인텔의 빈틈을 제대로 노린 게 된 셈이다.

16코어를 가진 AMD 라이젠7 시리즈를 사전에 견제하기 위해 인텔은 기존 로드맵보다 2달이나 이른 시일에 코어-X라는 새로운 시리즈를 출시한다. 애초 스카이레이크-X에 대한 소식이 올라올 때에도 코어-X에 대해 언급조차 없던 상황이라 메인보드 제조사는 인텔의 출시에 맞춰 제품을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초기 대응에 문제가 생겨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잇따랐다.




특히 스카이레이크-X의 경우 초기 대응 문제 때문에 전력과 발열이 높아 겨울철 난로로 제격이라는 오명을 받았다. 나중에 와서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평가되었지만, 시리즈 전체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현재는 분위기가 많이 안정되었으며, 최고의 성능을 원한다면 인텔-X 시리즈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한편, 드디어 인텔 메인스트림 시리즈에서도 헥사 코어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헥사 코어는 1개의 CPU에 6개의 코어가 장착된 것으로, 멀티 코어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현재의 추세에 맞춰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커피레이크를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최상급 라인업인 Z370밖에 없어 금전적인 부담이 큰 편이다.


AMD의 부활
라이젠이란 날개를 달아봐요



▲ AMD의 새로운 CEO '리사 수'의 손에서 발표된 라이젠

지난 3월, AMD의 새로운 젠 마이크로아키텍처가 사용된 라이젠 시리즈가 공개되었다. 라이젠이 발표되기 전, AMD는 약 10년 동안이나 CPU 시장에서 정체되어 있었다. 거의 소수점에 가까운 세계 지분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원인으로 AMD FX 시리즈 1세대 '불도저 아키텍처'의 실패가 원인으로 꼽혀왔다.

사실 AMD가 처음부터 낮은 지분을 가진 건 아니었다. 처음 AMD에서 애슬론 64 시리즈가 등장했을 당시, 인텔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명작이라고 불리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등장하는 CPU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으며, 그 마침표로 위에서 언급했던 불도저 아키텍처가 찍히게 된다.

그리고 올해, 라이젠 시리즈의 등장으로 AMD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바닥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은 17년 2분기에 31%(WCCFtech 발표)까지 치솟아 올랐다. 라이젠 시리즈는 대체로 단일 코어 클럭은 인텔보다 낮지만, 인텔 대비 많은 코어 수를 통해 멀티 코어 능력을 강조한 제품이다. 또한, 가격이 저렴하여 가성비를 원하는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많은 지지도를 받기도 했다.




다만, 게임 쪽에서는 여전히 인텔이 강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벤치마크 사이트 등에서 라이젠과 인텔을 비교할 때, 코어 클럭이 낮은 라이젠에서 퍼포먼스의 저하가 눈에 띈다. 고성능의 PC를 구매하는 목적 중 하나인 게임에서 약소를 보인다는 것은 꽤 뼈아픈 리스크를 짊어진 것과 같다.

하지만, AMD의 젠 마이크로아키텍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새로운 아키텍처가 사용된 1세대 제품이 라이젠이며, 이후 성능을 보강하여 등장한다면 게임 쪽도 인텔과 승부를 벌일 수 있을지 모른다.


D램 가격 폭등
램카드계의 '허니버터칩' 사건



▲ 17년 5월부터 10월까지의 가격 변화 [사진 출처 : 다나와]

지난 9월, 17년 초만 하더라도 6만 원 정도에 거래되던 D램카드의 가격이 12만 원까지 치솟은 사건이 있었다. 딱히 컴퓨터 구매가 많이 진행될 상황도 아닐뿐더러 큰 사건도 없던 와중에 이러한 가격 상승세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절대 볼 수 없는 이상징후였다.

원래부터 컴퓨터 부품 시장의 가격 변동은 다른 곳보다 심한 편이었다. 신제품 발매 주기에 맞춰 전작들의 가격이 갑자기 떨어지는가 하면, 특정 제품에 이슈가 터질 때면 그와 관련된 제품들이 중고가로 판매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출시된 지 꽤 지난 제품의 가격이 끝없이 오르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었다.

램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량이 적어 발생하는 '품귀현상'이었다. 당시 세계 D램 시장의 공급의 90%를 차지하던 대표적인 3사에서 공급하는 D램카드 양은 변화가 없었지만, 반대로 기존보다 D램 카드를 필요로 하는 곳은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높은 가격이 책정된 것이다.



▲ 세계 최초로 등장한 10나노급 2세대 D램

늘어난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지 않은 이유로는 3사의 관심이 PC보다 모바일 시장에 더 많이 쏠려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3사 모두 D램보다는 3D 낸드플래시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며, 새롭게 투자하는 공장들이 모두 낸드 생산 라인업이었다.

다행히 9월 이후부터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현재는 8만 원 사이로 판매되고 있다. 게다가 12월, 삼성전자에서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2세대 D램 양산에 돌입하였으며, 삼성전자는 향후 D램 생산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D램 시장을 10나노급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비트코인 열풍
그 안에서 탄생한 신기술, '블록체인'




지난 6월 초부터 7월 말까지, 대부분 그래픽카드가 일순간 품절되었던 시기가 있었다. 이번 GTX10 시리즈의 성능이 큰 폭으로 상승하여 이번보다 구매가 활발하긴 했지만, 한 달이란 기간 동안 그래픽카드가 품절될만큼 공급도, 수요도 부족하다고 느낄 부분은 없었다.

단 하나, '비트코인' 사건만 아니라면 말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에 등장한 암호 화폐의 일종으로서, 실제로 존재하는 화폐는 아니지만,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 공간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화폐를 말한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선 속칭 채광이라 불리는 암호를 풀어내는 계산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연산이 빠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 구축에 많은 그래픽카드가 사용되자 일반 고객들이 구매할 제품들까지 품절된 것이었다. 이전부터 채광하기 위한 그래픽카드 수요는 있었지만, 순식간에 급증한 이유는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격하게 높아졌던 것이 크다. 주요 선진국들의 정책 변화에 맞물려 디지털 화폐도 실질적인 가치를 가지게 된 것.



▲ 거래명세가 수년간 변조되지 않은 '블록체인' 방식

현재는 데이터 마이닝을 통한 비트코인 열풍은 잠잠해진 상태이며, 그래픽카드 또한 공급 부족 없는 안정세를 보인다. 한편, 비트코인 열풍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촉진시키는 지지대가 되었다. 바로 모든 암호화폐에 사용되고 있는 '블록체인'이다. 암호화폐의 해킹을 막기 위해 도입된 블록체인은 암호화폐 분야에서 처음 도입되었지만, 거래명세가 수년간 변조되지 않은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2016년부터 이미 국내 16개 시중은행이 모여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앞으로 블록체인을 사용한 보안 기술의 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금융 시장에 몰아친 핀테크 열풍




국내에서 2번째로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지난 7월 정식으로 출범했다. 카카오뱅크는 모든 서비스가 스마트폰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어디서든 쉽고 간편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간편한 접근성 때문일까? 오픈 후 12시간 만에 카카오뱅크를 이용한 고객이 무려 18만 명을 넘어섰으며, 영업 둘째 날에는 48만 명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대성공은 그간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면받아왔던 핀테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데 지대한 역할을 담당한다. 핀테크는 금융과 기술이 합쳐진 합성어의 줄임말로써, 금융 서비스를 간편하게 인터넷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핀테크는 보안부터 인증까지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이 핵심인데, 국내에서는 이러한 서비스가 '공인 인증서 의무 사용'이란 벽에 막혀있었기 때문에 크게 발전하기 어려웠다.



▲ 금융과 기술이 합쳐진 핀테크

하지만, 올해 뒤바뀐 정부 정책 중 '하지 말라는 것 빼고는 뭐든 해도 좋다'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방침이 도입되며, 공인 인증서는 물론 기존에 지적받아 온 액티브엑스 역시 적극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는 공인 인증서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면서 다양한 종류의 보안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 이외에도 다양한 핀테크 기술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결제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페이코와 핸드폰 번호만 알아도 송금이 가능한 토스 등 앞으로도 더 많은 핀테크 기술을 통해 편리함과 보안을 둘 다 해결할 수 있는 핀테크가 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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