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와드콕!] 코만도스가 1600원! 이번주 '갓성비' 게임은?

기획기사 | 박태학 기자 | 댓글: 12개 |




그래픽 화려해서 샀더니, 그래픽 빼고 아무것도 없는 게임. 내가 게임을 하는건지, 게임이 날 하는건지 모를 만큼 진한 노가다로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드는 게임. 이런 게임들이 가득한 지금, 우리는 어떤 게임을 사야 할까? 뭘 사야 '잘 샀다'는 소리가 나올까?

매주 쏟아지는 수많은 게임 속에서, 뭘 사야할지 몰라 고민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준비했다. 가성비 넘치는 게임, 사도 후회없는 게임, 이미 검증이 끝난 게임을 추리고 추렸다. 매주 수요일 연재되는 '스팀 와드콕!'은 당신의 스팀 라이브러리를 더 고급스럽게 채워줄 작품을 선정해 소개한다.









어렵다고 불리는 게임은 많다. 유다희를 보통명사로 만든 '소울' 시리즈는 물론이요 '다키스트 던전', '항아리맨'도 어디 가서 난이도로 밀리는 게임은 아니다. 이렇듯 어려운 게임은 그 숫자도 많을 뿐더러, 어려운 게임만 골라 하는 유저들도 존재한다. 어려운 게임만 골라서 하는 스트리머도 있다. 막히고 죽고 하면서 멘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조회수 치트키가 된지도 오래다. 최근 게임이 제 아무리 어려워봤자 그리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코만도스'는 BJ도 유튜버도 없던 그 옛날에, 그 악랄한 난이도로 수많은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줬다. '소울' 시리즈 이전에 어려운 난이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게임이라 봐도 부족함이 없었다. 3편, 2편도 더러운 난이도로 유명했지만, 1998년에 출시된 1편은 그야말로 다른 영역에 있었다. 적들은 약간의 발소리에도 귀신같이 반응했고, 그들이 쏟아붓는 총알에는 일말의 자비심도 없었다. 시야는 뭐가 그리 넓은지, 아예 화면 밖에서 달려오는 경우도 부지기수.

세이브 로드 신공도 소용없었다. 안 하면 죽는거고, 세이브 로드 하면 두번 죽었다. 요약하자면, 적군은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를 죽였다. 일단 죽고, 세이브 로드 해서 또 죽고, 수많은 죽음 속에서 공략법을 깨달을 뒤 또다시 죽는 그런 게임이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코만도스'가 이런 무식한 난이도에도 많은 게이머와 평론가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냥 '깰 테면 깨봐'라는 식의 난이도가 아니었으니까. 2차 세계대전 특유의 분위기는 정밀한 2D 그래픽으로 완성됐다. 각자 다른 특기를 지닌 코만도들은 플레이어가 상상한 전술을 최대한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이었고, 덕분에 깊이 있는 전술을 맛볼 수 있었다. 절묘한 팀웍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 역시 동시대의 다른 게임에서는 보기 어려운 요소였다. 어려웠지만, 가치 있는 어려움이라는 데서 '소울'시리즈의 그것과 비슷했다.

1편의 인기에 힘입어 등장한 2편은 PC 게임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난이도 세분화, 지금 봐도 최고 수준의 2D 그래픽, 정교한 스테이지 구성과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지는 게임플레이가 어우러지며 시리즈를 대표하는 작품이 됐다. 이번 주간 할인에 포함된 코만도스 3부작은 2000원도 안 되는, 1,600원에 구입 가능하다. 그 시절 추억을 기억하는 게이머들이라면 일단 추천. 30~40대 '아재' 형들이 뭘 하며 놀았는지 궁금한 게이머들에게도 추천.

'코만도스 팩' 스팀 페이지





기술의 첨단을 걷는 유비소프트가 이런 소녀 감성을 갖고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차일드 오브 라이트'가 흔히 말하는 AAA급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유비소프트에게 기대하는 장르의 폭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한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유비소프트가 '차일드 오브 라이트'를 만들면서 내세웠던 핵심은 크게 3가지다. 연필과 수채화 느낌으로 완성된 '아트', 서정적인 세계관과 분위기를 아우르는 '음악', 일본식 JRPG를 재해석한 '전투'. 쏘고 부수고 내달리는 게임 전문인 유비소프트에게는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안 하던 짓'이었지만, 예상 외로 깔끔한 완성도를 보여주며 평론가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볼륨이 크지 않고 난이도도 쉬운 편이기에 플레이타임이 짧은 건 아쉽다. 그래도 5,610원이라면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줄 게임을 찾는다면, 구매 리스트에 올려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차일드 오브 라이트' 스팀 페이지





정말 듣도 보도 못한 발상으로 만든 게임. 대기업에서 이런 기획서 냈다간, 시말서 들고 자리로 돌아와야 하는 그런 게임. '인디'스러운 센스로 똘똘 뭉친 게임이자, 하도 특이하다보니 아류작도 별로 없는 게임.

'크립트 오브 더 네크로댄서'는 로그라이크에 리듬액션을 끼얹는 발상으로 2015년에 가장 주목받는 인디 게임으로 떠올랐다. 배경음악의 리듬에 맞춰 한 칸씩 이동하는 게 핵심으로, 기존 로그라이크 게임과 비교해 빠른 판단력과 리드미컬한 조작을 요구한다. SRPG에서나 볼 수 있는 전술적인 이동에 속도감을 입힌 셈. 여기에 중독성 넘치는 음악은 시종일관 플레이어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지난 2016년 4월에는 한국어 업데이트도 완료됐다. 덕분에 모국어만 사랑하는 한글 매니아라도 아무런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다. 스팀의 단골 할인 품목이지만, 언제나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이유다. 기존 로그라이크 게임과 비교하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기에, 장르 입문작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크립트 오브 더 네크로댄서' 스팀 페이지





컨트롤러 하나로 두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한다는 아이디어, 여기에 감수성을 자극하는 시나리오와 그래픽이 더해지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소규모 인디 게임이지만, 직관적인 조작감 덕분에 형과 동생을 동시에 움직이는데도 크게 어려움이 없는 점 역시 장점.

'브라더스'의 이야기는 텍스트가 아닌, 형제의 행동과 몸짓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전달된다. 덕분에 외국어를 못해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또한, 머릿속에서 해석하는 과정 없이 바로 스며드는 덕에 텍스트 중심의 어드벤처 게임과 비교해 감성 전달 면에서 더 직관적이다. '이코'나 '완다와 거상'처럼.

1회차로 끝나는 게임인데다, 읽을 대사나 선택지도 없다 보니 여유있게 즐겨도 4시간 좀 안 되어 엔딩에 도달한다. 플레이타임이 곧 가성비라고 생각하는 유저에겐 아쉬울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괜찮은 단편 하나 감상하고픈 유저들이라면 한 번 체크해보자.

'브라더스' 스팀 페이지




와드콕's Pick!





개발팀이 욕심이 많은 게 분명하다. 퍼즐에선 젤다의 전설, 전체적인 그래픽이나 보스전 연출은 이스 이터널의 그 느낌이다. 일반 몬스터라도 각자 공격 방식이 있고, 나름의 공략법이 있다는 점에선 '소울' 시리즈가 연상된다. 그러면서도 아류작 느낌은 안 난다.

'크로스코드'는 인디스러운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게임은 아니다. 오히려 대기업들의 접근법에 가깝다. 이미 나온 시스템을 깔끔하게 다듬고, 요즘 트렌드에 맞춰 재해석해 출시하는 것. 이게 말은 참 쉽다. 그런데 실제로 게임 만들때 보면 참 어렵다. 그대로 따라가면 아류작, 조금 다르게 가면 이도 저도 아닌 게임 소리를 듣는다. '크로스코드'를 와드콕s 픽에 선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게임을 구성하는 각 분야에서 연구를 많이 한 흔적이 보였다. 차지샷을 이용한 퍼즐 구성, 몬스터의 스턴 게이지 등은 '크로스코드'에 깊이를 더해주는 수많은 장치 중 하나다. 다양한 스킬 구성 덕분에 육성의 자유도도 높은 편이며, 2D 도트 그래픽 역시 눈을 휘둥그레 뜨게 만들 수준은 아니지만, 다채로운 연출 덕에 전투나 퍼즐의 몰입감도 훌륭하다.

'크로스코드'는 지난 2015년 얼리엑세스로 스팀에 등록됐고, 아직 개발중인 작품이다. 다만, 오는 9월에 정식 출시된다는 공지가 올라왔기에 불안 요소는 아니다. 무엇보다도 개발사가 얼리엑세스 이후 성실한 소통을 이어오며 신뢰를 쌓아왔다는 점, 유저 피드백을 통해 콘텐츠 추가 및 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2017년 말부터 정식으로 한국어가 지원된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크로스코드' 스팀 페이지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