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핫매치 프리뷰] 죽여도 죽지 않는 '더샤이'의 존재감, TES '카사' 앞에선?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13개 |



미드 시즌 컵(MSC) 이후 LPL 팀들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를 확인해볼 만한 매치 TES vs IG가 26일(일) LPL 2경기로 기다리고 있다. LPL 스프링 결승 주자인 TES-JDG가 여전히 1-2위를 달리는 가운데, FPX가 중위권으로 떨어진 상황.

흥미로운 건 LPL 스프링 PO-MSC에서 무너졌던 IG가 다시 기세를 되찾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두 팀의 최근 경기 결과가 엇갈리기도 했다. LPL 섬머 돌풍을 일으키며 상위권(현 5위)까지 올라온 V5를 상대로 전승이었던 TES가 1패를, IG는 승리한 바 있다. 한동안 '루키' 송의진 '원맨팀'으로 불렸지만, 최근 경기에서 팀원들의 고른 활약이 나오면서 월드 챔피언십이 다가오면 강해지는 IG의 기세가 조금씩 나오는 중이다.

특히, '더샤이' 강승록의 승리 공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전히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끊기는 장면은 자주 나온다. 그런데 요즘 '더샤이'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끈질기게 어떻게 해서든 팀이 이득을 챙기는 상황을 만들고 쓰러진다. 프로 경기에서 1데스 차이가 크다는 말을 익히 들어봤지만, '더샤이'에겐 큰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당한 만큼 제대로 갚아주면서 상대의 탑 집중 견제를 무색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더샤이' 역시 TES와 '카사'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카사'는 LPL 스프링 정규 스플릿 단독 1위였던 IG를 꺾는 공식을 제대로 증명했던 선수다. 스프링 스플릿 후반부 경기에서도 지독한 탑 견제로 승리를 견인하더니 LPL 스프링 PO 준결승전에서 '더샤이'를 KDA 1/5/2 오른, 0/5/0 제이스, 2/6/0 케넨으로 만들며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봉쇄한 바 있다. 그리고 '카사'가 다시 한 번 '더샤이'를 만났다. 끈질기게 살아나려는 '더샤이'를 '카사'가 다시 잠재울 수 있을까. 보통의 매치라면 동일 라이너 간 비교가 주가 되겠지만, 이번 대결은 '더샤이'를 향한 '카사'의 탑 갱킹이 핵심이 될 듯하다.


다시 일어서는 '더샤이'
아무리 죽여도 그의 존재감은 죽지 않는다




공격적인 탑 솔러에게 '고립데스, 최다 데스'와 같은 지표는 끊임없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딜러 챔피언을 잡고 라인을 밀고 이득을 봐야하는 것이 이들의 숙명이기에 그렇다. LCK에서는 담원 게이밍의 '너구리' 장하권이 이 지표로 유명했고, 스스로 고민도 많았다. 요즘 '너구리'는 애매한 라인을 무리하게 밀기보단 라인 손해를 보더라도 팀에 합류하는 방식으로 고립 데스를 줄이는 중이다. LCK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기에 '너구리'의 선택 역시 옳은 듯하다.

그런데 또다른 공격적인 탑 라이너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더샤이'는 자신만의 노선을 바꿀 마음이 없어 보인다. 꾸준히 라인을 밀고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갱킹이 오지 않으면 CS 격차와 포탑 골드 차이로 경기를 끝낼 듯한 기세를 보여준 경기가 나온다. 대신 그만큼 여전히 갱킹에 죽는 경우 역시 빈번하다.

다만, 요즘 '더샤이'는 자신의 데스를 회복할 여지를 만들어 놓는다. 갱킹에 당할 때 시간을 벌지, 포탑 쪽으로 유인해 아군에게 킬을 줄지와 같은 판단이 칼 같이 이뤄진다. 죽음 앞에선 '더샤이'가 시간을 버는 동안 다른 라인에서 더 큰 이득을 보는 경우가 잦아졌고, 합류한 원거리 딜러와 같은 핵심 팀원이 킬을 가져가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후반부에도 이런 양상은 그대로 이어진다. RNG전 3세트에서 '더샤이'가 혼자 위태롭게 버티고 있으면, 상대는 다이브를 성공하기 위해 많은 인원을 투입한다. '더샤이'의 나르를 잡기 위해 3명이 투입됐고, 그 사이에 IG는 미드 1, 2차 포탑을 깨고 억제기 앞 포탑까지 압박할 수 있었다. 상대 팀 입장에서 '더샤이'를 확실하게 공략하기 위해 많은 인원을 투입하면서 라인 관리에 빈틈이 생긴 것이다. 수치로만 보면 KDA 0/4/4의 나약한 나르지만, 상대 입장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더샤이'를 배제할 수도 없다.






▲ 1:3 중인 '더샤이', 그 사이 이득을 챙기는 IG(RNG전 3set)


▲ KDA 1/4/2 말린 '더샤이'의 역습 (출처 : LPL ENG)

이를 잘 보여준 경기가 IG와 V5의 대결이었다. 2-3세트에서 케넨을 선택한 '더샤이'는 내버려두면 라인전을 터뜨리고, 갱킹으로 말려놓아도 한타 때 캐리하며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3세트에서 분명 V5가 초반부터 케넨을 말리면서 시작했다. 당연히 V5의 탑 사일러스가 먼저 내려와 합류전 구도를 승리로 이끄는 흐름이었다. 그런데 IG 팀원들이 모두 후퇴하거나 끊긴 상황에서 KDA 1/4/2 케넨이 갑자기 나타나 판을 뒤집었다. V5가 3명씩 투입해 케넨을 말리게 했음에도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활약하고 있었다. '더샤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2세트와 집중 견제했던 3세트에서 모두 이런 장면이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어떤 선택도 정답이 아니게 됐다.

이렇듯 '더샤이'는 존재만으로 상대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확실히 제압하지 않는 한 언제 다시 일어나서 상대 팀에게 위협을 가할지 모른다. 최근 IG의 상대팀들은 '더샤이'를 어떻게 대처할지 속시원한 해답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많은 팀들이 TES처럼 탑을 말리는 방법을 택해봤지만, TES 만큼 확실하게 '더샤이'를 말리진 못했다.

나아가, 요즘 기세를 회복한 정글러 '닝'까지 자유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다. 예전이라면 '닝'이 '더샤이'에게 힘을 실어줘 탑을 터뜨려야만 승리할 수 있었다. 반대로 말리는 순간 패배라는 결과로 직결되곤 했다. '루키'의 대활약이 없을 때 승패가 허무하게 탑에서 결정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 경기에서 '닝'은 미드나 봇으로 향해 이전과 다른 경기 양상을 만들어낸다. '더샤이' 홀로서기가 통하면서 발이 풀린 '닝'이 IG의 라인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게 됐다.






TES 1위팀 탑-정글
'카사' 앞에서도 '더샤이' 홀로서기가 가능할까?




그렇지만 IG는 '카사'에게 집중 견제를 당했던 '더샤이'를 홀로 남겨둘 수 있을까. '카사'는 이전 IG전에서 탑 갱킹에 성공하고 탑-정글 싸움을 승리로 이끌며 게임의 흐름을 장악한 경험이 있다.

그런 '카사'는 섬머 때 어떤 경기를 펼치고 있을까. '카사'는 1위팀의 정글러임에도 이번 섬머에서 개인 지표에선 뚜렷한 수치를 보여주진 않는다. 리 신(5회)이나 그레이브즈(2회)로 홀로 캐리하는 챔피언보단 트런들(10회)을 가장 많이했다. LPL 정글러들 중 평균 어시스트 9.4회로 1위를 기록하며 수치만 보면 팀 게임에 힘을 실어주는 정글러인 듯하다.

다만, 수치로 말할 수 없는, 게임의 핵심을 짚어내는 '카사'의 능력은 여전하다. 현 2위 JDG와 대결에선 단단하기로 유명한 '줌'의 오른을 갱킹으로 돌파해냈다. 아군 탑 라이너인 '369'가 갱 호응이 좋지 않은 케일을 선택했음에도 연이은 갱킹으로 원하는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다. 1세트 초반부터 탑을 노린 '카사'의 선택은 케일을 KDA 6/0/8로 키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카사'가 공들여 키운 케일은 막을 수 없을 만큼 성장해 승리를 책임졌다고 보면 된다. 미드-정글 싸움에 능한 '카사'의 모습이 익숙할 법하지만, 탑을 한 번 노리기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카사' 플레이에 관한 인상은 여전히 강렬했다.




1위팀 탑 라이너 '369' vs 캐리력 '더샤이' 수치(7월 24일 기준)

KDA '369' 5.1/ 1위 vs '더샤이' 2.2/ 16위
분당 CS '369' 8.4/ 1위 vs '더샤이' 8.2/ 6위
경기당 어시스트 '369' 7.1/ 2위 vs '더샤이' 5/ 11위

경기당 평균 킬 '369' 3/ 5위 vs '더샤이' 3.3/ 2위
경기당 대미지 '369' 475/ 2위 vs '더샤이' 661/ 1위
분당 골드 획득 '369' 417/ 2위 vs '더샤이' 418/ 1위
15분 골드 격차 '369' 474/ 2위 vs '더샤이' 658/ 1위
솔로 킬 '369' 10회/ 5위 vs '더샤이' 20회/ 1위

탑 라이너 '369'는 1위팀 탑 라이너답게 안정적인 수치를 보유한 선수다. '카사'를 비롯한 팀원들과 잘 어울려 게임을 할 줄 안다. JDG '줌'(2위)를 제치고 당당히 KDA 5.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표처럼 적은 데스와 탄탄한 CS를 바탕으로 무난히 제 역할을 해주는 선수다. '카사'의 뒷받침이 이뤄졌을 때 캐리 역할까지 가능하다. 게다가, 이전 IG전에서 '더샤이'의 공격을 이끌어 '카사'와 함께 받아치는 플레이까지 능했다.

그렇지만 지표처럼 많은 부분에서 '더샤이'가 '369'보다 의외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보통 KDA가 높으면 적은 데스와 함께 딜을 넣고 활약할 기회가 많을 텐데, 더 많이 죽은 '더샤이'가 더 많은 딜을 넣고 상대와 격차를 벌리고 있었다. 알 수 없는 '더샤이'의 각종 1위 기록들이 그동안 변수를 만들어왔다. 기존 TES vs IG의 양상까지 뒤집는다면 안정감이 바탕이 된 '369'의 지표가 '더샤이' 앞에서 무의미해지게 된다. 반대로 '카사-369'가 승리하면, 자신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그냥 수치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MSC에서 두 팀은 완벽히 다른 성적표를 받았다. MSC 우승자인 TES의 기세는 LPL 섬머 1위로 여전히 굳건하다. 반대로 최근 2년 연속 롤드컵 4강 이상 올랐던 LPL 명가 IG에겐 최근 성적표가 어색하기만 했다. 하지만 LPL 섬머에서 IG는 다시금 기세를 찾고 있다. 이번에 TES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언 2개월만에 거두는 완벽한 대반전일 것이다. 여름 LPL을 대표할 만한 변화로 손꼽힐 수도 있겠다. 특히, 한동안 부진했던 '더샤이'가 어디까지 기량을 끌어올렸는지 이번 TES와 대결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날 듯하다.

이미지 출처 : 라이엇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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