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크레토스, 그의 과거를 알아보자. '갓 오브 워' 연대기

기획기사 | 윤홍만 기자 | 댓글: 37개 |



갓 오브 워 시리즈의 최신작 '갓 오브 워'가 오는 20일 정식 발매합니다. 무려 5년 만에 후속작으로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하던 전작들과는 달리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한 게 특징입니다. 넘버링은 빠졌지만 4편에 해당하는 타이틀로 외전까지 포함하면 무려 7번째에 이를 정도죠. 그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풀어야 할 이야기가 많은 시리즈입니다.

흔히 갓 오브 워 시리즈라 하면 크레토스의 분노와 광기, 잔인한 연출에만 초점을 맞출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아무 이유 없이 신들에게 분노하는 건 아닙니다. 크게 신경 쓰진 않았을지 모르지만 크레토스가 이처럼 분노한 데에도 나름의 사연은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크레토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가 북유럽 신화 속 세계로 가게 된 이유는 뭘지, 엄격하지만 아들에게만은 자상하고 싶은 그의 과거는 어땠을지 '갓 오브 워' 출시를 앞둔 지금, 시리즈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겠습니다.

※ 기사는 갓 오브 워 작품별 시대순으로 설명드립니다.


■ 프롤로그




과거 스파르타의 장군이었던 크레토스는 어느 날 야만족과의 싸움에서 죽음의 위기를 맞이한다. 최후의 순간, 그는 아레스에게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힘을 원했고 이에 아레스는 크레토스에게 힘과 혼돈의 블레이드를 하사한다.

아레스의 충실한 전사로서 전장을 누비던 크레토스였지만 아레스는 그를 무자비한 최강의 전사로 만들기 위해 계략을 꾸민다. 적들의 피를 뿌리게 하고 무고한 자들의 피를 뿌리게 한 것으로도 모자라 최후에는 혈육인 아내와 딸의 목숨을 그의 손으로 끊게 한 것이다. 몰랐다고는 하나 신들도 용서하지 못한 죄를 범한 크레토스는 저주를 받아 가족의 하얀 재가 몸에 들러붙게 되고 이로 인해 스파르타의 유령으로 불리게 된다.

너무도 충격적인 사건이었을까. 아니면 이마저도 아레스의 계획이었던 걸까. 아레스의 함정에 빠져 가족을 죽인 크레토스였건만 그는 환영으로 인해 아레스의 계략으로 인해 자신이 가족을 죽였다는 끔찍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그저 아레스의 충실한 하수인으로 살아간다.


■ 갓 오브 워: 어센션 - 2013년 3월 12일



▲ 오르코스와의 만남은 크레토스의 운명을 바꾸게 된다

자신이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끔찍한 진실은 잊었지만, 여전히 환영에 시달리던 크레토스의 앞에 어느 날 오르코스라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크레토스에게 아레스와의 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지 않으냐고 묻는다. 처음에는 신과의 서약을 절대적이라며 냉소하는 크레토스지만 진실을 알게 되면 환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오르코스의 말에 아레스와의 서약을 파기하기 위해 오라클을 찾아 나서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만난 오라클은 두 눈을 잃었지만, 그 힘을 잃지는 않았다. 그녀는 크레토스에게 오르코스가 서약의 수호자인 퓨리인 것과 환영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아레스와 맺은 서약을 파기해야 한다고 말하며 끝내 숨을 거둔다.

이후 다시금 만난 오르코스는 크레토스에게 자신의 비밀을 밝힌다. 태초에 타이탄과 신들의 전쟁 속에서 서약의 수호자 알렉토, 티시포네, 메가이라 퓨리 3자매가 탄생했고 최강의 전사를 만들기 위한 아레스의 계획으로 알렉토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게 바로 자신이란 것. 하지만 그는 전사가 아니었고 이에 아레스는 아들인 오르코스에게 실망해 일절 관심도 주지 않고 떠나게 된다.



▲ 오르코스는 전사가 아니었고 이에 실망한 아레스는 최강의 전사를 찾게 된다

그런 그에게 알렉토는 서약의 수호자 퓨리로서의 임무를 준다. 처음에는 어머니를 위해 서약을 수호하던 그였지만, 어느 날 크레토스의 서약을 보게 되고 의구심을 품게 된다. 이에 오르코스는 오라클에게 이 일을 상담하는데 그런 그에게 오라클은 아레스가 올림푸스를 무너뜨릴 계획이란 것과 그 계획을 위해 최강의 전사로서 크레토스가 필요했다는 이야기를 해주게 된다.

결국, 아레스와의 서약은 잘못된 것이었다. 전부 크레토스를 손에 넣기 위한 함정이었다. 그의 죄조차도 아레스의 계략에 불과했다. 이에 오르코스는 그 잘못을 고치기 위해, 올림푸스를 지키기 위해 퓨리와 아레스를 배신하고 크레토스를 도와주게 된 거였다.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퓨리를 쓰러뜨린 크레토스. 하지만 최후의 순간, 오르코스가 나타나 서약을 파기하기 위해선 자신을 죽여야 한다고 말한다. 무고한 자를 죽일 수 없다며 거부하는 크레토스지만, 오르코스는 자신에게 명예로운 죽음을 달라 원하고 끝내 크레토스 손에 최후를 맞이한다.



▲ 오르코스는 크레토스를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그의 손에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마침내 크레토스는 진실을 알게 된다. 행복한 환영 속에서 사느니 고통스럽더라도 진실을 택하겠다고 외치던 크레토스였지만, 그 진실은 가혹했다. 바로 자신이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진실. 결국, 그 진실을 잊기 위해 크레토스는 다시금 스스로 신들의 하수인을 자청하게 된다. 오직 아레스에 대한 분노만을 품고서.



▲ 깨달은 진실, 그건 바로 자신의 죄


■ 갓 오브 워: 체인 오브 올림푸스 - 2008년 3월 4일




진실을 잊기 위해 신들의 하수인으로서 살아가던 크레토스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로부터 세상을 비추던 헬리오스의 마차가 떨어지는 걸 목격한다. 아테나는 크레토스에게 이 모든 게 꿈의 신 모르페우스 때문이라며, 그의 힘에 올림푸스 신들조차 잠에 빠졌으니 크레토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명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익숙한 피리 소리를 뒤로하고 크레토스는 우선 추락한 헬리오스의 마차를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그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를 만나고 그녀로부터 태초의 불씨가 헬리오스의 마차로 인도할 거라는 조언을 듣게 된다.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헬리오스의 마차를 찾아낸 크레토스지만 사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세상은 여전히 모르페우스의 힘으로 가득했고 헬리오스의 행방도 알 수 없었다. 이에 헬리오스의 마차는 모르페우스의 힘에서 벗어나기 위해, 크레토스를 헬리오스에게 인도하기 위해 지하세계로 향하고 그러던 중 크레토스는 피리 소리가 자신의 딸 칼리오페의 피리 소리임을 깨닫게 된다.



▲ 계속해서 들려오던 피리 소리의 정체는 과거 칼리오페가 들려준 피리 소리였다

모르페우스를 막기 위해, 피리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찾기 위해 지하세계를 나아가던 중 크레토스는 올림푸스 신들을 증오하는 타이탄 아틀라스가 풀려난 것을 보고 의아해한다. 타이탄은 본래 하데스에 의해 타르타로스의 심연에 영원히 갇혀있는 형벌은 받은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문을 갖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닌 상황. 크레토스는 자신을 이끄는 듯한 피리 소리에만 의지해 지하세계를 나아갔고 그러던 중 멀리서 지하세계를 밝히는 헬리오스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 조금만 더 나아가면 헬리오스를 찾을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그때, 크레토스는 전혀 예상외의 인물을 발견하게 된다. 칼리오페였다. 자신의 모든 것. 크레토스는 아테나의 명령도 뒤로 하고 당장에라도 칼리오페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칼리오페는 계속해서 멀어지고 그러던 중 하데스의 아내이자 지하세계의 여신인 페르세포네를 만나게 된다.



▲ 페르세포네는 크레토스에게 딸을 만나고 싶거든 모든 힘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하는데...

당장 딸을 만나게 해달라는 크레토스. 그런 그에게 페르세포네는 딸을 만나고 싶으면 힘과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하고, 이에 크레토스는 스스로 힘과 무기를 내려놓고 딸이 있는 엘리시움으로 들어가 마침내 칼리오페와 재회한다.

그런 그를 보며 페르세포네는 역시 인간은 어리석다며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자신이라고 털어놓는다. 하데스에게 납치당해 원치 않는 결혼을 했고 이를 올림푸스 신들이 외면한 데에 대한 분노로 세상을 지탱하는 기둥을 파괴해 세상을 태초의 혼돈으로 되돌리겠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아틀라스를 풀어준 것도 그녀였고 기둥을 부수기 위해 태양의 힘 그 자체랄 수 있는 헬리오스를 아틀라스에게 넘겨준 것도 그녀였다.

크레토스는 고민했다. 기껏 칼리오페와 재회했건만 세상을 지탱하는 기둥이 파괴되면 지상과 지하세계는 물론이고 엘리시움마저 파괴돼 모든 게 소멸한다. 결국, 떨어지기 싫다는 칼리오페의 비통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크레토스는 딸을, 엘리시움을 지키기 위해 엘리시움을 빠져나와 페르세포네를 쓰러뜨리고 아틀라스에게 붙잡혀 있던 헬리오스를 풀어줌으로써 다시금 세상에 빛을 가져오게 된다.



▲ 칼리오페를 지키기 위해 크레토스는 페르세포네와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한편, 자신이 파괴한 기둥을 대신에 세상을 떠받치게 된 아틀라스는 올림푸스 신들이 널 위해 무엇을 해주었느냐고 크레토스를 조롱한다. 자신의 끔찍한 기억을 치유해줄 것이라고 받아치는 크레토스였지만 아틀라스는 아직도 신들을 믿느냐는 의미심장한 물음만을 던질 뿐. 결국, 세상은 구했으나 자신은 어떠한 구원도 받지 못한 크레토스는 헬리오스의 마차를 타고 다시금 지상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자신이 구원받을 차례였다.



▲ 아틀라스는 자신이 파괴한 기둥을 대신해 영원히 세상을 떠받드는 형벌을 받게 된다


■ 갓 오브 워: 영혼의 반역자 - 2005년 3월 22일



▲ 아테나는 최후의 임무로 아레스의 처단을 명한다

여전히 신들의 하수인으로 살아가던 크레토스는 어느 날 아테나에게 이제는 지긋지긋하다며 도대체 언제쯤이 돼야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냐고 묻는다. 이에 아테나는 마지막 임무라며 신들끼리의 싸움은 제우스가 금지했다는 말과 함께 그에게 아테네를 공격하는 아레스를 처단할 것을 명한다.

하지만 제아무리 뛰어난 전사라고 해도 신을 이길 수는 없는 법. 올림푸스 신들이 힘을 빌려줬음에도 여전히 아레스와 크레토스는 신과 인간이라는 넘을 수 없는 힘의 차이가 있었다. 그런 그에게 아테네의 오라클은 신을 쓰러뜨릴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판도라의 상자에 대해 알려준다.



▲ 신을 쓰러뜨릴 힘을 가진 판도라의 상자

지금껏 그 누구도 찾지 못했다는 판도라의 상자를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크레토스는 해냈다. 판도라의 사원을 짊어지고 영원히 사막을 떠도는 형벌을 받게 된 크로노스를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온갖 역경 끝에 마침내 판도라의 상자를 얻는 데 성공한다. 마침내 복수의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바로 그때, 아레스가 움직였다. 크레토스가 판도라의 상자를 얻는 순간, 그를 죽임으로써 아무도 자신을 막을 수 없음을 증명한 것이다. 결국, 크레토스는 복수를 눈앞에 두고 허망한 최후를 맞이한다. 하지만 아테나만이 크레토스를 예의주시한 건 아니었다. 신들의 도움으로 부활한 크레토스는 마침내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아레스와의 운명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




"난 널 최강의 전사로 만들려고 했다!"
"그건 성공했지."

마침내 신들이 약속을 지킬 순간. 아테나는 크레토스에게 지금껏 저지른 죄를 용서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죄는 용서받았지만, 그의 악몽을, 죄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었다. 결국, 크레토스는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 하지만 그마저도 신들이 허락하지 않았고 그를 아레스를 대신할 전쟁의 신으로 등극시킨다.





■ 갓 오브 워: 고스트 오브 스파르타 - 2010년 11월 2일



▲ 신이 됐음에도 악몽은 크레토스를 괴롭히는데...

신이 됐음에도 크레토스의 악몽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니, 새로운 환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어머니와 어릴 적 사별한 동생에 대한 환영이었다. 이에 크레토스는 자신이 본 환영을 따라 포세이돈의 도시 아틀란티스로 향했고 그곳에서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어머니는 크레토스에게 믿을 수 없는 얘기를 해준다. 그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아틀란티스로 데려왔으며 동생인 데이모스가 죽음의 땅 깊은 곳에서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왜 지금에서야 이런 이야기를 해준 거냐는 크레토스의 물음에 그녀는 아버지가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다며, 크레토스에게 아버지에 대해 말하고 저주를 받아 괴물이 된 체 크레토스의 손에 최후를 맞이한다.



▲ 아버지에 대한 비밀을 말해서일까? 어머니는 끔찍한 괴물이 되고 만다

괴물이 됐다곤 했으나 어머니였다. 자신의 손으로 어머니를 죽인 크레토스는 분노에 차 그대로 아틀란티스를 지탱하던 타이탄 테라를 쓰러뜨렸고 그 결과, 아틀란티스는 하룻밤 만에 몰락하게 된다.

데이모스를 찾을 방법이 스파르타에 있는 아레스의 신전에 있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간 크레토스는 그곳에서 참혹한 스파르탄의 시신을 마주하게 된다. 죽음의 신인 타나토스의 딸 에리니에스가 크레토스를 찾으면서 스파르탄을 살육하고 있던 거였다. 죽음의 흔적들을 쫓던 크레토스는 마침내 에리니에스를 만나게 되고 그녀로부터 데이모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죽음의 땅에 있다는 데이모스는 타나토스의 것이며, 크레토스의 운명 역시 마찬가지라고 조롱하는 그녀를 쓰러뜨리고 크레토스는 동생에 대해 회상한다.



▲ 데이모스는 독특한 문신을 갖고 태어났다

크레토스는 엄하지만, 형으로서 데이모스를 어엿한 한 명의 전사로 이끌었다. 하지만 어느 날 낙인을 지닌 전사가 올림푸스를 멸망시킨다는 예언을 들은 제우스의 명에 의해 아레스와 아테나가 데이모스를 납치해간다. 이를 그저 무력하게 지켜본 크레토스는 이후 자신의 나약함을 극복하기 위해 동생과 똑같은 문신을 몸에 새기게 된다.

한편, 아레스의 신전에서 크레토스는 죽음의 땅으로 가는 입구가 아틀란티스에 있다는 걸 알고 다시금 그곳으로 향한다. 아테나의 만류와 아틀란티스를 무너뜨린 데에 대한 포세이돈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죽음의 땅으로 간 크레토스는 그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데이모스와 마침내 만나게 된다.



▲ 데이모스는 자신을 버렸다며 분노를 표출한다

자신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동생의 응어리진 분노를 크레토스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사실이었기에. 하지만 그때 타나토스가 나타나 에니리에스를 죽인 데에 대한 원한으로 데이모스를 죽이려 하고, 이를 막아서며 형제는 마침내 화해하게 된다.

다시는 동생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는 크레토스였지만 안타깝게도 타나토스의 손에 데이모스는 최후를 맞이한다. 분노 끝에 타나토스를 죽였지만, 크레토스는 공허함만을 느낄 뿐이었다. 지켜주리라 맹세한 동생도 지켜주지 못하고 그저 운명에게 이리저리 휘둘린 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 끝내 타나토스를 쓰러뜨리지만 지켜주리라 맹세한 동생은 결국 목숨을 잃게 된다

그런 그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아테나는 "이제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며 진정한 신이 될 준비를 마쳤다고 말하지만, 이는 외려 크레토스의 역린을 건드릴 꼴일 뿐이었다. 신들에게 운명에게 농락당한 크레토스는 올림푸스로 향하면서 신들에게 복수를 맹세하고, 그런 그를 보며 아테나는 나직이 말한다.




"용서해다오... 형제여"


■ 갓 오브 워2 - 2007년 6월 29일




올림푸스 신들과 크레토스 사이의 원한은 더 이상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신들은 그의 어머니를 저주받은 괴물로 변하게 해서 자신의 손으로 죽이게 했고 동생을 납치하기까지 했다. 크레토스에겐 올림푸스 신들에 대한 분노만이 전부였다.

이는 올림푸스 신들도 마찬가지였다. 신들의 하수인으로서 신이 되는 영광을 주었건만 안하무인하게 날뛰고 그들이 수호하는 도시를 불태우는 크레토스는 골칫덩이가 아닐 수 없었다. 이에 제우스는 한 가지 꾀를 냈다. 올림푸스의 검을 이용해 그의 힘을 빼앗는 거였다. 이 방법은 성공해 크레토스는 순식간에 한낮 인간으로 되돌아왔고 그때를 노려 제우스는 마침내 신들의 불안 거리였던 크레토스를 처단하는 데 성공한다.



▲제우스에게 최후를 맞이하는 크레토스

죽음을 맞이해 지옥으로 떨어지던 크레토스였지만 운명은 그를 이대로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신들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던 건 크레토스만이 아니었다. 아니, 더 오랫동안 복수를 다짐한 존재가 있었다. 바로 타이탄 가이아였다. 과거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에게서 제우스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 하지만 그 대가는 참혹했다. 제우스가 형제들을 구해내고 타이탄의 몰락을 가져온 거였다.

은혜를 원수로 갚은 이러한 처사에 가이아는 제우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크레토스를 구해내고 올림푸스 신들을 쓰러뜨리기 위해선 운명의 세 여신을 찾아가 시간을 돌리고 운명을 바꾸라고 명한다.




운명의 여신을 만나는 과정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테세우스가 여신에게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었고 과거 크레토스를 죽음의 위기에 몰아넣었던 야만족의 왕부터 페르세우스, 이카루스는 물론이고 아틀라스까지 운명의 여신을 찾는 크레토스를 방해했다. 하지만 그 모든 역경을 넘어서서 마침내 크레토스는 운명의 여신을 만나게 된다.

격전 끝에 운명의 여신들이 가진 시간의 힘과 운명의 거울을 빼앗은 크레토스는 제우스가 자신을 죽이던 그때로 돌아가고 본래 힘을 되찾은 크레토스에 의해 제우스는 궁지에 몰리게 된다.




마침내 복수를 이루려는 그 순간, 아테나가 나타나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고 제우스를 구해낸다. 왜 이렇게까지 제우스를 지키려는 거냐는 크레토스의 물음에 아테나는 "제우스는 자신이 크로노스를 물리친 것처럼 아들에 의해 몰락하는 걸 두려워했다"며, 그가 제우스의 아들이란 사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크레토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는 제우스를 막아서는 신이라면 그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과거로 돌아가 타이탄들을 자신의 시대로 데려오고는 제우스를 향해 선언한다.




"제우스 당신의 아들이 돌아왔소! 내가 올림푸스를 파멸시키고야 말 것이오!"


■ 갓 오브 워3 - 2010년 3월 31일




마침내 모든 일의 종지부를 찍을 순간이 다가왔다. 타이탄과 올림푸스 신들의 해묵은 원한부터 크레토스와 올림푸스 신들과의 악연을 끝낼 순간이 말이다.

하지만 올림푸스 신들이 괜히 이전 대전쟁에서 타이탄에게서 승리를 쟁취한 게 아니었다. 올림푸스 신들은 강했고 그들의 힘에 타이탄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가이아도 마찬가지였다. 오직 크레토스만이 그들에게 맞설 수 있었다. 그런 크레토스의 눈에 혼자서 다수의 타이탄을 상대하는 포세이돈이 눈에 들어왔다. 어차피 제우스에게 가려면 쓰러뜨려야 하는 상대였다.

한편, 포세이돈 입장에서도 크레토스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한낱 인간에서 신이 됐을 뿐 아니라 자신의 도시인 아틀란티스를 멸망시켰기 때문이다. 이내 둘은 격돌했고 장렬한 전투 끝에 포세이돈은 패배하고 만다.



▲ 그의 말대로 올림푸스 신의 죽음은 재앙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포세이돈의 죽음에 제우스는 분노하고 이내 거대한 벼락을 던져 가이아와 크레토스를 올림푸스 산에서 떨어뜨린다.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같은 상황. 크레토스는 가이아에게 제우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자신을 구한 게 아니냐며 도움을 청하지만 가이아는 우릴 돕기 위해 구했을 뿐이라며 매정하게 뿌리친다.

스틱스 강으로 떨어진 크레토스는 그곳에서 놀라운 인물을 만나게 된다. 바로 자신이 죽였던 아테나였다. 아테나는 자신이 더욱 고차원의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며, 제우스를 쓰러뜨리기 위해선 올림푸스의 성화를 없애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거에는 제우스를 위해 희생한 아테나가 이번에는 제우스의 약점을 알려준 것이다. 의문을 표하는 크레토스에게 아테나는 전에 보지 못한 진실을 보게 됐다고만 할 뿐이었다.




올림푸스의 성화에 대해 알았다고 해서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우선은 지상으로 나가는 게 급선무였다. 도중에 지하세계에 유배온 헤파이스토스에게 올림푸스의 성화에 닿게 되면 신조차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말고 쉽게 찾을 수 있다는 말을 듣지만, 지하세계는 쉽사리 벗어날 수 없었다. 그곳은 하데스가 통치하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크레토스는 하데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나아간다.

형제인 포세이돈의 죽음, 아내인 페르세포네의 죽음. 전부 크레토스가 원인이었다. 하데스는 원한을 갚고자 나서지만, 그 역시 크레토스에게 목숨을 잃게 된다.




마침내 지하세계를 벗어나려고 하는 크레토스에게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의 딸 판도라를 찾아달라고 하지만 크레토스는 매정하게 갈 길을 떠난다. 도움을 청하는 가이아를 이번에는 자신이 매정하게 뿌리치고 과거 아틀라스에게서 구해준 헬리오스를 이번에는 자신의 손으로 처단한 끝에 마침내 크레토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에워싸고 있는 올림푸스의 성화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제우스가 그를 죽이려한 이유였다.

과거 제우스는 세상의 악을 판도라의 상자에 봉인했다. 하지만 그 봉인은 아레스와의 전투에서 풀리게 됐고 금지된 힘과 함께 풀려난 부정적인 감정이 제우스를 옭아맨 끝에 아들인 크레토스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고 여긴 거였다.

한편, 과거 봉인이 풀렸음에도 여전히 판도라의 상자에는 여전히 신을 쓰러뜨릴 힘이 남아 있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 위해선 판도라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아테나. 결국, 크레토스는 판도라를 찾기 위해 나선다. 자신을 막는 헤르메스, 헤라클레스를 쓰러뜨리고 다시금 헤파이스토스에게 향한 크레토스는 판도라에 대해 묻자 크레토스의 의도를 파악한 헤파이스토스는 판도라를 지키기 위해 크레토스를 막지만 이내 최후를 맞이한다.



▲ 딸인 판도라를 지키려다 최후를 맞이한 헤파이스토스

판도라가 갇힌 다이달로스의 미궁으로 향하던 크레토스는 자신과 판도라를 모욕한 헤라를 죽이고는 마침내 미궁에 갇힌 판도라를 구해낸다. 이제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제우스를 쓰러뜨릴 순간이 온 것이다.

최후의 순간 판도라는 스스로 몸을 던져 올림푸스의 성화를 끄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만,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빈 상자를 허망하게 바라보는 크레토스와 판도라의 희생을 조롱하는 제우스. 크레토스의 분노가 최고조에 달하는 그 순간, 가이아가 나타나 제우스와 크레토스를 함께 없애려 한다. 하지만 크레토스는 기회를 보고는 가이아와 제우스를 동시에 처단한다.

하지만 제우스는 죽지 않았다. 정확히는 제우스가 흡수한 세상의 악 그 자체가 모습을 드러낸 거였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에 포기하려는 그때 크레토스의 귀에 판도라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희망은 우리를 강하게 해줘요. 희망 때문에 존재하니까.
모든 걸 잃어도 희망으로 싸우는 거죠."

빈 판도라의 상자에 숨겨졌던 인간이 신을 쓰러뜨릴 수 있는 힘. 그건 바로, 희망이었다. 최후의 힘을 낸 크레토스는 마침내 제우스를 쓰러뜨린다. 그가 염원하던 바를 이룬 것이다. 하지만 허무함만이 남을 뿐이었다. 그의 분노를 받을 대상도, 분노할 이유도 이제는 남지 않았다. 그런 크레토스의 앞에 나타난 아테나는 이제 올림푸스 신들을 대신해 자신이 인간을 통치하겠다고 말한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힘, 희망을 자신에게 주라는 말과 함께.

올림푸스 신들은 쓰러뜨렸지만, 세상은 재앙으로 가득했다. 이 힘을 아테나에게 넘겨주고 그녀가 세상을 통치하도록 놔둬야 하는 걸까? 올림푸스 신들이 있던 그때처럼? 아니면 아테나를 쓰러뜨려야 할까? 크레토스는 다른 선택을 한다. 이제 신들의 시대는 끝났음을 알게 된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끊음으로써 희망을 세상에 뿌린 것이다.



▲ 크레토스는 스스로 최후를 맞이함으로써 모든 일에 매듭을 짓는다

세상으로 퍼지는 희망을 보며 아테나는 사라진다. 하지만 운명은 크레토스를 놔두지 않았다. 신인 크레토스를 죽이기엔 그마저도 역부족이었던 걸까. 눈을 뜬 크레토스는 자신의 운명이 어디로 이어질지도 모른 체 지친 몸을 바다로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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