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PS 프리뷰] 연패-연승, 고점-저점! 종잡을 수 없는 SKT T1 vs 아프리카 프릭스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35개 |



마지막까지 끝을 알 수 없는 LCK 정규 시즌 경기가 모두 막을 내렸다. 그리고 다가오는 LCK 섬머 포스트 시즌 역시 섣불리 승리팀을 판단하기 힘든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트 시즌 첫 대결에 나서는 SKT T1과 아프리카 프릭스의 경기부터 심상치 않다. 팀 최다 연패 기록을 세운 뒤 연승을 달린 SKT T1이 4위에 자리했고, 한 경기 내에서도 고점과 저점을 오가는 5위 아프리카가 그 상대다. 두 팀은 최근 다른 팀과 상대 전적마저 엇갈리기에 정확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 엇갈린 2019 LCK 섬머 2R SKT T1-AF의 최근 상대전적
vs 한화생명 : SKT T1 패배 / AF 승리
vs 담원 : SKT T1 패배 / AF 승리
vs 샌드박스 : SKT T1 승리 / AF 패배
SKT T1 vs AF - SKT T1 승리

경기력의 향방은 더욱 알 수 없다. 기세를 탔을 때는 자신보다 상위권 팀도 쓰러뜨리면서 막강한 힘을 자랑하더니, 반대로 하위권 팀에게 허무하게 무너져 기세가 꺾이는 일도 있었다. 아프리카는 최근 3전에서 모두 풀 세트 승부를 벌였고, 매 세트 양상이 확연히 갈릴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팀이다. 다행인 점은 두 팀 모두 좋은 방향을 살려 승리로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승을 달리고 고점을 찍었을 때 경기력이 나오도록 한다면 두 팀 모두 충분히 승산은 있다.

두 팀의 남은 포스트 시즌은 실수를 줄이고, 고점을 지켜내는 싸움이다.






SKT T1
정말 실수만 줄인다면?






▲ 모스트 아지르-코르키 차이 '페이커'

SKT T1이 불안했던 정규 스플릿을 지나 LCK 우승을 할 때마다 나온 말들이 있다. 실수를 줄이고 우리 플레이를 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 지금까지 PO를 넘은 SKT T1은 한층 더 강한 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LCK 스프링 역시 그랬으니까.

섬머 역시 비슷한 평가가 따라올 것 같다. 최근 연승을 달리며 실수에 대한 말들이 줄기도 했다. 실수하더라도 바론 버스트나 한타, 넥서스까지 진격하는 과감한 판단으로 뒤집는 장면이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연승의 기세까지 붙어서인지 당시 SKT T1은 누구도 막을 수 없을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연승이 끊기고 2패를 기록하면서 다시 실수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포스트 시즌 진출을 앞두고 승/패라는 극명한 결과로 드러났기에 더 그렇다.

먼저,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의 챔피언별 지표가 눈에 띈다. 오랫동안 팀의 중심으로 활동한 만큼 여전히 '페이커'의 경기력은 팀 경기 전반에 영향이 크다. 이번 섬머에서는 자신이 잘하는 챔피언을 잡았을 때, 뛰어난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던 경기가 나왔다. '페이커'에게 전승을 자랑하는 아지르-니코는 안정감에 플레이메이킹까지 가능한 만능 챔피언이었다. 반대로, 코르키와 최하 승률(3전 이상) 33% 기록 중인 카르마는 실수를 하거나 별다른 역할을 못 했다. 코르키-카르마 역시 가장 최근 2전에서 활용했던 픽이기에 실수에 대한 불안함이 남아있다고 보면 된다.




중요한 건 이런 격차를 어떻게 좁히느냐다. 샌드박스전에서 확연히 다른 아지르와 코르키 양상을 보여준 만큼 저격 밴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나아가, 포스트 시즌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9.16 패치와 함께 새롭게 떠오를 만한 챔피언의 숙련도와 대처까지 보여줘야 한다. '페이커'는 그동안 많은 포스트 시즌에서 새로운 챔피언을 꺼내왔고, 실수 없이 달라진 모습 역시 보여줬다. 작년 스프링 스플릿에는 3연패로 시작했던 갈리오를 계속 활용하면서 4연승까지 거둔 바 있다. 포스트 시즌까지 활용할 만큼 중요한 경기에서 불안감을 수 차례 극복해왔던 선수다. 과연 이번에도 그런 팬들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까.

요즘 SKT T1의 사이드 라인의 흐름 역시 일정하지 않다. 라인이 밀리면서 연이은 다이브에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경기가 잦아졌다. 단단하기로 유명했던 '칸' 김동하의 아트록스는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 솔로 킬에 이은 다이브에 힘이 빠지면서 무기력한 모습이 나왔다. 라인전 단계에서 고전하는 '칸'의 모습이 종종 나오곤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클리드' 김태민과 함께 게임을 풀어냈을 때 '칸'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하다. 다이브와 한타 합류 구도에선 여전히 그 위력을 자랑하는 중이다. 봇 라인 역시 가장 최근 경기는 승리했지만, '상체'에서 내려온 스노우볼에 깔리면서 힘이 빠지는 경기도 있었다.

이런 SKT T1의 중심을 잡는 역할은 역시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이다.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KDA 10이 넘는 리 신과 스카너를 보유할 정도로 뛰어난 선수다. 슈퍼플레이 역시 능하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 효과를 가져오는 플레이로 팀 승리를 견인할 줄 안다. '클리드'가 활약하면서 SKT T1이 다전제 중 한 세트 승리를 확정 짓는 모습은 제법 익숙하다. 만약 최근 경기 흐름이 포스트 시즌까지 이어진다면, '클리드'가 그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 연승과 연패를 오갔던 팀 분위기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끊임없이 탑과 봇으로 다이브가 나오는 최근 상황이기에 어느 라인에 힘을 주고 상대 움직임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클리드'의 손에 여전히 많은 것이 달렸다.






▲ KDA 10이상 리 신-스카너 '클리드'



아프리카 프릭스
교전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모든 것






▲ 리 신-엘리스 모스트 '드레드'

LCK에서 교전 중심의 팀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세계 대회에서 봐왔던 교전 중심의 팀이 LCK에도 확실히 생겼다. 유리한 상황을 굳히는 교전, 불리한 상황도 교전으로 뒤집는다. 정말로 교전으로 거의 모든 난관을 헤쳐나가면서 포스트 시즌까지 진출한 팀이 아프리카라고 보면 된다.

가장 최근 패배는 샌드박스 전에서 기록했다. 당시 불리한 상황을 교전으로 극복해보려고 했지만, 상대의 대처와 노림수에 쉽게 뒤집히지 않는 경기가 나왔다. 하지만 스타일을 유지한 아프리카는 다음 경기부터 꾸준히 자신의 스타일대로 몰아치면서 승리하기도 했다. 한화생명e스포츠와 대결에서 5천 골드 이상 벌어진 격차를 한타로 조금씩 따라잡으며 결국 역전하는 경기가 나왔다. 그 기세 그대로 아프리카는 3연속 풀 세트 끝에 모두 승리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극적인 그림을 완성했다.

이런 아프리카 특유의 돌풍의 중심에는 정글러 '드레드' 이진혁이 있다.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경기를 통째로 자신의 승리로 장식할 정도로 캐리력이 있는 선수지만, 말렸을 때 존재감이 떨어진다. 리 신과 엘리스와 같은 공격적인 정글러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만큼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곤 했다. 샌드박스와 2R 대결에서 기록한 KDA 0.5(2세트-엘리스)와 14.4(1세트-리 신)라는 지표가 이를 잘 보여준다. 같은 상대와 대결한 경기 내에서도 이 정도로 극명히 갈리는 것이다. 이렇듯 고점과 저점을 수차례 오가서 그런지 '클리드'에 비해 주 챔피언의 KDA는 높지 않은 편이다.



▲ 탈리야-야스오/ 코르키-아지르 '유칼'

'유칼' 손우현은 '드레드'와 함께 할 때 강한 미드 라이너다. 전승의 야스오와 승률 80%의 탈리야로 '드레드'와 함께 엄청난 스노우볼을 굴리는 반면, 가장 많이 한 아지르 같은 픽은 상대적으로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드레드'와 함께 했을 때 시너지가 나는, 공격적인 챔피언을 잡았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최근에는 아지르-코르키로 탑으로 향해 안정적인 라인전을 펼치면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젠지전에서는 탑 코르키로 미드 로밍에 특화된 능력을 자랑하며 팀에게 긍정적인 방향의 변수를 만들어낸 바 이 있다. 반대로 한화생명e스포츠전에 등장한 '유칼'의 탑 아지르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 했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에도 여전히 라인 스왑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긍정적인 면은 라인 스왑을 펼치는 '기인'의 기량이 점점 안정감에 캐리력까지 찾은 느낌이다. 지난 SKT T1 전에서 제이스로 '칸'의 케넨을 솔로 킬을 내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최근에는 아트록스로 불리한 상황을 뒤집는데 가장 앞장서는 역할을 맡았다. 한화생명e스포츠와 2세트 대결에서 '기인'은 다이브에 말리며 2데스로 시작했다. '소환'의 레넥톤이 순식간에 5킬과 함께 성장하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기인'은 이런 불리한 상황을 스스로 극복해냈다. 상대의 뒤를 물고 늘어지면서 어그로를 끌고 한타 승리까지 만들어내며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이어진 한타마저 핵심 딜러를 노려주면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초반에 말리더라도 회복하고 일어날 줄 아는 능력, 교전 중심의 아프리카에서 나온 의외의 안정감이었다.

아프리카는 봇 라인에서도 희소식이 들리고 있다. 여전히 중요한 순간에 잘리는 경우가 있지만, 이제는 반대로 킬을 올리는 승전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화생명e스포츠와 대결에서 ‘에이밍’ 김하람의 카이사는 정글러 ‘보노’의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고 봇 라이너와 교전을 펼쳤다. 기회가 찾아오면 화끈하게 파고들어 승부를 볼 줄 아는 원거리 딜러로 최근 폭발력이 더 해진 느낌이다.

이렇듯 양 팀은 정점과 아쉬운 플레이를 반복한 끝에 성장해왔다. 이제 포스트 시즌부터 실수와 저점은 바로 시즌을 끝나게 만드는 패배로 직결될 수 있기에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살아남는 팀은 한 층 더 발전할 것이며, 이대로 무너지는 팀은 다른 기회를 노려야 한다. 두 팀이 한 주간 다져온 경기력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롤드컵을 비롯해 정말 올해의 중요한 모든 것들이 승패로 결정나는 순간이다. 섬머 스플릿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듯 기복이 있었던 두 팀, 이제는 철저한 경기로 기복없는 팀만이 PO 1차전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 2019 LCK 섬머 스플릿 포스트시즌 세부 일정

와일드카드전
SKT T1 vs 아프리카 프릭스 - 21일 오후 5시

이미지 출처 : 라이엇 공식 플리커
통계 출처 : gol.gg/e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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