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핫매치 리뷰] 우승과 '월클' 말하는 패기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유칼' 손우현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1개 |
최근 20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U-20 월드컵 결승까지 진출하면서 많은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983년 U-20 월드컵 4강 진출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 더 높은 성적을 냈기에 더 그랬다. 대회가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결승 진출까지 예상한 사람은 많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 소집 날부터 꾸준히 우승을 말하던 선수가 있었다. 대표팀의 에이스인 이강인은 "우승만이 목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고, 대표팀 팀원들도 이강인을 따라 인터뷰에서 우승을 말하곤 했다. 이런 말들이 어느덧 현실로 다가와 U-20 대표팀의 결승 진출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그리고 이번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쉽 코리아(LCK) 섬머에서도 U-20 대표팀과 비슷한 패기로 무장한 선수가 있다. 바로 아프리카 프릭스의 '유칼' 손우현이다. 경기에서 "나 '월클'(월드 클래스 선수)이야"를 외치며 섬머에 임하는 중이다. 그런 '유칼'의 패기가 통한 것일까. 아프리카 프릭스도 섬머 전승으로 1위를 지키고 있던 킹존 드래곤X를 꺾으며 주말 LCK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사실 지난 스프링을 돌아봤을 때, 섬머 우승팀이자 국제 대회에 출전한 '유칼'은 잊힌 지 오래였다. 팀 성적부터 자신의 경기력까지 모든 게 아쉬웠고, 심지어 주전 자리마저 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칼'이 다시 아프리카 프릭스와 함께 경기력으로 말하면서 이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기에 어느덧 그의 '월클론'은 무시할 수 없는 단계까지 왔다. 섬머 1위 자리를 지키는 중인 킹존과 대결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패기가 무엇인지 잘 보여줬다.






메타-한타 이해도 정점의 경기
아프리카 프릭스 vs 킹존 드래곤X 1세트


아프리카 프릭스와 '유칼'의 이날 승리가 더 빛난 이유는 상대인 킹존이 1세트부터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치열한 싸움을 벌이더니 경기가 끝날 때까지 쉴 틈 없는 한타가 이어졌다. 요즘 메타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한타 상황에서 양 팀 모두 양보 없는 싸움을 벌였기에 경기가 흐를수록 더욱 치열한 승부가 나왔다.

확실히 킹존의 뛰어난 조합과 이를 활용한 교전 능력은 위협적이었다. 아프리카가 바론-드래곤 둥지 안에 있으면 바로 빙결 강화를 든 모르가나-니코가 발을 묶고 파이크-아트록스가 첫 킬과 함께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과감한 교전을 열어 승리하는 킹존의 교전 능력은 만만치 않았다. 승부를 결정짓는 바론 지역 3:5 전투가 많은 것을 말해주는 장면이었고, 아프리카가 좋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패배라는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두 마리 토끼 잡은 '유칼'과 아프리카
실수 없애고 속도 높여야...



▲ 미드에 물음표만? 소나 공략 제대로 들어간 '유칼'

앞선 경기를 통해 아프리카도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킹존에게 조금만 성장할 시간을 주고 빈틈을 보인다면 또 무너질 수 있다. 이에 아프리카는 속도를 높이고 더 과감하게 임했다. 그 중심에 있는 픽이 '유칼'의 탈리야였다. 온 맵을 누비며 아군에게 힘을 실어주는 플레이와 놀라운 KDA로 2세트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기 양상은 일방적인 승리처럼 보였지만, 그 사이에 '유칼'은 완벽한 경기를 펼치기 위한 각오를 담았다. '유칼'의 탈리야는 사실 지난 그리핀전에서 아쉬운 실수를 남긴 챔피언이기도 하다. 홀로 잘 성장했고 게임을 이끌어야 하는 판에서 그리핀에게 허무하게 잘리고 말았다. 게임 양상을 바꿔놓은 비운의 주인공이었다. 그렇지만 '유칼'은 중요한 순간 다시 탈리야를 꺼냈다. "이번에는 절대 죽지 않겠다"는 말처럼 결연한 각오와 함께 메자이의 영혼 약탈자를 빠르게 올린 것이다. 그리고 팀과 맵 전체에 힘을 실어주는 완벽한 플레이로 완승을 이끌었다.



▲ '알파카캐리' 절대 안 돼! 아군 커버까지 완벽

'유칼'과 아프리카가 더 무서운 건 속도를 높였음에도 실수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아군이 위험한 상황까지 염두해 뒤를 봐주는 꼼꼼한 플레이로 완벽에 가까운 승리를 완성할 수 있었다. 공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프리카는 한 번 이득을 챙겼다고 멈추지 않았다. '드레드' 이진혁과 함께 추가로 다이브로 킹존이 되살아날 틈 조차 내주지 않고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미니언 빅웨이브마저 포기하고 합류한 '유칼'의 선택은 확실히 빛났다. 상대 정글로 들어가 킬을 만들어내고 다시 봇으로 향해 다이브를 펼친 것이다. '드레드'와 함께 거침없이 다이브를 시도하자 킹존 역시 대처할 수 없었다. 공허한 '미드 미아 핑'만 남았고, 기세는 이미 아프리카 쪽으로 쏠렸다. 한번 스노우볼이 구르기 시작하니 킹존은 남다른 아프리카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까지 흘러버렸다.


쉬지 않고 굴러가는 스노우볼은 3세트에서도 눈에 띄었다. 협곡의 전령으로 2차 포탑을 파괴하고 만족할 만한 상황에서 팀 콜과 함께 '유칼'이 한 번 더 들어가 후퇴하는 상대까지 끊어버렸다. 더 수비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찰나의 순간, '유칼'이 달려와 킹존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것이다. 2-3세트에서 '유칼'의 합류 판단은 정확했고, 또 상대보다 한발 빨랐다.

판단의 근거는 있겠지만, 그들은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망설임이 없었다. 이번 경기뿐만 아니라 섬머의 '유칼'과 아프리카의 경기가 그렇다. '드레드' 역시 세주아니의 논타겟 궁극기를 '데프트' 김혁규 이즈리얼의 움직임을 예측해 맞추며 3세트 미드 1차 다이브에 성공했다. 본인은 감이었다고 짧게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답했지만, 자신과 팀에 대한 무언가 확신이 있었다. 스프링과 달라진 자세, 그리고 비시즌 기간 동안 갈고 닦은 솔로 랭크와 스크림 연습을 필두로 아프리카는 경기력에 자신감이 확실히 묻어나왔다.



▲ 공포 그 자체인 '드레드' 다이브!

이번 아프리카의 팀원은 대부분 경력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다. 국가대표 경험자인 '기인' 김기인을 제외하고, 이제 막 LCK에 데뷔한 지 1-2년 차를 지나는 신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전히 그들의 신인의 패기는 남아있나 보다. 스프링 스플릿에서 아쉬운 성적으로 아픔을 겪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플레이를 펼치고 있기에 더 놀랍다. 경기 내에서도 빠르게 합류해 교전하는 게 중요한 현 메타에서 신예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장점으로 남고 있다.

망설임 없이 '월클'을 외치고 그에 걸맞은 플레이를 펼치는 '유칼'을 필두로 아프리카는 전진하고 있다. 비록, 이렇다할 최종 성적표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 기세와 기량만큼은 지금의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까지 왔다. 아프리카와 '유칼'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LCK에서 놀라운 신예들의 반란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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