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New' 닌텐도 스위치, 과연 나올까?

기획기사 | 윤홍만 기자 | 댓글: 23개 |



지난 4일,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들려온 소식으로 닌텐도 스위치의 새로운 버전이 2019년 하반기 출시한다는 내용이었죠.

얼핏 대단할 거 없어 보이는 소식일 수도 있습니다. 콘솔 플랫폼 자체가 응당 시간이 지나면 신공정이 나오기 마련이고 그러면서 슬림 버전이라거나 개선판이 왕왕 나왔으니까요. 하지만 대단할 거 없어 보이는 이 소식에 업계는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버전이 단순한 신공정이 아닌 업그레이드 콘솔일 수도 있단 의혹이 쏟아지기 시작한 거였죠.

누군가는 닌텐도 스위치가 나온 지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은 콘솔이란 점을 들어 업그레이드 콘솔은 너무 이른 게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지금도 잘 팔리는 데 굳이 업그레이드 콘솔을 서둘러 낼 필요가 없단 점도 있죠. 하지만 무작정 이르다고만 볼 수도 없는 게 사실입니다. New 3DS, PS4 Pro, Xbox One X가 기존 콘솔 출시 후 약 3~4년이 지난 시점에서 출시된 걸 고려하면 2017년 3월 출시한 닌텐도 스위치의 업그레이드 콘솔이 2019년 하반기 출시된다는 것도 너무 짧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겁니다.




물론 새로운 버전에 대한 루머와 얼추 시기가 맞아떨어지니 업그레이드 콘솔이 나온다는 건 비약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도 없는 법. PS4 Pro와 Xbox One X도 그랬습니다. 공개 전에 각종 루머들이 갑작스레 넘쳐나기 시작하더니 2016년 E3 현장에서 대대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죠.

하지만 여전히 의문투성이인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이런 루머에 대해 닌텐도는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과연 업그레이드 콘솔인 New 닌텐도 스위치(가칭)가 나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단순히 게이머들의 바람으로만 치부해야 할지 아니면 정말 가능성이 있는 얘기일지 합리적인 의심을 바닥에 깔고 분석해봤습니다.



■ 가능성 ① - 3DS, PS4, Xbox One로부터 이어진 업그레이드 콘솔에 대한 욕구

우선 첫 번째 가능성으로는 게이머들이 원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휴대형과 거치형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콘셉트의 콘솔입니다. 그렇기에 하드웨어의 성능과 관련해 휴대형과 거치형의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휴대형으로 놓고 본다면 지금까지의 그 어떤 휴대형 콘솔과도 비교되지 않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퀄리티가 다소 떨어지긴 해도 PS4, Xbox One으로 출시된 AAA급 게임도 즐길 수 있을 정도죠.

하지만 거치형으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휴대형에선 압도적이었던 성능이 거치형에선 초라하게만 보입니다. 성능의 척도로 쓰이곤 하는 GPU 연산 성능으로 비교하면 PS4가 1.84테라플롭스, Xbox One이 1.31테라플롭스인데 반해 닌텐도 스위치는 0.5테라플롭스 정도라 아예 상대가 안 될 정도입니다.



▲ 초월 이식이란 평을 받는 둠이지만 PS4와 비교하면 차이는 일목요연합니다

물론 게임의 재미가 성능과 직결되는 게 아니기에 성능에 대한 불만과 요구는 다소 무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닌텐도의 경우 이미 Wii, Wii U를 통해 퍼스트 파티 게임만큼은 여느 블록버스터급 게임 못지않다는 걸 증명했기에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서드 파티 게임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개발사가 아무리 열심히 최적화를 한다 해도 성능이 낮아서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아무리 노력해도 PS4, Xbox One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줄 수 없는 거죠.

안 그래도 낮은 성능과 서드 파티의 대거 이탈로 Wii U의 실패를 맛본 닌텐도입니다. 다시는 그런 실패를 맛보지 않으려는 듯 닌텐도 스위치를 공개하면서 적극적으로 서드 파티 개발사를 영입한다고 밝혔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성능은 닌텐도 스위치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 상당수의 서드 파티 개발사가 돌아왔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AAA급 서드 파티 게임들은 간혹 한두 개 나올까 말까 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게이머들 사이에선 다시금 퍼스트 파티 게임 외에는 할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 상황이기에 더욱 New 닌텐도 스위치의 출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PS4 Pro, Xbox One X이 출시되면서 성능상의 격차를 더욱 벌린 만큼, Wii U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격차를 좁힐 필요성이 생긴 겁니다.



■ 가능성 ② -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의 용이성




첫 번째 가능성이 단순히 시장의 상황을 고려한 거였다면 두 번째 가능성은 실제로 가능하냐에 대한 얘기를 할까 합니다. 업그레이드 콘솔은 단순히 성능이 좋기만 해선 안 됩니다.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100% 호환해야 합니다. 업그레이드 콘솔이라고 해서 단순히 더 좋은 성능의 CPU, GPU를 써선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점에 있어서 닌텐도 스위치는 업그레이드 콘솔을 내놓기가 기존 콘솔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닌텐도 스위치의 CPU와 GPU는 엔비디아의 SoC(System on a Chip, CPU와 GPU를 통합한 칩셋)인 테그라 X1인데, 이미 이보다 더 좋은 성능의 SoC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테그라 X2는 뛰어난 성능에 힘입어 자율주행차량 AI용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New 닌텐도 스위치 SoC 첫 번째 후보는 테그라 X2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듯이 테그라 X1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죠. 첫 번째 후보라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이기도 합니다. 성능은 테그라 X1보다 50% 정도 더 좋은 0.75테라플롭스인데, 시제품 단계에서 닌텐도 스위치에 탑재하느냐 마느냐 하는 얘기가 오갔을 정도입니다. 비록 전력 소모와 발열 등의 문제로 인해 최종적으로는 테그라 X1이 선택됐지만, New 닌텐도 스위치에 신형 배터리를 탑재한다든가 새로운 쿨링 솔루션을 도입한다든가 하면 테그라 X2가 사용되는 것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닐 것입니다.

물론 탈락했던 SoC를 지금에 와서 탑재한다는 게 우스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인식을 차지하더라도 기존 SoC 대비 50%나 높다지만 여전히 경쟁 콘솔과 비교해 성능이 낮단 점은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죠. 그래도 걱정할 건 없습니다. 다른 후보가 있으니까요. 바로 볼타 아키텍처를 최초로 적용한 새로운 테그라 라인업인 자비에입니다.



▲ 자비에의 성능은 무려 1.3테라플롭스로 Xbox One과 맞먹을 정도

자비에의 특징을 들자면 차량 AI용으로 개발된 고성능 고전력 프로세서라는 점입니다. 공개된 성능은 무려 1.3테라플롭스에 달해 Xbox One에 필적하죠. 다만, 하이브리드 콘솔이라는 닌텐도 스위치의 특성상 자비에가 채용될 확률은 한없이 낮은 게 사실입니다. 고성능 고전력인 만큼, 휴대형이라는 닌텐도 스위치의 장점을 깎아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테그라 X2와 자비에 말고도 커스텀 테그라 SoC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제로 PS4 Pro와 Xbox One X의 경우 기존 버전에서 사용 중인 CPU와 GPU의 커스텀 버전을 사용하고 있죠. 덕분에 기존의 몇 배에 달하는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완벽한 호환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New 닌텐도 스위치는 가장 중요한 SoC가 어느 정도 마련된 상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발 기간이 줄어든 만큼, 여타 업그레이드 콘솔보다 더 빨리 나올 수 있다는 거죠.



▲ 혹은 단일 칩셋이 아닌 2개를 넣는다는 방안도 있습니다



■ 가능성 ③ - 서드 파티 개발사 편의성 증대

첫 번째 가능성은 게이머의 입장이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가능성은 닌텐도의 입장이랄 수 있겠네요. 가능하냐 마느냐의 얘기니까요. 그럼 이제 세 번째 가능성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바로 개발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둠, 스카이림, 울펜슈타인2 스위치로 출시된 대표적인 AAA급 서드 파티 게임들입니다...만, 사실
이거 말곤 AAA급 서드 파티 게임은 없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죠

New 닌텐도 스위치를 바라는 건 비단 게이머만이 아닙니다. 개발사 역시 바라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서드 파티 개발사가 게이머보다 더 환영할지도 모를 일이죠. 닌텐도 스위치의 인기에 대해선 말할 것도 없을 겁니다. 현세대 콘솔 중 가장 빠르게 판매되고 있는 콘솔, 이 한마디면 충분하니까요.

그렇다면 서드 파티 개발사들도 닌텐도 스위치에서 잘 나갈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낮은 성능 때문에 서드 파티 개발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괜히 게이머들 사이에서 퍼스트 파티 게임 말고는 할 게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닙니다. 이런 상황이니만큼, 개발사도 누구보다 New 닌텐도 스위치를 바라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능이 너무 낮아서 도저히 어쩌지 못했던 상황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으니까요.

▲ 어크 오디세이 클라우드 버전 출시는 스위치의 낮은 성능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닌텐도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서드 파티 개발사를 적극 영입한다고 했건만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신통치 않았으니까요. 캡콤과 유비소프트는 '바이오하자드7'과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를 클라우드 버전으로 내면서 닌텐도 스위치의 성능이 부족하단 걸 은연중에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서드 파티 게임들이 더 뛰어난 퀄리티로 나올 걸 생각한다면 닌텐도 스위치의 성능 문제는 꽤나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지금은 잘 나가고 있지만 이대로 계속 놔두다간 자칫 잘못하면 Wii U의 재림을 볼 수도 있으니까요.



■ 루머지만, 루머로만 치부할 수 없다




New 닌텐도 스위치에 대한 얘기는 아직은 루머고 예상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가능성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루머로만 치부할 수도 없는 게 사실이죠. 게이머가 원하고 있고 만들 수 있으며, 개발자들 역시 원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랄 수 있습니다.

남은 건 이제 닌텐도의 의지뿐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닌텐도의 사업 마인드죠. 바로,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닌텐도로서는 New 닌텐도 스위치로 얻을 이익과 손해를 한창 저울질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연 이 루머의 끝은 어디일까요? 단순한 헛소문이 될지, 루머가 현실이 될지 흥미롭게 내년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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