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국 게이머들은 어떻게 놀까?

기획기사 | 정수형,이찬양,박이균 기자 | 댓글: 5개 |
"외국 게이머들은 평소에 뭐하고 놀까?"

블리즈컨 투어를 위해 낯선 미국 여정을 준비하면서 머릿속에 궁금증이 떠올랐습니다. 민족도, 문화도 다르지만 게임이라는 카테고리 안이라면 어딘가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었죠. 사실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다 똑같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실제로 본 적이 없으니 막연한 추측만 하게 되더군요.

이러한 의문을 품고 떠난 미국 그리고 블리즈컨에 다다르면서 궁금증은 더욱 커졌습니다. 미국인들의 리액션이 엄청 좋다고 생각은 했지만 개막식 발표 중에 울고 르세라핌이 열정을 담아 춤을 추고 있는데도 옆에서 WoW 이야기를 하지 않겠습니까. 한국 게이머와 어딘가 다른 모습을 보고 나니 좀 더 심층적으로 이들의 노는 방법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미국 게이머가 갈법한 곳들을 찾아서 방문해보기로요. 숙소를 중심으로 게임과 관련된 상가를 찾아보니 오락실, 보드게임장부터 VR룸, PC방이 나왔습니다. 여러 장소를 찾아보면서 알게 된 사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과 서로 간의 거리가 엄청나게 멀다는 겁니다. 애너하임의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어딜 가든 PC방 정도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한국과 비교하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으로 찾아가본 장소는 디즈니랜드 근처에 있는 보드게임장이었습니다. 이곳에는 정말 다양한 보드게임이 구비되어 있었는데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보드게임부터 TRPG를 즐겨하는 나라답게 관련 물품 역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디즈니랜드 주변의 대형 상가 근처에서 발견한 보드게임장



▲ 내부로 들어가니 생전 처음보는 다양한 보드게임이 반겨줍니다



▲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것부터



▲ 뭔가 복잡해보이는 것까지 다양했는데요



▲ 원하는 보드게임이 있다면 게임과 텐트를 대여 후 즐겨볼 수 있습니다



▲ 보드게임을 즐기던 분들에게 허락을 구하고 사진을 찍어봤는데요



▲ 오버워치 버전의 모노폴리가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 제가 영어만 잘했다면 같이 하고 싶어질 정도로 재밌게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둘러본 보드게임장은 TRPG 문화를 간직한 나라답게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이 한국보단 훨씬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내부에서 구경하는 사람도 많았고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역시 많았는데요. 디즈니랜드 때문인지 몰라도 가족 단위로 즐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뿐만 아니라 청소년을 넘어 갓 성인이 된 자녀와 부모가 테이블에 모여 보드게임을 하는 모습은 생소하면서도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다음은 바로 건너편에 있는 오락실에 들어가봤는데요. 규모가 크지 않아서 그런지 게임의 종류도 많지 않고 무엇보다 오래된 것들 투성이라 사람이 많진 않았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시쯤이었는데 사람들이 붐비는 피크 시간이 아니여서 그럴 수도 있단 생각이 드네요. 전문적인 오락실보단 기다리는 시간에 오고 가면서 잠깐 즐기는 느낌이었습니다.



▲ 작은 규모의 오락실입니다



▲ 기묘한 이야기의 오락실을 생각했는데 예상과 다르더군요



▲ 전체적으로 한국 오락실과 비슷하면서도 조명이 더 밝은 느낌입니다



▲ 오락실하면 슈팅 게임이죠

우연히 VR 게임장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내부에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혹은 일정 시간 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죠. 이곳은 한국 VR 게임장과 비교해서 큰 차이는 느낄 수 없었는데요. 그나마 몇 가지 차이를 찾아본다면 굉장히 넓었고 단체로 들어가서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기기가 넉넉했습니다.



▲ V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어렵게 찾아냈습니다



▲ 단체로 방에 들어가서 게임을 즐기고 있더군요

다음으로 가본 곳은 이번 여정길의 진짜 목적이자 목표였던 PC방입니다. 숙소에서 1시간 거리 내에 위치한 PC방을 찾아본 결과 대략 여섯곳 정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중 촬영을 허락해준 두곳을 중심으로 애너하임의 PC방 문화를 살펴봤습니다. 여러 곳의 PC방을 살펴보면서 알아낸 점은 한국보다 이용 요금이 훨씬 비싸다, 공간이 넓고 밝다, FPS 게임의 인기가 높다, 자체적인 동네 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회의 경우 PC방마다 거의 e스포츠 좌석을 따로 구비해둘 정도였고 LoL 뿐만 아니라 격투 게임을 중심으로 한 대회도 개최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용자들이 즐기는 게임 역시 한국 PC방과 비교하면 많은 차이를 보여줬는데요. 한국 PC방의 경우 LoL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주고 Top 10 안에 로스트아크,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의 RPG도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반면, 미국 PC방은 발로란트,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2, 포트나이트 등의 FPS 게임을 주로 즐기고 있었습니다. 오버워치를 즐기는 사람도 꽤 많아서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블리즈컨 때문에 일시적으로 이용자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보기 어렵다는 말을 덧붙였죠.



▲ PC방이란 말이 없지만 PC방 맞습니다



▲ 이곳의 이용료는 1시간 당 5달러인데 이 정도면 미국 평균보다 싼 가격이라고 합니다



▲ 무조건 선불로 결제 후 이용 가능합니다



▲ 한쪽에는 대회 우승자의 트로피가 있었죠



▲ PC방 내부는 밝고 공간이 넓어 쾌적했습니다



▲ 블리즈컨 덕분에 오버워치 이용자가 많이보이더군요



▲ 컴퓨터 사양은 RTX 3070,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 익숙한 게임 발견, 직원에게 물어보니 아주 간혹 한국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 패키지 게임을 하는 게이머도 있었는데 카운터에 돈을 주고 패드를 빌릴 수 있었습니다



▲ 대회를 위한 별도의 좌석을 구비하는게 신기합니다



▲ 또 다른 PC방에도 한 번 가봤습니다



▲ 24시간 이용 가능한 한국 PC방과 달리 이용 시간이 존재하네요



▲ 이곳은 1시간에 7달러인데 이 정도가 평균 가격이라고 합니다. 원화로 따지면 약 9천 원 정도네요



▲ 또 특이했던 게 음식을 판매하는 곳과 팔지 않는 곳으로 나뉩니다. 상품도 간단한 스낵류가 대부분입니다



▲ 이전 PC방보다 규모가 커서 그런지 대회 좌석도 본격적인 느낌이었습니다



▲ 돈을 더 내면 VIP 룸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굉장히 호화로웠습니다



▲ 수냉 쿨러를 탑재한 최신 컴퓨터가 시선을 사로잡네요



▲ 소파에 앉아서 다 함께 콘솔 게임도 가능합니다



▲ 일반 좌석과 위 사진처럼 시크릿 좌석, VIP 룸 등 좌석이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 많은 사람이 PC방을 이용하고 있더군요



▲ 근처에 학교가 있어 평일에는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 Top 10 게임으로 1, 2위 모두 라이엇 게임즈가 차지했네요



▲ RPG 코너에서 검은사막, 로스트아크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하네요

보드게임장부터 PC방까지, 미국 애너하임에서 게임 관련된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밝고 개방적이었습니다. 한국도 과거에 비하면 게임 문화가 많이 발전했고 양지로 올라왔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은 온 가족이 즐기는 느낌이 컸습니다. PC방에서도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오는 부모가 많았고 보드게임장에서도 테이블에 모여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굳이 게임장까지 갈 필요없이 호텔 로비에서도 가족들이 모여서 카드 게임을 하는걸 하루에 몇 번씩이나 볼 수 있었죠.

게임이 가족 문화로 자리 잡은 모습을 보니 같은 게이머로서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한국도 부모가 자식에게 술을 알려주듯 굿 게이머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날이 오겠죠? 아, 참고로 외국 게이머도 게임 중에 잘 안 풀리면 샷건을 치거나 온갖 욕을 하더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건 어딜가든 이런건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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