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 읽어주는 남자] 덜 끈질긴 사냥꾼

기획기사 | 박범 기자 | 댓글: 16개 |
추석 연휴의 시작을 알렸던 9월 30일에 리그 오브 레전드 10.20 패치가 적용됐다.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었는데 참 너무한 패치 적용 일자였다. 덕분에 연휴 내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새로운 패치 노트를 읽어보고 나름대로 분석하느라 추석을 거진 다 보냈다.

그래도 꽤 의미있는 너프와 버프가 진행되어 헛수고를 하진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황금기에 해당하는 이번 추석 연휴에도 기사를 작성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더욱이 다가올 2021년에는 최악의 위치선정을 보여주실 우리의 공휴일들인지라 서러움이 좀 오래 갈 것만 같다.

롤드컵은 10.19 패치로 끝까지 진행되는 만큼 이번 10.20 패치는 유저들의 랭크 게임에만 영향을 줄 예정이다. 한창 세기말이라 유저들이 랭크 게임 성적에 예민할 시기인데 이번 패치에는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짚어보자.




끈질긴 사냥꾼 룬은 꽤 오랫동안 숨어있는 꿀이었다. 이동 속도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이미 많은 챔피언이 너프와 버프를 통해 경험해서 잘 알려졌다. 특히, 대회 정글러들이 끈질긴 사냥꾼 룬을 많이 썼는데 이번 너프를 통해 룬 선택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이번 패치는 내년 대회에나 영향을 줄 것이라 랭크 게임에서의 영향력이 더 중요한데, 유저들은 이 룬을 크게 선호하진 않았다. 생각보다 별 일 없이 지나갈 내용일지도?




아트록스의 좀비 같은 생존력이 상승할 예정이다. 아트록스의 연이은 버프 내용을 보면 계속해서 중반 이후 한타 파괴력을 늘려주고자 한다는 게 보인다. 하지만 이번 버프에도 아트록스의 티어가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 현재 아트록스 유저들의 최대 불만인 라인 클리어 능력과 부활 롤백은 아쉽게도 라이엇 게임즈의 고려 대상이 아닌 듯 하다. 리워크 직전에 잘 쓰이기 시작하던 아트록스를 당차게 리워크했으면 그 능력치를 좀 오래 유지할 것이지... 기자가 골수 아트록스 유저라 하는 말은 아니다.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브라움이 라인전에서 조금이나마 힘을 낼 수 있도록 Q스킬 대미지와 마나 소모량을 버프해줬다. 브라움 자체가 너무 수동적인 챔피언이라 조금이라도 Q스킬을 더 많이 쓰게 해주고 맞혔을 때 리턴도 크게 해주고 싶은 모양이다. 최근 다시 탱커형 서포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라 브라움의 이번 버프가 유저들의 랭크 게임에서 어느 정도 힘을 낼 지 지켜볼 만한 포인트다.




그렇다고 한다. '익수' 전익수의 랭크 티어가 조금 올라갈 것 같다. 일라오이를 사랑하는 유저들에게는 큰 버프일 수도 있겠다. 일라오이의 힘은 주변 촉수의 개수에 따라 크게 변하는데 일라오이 장인 유저들은 저절로 생성되는 촉수의 위치를 자유자재로 정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대회에서 꾸준히 유행했던 각기 다른 버전의 라이즈가 꽤 오랫동안 너프의 억제력에 힘을 쓰지 못했다. 라이엇 게임즈도 이제 슬슬 라이즈를 유저들의 선택지에 넣어주고 싶은 모양이다. 일단, 버프 내용은 소소했다. 조금만 더 건드려도 대회에서 라이즈가 판을 칠 것 같아 조심스러웠던 모양이다. 초반부터 후반까지 주력 스킬로 쓰이는 Q스킬 대미지 버프다. E-Q 콤보로 라인 클리어도 하고 스킬 콤보도 집어넣는 라이즈라서 이번 내용이 꽤 큰 버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포킹 바루스에게 애를 먹던 라이엇 게임즈가 기존 공속 바루스를 살려주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녹아든 버프다. 멀리서 Q스킬만 땡겨서 공짜로 승리하지 말고 E스킬과 궁극기를 통해 살짝 인파이트 형식의 싸움으로 승리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예전처럼 다시 E스킬을 먼저 마스터하는 바루스가 등장할 수도 있겠다. 이 버프로 바루스의 티어가 당장 뛸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바루스를 하느니 다른 걸 하는 게 승리에 더 좋은 선택지다.




정글 카서스를 대놓고 너프하는 내용이다. 방어력을 깎아서 정글 몬스터에게 한 번씩 맞을 때마다 더 아프게 맞으라는 뜻이다. 다만, 정글 카서스 유저들은 정글을 돌면서 몬스터에게 거의 한 대도 맞지 않는 극한의 카이팅 능력을 보유 중이다. 이번 너프는 저티어 유저들에게만 아프게 들어갈 것 같다. 아니면 시즌 11 때 정글 몬스터들의 이동 속도 증가 패치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이번 카서스 너프가 유지된다면 좀 더 큰 타격이 될 지도 모르겠다.




정글 누누와 윌럼프도 카서스와 같은 너프를 받았다. 정글 누누와 윌럼프의 압도적인 성능에 태클을 걸려는 라이엇 게임즈의 의도로 해석된다. 후에 기술할 기타 챔피언들의 정글 가능성을 올리는 것과 발맞춰서 기존에 강력한 정글 챔피언 너프를 의도한 건 아닐지. 물론, 누누와 윌럼프의 방어력을 낮춘다고 해도 정글 유지력에 타격이 갈 지는 의문이다. Q스킬 잡아먹기가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약하디 약한 카사딘의 초반 능력치를 더 줄였다. 카사딘은 Q스킬 무의 구체를 먼저 마스터하지 않아 타격이 더 클 것 같다. 카사딘을 꺼낸 팀에서는 보통 카사딘에게 킬을 기록하게 만들어주고자 그 쪽에서 싸움을 여는데, 이번 너프로 카사딘이 힘을 낼 지 의문이다. 라인 유지력도 많이 떨어질거고 싸움에서의 변수도 조금 더 사라졌다.




카타리나는 마법공학총검과 죽음의 무도를 코어 아이템으로 가기에 생각보다 추가 AD가 높다. 기본 바탕이 AP 기반 암살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번 너프로 카타리나의 랭크 게임 파괴력이 많이 줄어들지도 모른다. 이미 카타리나 장인 출신 동료 기자는 한숨을 푹푹 쉬고 있다. 그래도 유저 대부분이 교전 상황에서 카타리나에게 CC 연계를 퍼붓는 것 말고는 상대법을 잘 몰라 이번 너프가 카타리나의 티어에 얼마나 영향을 줄 지는 미지수다.




마오카이는 탑 라인에서 꽤 오랫동안 1티어 자리를 유지했다. 대놓고 강력했으니 라이엇 게임즈의 철퇴를 한 번 맞을 때가 된 듯 싶다. Q스킬 대미지 너프다. 게임 초반엔 같고 후반 대미지가 너프됐다. 탱커 주제에 대미지까지 센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오른도 과거 라이엇 게임즈로부터 대미지 관련 너프를 수차례나 당했다.




이번 너프의 의도는 명확하다. 미드 클레드가 예상외의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를 견제하고자 함이다. 클레드 같은 브루저 챔피언들은 그냥 탑으로 올라가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렐리아나 아트록스가 미드 라인에 서기 불편하게 만드는 너프를 당한 적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




현재 룰루는 탑과 미드, 바텀에서 모두 활약 중이다. 라이엇 게임즈의 눈에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너프는 전반적인 룰루의 힘을 빼놓는데 주력하는 내용이다. 솔로 라인 룰루 뿐만 아니라 서포터 룰루도 타격을 크게 받을 것 같다. W스킬의 공격 속도 증가량 감소는 룰루 자체의 라인전 능력 뿐만 아니라 서포팅 능력도 저하시킨다.

후술하겠다던 새로운 정글 관련 패치는 사이온과 우르곳이 받았다. 두 챔피언 모두 정글러로 활약하길 바란다며 라이엇 게임즈가 스킬 대미지 관련 메커니즘에 변화를 줬다. 우르곳은 Q스킬 대량 학살 강타 몬스터 대상 대미지가 100%에서 150%로 늘었다. 우르곳은 패시브 스킬 화염의 메아리의 몬스터 대상 대미지 감소량이 60-360에서 100-360으로 늘어난 대신, W스킬 심판의 원의 몬스터 대상 최소 대미지 50 추가 버프를 맞이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과거 다양한 챔피언의 정글러로의 전향을 목적으로 시도했던 패치들을 잊지 못한 모양이다. 다 실패로 끝났는데도 또 시도했다. 또 실패할 것 같다. 아, 탑 사이온이나 우르곳을 선택했을 때 정글 몬스터를 사냥하고 라인으로 복귀하기엔 적합한 패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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