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LCK 섬머 올-프로 팀 예상,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는?

기획기사 | 신연재 기자 | 댓글: 79개 |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부터 LCK 어워드가 신설됐다. LCK 어워드는 정규 시즌 종료 후 선정단의 투표로 결정되는 '올-LCK 팀', '베스트 코치상', '영 플레이어상', '레귤러 시즌 MVP'와 POG 최다 득점자에게 수여하는 '플레이어 오브 더 스피릿', 결승전의 '파이널 MVP'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부문은 단연 '올-LCK 팀'이다. '올-LCK 팀'은 각 포지션별로 정규 시즌 내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지난 스프링 스플릿에는 '너구리' 장하권-'클리드' 김태민-'비디디' 곽보성-'테디' 박진성-'케리아' 류민석이 퍼스트 팀에 선정됐다.

그렇다면 뜨거운 여름을 보낸 10개 팀, 81명의 선수(섬머 스플릿 로스터 기준) 중 최고의 선수 타이틀을 가져갈 5인은 누구일까. 이번 기사에서는 정규 시즌 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를 집중 조명하고, 퍼스트 팀을 수상하게 될 선수는 누구일지 예측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고립 데스 줄어든 '너구리', 2연속 수상 조준
여전한 무력, 줄어든 기복...1000골 차이 내는 라이너




담원게이밍의 '너구리' 장하권은 지난 스프링 스플릿에서 퍼스트 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당시 담원게이밍의 정규 시즌 성적은 5위. '너구리' 스스로도 상대의 집중 공세에 힘없이 무너지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곤 했다. 그럼에도 '너구리'가 가진 파괴적인 무력과 캐리력은 많은 사람을 매료시켰고, 덕분에 '라스칼' 김광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약간은 아쉬운 평가 속에서도 본인만의 매력으로 1위에 오른 '너구리'이기에 이번 섬머 스플릿에서 2연속 수상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존의 플레이스타일에 안정감과 노련함을 더하면서 훨씬 더 강력한 탑라이너가 됐기 때문이다. 고립 데스를 포함한 평균 데스도 3.2에서 1.9로 꽤 많이 줄었다.

지표면에서도 압도적이다. 일단, 라인전에서부터 그를 따라올 자가 없다. 15분 골드 격차는 무려 1053으로, 라인전을 마쳤을 때 상대보다 거의 톱날 단검 하나를 더 들고 있는 수준이다. 존재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2위인 '도란' 최현준과도 월등한 차이를 보인다. 15분 CS, 경험치 차이 부문에서도 당연히 1위에 올라있다.

'너구리' 다음으로 주목할만 한 선수는 T1의 '칸나' 김창동이다. 데뷔 후 두 번째 스플릿을 맞이한 '칸나'는 밸런스를 강점으로 하는 선수다. 특이한 점은 솔로 킬 횟수가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28회로 전 라인을 통틀어 가장 많다. 라인전이 특출나게 강한 편은 아니지만, 상대의 허점을 기가 막히게 파고드는 능력을 가졌다. 기량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어 T1의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에서 올-LCK 팀 2, 3위에 오른 '라스칼' 김광희와 '도란' 최현준도 상위권 팀에 걸맞은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다만, 전반적인 능력치에서 위에 언급한 두 선수보다 약간 밀리는 상황이라 이번에는 3위 자리를 두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라스칼'은 안정감은 있지만 캐리력이 다소 부족하고, 지표에서 앞서는 '도란'은 기복이 발목을 잡는터라 쉽게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캐니언', 수식어가 필요없는 '한최정' 등극
명실상부 현 LCK 최강의 정글러




탑 라인에 이어 정글러 부문에서도 담원게이밍의 수상이 유력해 보인다. 올 여름, '캐니언' 김건부를 위협할 만한 경쟁자는 딱히 없다. 스프링에서의 슬럼프를 완벽히 극복하고, 모든 능력치에서 최고점을 찍고 있다. 경기력은 말할 것도 없고, 챔피언 풀도 굉장히 넓어 갱킹형, 탱커형, 성장형 등 그 어떤 챔피언을 쥐어줘도 문제가 없다.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완벽에 가까운 기량의 '캐니언'이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 압도적인 성장력이다. 니달리나 카서스, 릴리아 같은 성장형 챔피언을 잡았을 때, 상대 정글러에 비해 압도적인 성장 속도를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라이너급 화력을 뿜어내며 팀을 캐리하곤 한다. 니달리로 상대 트런들과 무려 5레벨 격차를 벌렸던 경기도 있었다.

'캐니언'은 상체의 강력한 라인전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완벽하게 익혔다. 위에 서술한 대로 라인 주도권을 자신의 성장에 활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소규모 교전을 유도해 킬과 어시스트를 챙겨주기도 한다. 정규 시즌 MVP를 받았던 작년 섬머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폼이 올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POG 포인트는 정글러 중 1위, 전체 3위다.

'캐니언' 다음으로는 4위권에 있는 세 팀의 정글러 '표식' 홍창현, '클리드' 김태민, '커즈' 문우찬이 경쟁 중에 있다. 공격성을 보여주는 골드-경험치 격차, DPM 같은 지표에서는 '표식'이 우위에 있으나, 흔히 '뇌절'이라 불리는 치명적인 실수가 상대적으로 잦다. 그럼에도 폭발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다. 다이나믹스전에서 에코로 맹활약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표식'에 비해 팀적 움직임을 더 중요시하는 '커즈'와 '클리드'도 만족할 만한 정규 시즌을 보내지는 못했다. 섬머 초중반 '커즈'가 부진하며 잠시 벤치에 있던 사이 '클리드'는 팀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잘 해냈다면, 2라운드 들어서는 '클리드'는 다소 주춤하고 '커즈'가 제 궤도에 올랐다. LCK 어워드는 다수의 투표로 진행되기 때문에 투표자의 가치 기준에 따라 순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쇼메이커'-'쵸비'-'비디디' 삼파전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미드 삼대장




미드는 5개 라인 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라인이다. 스프링 스플릿에서도 그랬다. 1위인 '비디디' 곽보성이 155포인트를 받았는데, 2위 '쵸비' 정지훈과 단 5점 차이다. 3위에 오른 '페이커' 이상혁도 131포인트로 다른 라인에 비해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섬머 스플릿에서는 '페이커' 대신 '쇼메이커' 허수가 새롭게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쇼메이커', '쵸비', '비디디' 모두 '2020 미드 시즌 컵'을 기점으로 여타 LCK 미드라이너들과 체급 차이를 한단계 더 벌린 느낌이다. 이번 섬머 스플릿 동안 상위권과 하위권 간의 체급 차이가 유독 크게 느껴졌던 데에는 이 굳건한 미드 삼인방이 한 몫 했다. 초반 주도권을 책임지는 미드에서 라인전부터 상대를 찍어누르니 업셋이 나오기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대부분의 경기 지표는 정규 시즌 1위에 올라있는 '쇼메이커'가 가장 좋다. 일단, KDA는 16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쇼메이커'는 LCK에서 평균 데스가 1이 넘지 않는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킬과 어시스트 모두 다른 두 선수보다 높다. 그리고 팀적으로 초반 스노우볼을 잘 굴리는 만큼 15분 골드 지표도 670로, '쵸비'-'비디디'와 300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나, 나머지 지표에서는 세 선수 모두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세하게 '쵸비'나 '비디디'가 앞서는 부분도 있다. 각자 팀의 에이스로서 정규 시즌 내내 맹활약 해왔기 때문일까. POG 순위도 3위에 있는 '칸나'를 제외하고는 나란히 1, 2, 4위를 나누어가졌다. '비디디'가 1,300점으로 1위, '쇼메이커'가 1,100점으로 2위, '쵸비'가 1,000점으로 3위다.

그래도 퍼스트 팀 자리는 정규 시즌 1위 담원게이밍의 쌍끌이 중 한 명인 '쇼메이커'에게 돌아갈 확률이 높다. 특히, 2라운드 들어서 그간 상성처럼 느껴지던 '쵸비'와 '비디디'를 상대로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승리까지 쟁취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만개한 '룰러', 스프링 무관의 아쉬움 달랠까
섬머 들어 라인전부터 괴력 뽐낸 '룰러'




'룰러' 박재혁에게 제2의 전성기가 찾아온 듯 하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의 '룰러'는 확실히 조금 아쉬웠다.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테디' 박진성-'데프트' 김혁규와 함께 원딜 삼대장이라 불렸는데, 전반적인 경기력 저하와 잦은 실수가 겹치면서 올-LCK 팀 투표에서 '에이밍' 김하람에게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룰러'는 섬머 들어 경기력을 완벽하게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아니, 오히려 기대치보다 훨씬 더 높게 폼을 끌어올렸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이전 스플릿의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라인전부터 상대를 찍어눌러 승리까지 끌고가는 파괴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라인전을 평가하는 15분 지표는 당연히 원딜 중 가장 좋고, 팀 내 대미지 비중과 DPM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예전의 젠지 e스포츠가 후반을 바라보고 '룰러'의 힘을 키우며 '룰러 엔딩'을 그렸다면, 지금의 젠지 e스포츠는 '룰러'의 말도 안되는 초반 라인전 주도권을 통해 상체까지 스노우볼을 굴려 승리를 쟁취하곤 한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서 아프리카 프릭스의 봇 듀오를 말그대로 박살내는 라인전 능력은 감탄만을 자아냈다. '라이프' 김정민과 함께 사이좋게 POG를 수상한 것은 덤.

꾸준히 단점으로 지적된 챔피언 풀에 대한 문제도 극복한 모습이다. 일단, 스프링 스플릿에서 아쉬움을 산 바루스로 2전 전승을 거뒀다. 대놓고 선호하는 애쉬-이즈리얼-칼리스타는 말할 것도 없이 높은 이해도를 뽐냈고, 섬머 막바지에는 케이틀린-진-징크스-세나 등 기존에 쓰지 않던 챔피언을 적극 활용하면서 포스트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룰러'의 독주 때문인지, 또다른 원딜 삼대장 '테디'와 '데프트'는 스프링 스플릿에 비해서는 존재감이 조금 줄어든 느낌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최상위권에 걸맞은 기량으로 팀의 최후의 보루, 캐리 라인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라인전 지표도 '룰러' 다음으로 높고, 모든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에 2, 3위를 놓칠 것 같지는 않다.


판테온 시대 연 '베릴' vs 최고의 신인 '케리아'
서포터 POG 1, 2위 다툰 '케리아'와 '베릴'




'베릴' 조건희는 올 여름 담원게이밍의 상승세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선수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베릴' 특유의 공격적이고 주도적인 플레이스타일은 담원게이밍이 자랑하는 초반 스노우볼 운영에 굉장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비주류 서폿으로 라인전은 물론 상체 싸움에까지 힘을 실어주는 장면도 여러번 연출했다.

'베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판테온이다. 정규 시즌 첫 경기부터 등장한 '베릴'의 판테온은 상대의 예상을 뛰어넘는 킬각과 로밍 능력으로 나올 때마다 게임을 뒤흔들었다. 9번 등장해 단 한 번 패했을 정도로 담원게이밍에게는 든든한 승리 카드이자 상대방에게는 큰 골칫거리다. '베릴'은 이밖에도 마오카이, 오공, 세트, 뽀삐 등 다양한 사파 서폿을 즐겨 플레이하며 라이너급 존재감을 뽐낸다.

'베릴'의 또다른 장점은 뛰어난 게임 이해도다. '고스트' 장용준과 함께 팀의 오더를 맡고 있는데, 인게임 보이스를 들어보면 중요한 순간에 빠른 판단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2라운드 젠지 e스포츠전 밴픽에서 세주아니를 서폿으로 돌리고 '캐니언'에게 카서스를 쥐어주는 판단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에서 최고의 신인으로 평가받으며 퍼스트 팀과 영 플레이어상을 동시에 수상했던 '케리아' 류민석도 여전한 폼을 뽐냈다. 노틸러스, 브라움, 탐 켄치 같은 탱킹형 서폿부터 유미, 질리언, 럭스, 바드, 카르마 같은 원거리 서폿까지 막힘없는 챔피언 풀을 자랑한다. POG 포인트도 800점으로 서폿 중 1위다.

아무래도 임팩트면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카드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베릴'이 앞선다. 판테온, 오공 같은 챔피언의 존재감이 워낙 커서 그렇지 시즌 막바지에는 바드, 레오나, 쓰레쉬 등 정석 서포터로 맹활약하기도 했다. 이렇게 '베릴'까지 퍼스트 팀에 선정된다면, 섬머 스플릿 올-LCK 팀은 담원게이밍의 잔치로 끝나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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