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겜의법칙] '이볼브' - 이 게임이 이렇게 망했습니다

기획기사 | 정재훈,강승진 기자 | 댓글: 47개 |



어느새 그에게 '하루'란 그저 또 한 번의 순환에 불과하다. 매일 아침이면 그가 일하는 병원에 들러 진료를 하고, 주에 한 번은 응급실에서 간혹 오곤 하는 긴급한 환자들을 본다. 하수상한 시절이다 보니 응급 환자들은 꽤 되는 편이었다. 매 번 오는 이유는 서버 문제나 자잘한 버그였지만.

금요일은 조금 다르다. 금요일은 제 4병동의 회진이 있는 날이다. 삶보다 죽음이 더 가까운 이들. 다가올 서비스 종료의 순간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가쁜 숨을 이어가는 이들이다. 불쌍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그 죽음의 책임은 그들에게 있으니까. 그리고 오늘. 그는 또 한 명의 환자를 만났다.


"선생님. 오늘 보실 환자분 차트 준비됐습니다."

"그래, 잠깐 담배 한 대만 마저 피고 가지. 병명이 뭐지?"

"밸런스입니다. 이미 골수에 스며들었어요."

"무슨 밸런스인데? 요즘 웬만한 밸런스는 어지간히 치료 가능한데?"

"그게.... 골든 타임을 놓쳤어요"

"엥? 개발사에선 초기에 증상을 못느꼈나?"

"그보다 더 심각한건, 이 환자가 애초에 신체 구조 자체가 암이 걸릴 수 밖에 없게 되어있다는 거에요."

"그래? 이름이 뭔데?"

"음... 이 씨네요. 이볼브? 이볼브요."

"이름 한번 이상하구먼. 어디 한번 보자고."


조금 남은 꽁초를 손가락으로 튕겨냈다. 미처 타지 않은 담뱃잎들이 부산히 날렸다. 마치 앞으로 보게 될 환자의 밸런스처럼. 그러다 결국은 빗물에 젖은 바닥에 닿아 똑같이 젖어들었다. 그리곤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망한 게임은 많습니다. 아니, 사실상 출시되는 게임의 대부분은 망합니다. 겉만 봐서는 나오는 게임마다 잘 되는 것 같고, 망할 것 같은 게임도 `누군가`는 플레이해서 개발자들이 하하 호호 밥 잘 먹고 살 것 같지만 아니에요. 생각보다 망하는 게임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다만 잘 안 보일 뿐이죠. 제 통장이 텅텅 비어가는데 저 말곤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요….

`망겜의법칙` 시간은 망한 게임이 `왜 망했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우리 주변엔 수없이 많은 망겜들이 있지만, 사실 직접 해보지 않은 게임은 그냥 `망했다` 정도만 알지 `왜 망했나?`는 알기 좀 힘듭니다. 그 내용은 이 망한 게임을 직접 사서 플레이하며 뭇 유저들을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인도한 선구자들 덕분에 알려지는 것이니까요.

근데 또 모릅니다. 사실 이 게임이 망한 이유가 `나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어쩌면 당신은 하나의 인생 게임을 놓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망겜의법칙`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끝내 망해버리는 게임들. 못 고칩니다 어우. 전 고치는 건 못해요. 그래도 보는 건 할 수 있습니다. 함께 알아보시죠. `이볼브`라는 환자가 왜 시한부가 되었는지.

환자 차트


사진(규격 사이즈에 맞춰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이름: 이볼브(Evolve)

출생: 2015년 2월 10일(만 3.5세)

가족관계: 부(2K게임즈), 모(터틀락 스튜디오), 한국인 사촌(H2인터렉티브)

확진 시기: 2016년 7월 8일.

병명: 밸런스성 악성 종양

원인: 과도한 팀플레이 요구, 유저 풀 저하로 인해 정확한 진단 불가

완치 가능성: 0%(다시 태어나야 함)

예상 사망일: 2018년 9월 3일

환자 차트부터 먼저 보고 가겠습니다. 2015년 2월 10일생입니다. 생각보다 오래 된 게임이 아니에요. 2000년대 말에 나온 LoL이 아직도 온라인 게임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이 친구보다 10년은 일찍 나온 WoW는 곧 새로운 확장팩이 나옵니다.



▲ 여러분 이게 14년된 게임입니다.

그냥 PC, 콘솔 게임이면 모르겠는데 '온라인'을 노리고 만든 게임치고는 엄청나게 빠른 죽음입니다. 물론 출시 두 달 만에 비명에 가버린 게임도 있지만, 그건 다른 편에서 다룰 예정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3년 반 만에 죽었다면 요절입니다. 요절. 재능을 꽃피우기도 전에 비명에 가버리는 그런 거 있잖아요. 삼국지의 주유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볼브와 비교하면 주유에게 실례지만.




출생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처음 트레일러 영상을 보고 그 자리에서 요실금 예방 병원을 찾아야 했을 정도였어요. 게다가 역대급 망게임들로 가득했던 2014년이 끝난 후 나온 게임이다 보니 더 좋았습니다. 말하고 나니 왜인지 앞으로 2014년 작을 자주 다룰 것 같네요. 하여튼, 너무 기뻐서 바로 게임을 사버렸고, 집 컴퓨터로는 못 돌린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행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컴퓨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후, 저는 이 게임이 태생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 이거 보고 진짜 울뻔했습니다.



밸런스가 왜 문제인데요?
그게... 4:1이라는게 좀...


이볼브의 밸런스가 망했다는 건 이미 개발자 단에서도 인정한 사실입니다. 몬스터와 헌터의 밸런스를 통으로 놓고 보면 어느 정도 균형이 유지되긴 합니다. 이 게임의 밸런스는 한쪽으로 치우친 게 아니라, 양쪽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쳐져 있으니까요. 출시 초기에 일어났던 일들을 제가 겪은 입장에서 나열해보도록 하지요.

1. 헌터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저는 어썰트를 골랐습니다. 팀원 세명이 무작위로 붙었네요.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말은 안통하지만, 뭐 어떻게 되겠죠.

2. 말이 안 통하니 간단한 부분부터 꼬이기 시작합니다. 서포터가 모바일 아레나로 아군을 전부 가뒀습니다. 정작 몬스터는 저 멀리 도망갔는데 말이죠. 메딕은 용감하게 하늘을 날아 몬스터에게 돌격하고, 그대로 돌맹이와 주먹에 얻어맞아 시체가 되었습니다. 몬스터가 아군을 다 찢어발기는 와중에 저도 찢어집니다. 맨 마지막에...

3. 이번엔 몬스터를 해봅니다. 분명 저쪽 헌터들도 말이 안통할겁니다. 당연히 쉽게 승리했습니다.

4. 몬스터만 계속 합니다. 계속 승리합니다.

5. 또 몬스터를 골랐는데, 이번엔 1레벨에 만나자마자 사냥당해버렸습니다. 칼같이 쉴드가 들어오고 잘못 친 아레나가 1초만에 벗겨지는거로 봐서는 네 명이 친구인게 틀림없습니다.

6. 친구없는게 서러워서 세 명의 기자를 더 꼬셔서 4인플레이를 시작합니다. 엄청나게 쉽게 몬스터를 사냥합니다. 이게 이 게임의 참맛이구나 싶습니다.

7. 간혹 몬스터를 해도 이제 4인파티만 만납니다. 공방이 없습니다.

이때가 출시 후 한 달이 지난 시기였습니다. 말이 안 통하는 파티는 몬스터 앞에서 너무나 약하고, 말이 통하는 파티는 너무나 강합니다. 몬스터를 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이볼브가 아니라 이복불복쇼를 하는 느낌입니다. 뭔가 아이디를 맞춘듯한 느낌이면 빠르게 포기하고 박하사탕에 나오는 기차 앞 설경구처럼 소리나 지르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 이렇게 조그마할때 헌터 만나면 그냥 죽은 겁니다.

그러면서 캐주얼 유저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친구 없는 유저들도 빠져나갑니다. 솔직히 이게 공짜 게임도 아니고 6만 원을 꼬박 받은 풀프라이스게임인데 영업이 어디 좀 어렵습니까? 저도 영수증 청구하면 된다고 꼬시면서 동료 기자들을 꼬셨습니다. 물론 영수증 청구는 못 했습니다.



▲ 6만원의 용사들...

그렇게 유저 수가 한 달 만에 바람 빠진 풍선처럼 빠졌는데, 개발사 측은 이걸 `콘텐츠 부족`이라 진단하고 콘텐츠 업데이트만 계속 이어갑니다. (심지어 출시 이후 한 달은 어떤 패치도 없었습니다) 이 콘텐츠도 문제가 되는데, 이건 좀 이따가 또 말씀드리죠. 밸런스를 잡으려면 일단 표본이 있어야 합니다. 게임이 좀 돌아가고 있어야 밸런스가 맞는지도 진단이 되는 거죠.

공방이 더 많을 때는 몬스터의 승률이 높겠지만, 그렇다고 헌터를 버프 하면 썩은 물 파워를 뽐내며 몬스터를 3분 요리로 만들던 고정파티 게이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입니다. 그렇다고 몬스터를 버프 하자니, 간혹 스팀 상점을 기웃거리다가 "어? 이거 재밌어 보이네?"하고 게임을 산 유저들은 강해진 몬스터에게 찢겨나가다 2시간을 살짝 남겨둔 채 구글에 `스팀 게임 환불받는 법`을 검색하게 되지요.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유저 수는 점점 줄어들었고, 결국은 밸런스 조절에 필요한 표본마저 확보하기 어려운 시기가 와버립니다.



▲ 구매 전엔 늘 선구자분들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도록 합시다


이 모든 게 출시 후 한 달 만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물론 개발사 입장도 이해합니다. 1:4라는 구도 자체가 밸런스를 잡기 너무나 어려워요. 그럭저럭 잘나간다는 비슷한 비대칭 대결 게임인 `데드바이데이라이트(이하 데바데)`도 밸런스가 늘 불타는 감자라는 걸 보면 압니다. 그나마 데바데는 게임이 되는 게 생존자가 살인마를 죽일 수가 없습니다. 근데 이볼브는 한 숟갈을 더 끼얹습니다.



중구난방 추가되는 캐릭터들
이건 균형의 수호자도 못 잡아요...


물론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만, 그렇게 추가된 콘텐츠들도 문제가 돼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이볼브의 캐릭터들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캐릭터 하나하나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어썰트 캐릭터만 해도 쓰는 무기가 다 달라요. 라이트닝 건, 화염방사기, 박격포, 기관포, 산탄총…. 근데 너무 달라요.

초기 캐릭터 12명과 3마리 몬스터 사이에서도 밸런스 조절이 어려웠는데, 좀 비슷한 캐릭터도 아닌 컨셉부터가 너무 다른 캐릭터들이 마구마구 추가됩니다. 이 밸런스는 균형의 수호자의 할아버님이 와도 못 맞춥니다. 터틀락이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을 너무 벌여버렸어요. 몽땅 비슷한 놈들이 튀어나와서 싸우는 일반적인 FPS에서도 수치 하나만 삐끗하면 요동치는 게 밸런스입니다. 근데 저렇게 일을 벌여놓고 밸런스를 맞추려고요? 태풍 속에서 엄지손가락만으로 물구나무를 서면서 발로 저글링을 하는 게 쉽겠네요.

이게 이볼브의 태생적 한계입니다. 4:1이라는 대결 구도 때문에 밸런스를 맞추는 게 힘들고, 캐릭터가 하나 추가될 때마다 밸런스는 더 요동칩니다. 근데 그렇다고 캐릭터를 추가하지 않을 수도 없고, 개발사 입장에서는 앞이 뻔히 보이는 지옥 속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 와버립니다. 캐릭터도 또 어찌나 다양하게 만들었는지 대충 이런 친구들이 나옵니다.





애초에 공방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승부를 겨룰 수 있게 만들었다면 조금은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고정 파티 인원수에 따라 몬스터의 성능이 변동되었다면 조금은 달랐을 수도 있죠. 뭐 이런 얘기들은 원론적인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헛소리에 불과하니 그 정도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볼브`의 공방은 역시 태생적으로 잘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런지 말씀드리도록 하죠.


너무나 잘 나눠둔 역할군
공방은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볼브를 플레이해본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팀원 네 명이 1인분을 하면 4인분의 팀이 나옵니다. 몬스터 하나는 3인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럼 팀원 세 명이 2인분을 하고, 한 명이 0인분을 하면 어떨까요? 산술적 계산에 따라 6인분이 나올까요? 아닙니다. 그냥 3인분이 나와요. 두 명이 초인적인 에임과 실력으로 1인당 5인분의 실력을 발휘해도 나머지 두 명이 아무것도 안하면 그냥 2인분의 팀이 나옵니다.

이볼브의 헌터들은 각자의 역할이 명확합니다. 문제는 너무 명확해요. 너~무 명확해서 메딕이 죽으면 힐이 완벽하게 끊기고, 트래퍼가 메롱하면 팀이 장님이 되어버립니다. 어썰트가 이상하면 팀 전체의 공격력이 너무 떨어져서 몬스터의 외피도 못 까는 일이 벌어지고, 서포터가 상태가 안 좋으면 쉴드가 없어서 취약 역할군이 순식간에 저승행입니다. 여튼 말이라도 통하면 다행이에요. 이 와중에 말마저 안통하면 더 죽을 맛입니다. 근데 공방에서 모두 1인분을 하는 헌터들이 무작위로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 헌터로 공방 돌릴 때의 긴장감


모 애니에서 우리의 빛과 소금 지로보 선생님은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인간이 다섯 명이 모이면 꼭 하나는 XXX다.` 여기선 헌터 넷에 몬스터 하나까지 다섯입니다. 그 중 XXX가 몬스터면 헌터가 이기는 거고, 남은 헌터 넷 중 하나면 몬스터가 이기는 거에요. 헌터로 무작위 공방을 플레이한다는 건 4발들이 약실에 세 발의 총알을 채워둔 채 러시안룰렛을 하는 격이죠.



▲ 모든 팀플 게임을 예견하신 분입니다. 경례 한번 부탁드립니다.

차라리 모든 캐릭터가 어느 정도 하이브리드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예를 들어 힐링 부스트를 조금 너프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체력을 채울 수 있는 메디킷을 두 개 정도 준다거나. 소모품 형태로 몬스터를 추적할 수 있는 도구를 주는 식으로요. 솔직히 군대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의무병 아닌 일반 알보병들한테도 몰핀 주사기 하나씩은 보급해줍니다. 이볼브 헌터 팀은 국가기관도 아니고 사설 기관인데 돈 좀 더 써야 하는거 아닙니까? 죽으면 품삯을 안 줘도 된다는 계산입니까? 그런 겁니까 캐벗?



▲ 육군들도 이거 하나씩은 받잖아요.

아마 그랬다면 공방 밸런스가 조금은 더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메딕이 좀 메롱해도 살 수 있다면 적어도 싸움은 되잖아요. 잘하는 몬스터가 작정하고 숨어다니면 트래퍼가 꽤 하는 사람이어도 찾기 힘듭니다. 트래퍼가 상태가 안 좋으면 나중에 3레벨 찍은 몬스터가 다가올 때까지 구경도 못 해요. 그 역할 다른 사람들이 조금 나눠 가질 수도 있잖아요. 소라카도 주력은 힐이지만 위급하면 바나나는 던집니다. AP가면 꽤 쎄요.


애초에 대전 게임은 힘들었다.
차라리 코옵이었다면 나았을지도...


혹시 몰라서 외신을 찾아보니 터틀락의 리드 라이터가 인터뷰한 내용이 있더군요.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차라리 코옵 게임을 만들었다면 걸작이 나왔겠지만, 투자 유치를 위해서 PvP 게임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네요. 이들도 알고 있었던 겁니다. 뭐 이런 얘기 하면 `봇매치 해보니까 재미없더라`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건 그냥 몬스터 수치를 조절하면 됩니다. 겁나 쎄고 겁나 단단하게 만들면 그만입니다. 어차피 AI 몹인데 좀 세면 어때요 더 재밌지.



▲ 성공 사례는 이미 있잖아요. 전 우주 괴물과 SF가 더 좋단 말입니다.

개발자 단에서 투자를 위해 본인들이 최적이라 생각하는 방향의 개발을 하지 못한 부분에서 이미 게임은 망조가 든 겁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 게임회사에 투자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건 알아둬야 해요. 게임 개발의 전문가들은 개발자입니다.

하여튼 이볼브는 그렇게 사망 판정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발진도 무리라고 생각하는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고, 실제로 무리였고, 그걸 해결하는 것도 무리였죠. 인터뷰 내용을 보니 뭐 3개월에 한 번만 업데이트를 허가받았다는데 이건 대체 뭔지 모르겠네요. 터틀락 대체 왜 벨브 밑에서 나온 겁니까? 그냥 밑에서 레포데3 만들었으면 더 행복했잖아요. 안 그래도 벨브는 3편 못만든다고 유명한데 거기서 레포데3 만들었다면 지금쯤 벨브 내에서도 큰소리 떵떵 쳤을 겁니다.



▲ 아님 그냥 이거 후속작이나 만드시지...

차라리 위에 적은 말처럼 코옵 게임을 만들었다면 지금쯤 엄청난 게임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솔직히 이볼브의 아트는 정말 훌륭했어요. 시어 행성의 생태계부터 몬스터 디자인, 위에서 좀 놀렸던 캐릭터 디자인도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쿼트나 설정도요.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세계관이 있는데도 밸런스에 시달리다 간 겁니다. 로또 당첨되고 수령금 찾으러 가다가 교통사고 당한 것처럼요.

안타깝습니다. 힘든 개발 과정을 겪고도 결국 게임을 내리게 된 개발자들, 게임을 즐겁게 즐겼지만 이제 보내주어야 하는 게이머들, 3레벨까지 숨어다니느라 힘들었을 몬스터 형제들. 속으로는 욕하면서도 이기고 싶어서 겉으로 `괜찮`, `그럴 수도 있죠`, `np`를 타이핑하던 헌터 형제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타버린 6만 원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긴 푸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다시, 또 다른 망한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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