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표 끊고 기다린다고?" 대만 최대규모 PC방 직접 가보니...

기획기사 | 원동현,박태학 기자 | 댓글: 28개 |
27일, 귀국 하루 전, 저희는 타이베이 게임쇼 취재를 마치고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이곳에서 다양한 게임을 접하고, 사람을 만나며 많은 것을 배웠죠. 대만 특유의 게임 생태계와 톡톡 튀는 인디 게임들은 저희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줬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가기엔 왜인지 모르게 아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타이베이 게임쇼뿐만 아니라 대만 게이머들이 늘상 접하는, 소위 일상 속의 게임을 접해보고 싶었어요. 쉽게 말해 PC방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해외의 PC방은 어떤 모습일지 너무나 궁금했거든요.

지인을 통해 알아본 결과, 타이베이 내에 아주 유명한 PC방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들은 바로는 타이베이에서 가장 큰 PC방이라고 하네요. 건물 한 채가 전부 PC방이라는데, 과연 사실일까요? 인벤 취재팀이 출동해 그 현장을 찍어봤습니다.


그야말로 성지!
대기표 뽑고 기다리는 게이머들


“팀장님, 여기인가 봐요. 근데 설마 저거 대기줄일까요?”

호텔에서 택시로 약 5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목적지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리화항 인터넷 카페, 백색 건물에 붉은 띠가 포인트였습니다. 얼핏 보기엔 여관이나 식당처럼 생겨서 다소 갸우뚱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맞게 찾아왔는지 불안하기도 했죠.

그런데, 왼편을 보니 왠 대기줄이 보입니다. 유명한 음식점일까요? 조심스레 찾아가 둘러보니 바로 PC방 입구였습니다. 약 30명가량의 인원이 내부에서 줄을 서고 있었죠. 더욱 놀라운 건 대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번호표 시스템까지 있었다는 점입니다.



▲ 무슨 줄일까?



▲ 음식점인가?



▲ 알고보니 PC방 입장을 대기하는 손님들

“거기, 올라가면 안 돼요!”

2층으로 올라가려 서성이는 저희를 매니저가 제지했습니다. 무조건 번호표를 받고 승인을 받아야만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다행히 취재를 위해 방문했다고 밝히니 선뜻 문을 열어줘 위층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무려 4층으로 이루어진 건물, 위에는 어떤 모습일까요?



▲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입장!



▲ 한국과는 다소 다른 배치 구조



▲ 게이밍 체어가 아닌 소파를 배치했다



▲ 어딘가 친숙한 비주얼



▲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제공한다는 것도 큰 특징



▲ 5대5 대회를 위한 공간 역시 구비되어 있다


200대가 넘는 PC에 전부 2080이?
최대규모, 최고사양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얼핏 보기에 내부 시설은 크게 세련되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약간은 낡아 보이기도 하죠. 그런데 PC를 자세히 살펴보니 2080입니다. 근처 점원에게 물어보니 200대가 넘는 모든 PC가 동일한 사양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레이저, CPU는 i7-8700, 그래픽카드는 2080, 모니터는 144Hz 지원 커브드 모니터, 그야말로 호화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이 정도 사양을 일괄적으로 갖춘 곳은 많지 않았으니까요. 이쯤 되니 새삼 궁금해졌습니다. 대체 가격이 얼마일지, 어느 정도로 책정해야 수익이 날지 의문이 들었어요.

“1시간당 가격은 얼마죠?”

여기서 돌아오는 점원의 대답, 1시간당 35 대만 달러라고 합니다. 약 한화로 1200원 정도의 가격이죠.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마냥 저렴하진 않지만 역시나 놀라운 가격입니다. 혹시 타 가게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냐고 물으니, 오히려 다소 저렴할 것이라고 하네요.



▲ 매장 곳곳에 비치되어있는 커스텀 PC



▲ 실제로 사양을 확인해보니 i7-8700은 기본



▲ 전좌석 2080까지, 놀라웠다



▲ 레이저 키보드와 마우스 역시 깔끔



▲ 매장 곳곳에서 최신 사양은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대만 게이머들은 뭐 하고 놀까?
게임에 만화책까지


놀라움을 뒤로하고, 천천히 가게를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대만 게이머들은 주로 어떤 게임을 할지 정말 궁금했어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배틀그라운드와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을 즐기고 있었죠.

하지만 이곳의 즐거움은 비단 게임만이 아니었습니다. 벽에는 만화책이 가득했고, PC방 메뉴에는 100여 가지가 넘는 음식과 음료가 게이머들을 기다리고 있었죠. 만화책은 얼핏 보기에도 수백 권에 달했습니다. 짱구는 못말려부터 나루토, 블리치 등 유명 작품들은 전부 이곳에서 볼 수 있었죠.

점원은 음식과 음료도 일품이라며, 한번 시식해보길 권했습니다. 식사를 마친지 얼마 안 된 터라, 시식은 진행하지 못했지만 정말 많은 종류의 음식이 구비되어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역시, 대만도 치킨 열풍



▲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인기도 식지 않았다



▲ 무엇보다 놀라웠던 만화책의 존재



▲ 매장 곳곳에서



▲ 다양한 만화책(feat. 2080)을



▲ 발견할 수 있었다



▲ 빠질 수 없는 PC방 먹거리들



▲ 메뉴가 무려 1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 다양한 차음료도 있고



▲ 든든한 덮밥도 오케이



역시, 이유가 있다
합리적인 가격, 다채로운 즐길 거리, 색다른 문화





“역시, 잘 되는 곳에는 이유가 있네요”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며 저희끼리 나눈 대화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규모도 규모지만, 이 정도의 사양을 갖추고 있을 줄 몰랐고, 대기줄까지 서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 곳일지 상상조차 못 했습니다. 만화방과 카페의 특성도 같이 갖추고 있다는 점에 다시 한번 놀랐죠.

정말 색달랐던 대만 타이베이 리화항 인터넷 카페. 문화가 다른 만큼, 즐기는 방식도 다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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