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비상경영' 위기의 4:33, 반등할 수 있을까?

기획기사 | 이현수 기자 | 댓글: 66개 |



네시삼십삼분(대표 장원상, 이하 4:33)이 장원상 단독 대표 체제에서 사업 구조 변경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

4:33은 내부 및 자회사가 자체 개발하는 게임을 글로벌 원빌드로 제작해 직접 서비스하는 형태로 사업 구조를 변경하고, 타 회사 게임을 유통하는 퍼블리싱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삼국 블레이드', '영웅', '몬스터슈퍼리그' 등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은 변동 없이 서비스한다. 또한, '블레이드2', 'DC 언체인드' 등 이미 계약을 맺은 게임 역시 변동 없이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업 구조 변화에 따른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 4:33의 설명이다. 4:33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이고, 원하는 사원이 있으면 신청을 받고 있다"라며 "몇 명을 줄이겠다고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4:33에는 22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4:33은 2009년 설립된 회사로 모바일 게임 '활'의 상업적 성공을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블레이드', '영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이 회사는 2015년 개발 조직을 줄이며 적극적으로 투자와 퍼블리싱을 병행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인원을 급격하게 불렸음에도 성공한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결국,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글로벌 공략을 위한 개발 중심 회사로 체질 변경에 나섰다. 4년이 채 지나지 않은, 급격한 변화다.


2014년→2018년
콜라보레이션, 10X10X10, 지스타 메인 스폰서 → 3년 연속 당기순손실, 히트 신작 부재

넥슨모바일의 전신 '엔텔리젼트'를 창업하고, 넥슨 공동대표로 활동한 권준모 의장의 새로운 도전이었던 이 회사는 2009년 창업 때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다. '활' 이후 2014년, '블레이드'와 '영웅'의 대성공에 힘입어 텐센트와 라인으로부터 1300억 원대의 투자 유치를 끌어내며 단숨에 대한민국 대표 모바일 퍼블리싱 회사로 떠올랐다.

또한, 개발사와의 '콜라보레이션'이나 '퍼블리셔로서 최소 10개 게임을 10개 국가에서 성공시켜 10개 개발사를 상장시킨다'는 10X10X10 계획 등으로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퍼블리셔-개발사 관계로 시작했던 자회사 '액션스퀘어'와 '썸에이지' 등을 상장시키며 모범적인 관계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4:33은 자회사들이 성공 일로를 걷고 있을 때 기업인수전문회사(SPAC)와 합병시켜 상장을 시켰다. 반면 당시 비슷한 주목을 받던 넷마블은 '넷마블엔투'와 '넷마블몬스터' 그리고 '넷마블넥서스'를 IPO 하기로 하고 주관사 선정까지 끝냈지만, 상장 예심 청구 직전 신작을 추가로 출시한 후 상장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만큼 모바일 시장의 대표격으로 인정 받은 시기였다.



▲ 액션스퀘어와 썸에이지는 각각 15년 10월, 16년 5월 상장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4:33의 2015년은 신작 출시 지연 때문에 사업 성과가 부진했다. 2015년 매출은 926억 원. 영업손실은 145억 원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20%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한 것이다. 그래도 메인스폰서로 지스타에 참여하는 등 여전히 입지는 굳건했다.

2016년 4월 4:33은 박영호 CIO와 장원상 공동 대표체제로 변화한다. 소태환 대표는 COO로 옮겨갔으며 박영호, 장원상의 2인 전문 경영인 체제로 변화를 꾀했다. 조직개편으로 더욱 공격적인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 하려는 의지표명이었다.

4:33은 24개의 국내외 개발사에 7백억 원을 투자한 결과가 빛을 볼 2016년에는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2016년에도 신작 출시는 지지부진했다. 2016년 초 사업설명회에서 발표한 18종의 라인업 중 당해 출시한 게임은 '팬텀스트라이크(서비스 종료)', '로스트킹덤', '오픈 파이어(서비스 종료)', '골든 나이츠(서비스 종료)', '붉은보석2', '스펠나인(서비스 이관)'에 그쳤다. '몬스터슈퍼리그'가 그나마 해외에서 선방한 것이 위안이었다.

4:33의 2016년 매출은 연결기준 1074억 원이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17억 원, 67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으나 대형 퍼블리셔 중심의 시장에서 신작 게임의 흥행 부진과 마케팅 비용 및 각종 비용 증가 등이 악재로 작용하여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또한, 2015년부터 2016년에 적극적으로 개발사 투자에 나섰으나 일부 투자사의 지분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상 차손과 자회사의 합병비용, 1,300억 원 상당의 전환상환우선주(RCPS)의 장부상 이자 비용으로 당기순손실의 적자 폭도 커졌다. 이 RCPS는 상환과 전환이 모두 가능한 우선주로, 2017년 12월 2일부터 상환 요구가 가능하며 보통주 전환은 2024년까지 가능하다. 주식 수는 텐센트 66만 6987주, 라인 31만 7612주 등이다.



▲ 4:33 최근 4년간 당기순이익 (도표 출처: 사람인)

4:33은 최근 3년간 10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년, 3년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순손실이 증가하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됐다고 알려졌다. 2016년 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28억 원이고 단기금융상품은 307억 원이었다. 비상장사라 2017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9월 말 현재 약 500억 원 내외의 금액을 가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33은 2017년 들어서 '의천도룡기', '마피아 리벤지', '스페셜포스', '삼국블레이드', '다섯왕국이야기' 등을 출시했으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홍보를 잘 해주지 않는다는 개발사들의 볼멘 목소리만 들려왔다. 업계에서는 '실탄 부족'이 아니겠냐는 소리도 들려왔다.

현재, DC코믹스의 IP로 개발 중인 'DC 언체인드'와 기대작 '블레이드2'의 발매도 요원하다. 공식적으로 출시 일정 변경을 밝힌 적은 없지만, 현재 내외 분위기로는 연내 출시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때문에 올해도 3년 연속 적자가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4:33은 퍼블리싱 축소와 인력감축을 시행한다고 오늘(17일) 밝힌 것이다.

업계에서는 충분히 예상하였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9월 말까지 인력 조정에 대한 분위기가 전혀 감지되지 않았기에 희망퇴직에 관해서는 놀라워하고 있다.


권준모 의장의 복안?
지주사 형태 전환? 상장 후 엑시트?

권준모 의장은 우스개 소리로 '연쇄 창업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창업의 귀재'다. 심리학과 교수 출신인 그는 2001년 소태환 현(現) 소태환 본부장을 만나 게임 동아리 멤버를 중심으로 한 '엔텔리젼트'를 창업한다. 엔텔리전트는 대두신권', '배틀말뚝박기', '삼국지 무한대전' 등으로 성공을 거두고 넥슨에 인수된다. 이후 이 기업은 2006년 넥슨모바일로 사명을 바꾸며, 권의장은 2009년 2월까지 넥슨 공동대표를 역임한다.

2009년 7월, 엔텔리전트에서 연을 맺은 소태환 본부장, 양귀성 이사, 장원상 대표 등과 권준모 의장은 4:33을 설립하고 2010년에는 KB스팩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등기임원으로 합병 총괄 업무를 맡기도 했다. KB스팩은 '알서포트' 등 소프트웨어, 게임 업체를 대상으로 했으며 4:33의 자회사 액션스퀘어(4호), 썸에이지(6호) 등이 KB스팩을 통해 우회 상장을 한 바 있다. 권준모 의장은 2012년에는 개인회사 '프라즈나글로벌홀딩스'를 창업해 우회상장에 깊숙이 관여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돈 흐름에 밝은 권준모 의장이 이번 사업 구조 변경을 통해 창업 초기 부터 연관이 깊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와 같은 지주사 '형태'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당기순손실을 극복하고 상장, 엑시트 한다는 주장이다.

2015년 초 한 참 4:33이 뜨거울 때 내부 관계자는 "상장할 이유가 없다. 자금도 충분하고 반드시 더 커질 회사이기에 엑시트를 할 욕구가 있을 수가 없다"라고 말한 것을 상기해 보면 지금 상황에서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에 4:33 관계자 역시 "확인된 바 없다"로 일축했으나 실제로 윈드러너 등 소수 히트작을 제외하고 모바일 시장에서 참패를 겪은 위메이드는 자사의 대표 온라인게임인 '이카루스'와 '미르의 전설' 시리즈 등 국내 서비스를 타사로 이관하고 CS 업무를 큐로드에 넘기는 등의 움직임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2015년 구조조정을 통해 개발 인력을 줄이고 결국 퍼블리싱도 줄여나가는 4:33의 모습은 위메이드와 똑 닮았다.



▲ 4:33 주주현황

창업자인 권준모 의장은 창업 3개월 만에 박관호 의장의 위메이드로부터 40억 원, 그 5개월 뒤에는 조이맥스에 30억 원을 투자받을 정도로 위메이드 '계열'과 깊은 친분이 있다. 위메이드는 2016년 12월 현재 4:33의 지분 26.9%를, 조이맥스는 9.3%를 가지고 있다.

조이맥스가 위메이드의 자회사가 되고 8개월 남짓 지난 2011년 3월, 조이맥스는 아이오엔터테인먼트를 계열 편입시키면서 권 의장을 사내 이사진에 올렸다. 당시 조이맥스에는 위메이드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남철(現 옐로모바일COO)대표가 자리에 있었으며 이 둘은 2010년 1월 결성된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재정분과 운영위원으로 함께 활동했다. 권 의장은 이 시민단체 결성 전 창립준비위원명단에 원희룡 전(前) 제주지사, 송영길 전(前) 인천시장, 윤상현 국회의원 등과 함께 창립준비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위메이드 대표 출신인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위메이드에서 나온 후 4개월 만에 4:33 감사 자리에 앉았으며 '액션스퀘어'의 사내 이사진 중 한 명으로 남궁훈 대표와 한게임에서 한솥밥을 먹은 김창근 전(前) 조이맥스 대표를 올렸다. 또한, 권 의장은 창업 초기 한게임 네트워크를 통해 알게 된 넵튠 정욱 대표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에는 4:33과 위메이드 개발 자회사인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는 자본금 5억 원으로 '우파루파'를 설립하고 2012년까지 박관호 의장과 김남철 대표가 사내이사를 맡았다. 또한, 위메이드가 2015년 CS 기능을 이관한 큐로드는 4:33이 2016년 12월 현재 86.6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 4:33 종속기업 소유 지분율


내년 하반기까지는 지켜봐야
'DC 언체인드', '블레이드2'의 성과 기대

장원상 대표는 "치열해진 게임 사업 환경에서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 중심의 회사로 구조를 변경키로 했다"라고 밝혔다. 2014년 말 1조 원 규모로 평가 받았던 4:33은 단 4년 만에 2000억 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DC 언체인드', '블레이드2' 등의 기대작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빈약한 행보, 그리고 개발사에서 터져나온 홍보 불만을 생각하면 마냥 낙관적으로만은 볼 수 없다.

다만, 모바일 시장 열풍을 타고 날아올라 '카카오키즈'라고 까지 불리기도 했던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파티게임즈를 비롯하여 4:33의 자회사인 액션스퀘어와 썸에이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4:33만이 겪고 있는 문제라고는 보기 힘들다.

넷마블로 대표되는 대형 회사 중심의 시장이 더욱 공고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4:33은 새 활로를 찾기위해 사업 구조 변경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DC 언체인드'나 '블레이드2'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는 내년 중순이 4:33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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