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 경쟁팀 돋보기] 아프리카 프릭스, 패기 넘치는 선수들이 뽐내는 날것의 매력

기획기사 | 박태균 기자 | 댓글: 8개 |
지난 2019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 승강전행을 둔 불명예의 경쟁을 치렀던 세 팀이 있다. 아프리카 프릭스 역시 그들 중 하나. 하지만, 여름의 아프리카 프릭스는 다르다. 넓은 챔피언폭과 뛰어난 전투력을 장착하고 돌아온 아프리카 프릭스는 섬머 스플릿의 판을 흔들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날것 그대로, 야생의 매력
운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피지컬

현재 아프리카 프릭스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선수 개개인의 피지컬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유칼' 손우현의 폼이 돌아온 것이다. 작년 여름 kt 롤스터의 우승을 견인하며 '슈퍼 루키'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롤드컵 이후 큰 슬럼프에 빠지며 스프링 스플릿에선 '썬' 김태양에게 주전 자리까지 내줬다. 그러나 '유칼'은 기량을 빠르게 회복했다. 멘탈을 다잡은 듯한 모습의 그는 스프링 스플릿에 비해 확연히 우수해진 경기력을 뽐내고 있으며, 종종 스스로 경기를 주도하는 모습도 보인다.

새로운 플레이 메이커 '세난' 박희석과 막강한 화력의 보유자 '에이밍' 김하람의 시너지도 좋다. '세난'의 경우 다른 신예급 서포터들과 마찬가지로 준수한 기량을 자랑하며, 손에 꼽히는 유망주였던 '에이밍'의 경기력은 끝을 모르고 올라오고 있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봇 듀오는 아직 호흡이 완벽한 단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드레드' 이진혁 역시 LCK 경험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본인의 역할을 본능적으로 파악해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는 장면이 자주 잡힌다. 우월한 피지컬은 리 신의 슈퍼 플레이를 통해 일찍이 검증됐고, 높은 숙련도의 세주아니와 엘리스 플레이도 인상적이다. 한편, 챌린저스에서 자주 사용했던 자크도 '드레드'의 깜짝 카드로 나올 수 있다.

가장 재밌는 점은 이 모든 선수가 통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한 몸이면서 개인이고, 개인이면서 한 몸이다. 평균 나이가 20세도 채 되지 않는 네 선수들의 플레이엔 패기가 넘친다. 각자의 판단과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펼쳐지는 아프리카 프릭스의 경기엔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 상대의 치밀한 운영을 압도적인 피지컬로 격파할 때의 짜릿함만큼은 그 어느 팀도 따라올 수 없다.


'기인' 김기인
고요한 태풍의 눈, 여전히 묵직한 존재감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프리카 프릭스가 포스트시즌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인' 김기인의 존재 때문이 아닐까. 2년간 묵묵히 팀을 떠받치고 있는 그는 명실상부한 아프리카 프릭스의 키플레이어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도 선발된 '기인'의 실력과 멘탈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그는 팀원들이 만드는 혼란 속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승리만을 위해 나아가는 '기인'은 데뷔 시즌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맹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 프릭스가 최종 8위를 기록한 2019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에서 '기인'은 홀로 팀을 이끄는 소년가장이었다. 탑 라인에서 밥 먹듯 솔로 킬을 내도 팀은 패배하기 일쑤였고, 에이스인 '기인'을 노리고 들어오는 상대의 압박을 꿋꿋이 견뎌내야 했다. '기인'이 지키는 탑 라인을 제외하면 캐리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승리 또한 어려웠다.

그리고 올 여름 '기인'은 스프링 스플릿 때보다 슈퍼 플레이가 확연히 줄어들었는데, 역설적으로 이는 더없는 희소식이었다. 다른 선수들의 기량 상승으로 인해 캐리 능력이 탑 라인에 한정되지 않게 된 것이다. '기인'이 다소 부진한 경우에도 승리하는 경기가 나오며 아프리카 프릭스는 상위권 경쟁에 참가하게 됐고, '기인'은 지금까지 짊어졌던 부담을 어느 정도 덜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인'은 여전히 묵직한 존재감을 뽐낸다. 완승이나 역전승을 만든 결정적인 장면도 종종 연출했고, 최근 담원게이밍과의 혈전에선 냉철한 판단으로 극적 승리를 일궈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기인'은 LCK 최강 탑 라이너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나갈 것이다.

▲ 자료 제공 : kt 5G e스포츠 라이브


부족한 승수, 간절한 승리
샌드박스-젠지에게 1라운드 패배... 복수 가능할까

아프리카 프릭스는 킹존 드래곤X와 마찬가지로 잔여 경기 전승이 간절하다. 총 3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고순위 팀들보다 승수가 한 개 부족하기 때문. 역대급으로 치열한 이번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샌드박스 게이밍과 젠지, 한화생명e스포츠를 모두 꺾어야 한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지난 1라운드서 샌드박스 게이밍과 젠지에게 연속으로 무너졌다. 라인전부터 밀린 세트는 무기력하게 패배했고, 초반에 기분 좋게 출발한 세트도 난타전 끝에 역전패를 허용했다. 더군다나 두 팀 모두 최근 경기서 승리하며 기세가 충분히 오른 상황이다. 아프리카 프릭스가 2연승을 거두기 위해선 웬만한 각오와 준비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또한 샌드박스 게이밍과 젠지를 잡는다고 해도 방심은 금물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만날 한화생명e스포츠가 담원게이밍을 잡은 기적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이 또한 힘든 경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유의 매력을 가진 아프리카 프릭스는 과연 고비을 넘기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팬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을까.


2019 우리은행 LCK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 아프리카 프릭스 잔여 경기

9일(금) 1경기, vs 샌드박스 게이밍
11일(일) 2경기, vs 젠지
16일(금) 2경기, vs 한화생명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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