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와드콕!] "몰입도 만렙!" 이번주 스팀 씬스틸러 6선

기획기사 | 박태학 기자 | 댓글: 4개 |




그래픽 화려해서 샀더니, 그래픽 빼고 아무것도 없는 게임. 내가 게임을 하는 건지, 게임이 날 하는 건지 모를 만큼 진한 노가다로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드는 게임. 이런 게임들이 가득한 지금, 우리는 어떤 게임을 사야 할까? 뭘 사야 '잘 샀다'는 소리가 나올까?

매주 쏟아지는 수많은 게임 속에서, 뭘 사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준비했다. 가성비 넘치는 게임, 사도 후회 없는 게임, 이미 검증이 끝난 게임을 추리고 추렸다. 매주 수요일 연재되는 '스팀 와드콕!'은 당신의 스팀 라이브러리를 더 고급스럽게 채워줄 작품을 선정해 소개한다.









테크랜드의 전작, '데드 아일랜드'는 오픈월드의 탈을 쓴 깡통이었다. 개발팀은 자유도라 생각했겠지만, 그건 방치였다. 스토리는 진부했고, 버그는 가득했다. 화면 폭은 또 왜 그리 좁은지, 멀미라곤 해본 적도 없는 내가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였다. 10시간 딱 채우니 도저히 못 버틸 것 같았다. 게임을 끄면서 테크랜드 게임은 두번 다시 쳐다도 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런 내가 테크랜드 게임을 또 살 줄은 몰랐다. 다른건 다 제쳐두고, 일단 오픈월드+좀비+파쿠르라는 기발한 조합에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느꼈다. 이번까지만 속는 셈 치자며 결제를 눌렀지만, 다행히 '다잉라이트'는 꽤 괜찮은 작품이었다. 스토리 몰입도도 높았고, 레벨 디자인도 크게 흠잡을 곳 없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낮과 밤 시스템이다. 해가 지면 급격하게 날뛰는 좀비들 덕에 초중반부 시점에선 밤에 밖에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공포 그 자체였다. 수많은 좀비들이 주인공 못지 않은 파쿠르 실력을 뽐내며 줄줄이 쫒아오는 순간, 등 뒤가 서늘했던 그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출시된지 3년이 지났지만, 지금 봐도 뛰어난 그래픽과 몰입도를 보여주는 작품. 올해 3월에 공식 한국어화도 진행된 만큼, 올 여름 마지막을 시원하게 보내고 싶은 유저에게 추천한다.

'다잉라이트' 스팀 페이지






오늘 막 출시된 따끈한 신작. 이때문에 할인율도 10%밖에 안 되지만, 이건 추천할 수 밖에 없었다. 은퇴한 멕시코 레슬러가 주인공이라는 독특한 설정에 플랫포머 액션의 필수 덕목인 '착!' 달라붙는 조작감을 더했다. 흥이 넘치는 배경음악은 덤.

그래픽은 캐주얼인데, 실제 게임플레이는 하드코어 메트로베니아 풍에 가깝다. 어지간한 플랫포머 고수라도 한번은 재시작하게 만드는 난이도를 보여주나, 몰입도를 해치는 수준까진 아니다. 특히, 전작부터 이어져온 개성있는 그래픽에 큰 폭으로 발전한 연출이 더해지며 보는 맛까지 챙겼다. 우리나라에선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인 세계관이지만, 영화 '코코'의 흥행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본 걸까. 2편은 공식 한국어화까지 완료됐다.

'과카멜레!2' 스팀 페이지





역대 최고의 RPG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게임. 순위 매기는 차트에서는 대부분 5위 안으로 랭크됐고, 1위도 심심찮게 한다. 북미권 게이머들에겐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사실상 JRPG의 정점으로 인식된 작품이다.

감동적인 시나리오, 뛰어난 음악도 장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시간여행이란 소재를 적극 활용하여 다회차 플레이에 직접적인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스팀판 '크로노 트리거'는 모바일 버전을 이식한 것으로, 초기에는 구린 조작감에 오류까지 많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올해 6월 업데이트로 문제점 대부분이 개선됐다.

'크로노 트리거' 스팀 페이지





'리멤버 미'를 개발한 돈노드 엔터테인먼트가 제 몸에 맞지도 않는 액션 요소를 버리고 스토리와 연출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결과물. 시간을 되감는 주인공의 능력으로 과거 선택을 번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드벤처 게임과 차별화된다.

따뜻한 색감의 카툰풍 그래픽으로 미국 10대들의 청춘 이야기를 그린 작품처럼 보이지만... 외모에 속지 말자.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의 스토리는 제법 무거운 편이며, 플레이어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주인공을 포함한 캐릭터들의 연기가 뛰어나며, BGM 역시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로 부족함이 없다. 그래픽 어드벤처 팬들에겐 단비와도 같은 작품.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스팀 페이지





외국 할아버지가 '옛날 옛적에~'로 시작할 것 같은 스토리가 인상적인 플랫포머 액션 게임. 기사, 도둑, 마법사를 번갈아 컨트롤해 난관을 헤쳐나가야 하며, 각 캐릭터의 특수 스킬을 조합해 푸는 퍼즐 요소가 강조된 시리즈다. '트라인2'는 전작과 비교해 조작감이 한 층 개선되었고, 플레이타임 역시 부족함이 없다. 3편이 미완성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지금, 시리즈 중 하나만 즐겨야 한다면 무조건 2편을 추천한다.

트라인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동화를 그대로 모니터에 집어넣은 듯 한 그래픽이다. 다채로운 색감의 몽환적인 배경, 위화감 없는 캐릭터 디자인 등 아트 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무슨 게임인지 궁금하다면, 위 게임플레이 트레일러를 꼭 보자.

'트라인2' 스팀 페이지





와드콕's Pick!




1999년에 처음 등장한 쉔무 시리즈는 당시 70억 엔이라는 거대한 개발비가 투입되어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개발팀의 의욕도 활활 타올랐다. 각자의 생활 습관에 따라 움직이는 NPC, 날짜와 날씨 개념 도입, 자유도 높은 레벨 디자인, 오브젝트 하나하나까지 디테일을 더해 디자인했다. 현대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오픈월드 장르의 효시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게이머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진 못했다. 개발진이 강조한 자유도가 실제 게임에서 크게 체감하기 어려웠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플레이어에게 제공된 선택지는 많았지만, 그 선택이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유도'라 말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따랐다. 진짜 오픈월드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고, 결국 현대적 오픈월드 게임의 시작은 'GTA3'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쉔무 1&2'를 추천하는 이유는, 그 자체만으로도 게임사에 큰 역사를 가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2,000년도 안 된 시기에 나온 게임이지만, NPC 하나에도 이만큼 디테일을 쏟아부은 게임은 지금도 찾아보기 어렵다. 거대한 개발비와 스즈키 유라는 네임벨류로 한껏 높아진 기대치에 비해 저평가를 받았을 뿐, 색안경을 벗고 보면 게임 자체는 괜찮은 편에 속한다. 특히, 오늘 스팀에 출시된 '쉔무 1&2'는 공식 한국어화까지 이루어졌다는 점을 기억하자.

'쉔무 1&2' 스팀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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