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서로 너무 다른 1월 출시 기대작, '스피릿위시'와 '헌드레드 소울'

기획기사 | 윤서호 기자 | 댓글: 82개 |



2016년 유나이트에서 프로젝트 100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됐을 때부터 수준급 액션을 선보이면서 기대를 받았던 '헌드레드 소울'. 2018년 8월 레트로 감성을 담은 그래픽이 돋보인 티저를 공개하면서 유저들의 눈길을 끌었던 '스피릿위시'.

2019년이 된지 어느 덧 보름이 지난 지금,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새로운 신작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작품들이 출시된 가운데, 이 두 작품은 1월 출시 예정인 모바일 게임 중에서 유저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은 대표적인 작품들이죠.

하운드13에서 개발한 '헌드레드 소울'과 넥슨의 자회사 네온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스피릿위시'는 각자 장르와 지향점부터가 다른 작품입니다. 하나는 액션성을 내세운 MORPG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직업을 모으면서 오픈월드 속에서 모험을 떠나는 MMORPG이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게임에서 내세운 조작 방식이나, 어필하는 유저의 성향도 다릅니다. 하나는 가상조이스틱을 적극 활용하고, 자동전투를 최소화하면서 조작감을 최대한 내세우는 구성을 선보였습니다. 반면 다른 하나는 오히려 자동 전투의 세팅을 세분화해서 유저가 상황에 맞게 이 기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했죠.

이 두 작품은 오늘(16일), 그리고 내일(17일) 출시되면서 이제 유저들 앞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서로 다르지만, 기존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보인 두 작품을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서 비교해보았습니다.


모바일에서 화두인 '자동', 이를 대하는 두 작품의 상반된 자세
디테일한 옵션 추가로 게임의 핵심에 두다 VS 시점 및 길찾기 보조 수단으로 배치하다




'자동전투'

어느 덧 유저들이 모바일 게임을 평가할 때 주요 지표로 자리잡고 있는 요소입니다. 지금도 자동전투가 게임성을 낮추는 요소인지, 혹은 모바일 특성상 게임플레이를 보조해주는 도구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죠. 다만 전처럼 자동전투를 극단적으로 거부하거나, 혹은 극단적으로 옹호하는 경향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자동전투가 주는 편의성도 있고, 모바일 디바이스로는 조작과 시점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여겨지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단순히 자동전투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해당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과 자동전투가 충돌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자동전투를 평가하는 경향이 늘었죠. 이는 다르게 말하자면, 자동전투를 게임에 맞춰서 '어떻게' 다듬어냈는지를 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 고민 없이 단순히 반복해서 스킬을 쓰고, 전투하고, 동선에 맞춰서 알아서 퀘스트해주는 흔히 아는 형태의 자동전투를 도입한 게임에 대해서는 많은 유저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는 하죠.

최근 게임들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자동전투를 접근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유저들이 자동전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자동전투를 좀 더 세분화해서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자면 아이템 사용이나 공격 대상 지정 등, 예전에는 단순히 일정 수치 이상으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사용되도록 하던 것도 여러 가지 조건을 걸어서 특정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거는 것이죠. 이런 제한 조건을 유저가 시시각각 바꾸면서 단순히 자동 전투로 계속 방치했을 때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캐릭터를 육성하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반면에 자동전투를 어쩔 수 없이 인정하되, 의존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자동전투로는 전달할 수 없는 유저들이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면서 난관을 극복하고 적을 쓰러뜨릴 때의 쾌감을 최대한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모바일 디바이스의 한계와, 육성의 편의성 때문에 일반 공격과 자동 이동 정도의 기능만 최소한으로 부여한 자동사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부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사냥 구간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 전략적이고 디테일한 옵션을 도입한 '스피릿위시'


'스피릿위시'는 전자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CBT 단계에서부터 보여준 스피릿위시의 자동사냥 기능은 단순히 퀘스트를 돌고, 스킬과 아이템을 써서 사냥을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거든요. 이미 CBT 단계에서부터 캐릭터들이 자동 사냥을 할 때 타겟팅 순위, 캐릭터들의 활동 범위와 위치 고정 여부를 유저가 설정하게끔 시스템을 갖춘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여기에 슬롯에 장착한 아이템을 일괄적으로 사용 여부를 온/오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슬롯마다 개별적으로 온/오프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마다, 또 장착 슬롯마다 아이템 사용 조건을 각각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었죠. 그렇게 하면서 세 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육성하면서, 각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사용 아이템을 배정하고 조건을 설정해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CBT 단계에서부터 체계화되고 세밀한 자동전투 설정을 보여주었습니다

CBT와 지스타 시연 버전을 토대로 떠올려보면, '스피릿위시'의 필드 사냥은 자동 없이는 여러 모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트로풍 감성을 담은 그래픽처럼 필드도 아기자기했는데, 자신의 캐릭터 셋에 다른 유저들의 캐릭터들, 그리고 몬스터들까지 필드에 배치되어있어 구분을 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죠. 여기에 일반적인 모바일 MMORPG와 다르게 가상조이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터치&슬라이드 방식을 채택한 만큼, 유저와 몬스터가 가득한 필드에서 누가 누구인지 분간을 해서 터치하고 슬라이드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유저가 흐름을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세팅해서 캐릭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스피릿위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동 전투가 아닌, 수동 전투를 위해서도 다양한 옵션을 추가한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일반 필드에서의 조작은 자동 사냥이 편한 대신, 보스전이나 일부 소수 인원으로 들어가는 던전에서는 수동 조작이 원활하도록 세팅을 했죠. 조작 방식도 팀 전체를 조작하는 전체 조작 외에도 리더로 지정한 캐릭터만 조작하는 개별 조작을 활용해서 어그로가 끌리거나 체력이 적은 캐릭터를 뒤로 빼거나 빙글빙글 돌리고, 그 사이에 다른 캐릭터들이 공격을 자동으로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디테일한 옵션을 통해, 유저들이 각 상황에 맞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면서 차별화를 꾀한 것이죠.



■ 자동은 보조, 핵심 시퀀스는 유저의 몫, '헌드레드 소울'


자동전투가 육성 단계의 편의성 때문에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는 MMORPG와는 달리, 액션게임은 전통적으로 자동전투에 대한 거부감이 큰 장르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손맛', 즉 유저가 직접 캐릭터를 조작해서 액션 시퀀스를 소화해내고, 적들을 물리치는 데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장르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모바일에서 자리잡은 액션 RPG는 여기에 육성이라는 요소를 더한 만큼, 반복적인 육성 과정을 조금 더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자동전투에 대한 수요도 어느 정도 있는 미묘한 상황이었죠.

'헌드레드 소울'이 취한 스탠스는 그 중간 스탠스였습니다. 우선 MORPG에서 말하는 자동사냥 중에 던전을 지정한 횟수대로 캐릭터가 알아서 돌아주는 그런 기능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게임 내에서는 '이지플레이'라는 이름으로 자동전투를 지원하지만, 이 자동전투는 단순히 적들을 추적해서 일반 공격만 반복하도록 설정됐죠.

그렇기 때문에 일정 단계 이상부터는 자동전투만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전투력이 높으면 이론상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상태이상을 걸어대는 적들이 생각보다 많은 데다가 특정 약점을 공략하지 않으면 거의 타격을 받지 않는 보스도 있기 때문이었죠.


실제로 소프트런칭된 싱가폴 서버 버전을 플레이하면서 체감한 '이지플레이'의 핵심 포인트는 모바일 3D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가, 카메라에서 캐릭터와 주요 적들을 놓치지 않도록 보조한다는 개념이었습니다. 헌드레드 소울은 특정 스킬을 사용할 때를 제외하면 거의 논타겟식으로 진행되고, 일반 공격과 이동이 생각보다 빠르기 때문에 카메라도 생각보다 휙휙 돌아가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미리 가상키보드를 설정하지 않은 앱플레이어, 혹은 모바일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가 어떤 특정 타겟을 계속 추적해서 공격하거나 카메라를 조작한다거나 하기엔 조금 어려운 감이 있었습니다. 이지플레이는 캐릭터가 특정 적이 있는 쪽을 우선해서 보도록 설정이 되어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가 좀 더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인 셈이죠.

여기에 레벨 디자인에서도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스테이지마다 특색이 있는 적이 등장하는데, 그 특색에 맞받아칠 수 있는 무기나 부관을 설정해서 연계 기술을 적시에 펼치지 않으면, 클리어가 최대한 힘들도록 구성을 했죠. 이런 방침이 초반 단계부터 이어지고, 장비 강화 재료는 티어가 높아질수록 고난이도 던전에서만 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유저가 자동전투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각 무기의 스킬과 부관의 스킬 연계, 패턴, 적의 특색 등을 파악하게끔 유도했죠.


모바일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보여주다
화면 모드를 바꿀 수 있는 '스피릿 위시', 단순화한 전략 액션 시퀀스를 도입한 '헌드레드 소울'

모바일 디바이스는 터치스크린, 즉 입력 장치와 출력 장치가 합쳐졌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분야에서는 장점이지만, 게임에서는 단점으로 꼽혔습니다. 조작법은 가상 조이스틱을 활용하는 등 발전을 보였지만, 필연적으로 손가락이 화면을 가리기 때문에 시야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었죠. 그리고 화면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화면에 정보를 디테일하게 나타내기가 어려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작법에서도 콘솔과 PC와 비교할 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외부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보면, 모바일 게임에서는 양손 엄지손가락, 혹은 최대로 가정해도 한 손의 다섯 손가락 정도만 활용이 가능한 환경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콘솔과 PC에서 보여줄 수 있는 조작을 보여주긴 어렵습니다. 아울러 게임 중에 채팅을 원활하게 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죠.


■ 화면 모드의 다각화를 채택한 '스피릿위시'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스피릿위시'는 두 가지 방법을 채택했습니다. 하나는 조작법에서 다양한 옵션을 주는 것이었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동 전투의 방식을 유저가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수동조작시에도 상황에 맞게 팀 전체 조작과 개별 조작을 활용해서 여러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화면 모드를 상황에 맞게 변화하거나 UI를 변경해서 적용하도록 한 것이죠. 일반적으로 모바일 MMORPG는 조작감과 화면의 넓이 확보 때문에 가로 화면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가로 화면은 세로 화면보다 대중교통 이용시에 한 손으로 사용하기 어렵다거나, 채팅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 상황과 취향에 맞춰서 자유롭게 화면 모드 선택이 가능합니다

그간 모바일 MMORPG에서 흔히 언급되는 문제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였습니다. 앱플레이어라는 예외적인 케이스가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 보면 모바일 기기는 태생적으로 PC보다 채팅하기가 어려운 환경입니다. 채팅을 하려고 하면, 채팅창과 가상키보드가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죠. 비록 '동영상'이라고 비판을 받기도 하는 모바일 게임이지만, 그 화면을 풀로 보는 것과 절반이 가려진 상태로 보는 것과는 체감이 클 수밖에 없죠.

뿐만 아니라 일부 모바일 MMORPG에서는 일반 채팅 외에 다른 채팅을 하기 위해서는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야만 했습니다. 이 아이템들은 처음 시작할 때 어느 정도 제공되지만, 이런 부분은 일부 유저들에게는 심리적인 장벽으로 작용하게 됐죠. 그래서 PC MMORPG에서 유저들이 흔히 하는 것처럼 잡담을 주고받기보다는, 특정 목적이 있는 정보글이나 모집글, 거래 요청글만 자리를 차지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타파하기 위해서 '스피릿위시'에서는 가로, 세로 화면을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습니다. 그러면서 가상키보드로 유저가 좀 더 편하게 채팅할 수 있게 하면서도, 게임 화면이 절반 이상 가려지는 일이 없도록 했죠. 물론 세로 화면에 맞춰서 인터페이스가 조정되지만 좌우 시야는 현격히 좁아지는 만큼, 사냥에 집중할 때에는 가로 화면을 활용해서 좀 더 편하게 사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채팅도 별도의 아이템 구매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지역뿐만 아니라 월드 단위에서 여러 유저들이 잡담을 주고받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유저가 적은 CBT 단계에서도 시시콜콜한 것까지 주고받는 초창기 MMORPG의 향수가 느껴지는 대화들을 엿볼 수 있었던 만큼, 정식 출시가 된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 흘러갈 지 기대가 될 정도였죠. 그 외에도 특정 상황에서는 2D 횡스크롤처럼 화면이 전환되기 때문에 좀 더 유저가 조작하기 편하도록 한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 화면 모드와 UI 변화로 다채로운 느낌을 주고자 한 '스피릿위시'


■ 액션 시퀀스는 단순하면서도 전략적으로, '헌드레드 소울'




"모바일로도 PC, 콘솔의 액션을 담아낼 수 있을까?"

많은 액션 게임 개발자들, 그리고 유저들이 고민하고 있는 화두입니다.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좋아졌지만, 모바일 기기 자체의 한계 때문에 PC, 콘솔 같은 조작감을 유저들에게 느끼게 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죠.

이런 한계를 맞게 된 액션 RPG들은 각자 나름의 방향을 찾아나갔습니다. 개중 일부는 수집형 RPG처럼 각기 다른 스킬을 가진 캐릭터, 클래스를 다양하게 육성하면서 유저가 그때그때 취향에 따라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는 다양한 캐릭터를 육성하는 방향보다는 기존 액션 게임이 갖고 있는 액션의 시퀀스를 살리되, 조작을 좀 더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UI나 시스템, 조작방법을 개편하는 것에 집중했죠. '헌드레드 소울'은 이 중 후자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액션 시퀀스를 살리되, 좀 더 간단하게 액션을 체감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UI와 시스템, 조작 방법을 적용했기 때문이죠.


일반 UI는 가상조이스틱과 버튼을 활용한 여타 액션 MORPG와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스킬 구성도 부관 스킬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액션 MORPG의 키 배치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죠. 그뿐만 아니라 스킬 종류도 일반 공격과 회피, 보조 무기 스킬, 주 무기 스킬 총 네 개로 구성이 되어있고 레벨 업을 한다고 해서 바꿔낄 수 있는 스킬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조롭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헌드레드 소울'은 경직 같은 판정이나 기절 등 상태이상 이후에 파생되는 스킬 연계를 강조하면서, 단순한 조작으로도 액션 시퀀스를 설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제로 주 무기, 보조 무기의 대다수 스킬들을 살펴보면 상태이상을 유발하거나, 혹은 특정 조건에서만 사용 가능하게끔 설계가 되어있죠. 그리고 스킬 중 대부분이 슈퍼아머가 없기 때문에 적에게 피격당하면 경직돼서 스킬이 중간에 끊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었습니다.

이는 피격당하면 쉽게 경직되는 일반 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크게 체감할 수 없지만,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에서는 이 부분이 크게 와닿게 됩니다. 보스 몬스터들은 슈퍼 아머가 있고, 보스에게 공격당하면 경직 판정이 일어나기 때문에 보스의 공격에 맞춰서 피하지 않으면 꼼짝달싹 못하고 연타를 맞게 되기 때문이죠.







여기에 보스 몬스터들은 각종 상태 이상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혹은 특정 부류의 스킬이 아니면 파해가 불가능하도록 설계가 되어있었습니다. 즉 유저가 이런 패턴을 고려해서 회피하고, 스킬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도록 구성한 셈이죠. 뿐만 아니라 일반 몬스터를 상대할 때도 종종 상태 이상을 유발해서 발목을 잡는 몬스터들을 일부 편성하는 등, 회피나 적절한 스킬 활용이 없으면 공략할 때 골치가 아프도록 설계를 했습니다.

헌드레드 소울이 내세운 또 다른 시스템, 부관 역시도 액션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관은 단순히 곁에서 싸워주는 것만이 아니라, 마치 일부 격투 게임의 스트라이커 시스템처럼 특수 스킬을 사용하는 식으로도 운용을 하게 되죠. 헌드레드 소울에서는 상태이상기가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부관스킬은 대다수가 상태 이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스킬 연계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죠.

무기마다 상태이상기술이 다른 것처럼, 부관들 역시도 주로 활용하는 상태이상기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무기 스킬에 따라서 부관을 고르는 전략성도 일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상태이상기가 굉장히 많은 적들을 상대할 때는 상태이상을 해제하는 부관을 데려가서 좀 더 편하게 전투할 수 있는 등, 스테이지의 특성에 따라서 부관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요했죠.



▲ 모래 속에 숨는 적에겐 에어본을 갖춘 부관이 효과적입니다

이런 액션의 방향을 비교적 초반부부터 실감할 수 있다는 것이 '헌드레드 소울'의 장점 중 하나였습니다. 당장 1장을 클리어하고 2장으로 넘어가면서부터 전투 스타일이 무기에 따라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거든요. 뿐만 아니라 3장에서는 일부 적들 때문에 부관과 무기에 대해서 고민을 할 필요가 생기기도 합니다. 모래 속에서 숨어있는 적은 에어본으로 잡아야 하는데, 나즈리엘은 에어본 기술이 비전스킬 1단계까지 개방해야 생기지만 기간틱은 바로 에어본 스킬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4장 이후부터는 적들이 상태이상을 거는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상태이상 해제기술을 보유한 리리사를 데려가야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단순하면서도 전략성을 요구하는 액션 시퀀스와 레벨 디자인을 갖추면서, '헌드레드 소울'은 단순히 스킬만 쏟아붓거나 혹은 스탯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저가 직접 액션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른 장르의 장점을 섞어서 기존의 단점을 보완하다
수집형 요소를 가미한 '스피릿위시', 넓은 필드를 바탕으로 하는 '헌드레드 소울'

특정 장르를 베이스로 하면서도 다른 장르의 좋은 점을 가미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은 그간 게임업계에서 드문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모바일 게임은 역사가 짧기도 하고, 한 때는 모바일 기기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성능의 한계 때문에 특정 장르의 핵심적인 요소만 구현하는 데에 그치기도 했었죠.

이후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바일에서도 광활한 오픈필드를 담아낼 수 있었고, 콘솔이나 PC 게임에서 보여줄 법한 고퀄리티 그래픽과 연출도 어느 정도 소화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장르의 핵심 요소만 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장르의 좋은 점들을 덧붙여서 새로운 장르를 구현해냈죠.

'스피릿위시'는 기존의 MMORPG에 수집형 RPG 요소를 덧붙여 다양한 직업군을 수집하고, 유저 혼자서 파티를 운영하는 재미를 살리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한 직업이 아닌, 세 개 직업을 골라서 유저 성향에 따라서 파티를 꾸릴 수 있도록 했죠. 뿐만 아니라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직업군을 얻을 수 있고, 이후 캐릭터 선택창에서 해당 직업군을 파티로 꾸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집형 RPG에서 볼 수 있던 조합을 짜는 재미나, 특정 직업군을 얻기 위해서 퀘스트를 진행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죠.




▲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고, 육성하는 수집형 RPG의 요소를 삽입한 '스피릿위시'

'헌드레드 소울'은 MORPG 특유의 선형 스테이지 구도는 유지했지만, 여기에 캐릭터가 좀 더 오픈된 공간에서 액션을 펼칠 수 있도록 스테이지의 규모를 MMORPG의 던전과 비교될 정도로 확장했습니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이지플레이를 활용할 경우, 유저가 사용하게 되는 실면적은 작긴 합니다. 그렇지만 이를 배제하고 볼 때 회피기가 아닌 단순 이동만으로도 적 패턴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히 확보될 정도였죠. 몇몇 스테이지, 특히 제한시간이 걸려있는 동료 획득 스테이지에서는 회피기 없이 도망치는 적들을 붙잡을 때 집중하지 않으면 놓쳐버릴 정도로 필드가 꽤 큰 편이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가미한 두 작품, '스피릿위시'와 '헌드레드 소울'
테스트 단계에서 보인 단점을 극복하고, 각 장르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까

그간 CBT나, 시연 등을 통해서 '스피릿위시'와 '헌드레드 소울'은 둘 다 지향점이나 장르가 다르지만, 모두 기존의 장르의 요소를 채택하면서도 여러 가지 시도를 가미한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들 때문에 유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제 유저들 앞에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됐습니다.

물론 두 작품이 관심만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CBT나, 국내 출시 전 단계에서 엿보인 두 작품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일례로 '스피릿위시'는 CBT 단계에서 최적화 및 버그 문제로 유저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퀘스트가 클리어되지 않거나, 조건을 다 이행하고 클리어가 됐는데도 새로운 퀘스트가 나오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이슈들이 있었죠. 임시 점검 전에는 로딩 창이 뜰 때는 게임을 종료하고 다시 켜는 게 빠를 정도로 로딩이 느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 CBT 초에는 이런 장면을 여러 번 볼 수 있을 정도로 버그 및 최적화 이슈가 발발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외에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던 BM이 이제 본격적으로 공개되는 만큼, 이 부분이 유저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관건이기도 합니다.

'헌드레드 소울'은 장비를 육성하면 육성할수록 액션 시퀀스에 따라서 다양한 무기와 부관 조합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그렇지만 일정 단계 전까지는 정해진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성을 취했다는 문제를 보여주고 있죠. 캐릭터 육성을 위해서 비슷한 패턴의 던전을 계속 돌아야 한다는 점은 '헌드레드 소울'에서도 동일합니다.

흔히 말하는 요일 던전, 골드 던전 이런 콘텐츠는 없지만 보스 토벌, 탐험을 계속 돌면서 재료를 얻고 티어를 올리고 하는 작업이 반복되기 때문이죠. 스테이지가 1-1, 1-2 이런 식으로 구성되지 않고 클리어 혹은 재탐색할 때마다 수나 난이도가 유동적으로 변하도록 했다는 점이 차이가 있긴 합니다. 그러나 스테이지가 변해도 특정 장에서 등장하는 몹들의 종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질리기가 쉽다는 단점은 동일한 만큼, 그 한계를 완벽하게 극복하진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 부관을 육성하면 스킬이 해금되지만



▲ 해당 스킬을 해금하기 위한 재료를 얻을 환영의 전당은 1일 3회 입장 제한입니다

그러나 다른 액션 MORPG와 달리 장비를 확률형 아이템으로 판매하지 않고, 제작 재료나 티어 업그레이드 재료도 오직 게임 내에서만 구할 수 있도록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즉 강한 장비를 뽑아서 빨리빨리 단계를 건너뛰거나 하지 않고 액션 시퀀스를 유저가 직접 체감하면서 지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이제 유저들 앞에 본격적으로 서게 된 '스피릿위시'와 '헌드레드 소울'. 이 두 작품이 시범 단계와 소프트런칭 단계에서 보였던 단점을 극복하고, 각 장르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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