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 경쟁팀 돋보기] 아쉬운 섬머 2R 성적... 그리핀, 극적인 반전 완성하려면?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19개 |
정규 스플릿에서 상위권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던 그리핀이 LCK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전까지 그리핀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상위권을 지켜냈다면, 이번 섬머는 그렇지 않았다. 다른 2R때보다 이른 시점에 흔들리는 경기가 나오면서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위로 마무리한 1R, 그리고 리프트 라이벌즈 이후 2R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1위에서 5위로 내려오기까지 그리핀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이전까지 그리핀은 라이너들이 갱을 잘 안 당하는 것과 한타로 위기를 극복할 줄 아는 팀으로 유명했다면, 이번 섬머 2R에서는 그런 장점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승패에 영향을 주는 실수들이 나오면서 무너지는 경기도 나오고 말았다. 반대로, 주전 로스터를 바꾸는 새로운 시도를 했기에 아직 합을 맞추면서 발전할 여지도 있다.

탑에 신예 '도란' 최현준 투입한 그리핀
결실 맺을 수 있을까




이번 섬머 2R에서 그리핀은 큰 변화를 시도했다. 바로 탑 라인에 '소드' 최성원 대신 신예인 '도란' 최현준을 투입한 것이다. 오랫동안 '소드' 최성원이 홀로 탑을 지켜왔다면, 이제는 '도란'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도란'은 캐리력 있는 탑 라이너다. 케넨과 같은 픽으로 잘 성장했을 때, 1:2 싸움도 과감하게 여는 자신감을 갖췄고, 최근 느려진 그리핀 경기 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곤 했다.

그렇지만 아직 신인이기에 부족한 부분도 있다. 2R 초반만 하더라도 한 발 느린 순간이동 합류로 큰 소득을 거두지 못하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경기 경험을 쌓을 수록 점점 합류에서 발전하는 듯하지만, 아직 정규 스플릿 최강 그리핀의 팀 합까진 나오고 있지 않다.

신예의 능력을 살리기 위해 팀 차원에서 봐주는 경우가 잦아졌다. '타잔' 이승용이 탑 주변을 서성이는 장면이 나왔다. '도란'이 이렐리아-케넨(2회)-아칼리-블리다미르(1회)와 같은 챔피언을 주로 플레이했기에 팀 차원에서도 힘을 실어줘야 했다. 이렇게 탑 라이너 캐리에 힘을 준 경기의 단점은 SKT T1전에서 드러났다. 연이은 매복과 기습에 케넨이 끊기자 경기 흐름이 순식간에 넘어가버린 것이다. 팀에서 '도란'에게 힘을 실어준 효과를 보지 못한 경기였다.

그리핀 역시 이를 인지했는지 새로운 변화도 시도 중이다. 2R 샌드박스전 1세트에서 '도란'에게 갱플랭크를 쥐어주고, 다시 '타잔'이 초반 성장에 집중하는 모습도 나왔다. '도란'이 큰 피해없이 잘 버텨내자 드래곤 싸움부터 굴린 스노우볼과 함께 그리핀이 승리할 수 있었다. 아직 공격적인 챔피언을 더 많이 해왔던 '도란'인 만큼 얼마나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해낼 수 있을지가 그리핀 경기 전반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의 1데스 치명적
봇 듀오와 '바이퍼', 많은 것이 달렸다




그리핀의 2R 핵심 라인은 봇이었다. 그리핀이 승리한 경기는 대부분 봇 라인이 활약한 경우가 많았다. 봇 듀오가 나란히 방송 인터뷰 화면에 잡히는 모습은 2R에서 익숙한 장면이다. 팀이 부진할 때, 봇 듀오가 경기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대로, 결정적인 실수로 경기를 그르치기도 했다. '바이퍼' 박도현의 경우 위기 상황에서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가 끊기는 장면이 연이어 나왔다. 2R SKT T1전에서 비전 이동을 앞으로 시전하다가 끊긴 이즈리얼부터 아래 영상처럼 부쉬로 무리하게 들어가는 코그모까지. 경기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 개인화면 자료 제공 : KT e스포츠 라이브

남은 건 이런 실수를 줄이는 것 뿐이다. 코그모 플레이 당시 데스는 한 번 뿐이었다. 많지 않은 숫자였지만, 그 한번의 스노우볼이 크게 굴러갔다고 보면 된다. 그리핀 역시 완벽해져야만 상위권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이 경기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갈 길이 바쁜 그리핀의 다음 상대는 젠지 e스포츠다. 지난 스프링 2R부터 섬머 1R까지 그리핀에게 2:0 승리를 거둔 팀이다. LCK에 올라오자마자 강팀으로 평가받았던 그리핀이지만, 징크스 같은 기록을 보유한 팀이기도 하다. 작년 롤드컵 선발전부터 이어져온 젠지와 대결 역시 그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과연 그리핀이 자신들의 틀을 깨고 더 나아갈 수 있을지, 많은 게 달린 젠지전부터 다시 상위권 경쟁에 돌입한다.

그리핀에게 아직 성적을 회복할 기회는 남아있다. 1R에서 승점을 쌓아둬 승리를 이어간다면, 다시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은 1위인 SKT T1을 제외한 팀 중에서 가장 높은 승점(+9)를 기록하고 있다. 섬머 정규 시즌의 마지막은 하위권팀과 대결이 남아있기에 끝까지 봐야 성적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다른 상위권 팀보다 경기 수 자체가 적기에 충분히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 기회만 승리로 잘 살린다면 말이다. 과연 그리핀은 아쉬웠던 2019 LCK 섬머를 극복하고 다시 정규 스플릿 최상위권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2019 우리은행 LCK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 그리핀 잔여 경기

9일(금) 2경기 vs 젠지 e스포츠
11일(일) 1경기 vs 킹존 드래곤X
16일(금) 1경기 vs 진에어 그린윙스
18일(일) 2경기 vs 한화생명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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